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을 관리하면 인생이 관리된다 - 김다슬 에세이
김다슬 지음 / 클라우디아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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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장르는 에세이지만 마치 소프트한 자기계발서를 읽는 느낌이 들었다. 우리가 살아가며 생길수 있는 여러가지 상황과 대인관계에서 어떻게 대처해야되는가에 대한 작가의 생각이 담겨있다.


저자는 작사가로 데뷔하여 [이제는 오해하면 그대로 둔다]로 이름을 알린 후, 후속작을 내놓은 김다슬 작가다. 인스타그램을 중심으로 삶과 사랑, 관계, 마음에 관한 글을 연재하고 있으며, [일간 김다슬] 구독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30일 동안 395만 명의 독자가 열렬히 공감한 인기 있는 글들을 모아 이 책을 펴냈다고 한다.

우리가 하루를 보낼때 매 번 자신의 마음 즉 기분이 달라진다. 제목처럼 기분을 자기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다면, 인생을 살아가기 훨씬 수우러할텐데 말처럼 쉽지 않다. 우리는 하루 안에도 수많은 사람을 만나고, 수많은 상황이 펼쳐지기 때문에 각기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어려운게 현실이다.  저자는 그런 상황에서 우리의 하루를 결정하는 기분을 관리하는 방법에 대한 실질적인 조언을 해준다.


책은 총 4장으로 구성되어있으며, 소개글을 통해 각 장의 내용을 간단하게 살펴보자면,

"1장 감당하기 힘든 시련이 계속된다면에서는 있는 그대로의 온전한 나를 마주하고 바라보아야 함을 이야기하며, 우리의 하루를 결정하는 환경과 기분을 다루는 방법에 대해 담담하게 풀어내고 있다.


2장 마음에도 적당한 거리가 필요하다에서는 인간관계를 대할 때 스스로 지녀야 할 태도와 가치관에 대한 이야기와 불필요한 관계로 지쳐있는 우리들에게 관계 디톡스를 안겨줄 조언들을 담고 있다.


3장 삶을 대하는 알맞은 온도에서는 겨울이 지나면 언젠가 봄이 오듯이 결국 모든 것은 괜찮아질 거라는 저자의 따뜻한 위로가 담겨 있다. 마지막으로 4장 마음 속 깊이 새길 온기에서는 삶을 살아가며 우리가 마음속에 꼭 지니고 있어야 할 마인드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책속의 내용중 몇 가지 문구를 발췌했다.


견디면 결국 찾아온다. 잘 풀리는 순간이. 버티면 끝내 생긴다. 믿을 수 있는 인연이. 좋은 날은 신기하게도 반드시 다시 온다.
갑자기 시국이 나빠져서, 어쩌다 건강 문제가 생겨서, 뜻하지 않게 일이 풀리지 않는다. 안 좋은 일들은 약속한 것처럼 한꺼번에 덮쳐온다.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당하기도 하고, 인간관계에 염증을 느껴서 완전히 질려버리기도 한다.
하지만 좋은 인연을 만나는 건 우직하게 버틴 사람이다. 얕은꾀를 쓰면서 태도를 바꾸지 않고, 때가 묻어도 타락하지 않고, 자기 도리를 지킨 사람이 결국에는 좋은 인연을 만날 수 있게 된다.
일도 마찬가지다. 당장 잘 풀리지 않아도 어떻게든 견디면서 그 자리에 주저앉지 않고, 계속해서 방법을 찾고, 이런저런 시도를 해보며 끝내 작은 실마리를 찾아낼 수 있게 된다. 그리고 그 기점으로 일이 점점 풀리기 시작한다.
그렇게 한 번 방법을 알면 갈수록 잘 풀리게 된다. 그동안 고생한 시간은 그렇게 보상받는다. 견디고 버텨낸 시간 끝엔 틀림없이 행복하고 밝은 미래가 기다리고 있다.
동트기 직전 새벽이 가장 어둡다. 어둠이 모든 것을 영원토록 삼키려 들지만, 해가 뜨는 것을 결코 막을 수 없듯. 떠오르는 희망은 누구도 막을 수 없다.
--- 「견디면 잘 풀리는 때가 온다」 중에서

첫째, 끼리끼리 놀기 때문에.
모여서 술 마시고, 신세한탄을 늘어놓고, 누가 더 불행한지 경쟁이나 하는 사람은 주위에도 그런 친구밖에 없다. 잘 나가는 사람이 그런 사람과 어울릴 리는 없기 때문이다. 매일 똑같은 수준의 사람끼리 뭉쳐서 또 험담, 뒷말이나 하고 남 탓하기 바쁘다. 어릴 때부터 가까웠든 동창이든 무어든 아무런 발전도, 생산도 없는 집단이라면 하루빨리 벗어나야 한다.
둘째, 공간에도 영향을 받기에.
좋은 공간은 좋은 사람이 될 수 있게끔 영향을 끼친다. 오션뷰, 한강뷰의 고급 호텔에서 시작하는 하루는 기분이 다르다. 기분이 좋으면 일상생활과 태도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평소에도 예를 갖추지만, 최고급 레스토랑에 가면 깍듯한 직원의 90도 인사와 서비스에 자기도 모르게 더욱 매너를 신경 쓰게 된다. 고급스러운 잠옷을 입으면 왠지 행동도 우아하게 해야 할 것 같은 기분처럼.
사람은 주변 환경에 쉽게 영향을 받는다. 앞서간 사람은 이점을 깊이 이해하고 있다. 그렇기에 더더욱 사회 각 분야 명사의 강연을 찾아 듣고, 책을 읽으며 자신의 환경을 바꾼다.
그들처럼 성공한 사람의 태도와 마인드를 배운다. 그들에게 영향을 받기 위해서 돈과 시간을 아끼지 않는 것이다. 그것이 지금 처한 주위 환경을 바꾸는 일이기 때문이다.
--- 「앞서간 사람이 환경부터 바꾸는 이유」 중에서

가끔 좋지 못한 생각에 휩싸일 때가 있다. 의지와 상관없이 기분이 침전되고 하루가 무기력하다. 사람의 마음은 날씨와 같아서 쨍하고 해 뜰 날만 있지 않다.
인생을 겪다 보면 잔뜩 흐린 날도 있는 법이다. 흐린 날씨도 자연스러운 날인데 어쩌겠나. 대신 오래 머물러 있지 않아야 한다. 하지만 이런 사실을 알고 있어도 꼼짝없이 무기력하기도 하다.
그럴 땐 해야 하는 일을 전부 다 하려고 하지 말고, 그중에 가장 중요한 하나만 정해서 하는 것이 좋다. 작은 용기를 가지길. 용기는 크게 마음을 먹고 움직이는 것만이 용기가 아니다. 아주 소소한 걸음에도 용기가 실린다.
한 발자국만 내딛어보자. 두렵고, 귀찮고, 피곤하고, 쉬고 싶다면 한 발자국만 앞으로 나간 후에 다시 쉬면 된다. 실컷 쉬고 다시 한 발자국. 이런 식으로 한 발씩 나아가 보는 거다.
가만히 멈춰서서 제자리에 있는 것이 아니니, 머리 위를 뒤덮고 있는 검은 구름떼를 언젠간 벗어난다. 많은 걸 한꺼번에 하려는 생각을 버리자.
하나씩 하면 된다. 충분히 할 수 있다. 차근차근하면 어렵지 않다. 얼마든지 해낼 수 있다. 그러다 보면 맑게 갠 하늘처럼 맑아진 표정을 지을 수 있게 될 것이다
--- 「좋지 못한 생각에 휩싸일 때」 중에서

충실한 하루를 살려면 정신을 뺏기지 않아야 한다. 흔한 말로 혼이 쏙 빠진다고 하는데, 이를 방지하려면 원인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가장 큰 원인은 스마트폰이다. 습관적으로 손에서 놓지 못하는 스마트폰이 사실상 가장 많은 시간과 정신력을 빼앗는다.
스마트폰을 켜면 재밌는 각종 유튜브 영상과 카카오톡,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틱톡을 비롯한 다양한 SNS를 접하게 된다. 몰입하게 되는 순간 시간은 훌쩍 지나가 있다.
티비를 비롯한 여러 매체도 마찬가지다. 스스로 특정 시간대에 일정 시간만 시청하겠다는 계획을 정하고, 그 시간에만 시청하는 절제가 필요하다.
인간은 육체 활동으로만 에너지를 소모하는 게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많은 에너지를 소모한다. 정신력은 한정적이다. 그러니 중요한 곳에 집중할 줄 알아야 하루를 충실하게 보낼 수 있다.
아직 일어나지 않은 미래의 일을 걱정하는 것. 이미 일어나고 지나가 버린 과거의 일을 후회하는 것. 그런 생각들에 사로잡혀서 제대로 대처하거나 준비하지 못한 자신을 자책하는 것. 이 모든 게 정신력을 소모하는 일이다.
쓸데없는 소모를 줄여야겠다. 그래야 정말 필요한 때, 필요한 곳에 정신을 온전히 집중할 수 있으니까. --- 「정신이 뺏기지 않아야 충실한 하루다」 중에서 


 살아가며 쉽지 않은 감정관리를 어떻게 할 수 있는가에 대해 책을 통해 조언을 받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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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요나스 요나손 지음,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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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작가인 요나스 요나손의 데뷔작으로 출간하자마자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에 오른 작품이다. 저자는 1961년생으로 기자와 PD로 오랜 세월 일해오다가, 39세의 나이에 첫 소설을 써서 천만부가 넘게 팔리는 쾌거를 이룬다. 아울러 영화로도 만들어져 비교적 좋은 평가를 받으며, 일거에 유명 작가의 반열에 오르게 된다.


먼저 저자에 대해 간단하게 알아보자면,

​"저자 요나스 요나손은 단 한 편의 데뷔작으로 전 유럽 서점가를 강타한 작가이다. 2007년 스위스 티치노로 이주한 뒤 첫 소설에 감히 도전할 만큼 성숙했다고 생각한 그는 오랫동안 구상해 온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을 집필하게 된다.


세계사의 주요 순간마다 우연히 자리하게 된 한 노인의 이야기를 통해 현대사를 배꼽 잡게 엮어낸 이 비범한 작품은 2009년 처음 출간되어 인구 9백만의 나라 스웨덴에서 1백만 부 이상 팔리는 엄청난 기록을 세운다. 요나손은 다시 스웨덴으로 돌아와 아들과 함께 닭을 키우며 살고 있으며 두 번째 소설 <셈을 할 줄 아는 까막눈이 여자>를 출간하였다.(소개글 발췌)"


소설의 주인공인 알란이 백세가 넘는 노인인지라, 또 다른 스웨덴 노인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프레드릭 배커만의 소설 [오베라는 남자]가 연상됐지만 두 작품은 전혀 다른 스타일이다. 먼저 스케일 자체에 큰 차이가 난다. 100세 노인은 오랜 세월 살아오며 세계사의 주요한 순간마다 알게 모르게 큰 영향을 미친 인물로 설정된다.


작품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100세 생일날 슬리퍼 바람으로 양로원의 창문을 넘어 탈출한 알란이 우연히 갱단의 돈가방을 손에 넣고 자신을 추적하는 무리를 피해 도망 길에 나서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양로원을 탈출해 남은 인생을 즐기기로 한 알란은 버스 터미널에서 한 예의 없는 청년의 트렁크를 충동적으로 훔친다.


사실은 돈다발이 가득 차 있었던 트렁크로 인해 쫓기는 신세가 된 그의 여정에 평생 좀스러운 사기꾼으로 살아온 율리우스, 수십 개의 학위를 거의 딸 뻔한 베니, 코끼리를 키우는 예쁜 언니 구닐라 등 잡다한 무리가 합류한다. 그리고 갱단과 그 뒤로 경찰까지 그들의 자취를 따라간다. 이와 같은 이야기 속에서 시한폭탄과도 같은 노인 알란이 세계사의 격변에 휘말리며 살아온 인생을 되돌아보게 된다.(소개글 발췌)"


이 소설에서 한국 독자가 재미를 느낄만한 지점은 주인공 알란이 김일성과 김정일 부자를 만나는 부분일 것이다. 이 장면에서 알란이 어린 김정일에게 한 거짓말이 들통 나는데, 이는 김정일이 후에 어느 누구도 믿지 못하게 되는 결정적 계기가 된다. 코믹하면서도 세계사의 흐름이 절묘하게 맞물려 돌아가는 소설이다. 영화는 어떻게 만들어졌을지 보기전부터 궁금해지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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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밖의 한국 - 전 세계가 놀란 한국식 모순 경영의 힘
유건재 지음 / 21세기북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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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에서 읽었는지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지만, 한국인들은 자신이 생각한것보다 세계에서 훨씬 인정받고 있다는 사실을 모른다는 기사였다. 요즘 세계적으로 보수적인 경향이 짙어지며 자국 우선주의에 따라 국뽕스러운 생각일수도 있겠지만, 사실 진보정권에서 어느 정도 일궈낸 성과이기 때문에 언론에서 의도적으로 기사화하지 않았을수도 있다.


하지만 케이팝을 필두로 얼마 전 칸영화제에서 2개 부문 수상 아울러 방역 및 기타 등등 한국이  선진국에 가까운 위치로 올라섰다는건 분명한 사실로 보인다. 일제 강점기와 한국전쟁의 폐허로 인한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국가가 백년도 안되는 시간에 어떻게 이런 성과를 이뤄냈을까? 아울러 패스트 팔로워에서 이제는 퍼스트 무버가 된 한국에 어떤 비밀이 있을까에 대해 한국인의 시각으로 분석한 책이다.


저자는 홍익대학교 경영대학 유건재 교수로 서강대학교에서 학사, 미국 퍼듀대학교에서 석사, 코넬대학교에서 조직행동으로 박사 학위를 받은 분이다. 주된 연구 분야는 혁신과 모순으로 특히 한국의 문화와 혁신, 그리고 모순과의 관계를 지속적으로 규명함으로써 한국인의 특징이 기업 속에서 구현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으며 그런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이 책을 펴냈다.


일단 책에서 말하고 있는 주된 명제는, '한국인은 매우 복잡하고 모순적이다'이다라는 사실이다. 한국인들은 빨리빨리의 일처리 방식에 익숙하면서도 은근과 끈기의 문화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인들은 단편적인 시각으로 볼 수 없는 매우 복잡한 존재로 개인의 주체성을 존중하면서도 집단주의 문화에서 생활을 하고 있다. 저자는 이런 한국인들의 모순적 특성을 경영에 적용한 결과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렸다.


- 빨리빨리 하면서도 끈기 있음
- 집단주의와 개인주의의 공존
- 개방성과 폐쇄성을 넘나듦
- 모방하면서도 개성을 드러냄


저자는 이러한 특성을 바탕으로 한국식 경영 전략을 이 책에서 도출해냈다. 유건재 교수는 한국식 경영의 본질을 찾기 위해 먼저 한국인의 특성을 분석했고, 바로 그 모순성을 바탕으로 기업 및 문화 경영에 그대로 적용되어왔다는 사실을 밝혀낸다.


패스트 팔로워의 전략으로 남의것을 모방하는 동시에 개성을 추구하며, 개방성과 폐쇄성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이런 특성들이 함축되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글로벌 경쟁력으로 작용해온 것이라고 말한다.

경영학의 구루인 피터 드러커는 "기업가 정신을 가장 잘 실천하고 있는 나라는 미국이 아니라 한국이다"라는 말을 했다. 현대 경영학의 석학이 이런 멘트를 남겼을 정도로 이제 한국식 경영은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전략이다. 모순은 창과 방패로 양립할 수 없는 현상을 말하지만 그런 통념을 넘어서, 창과 방패가 조화를 이뤄 제3의 상대를 향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어떤 방패도 뚫을 수 있는 창과 어떤 창도 막아낼 수 있는 방패라는 새로운 개념이 탄생한다. 공존할 수 없다고 생각했던 모순을 품어내는 것이야말로한국식 경영의 실체와 본질이다. 한국 기업은 과거에서부터 이어져 내려온 정신과 우리 자신의 실체를 절묘하게 조합해 미래로 나아가는길이 생존전략이 될것이다. 이 책을 통해 한국식 경영의 본질을 파악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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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이 알고 싶다 : 낭만살롱 편 - 고독하지만 자유롭게 클래식이 알고 싶다
안인모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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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교육 과정의 교재로 읽어준 책이다. 평소 독서를 하며 주로 클래식 음악과 함께 한다. 클래식 음악에 대해 잘 알고 있는건 아니지만 그래도 가끔씩 관련 서적들을 접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주요한 음악가에 대한 정보는 접하고 있다. 하지만 이 책은 그들에 대해 잘 몰랐던 디테일한 지점을 흥미진진하게 풀어서 들려주기 때문에 무척 재미있게 읽었다.

2017년 9월 첫 방송을 시작한 팟캐스트 [클래식이 알고 싶다]의 방송 2주년을 맞아 펴낸 첫 단행본으로 펴낸 책이다. 위에도 언급했지만 어렵고 멀게만 느껴지는 클래식을 이야기를 들려주는것 처럼 편한 이야기체와 전달력으로 쉽고 재미있게 전달해준다.


책에 등장하는 음악가는 슈베르트, 쇼팽, 리스트, 슈만, 클라라 슈만, 브람스, 멘델스존까지 주로 낭만 시대 작곡가들의 삶과 음악 그리고 사랑을 다루고 있다. 그들은 모두 동시대를 살아갔던 위대한 예술가로 알게 모르게 서로 상당히 가까운 사이였다는건 처음 알게됐다.


소개글을 통해 책의 구성을 조금만 살펴보자면,


"방랑하는 봄 총각 슈베르트, 이별을 노래하는 피아노 시인 쇼팽, 사랑을 꿈꾸는 슈퍼스타 리스트 등 저자 안인모는 그들의 삶에 좀 더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200년 전의 작곡가들을 지금 이 시대의 캐릭터로 환생시켰다. 또한 살롱에서 자신의 재능을 마음껏 펼친 슈베르트, 선의의 경쟁을 통해 인간적으로 그리고 음악적으로 발전해나간 쇼팽과 리스트, 그리고 피아노의 파가니니가 되려 한 슈만과 그의 소개로 세상에 알려지게 된 쇼팽과 브람스, 그리고 슈만과 브람스가 사랑한 클라라까지… 낭만 시대를 풍미한 작곡가들의 삶과 음악, 그리고 사랑 이야기들을 그들의 관계 속에서 한 권의 옴니버스로 만들어냈다.

클래식 초보자들도 부담 없이 책을 읽을 수 있도록 꼭 알아야 할 클래식 용어 '래알꼭알', 깨알 정보들이 가득한 '래알깨알'을 비롯해 음악을 감상하며 읽을 수 있도록 수록한 본문 속 QR코드 등을 수록하였고, 방송 2주년 출간 기념 보너스로 지금 당장 클래식 대화를 가능하게 해주는 작곡가별 키워드 10, 어떤 곡부터 감상하는 것이 좋을지 몰라 막막한 독자들을 위해 마련한 저자가 특별 엄선한 작곡가별 플레이리스트, 여행 중 특별한 경험을 맛볼 수 있게 해주는 클래식 뮤직 페스티벌 지도까지 담았다."


잘 몰랐던 음악가들의 내밀한 이야기와 아울러 주요곡들에 대한 탄생 배경 그리고 QR코드에 수록된 음악까지 종합선물셋트 같은 책이다. 클래식을 잘 모르는 사람이라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일독을 권해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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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야 1 - 에스파냐 - 빛과 그림자 한길그레이트북스 109
홋타 요시에 지음, 김석희 옮김 / 한길사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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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프란시스코 고야(Francisco José de Goya y Lucientes, 1746~1828)는 18세기 후반부터 19세기 초의 스페인 미술을 대표하는 화가이다. 현실에 참여하는 고발성 명화부터 말년의 정신세계를 그린 독특한 작품까지 미술계에 큰 족적을 남긴 위대한 화가다. 이 책은 고야의 전 생애를 아우르는 일종의 평전으로 총 4권의 방대한 양이다.


먼저 1권은 에스파냐 - 빛과 그림자편으로 그가 직업화가로서 활동을 시작하는 시기이다. 고야는 이탈리아에서 유학을 하고 돌아와 사라고사의 엘 필라르 대성당의 천장화를 그려 명성을 얻는다. 그리고 서른 살 때부터 16년 동안 왕립 산타 바르바라 태피스트리 공장을 위해 약 63점의 밑그림을 그린다. 이 무렵에는 종교화도 많이 그렸는데 그 시절을 주로 다루고 있다.


평전의 작가는 일본의 저명한 역사연구자 겸 작가인 훗타 요시에로 전후시대 일본의 대표적인 진보적 작가이지 사상가로 존경을 받는분이다. 1974년부터 출간하기 시작하여 1977년 4부작으로 완성한 [고야]로 '오사라기 지로상', '알폰소 10세 십자상', '아시아-아프리카 로터스 상'을 받았다. 1978년부터 10년 동안은 에스파냐를 중심으로 유럽 각지에 거주하면서 서양의 사상사, 지성사, 문화사를 폭넓게 탐구하였는데, 이는 그의 저작활동에 커다란 영향을 주었다.

홋타 요시에는 인간, 종교와 예술 전반에 걸친 심오한 이해와 통찰력으로 한 시대의 압도적인 자료를 통해 그 시대의 삶을 생생하게 그려내 왔다. 이 책은 사실에 입각하여 고야의 삶을 객관적이고 치밀하게 탐색한 고야 연구서이다. 나머지 3권을 읽기 전에 먼저 포스팅한 이유는 이 책은 평전이지만 문학작품에 가까울 정도로 상당히 세련된 작품이다. 소개글을 통해 어떻게 이 작품이 씌여졌는지 알아보고, 다음권들을 차례로 독파할 예정이다.

고야는 언제나 위대하다


왜 고야인가? 저 먼 과거에, 그것도 유럽의 ‘변경’에 지나지 않았던 에스파냐 출신의 화가를 왜 오늘에 만나야 하는가? 화가를 알기 위해서는 그의 그림을 보면 될 터인데, 왜 그를 책으로 만나야 하는가?

고야는 모국인 에스파냐뿐만 아니라 현대 미술사는 물론이고 정신사ㆍ지성사에 큰 획을 그은 거인이다. 그는 또한 근대 유럽을 뒤흔든 거대한 변혁과 혁명의 물결들을 회화사에 길이 남을 수많은 작품을 통해 지금 이 순간까지도 삶과 예술을 준열하게 증언하고 있는 영원한 현재진행형 화가이다.

일본의 저명한 역사연구자 겸 작가인 홋타 요시에가 역사와 인간, 종교와 예술 전반에 걸친 심오한 이해와 통찰력을 바탕으로 일구어낸 이 책에서 독자는 저자가 제시하는 방대한 자료에 압도당할 것이며, 마치 살아 움직이는 듯한 인간군상의 파노라마에 금세 매료될 것이다. 그동안 고야의 전기는 많이 나왔으나 이처럼 사실(史實) 앞에 엄격하면서도 모든 사가들의 관점을 비판적으로 극복한 고야 연구서는 찾기가 쉽지 않다.

책의 전권에 걸쳐 고야의 전 생애와 작품을 다루면서도 작품의 진정한 이해를 돕기 위하여 17세기 에스파냐의 황금기, 18세기 유럽 왕실경영과 프랑스혁명, 19세기 대불항쟁과 전제정치, 20세기의 내란과 프랑코 정권 등에까지도 그 서술의 폭을 넓히고 있다. 뿐만 아니라 고야의 동시대인들, 각국의 대문호와 예술가들의 사상과 지적 경향이 정교하게 엮인 그물처럼 고야의 예술정신과 연결되어 있다.

시대의 거인


저자는 고야가 모순적이고 불연속으로 가득 찬 사람이라고 말한다. 오늘날에 와서 보면 결과적으로 가장 독창적인 화가였지만 18세기 후반 사라고사에서의 화가 지망생 시절부터 마드리드의 아카데미 정식회원이 되기까지 그 걸음을 더듬어가 보면, 자신의 독자적인 화풍을 자유롭고 비약적으로 키우려고 애쓰기보다는 시대의 화풍에 순응하고 동화하기 위해 숨차게 달려갔던 출세지향주의자였다는 것이다.

그러나 죽음의 심연을 겪고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 세계로 들어갔을 때부터 고야는 비로소 미래의 장막, 현대회화의 문을 활짝 열어젖히는 선구자가 될 수 있었다. 고야를 평생 따라다녔던 에스파냐 당대의 참혹한 현실, 즉 음모와 전쟁, 혁명과 반혁명 등이 그를 깨어 있는 시대의 증언자로 몰고 갔음을 강조한다.

고야가 현대회화의 첫발을 내디뎠다고 평가되는 판화집 『변덕』 가운데「이성의 잠은 괴물을 낳는다」는 작품에 직접 부연한 그의 설명을 읽어보면 고야 속에 내재되어 있는 근대 리얼리즘의 태동을 감지할 수 있다. “이성에 버림받은 상상력은 있을 수도 없는 괴물을 낳는다. 이성과 하나로 합쳐져야만 상상력은 예술의 어머니가 되고, 그 경이의 원천이 되기도 한다.” 이렇듯 이성과 상상력의 힘으로 고야는 다양한 인간적 정념, 사회의 일그러진 모습, 동시대인들의 악덕과 비참함을 풍자하고 비판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판화집 『전쟁의 참화』


고야에게서 시작된 진정한 근대성은 판화집 『전쟁의 참화』에 와서야 비로소 극적으로 표출된다. 그가 평생 추구하던 수석 궁정화가의 지위에 오른 지 얼마 되지 않아, 에스파냐 궁정에 급작스런 정변이 일어나고(1808), 프랑스의 나폴레옹 군대아 영국 군대에 의해 국토가 유린당하는 사태를 맞는다. 이 과정에서 에스파냐 민중들의 독립전쟁이 거세게 일어나고 상대방을 잔혹하게 학살하는 참극으로 인해 에스파냐 전역이 피로 물든다(1808~14). 나폴레옹 군대에 저항한 에스파냐 민중의 애국적 봉기와 전쟁의 참상을 담은 이 판화집에서 고야는 그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현실을 외면하거나 미화하지 않고 느낀 그대로를 그려냄으로써 표현의 자유와 현실성을 동시에 획득한다.

1814년 프랑스의 조제프 보나파르트(나폴레옹의 형)가 축출되고 에스파냐의 페르난도 7세가 복귀하자 고야는 대작 「5월 2일」과 「5월 3일」을 발표한다. 외세 침략 때 봉기한 민중들이 체포되어 처형당하는 장면이 담긴 이 작품에서 고야는 위대한 영웅도 혁명가도 아닌 이름 없는 민중의 처절한 몸부림을 생생하게 부활시킨다. 이리하여 회화의 주제에는 아름다움만이 아니라 인간의 추악함, 야수성의 표현이 들어가 에스파냐인들 앞에 당당히 자리 잡는다. 고야는 이제 종래 미술사의 문을 닫고, 현대회화의 문을 활짝 열었다.

복귀한 페르난도 7세의 악명 높은 반동정치와 종교재판소의 칼날이 서슬 퍼렇게 살아 있을 때에도 고야는 자신의 작업실에서 창조의 정열을 불태운다. 이 시기에 제작된 작품집 『투우』『난센스』『C화집』『E화집』 등에는 70대 노화가의 작업으로 보기에 어려운 정념과 투혼이 살아 숨쉰다. 왕에서 시작하여 귀족과 성직자, 부르주아지, 게릴라, 프롤레타리아트, 거지와 죄수에 이르는 에스파냐 사회의 모든 계층의 중심에 고야는 우뚝 버티고 서서 그들의 운명인 허무를 포착해낸다.



역사책인가, 문학작품인가


이 책에서 저자는 고야와 그의 가족, 당대 모든 인물의 사생활을 남김없이 파헤친다. 고야가 40년 동안의 결혼생활에서 아내 호세파에게 스무 명이나 되는 자식을 낳게 하고, 아내가 죽은 지 얼마 안 되어 남의 아내와의 사이에서 자식을 낳은 일이라든가, 그의 초상화 모델이 되어주었던 여자들과의 숱한 염문, 에스파냐 궁정의 추악한 성문란 등을 속속들이 드러내 보인다. 그러나 이것은 단순한 흥미를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고야의 작품과 그의 시대를 독자에게 이해시키기 위한 장치였다.

이 책을 두고 “과연 이것이 역사책인가, 문학작품인가” 하고 설왕설래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통념적인 구분은 옳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물음에 “역사서인 동시에 문학작품이다”라고 대답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나는 알고 싶다는 욕구


홋타 요시에가 이 글을 쓸 무렵 보통 에스파냐라면 카르멘과 플라멩코의 나라라는 인식이 뿌리 깊게 박혀 있어서, 카르멘과 플라멩코가 정통 에스파냐와는 다른 부류에 속한다고 아무리 말해도 귀를 기울이는 사람이 없었던 게 실정이었다. 카르멘은 집시여서 에스파냐를 대표하는 존재가 아니고 플라멩코는 에스파냐어로 ‘다른 것’을 의미한다고 아무리 말해도 역시 귓등으로 흘려듣는 상태가 계속되고 있었다.

따라서 그런 에스파냐의 역사에 화가로서 큰 발자취를 남긴 고야에 대해 글을 쓴다는 것, 게다가 고야가 살았던 시대와 화가 자체에 대해 글을 쓴다는 것은, 그때까지 작가로서 중국을 비롯하여 인도와 유럽 등지에서 소재를 얻은 작품을 써온 작가에게도 여간 힘겨운 일이 아니었다. 영국이나 프랑스·독일·이탈리아 같은 유럽 중심부의 역사에 관해서라면 독자들이 어느 정도의 예비지식을 갖고 있으리라고 기대할 수 있지만, 18세기부터 19세기 초까지의 에스파냐 역사에 관해서는 그런 기대를 갖기도 어려웠다.

작가가 글을 쓰기 위해 직접 현장을 방문하는 과정도 만만치 않았다. 미술관 등에 공개되어 있는 고야의 그림은 거기에 가면 볼 수 있었지만, 개인이 소유하고 있는 작품은 사유재산인 만큼 쉽사리 접근할 수도 없었다. 알바 공작 저택에 들어가는 데 3년이나 걸린 것은 그나마 나은 편이었고, 사유재산인 고야의 작품을 왜 당신한테 보여주어야 하느냐는 대답이 돌아올 때는 절망이었다. 게다가 고야의 작품은 독일·이탈리아·프랑스·남북아메리카·스코틀랜드 등지에 흩어져 있었다.

어려움은 그밖에도 수없이 많았다. 그러나 작가를 움직인 것은 앞에서 말한 젊은 시절의 감동만은 아니었다. 유럽의 근대와 현대라는 것이 어떤 역사적 경과를 거쳐 현재와 같은 모습을 띠게 되었는지를 알고 싶다는 작가의 끈질긴 지적 욕구가 있었기 때문이다.(소개글 발췌)"


평전을 읽으며 고야가 상당히 흥미로운 인물일뿐더러, 그가 어떤 생애를 살아갔는지 더욱 궁금해졌다. 마지막으로 그에 대한 헤밍웨이의 말을 올려본다


"고야는 보고, 느끼고, 만지고, 쥐고, 냄새 맡고, 먹고, 올라타고, 부러뜨리고, 함께 자고, 의심하고, 관찰하고, 사랑하고, 증오하고, 파괴했던 것을 믿었다. 어떤 화가도 이 모든 것을 그릴 수 없었다. 그러나 고야는 바로 이것을 시도했다.”- 헤밍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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