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내 머릿속에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데니스 카스 지음, 임지원 옮김 / 알마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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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프리랜서 작가인 저자가 뇌에 대해 대중과학서의 컨셉으로 저술하다가 일종의 자서전적인 에세이로 탈바꿈한 책이다. 작가는 의붓아버지 빌과의 추억과 현재의 모습을 대비시켜가며 작가의 경험과 현재의 상황을 적당히 녹여가며 재미있게 서술했다.


베스트 셀러 작가인 말콤 글래드웰에 대한 질투심도 꾸밈없이 적어가며 그야말로 속을 다 까뒤집어서 남들에게 보여주는 작가의 모습이 더 친밀하게 다가왔고, 계속 낄낄거리면서 일게 되는 그런 재미가 있다.


과학서라고 보기에는 좀 가볍고 그렇다고 단지 에세이로 보기에는 좀더 복잡하고 어려운 전문용어들이 난무하는 묘한 경계선을 지니고 왔다리 갔다리 하는 그런 내용이다. 진지하게 뇌에 대해 알고 싶은 사람들은 패스하고, 가볍게 신경과학으로서의 뇌에 대해 궁금한 사람들은 가볍게 일독하기에 나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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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전람회 시리즈는 가끔 가다 읽어주면 뭔가 교양이 업되는 느낌이 든다. 한때 팩션영화가 상당히 유행했던 기억이 있는데 요즘은 좀 시들해지지 않았나 싶지만 그래도 가끔 역사에 관련된 영화가 나오면 즐겨보는 편이다.


조지 오웰이 1984에 이렇게 썼다고 한다. ˝현재를 지배하는 자가 과거를 지배하고, 과거를 지배하는 자가 미래를 지배한다˝ 한 사회 내지 국제관계에서 어느 한 집단이거나 특정 국가가 현재와 미래의 지배자가 되고자 할 때 일차적으로 날조하는게 역사라는 내러티브라고 작가는 말한다.


중국의 동북아 역사공정도 일종의 그런 내러티브인데 작가는 국사로 국한시켜보지 말고 역사로 확장해보면 고구려가 어느 나라의 역사냐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말한다. 사실 고구려,백제,신라가 우리 조상인가 아닌가에 대해서도 모호한 점이 있기는 하다.


매트릭스에서 빨간약을 먹었을때 네오가 선택한 역사는 과연 그에게 어떤 영향을 주었던 것일까? 모피우스는 매트릭스에서 벗어날 수 있는 탈출구는 그동안 당연시해 왔던 것들에 대해 의문을 품는것이라고 말했듯이 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 내지 과거는 실제의 사실과 얼마나 부합되는가에 대한 의문은 항시 존재한다.


세계가 무대이고 인생이 연극이라면 산다는 것 자체가 한바탕의 꿈이라고 말하듯이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런 실제의 상황도 지나가면 모두 꿈이니 과거로 존재할 따름이다. 하루 하루 힘겹게 악악거려가면 살아간다는것도 얼마나 피곤한 현실이겠는가?


얼마전 사도세자라는 영화를 봤는데 극중 영조와 세자의 갈등관계는 실제 어느 정도까지 갔을까 몹시 궁금했다. 역사에서 100% 진실이란 없으며 과거는 이미 지나가 사라진 세계이기 때문에 과거를 이었던 그대로 재현한다는 것은 불가능하고 이런 불가능성은 사극 제작자에게는 드라마적 구성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되지만, 역사가에게는 역사적 진실을 전달하는 한계점이라고 지적을 하는데 결론적으로 드라마는 드라마이고 실제 역사도 어디까지가 진실인지 모르기 때문에 각자가 받아들이는 그런 역사가 다를것이다.


책에서 작가의 말에 결정적으로 공감갔던 부분은 이 부분이다. ˝ 역사가에 의해 씌여진 역사란 과거 그 자체가 아니라 그 이전 다른 역사가에 의해 서술된 역사라는 텍스트를 해석한 텍스트이기 때문에 실재가 아니라 이미지다˝ 맞다. 우리가 사실이라고 굳게 믿고 싶은 역사도 사실 역사가에 씌여진 이미지일 따름이고 그렇게 그렇게 시간은 흘러갈 따름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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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오베라는 남자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최민우 옮김 / 다산책방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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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비교적 메가히트한 소설로 알고 있는 오베라는 남자가 교보 샘에서 무료로 제공된 덕북에 읽게 됐다. 프레드릭 베크만의 소설은 할머니가 미안하다고 전해달랬어요를 똑같은 경로로 읽었는데 사실 할머니는 별로 였다. 복잡하게 꼬아서 이야기를 전개하는 구조도 마음에 들지 않았고 정확한 메세지도 파악하기 어려웠다. 그래서 오베라는 남자도 호기심은 갔지만 그냥 패스하려고 생각했다.


하지만 책을 읽고 나서 왜 히트한지 알겠다. 적당한 감동에 러브스토리도 섞여있고, 요즘 찾아보기 힘든 이웃과의 사랑도 잘 믹스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해보니 할머니도 오베를 적당히 베낀 것 같은데 원작을 능가하지 못한것일 따름이고...


소설은 오베라는 남자가 아내를 잃고 현재와 과거를 교차하며 완고한 그의 겉 모습과 달리 주변인들에 대해 따뜻한 속마음을 가지고 있는 매력덩어리 오베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결말이야 뻔하지만 그래도 따뜻하게 다가온 아름다운 결말이었다. 영화로도 나온것 같은데 소설과 싱크로율이 상당할 것 같다는 생각이 보지 않아도 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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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
파울로 코엘료 지음, 오진영 옮김 / 문학동네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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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따끈따끈한 신간을 읽어줬다. 그 유명한 코엘로의 신간 스파이로 이미 출간전에 많은 화제를 불러 일으킨걸로 알고 있는데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소문난 잔치에 먹을건 별로 없지만 그런대로 잔치는 잔치였다 이런 느낌이었다.


사실 코엘로와는 별로 친하지 않다. 연금술사도 그냥 그랬고 나머지 책도 접하지 않았기에 이 작가가 왜 그렇게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는지 모르겠지만 아무래도 그건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작품 성향과 맞지 않은 스타일이라서 그런가보다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스파이라는 그야말로 범작의(물론 내 기준으로) 작품을 읽고 나서는 그랬나 보다 싶었다. 가독성 하나만큼은 끝내주고 손에 잡자 마자 그대로 읽어내릴 수 있는 소설이라는것 만큼은 인정한다. 이야기의 구조는 아주 쉽고 밀도있는 구성은 분명히 인상적이기는 하지만 뭔가 긴장감 내지 몰입감에 빠지기는 힘들었다.


마타하리라는 엄청난 소재의 인물을 이렇게 밋밋하게 서술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아쉬운 작품이었다. 책에서 건진건 알면서도 잘 몰랐던 마타하리라는 기구한 여인의 운명에 대해 궁금증을 갖게 됐다는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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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채식주의자 : 한강 연작소설
한강 지음 / 창비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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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한강 작가가 맨부커상을 수상하기전에 소년이 온다를 보고 오랜만에 감명을 받고 작가의 시집과 채식주의자를 다음 타겟으로 정하고 구입을 했는데 뜻밖에 맨부커상을 수상하고 그야말로 출판계에 큰 태풍을 몰아쳐서 무척 기쁘기는 했는데 왠지 바로 읽기 그래서 차일피일 미루다가 이번 출장에 오며 가며 읽게 됐다.


사전에 책에 관한 정보를 전혀 습득하지 않고 읽어줘서 세 편의 연작소설로 이뤄진 소설집인것도 몰랐다. 하지만 말이 연작소설이지 거의 시간에 따라 이어지는 구조라서 한편으로 봐도 큰 무리가 없다.


다만, 작가가 중편으로 표제작인 `채식주의자`, 2005년 이상문학상 수상작 `몽고반점`, 그리고 `나무 불꽃`, 이렇게 2002년 겨울부터 2005년 여름 사이에 씌어진 세 편의 중편소설로 발표됐다.


모든 이야기는 영혜라는 인물을 중심으로 엮어지는데 읽는 내내 참 힘들었다. 한 인간이 왜 이렇게 자기를 처절히 버려야만 하는지 이해가 가는듯 안 가는듯 힘겹게 그녀의 삶을 따라갔다.


책 내용을 언급하는건 큰 의미는 없을듯 싶고, 작가의 필체와 단단한 구성력, 그리고 특유의 개성이 녹진하게 묻어있다고 느꼈다. 작가의 맨부커상 수상을 다시 한 번 축하하고 더욱 더 좋은 소설을 써주시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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