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전람회 시리즈는 가끔 가다 읽어주면 뭔가 교양이 업되는 느낌이 든다. 한때 팩션영화가 상당히 유행했던 기억이 있는데 요즘은 좀 시들해지지 않았나 싶지만 그래도 가끔 역사에 관련된 영화가 나오면 즐겨보는 편이다.
조지 오웰이 1984에 이렇게 썼다고 한다. ˝현재를 지배하는 자가 과거를 지배하고, 과거를 지배하는 자가 미래를 지배한다˝ 한 사회 내지 국제관계에서 어느 한 집단이거나 특정 국가가 현재와 미래의 지배자가 되고자 할 때 일차적으로 날조하는게 역사라는 내러티브라고 작가는 말한다.
중국의 동북아 역사공정도 일종의 그런 내러티브인데 작가는 국사로 국한시켜보지 말고 역사로 확장해보면 고구려가 어느 나라의 역사냐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말한다. 사실 고구려,백제,신라가 우리 조상인가 아닌가에 대해서도 모호한 점이 있기는 하다.
매트릭스에서 빨간약을 먹었을때 네오가 선택한 역사는 과연 그에게 어떤 영향을 주었던 것일까? 모피우스는 매트릭스에서 벗어날 수 있는 탈출구는 그동안 당연시해 왔던 것들에 대해 의문을 품는것이라고 말했듯이 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 내지 과거는 실제의 사실과 얼마나 부합되는가에 대한 의문은 항시 존재한다.
세계가 무대이고 인생이 연극이라면 산다는 것 자체가 한바탕의 꿈이라고 말하듯이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런 실제의 상황도 지나가면 모두 꿈이니 과거로 존재할 따름이다. 하루 하루 힘겹게 악악거려가면 살아간다는것도 얼마나 피곤한 현실이겠는가?
얼마전 사도세자라는 영화를 봤는데 극중 영조와 세자의 갈등관계는 실제 어느 정도까지 갔을까 몹시 궁금했다. 역사에서 100% 진실이란 없으며 과거는 이미 지나가 사라진 세계이기 때문에 과거를 이었던 그대로 재현한다는 것은 불가능하고 이런 불가능성은 사극 제작자에게는 드라마적 구성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되지만, 역사가에게는 역사적 진실을 전달하는 한계점이라고 지적을 하는데 결론적으로 드라마는 드라마이고 실제 역사도 어디까지가 진실인지 모르기 때문에 각자가 받아들이는 그런 역사가 다를것이다.
책에서 작가의 말에 결정적으로 공감갔던 부분은 이 부분이다. ˝ 역사가에 의해 씌여진 역사란 과거 그 자체가 아니라 그 이전 다른 역사가에 의해 서술된 역사라는 텍스트를 해석한 텍스트이기 때문에 실재가 아니라 이미지다˝ 맞다. 우리가 사실이라고 굳게 믿고 싶은 역사도 사실 역사가에 씌여진 이미지일 따름이고 그렇게 그렇게 시간은 흘러갈 따름인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