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종종 도덕적 가치보다 경제력을 우위에 놓는다.
미국 기업의 이해관계가 지적 재산권 분야를 좌지우지하는 다양한상황에서, 우리는 국가 간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정책을 견지한다. 대부분의나라에서 미국과 똑같은 상황이, 즉 가난한 사람들의 목숨이 기업의 이익을위해 희생되는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그러나 정부가 재원을 마련하여미리어드가 제공하는 것과 같은 종류의 검사를 합리적인 가격으로만인에게 제공하는 경우에도 손실은 발생한다. 정부가 독점 가격이 형성된의료 검사 비용을 지불하면, 인명을 구할 수 있는 다른 종류의 의료 분야에투입될 수 있는 재원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당면한 위기들에 대처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지금 우리의 대처 방식이장기적 차원의 문제들을 악화시키고 있는 건 아닌지 반드시 점검해야 한다.
재정 적자 강경파들과 긴축 정책 옹호자들이 제안한 경로는 현재의 경제상태를 악화시킬 뿐 아니라 장기적인 경제 전망을 어둡게 한다. 오늘날의세계적인 경기 침체를 야기한 주원인은 총수요 부족에 있는 만큼, 우리의대안은 미래에 투자하는 것이다. 물론 지구 온난화 문제와 세계적인 불평등및 빈곤 문제, 그리고 구조적 변화를 이루어야 할 필요성에 동시에대처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경로를 통해서 말이다.
한편, 불평등이 개선되면 경제적으로는 물론이고, 사회적 후생이 개선되는효과가 있다. 공정한 사회라는 대중적 인식이 강화되고, 잠재력을 발휘하며살아가는 사람들이 크게 늘어나기 때문에 사회적 결속력과 사회적이동성이 개선될 뿐 아니라, 성장 주도 전략에 대한 지지가 확대된다.
불평등 문제를 간과하고 성장만을 중시하는 정책은 결국 자멸적인 결과를초래하는 데 반해서, 고용과 교육의 확대 등 불평등을 줄이기 위한 정책은현대 경제가 갈수록 절실히 필요로 하는 인력 자본 형성에 긍정적인 영향을미친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로 지난달 사망한 로버트 W. 포겔은 경제 사학자로서중요한 통찰력을 보여 주었는데, 그는 19세기 이후 폭발적인 경제 성장을촉진한 중요한 원인으로 건강 증진과 과학 기술의 발전 사이의 시너지효과를 꼽았다. 독점 지대를 만들어 내는 지적 재산권 제도가 건강접근권을 위축시켜 불평등을 조장하고 경제 성장을 저해한다는 건 자명한이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