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선 넘는 거, 습관이시죠? - 제멋대로 선을 넘나드는 사람들과 안전거리 지키는 법
서제학 지음, 봄쏙 그림 / 필름(Feelm) / 2022년 1월
평점 :
직장생활을 하다보면 수 많은 사람들을 만난다. 좋은 사람들도 많지만 살인만 안 저질렀지 사이코패스에 가까운 포식자, 자신도 별 볼일 없는 주제에 동료들을 무시하거나 은근히 괴롭히는 허접한 인간들, 꼰대들 아무튼 직장을 다니다보면 월급은 그냥 받는게 아니라는 사실을 절절하게 깨달을 수 있다. 이 책은 빡센 직장생활을 슬기롭게 대처하는 방법을 약간의 유머를 섞어 재미있게 알려준다.
저자는 초보시절에 우연하게 접촉사고를 겪고, 적반하장의 상대방 운전자에게 기가 눌려 그냥 당하고 만다. 당시 좀더 의연하게 대처했더라면 하는 생각 위에 도로에는 교통사고 있다면 직장에는 고통사고 유발자가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이에 고통사고 가해자들에게 좀더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스킬을 체득해나간다.
사실 올바른 직장인의 자세는 아니지만 할말 하며 살아왔기에 책에서 주어진 상황을 별로 겪지 못했지만 수 많은 사례는 목격했다. 아울러 초년생 시절에는 꼰대들의 훈수질에 힘들었던 경험이 있기에 추억을 생각하며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저자는 광고회사에서 마케터로 10년이 넘게 근무하며 얻은 경험의 토대위에 습관적으로 선을 넘는 고통사고 유발자들에게서 스스로를 지켜내는 대처법을 독자들에게 재치가 번뜩이는 그림과 함께 독자들에게 알려준다. 아울러 직장에서 선을 넘는 사람들에게 단호하게 전하는 메시지 외에도 삶을 살아가며 평정심을 유지하며 마음의 균형을 유지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다.
책속의 몇 몇 구절들을 살펴보자면,
고통사고는 누구에게나 일어난다. 집 밖에 일절 나가지 않고 배민과 요기요 VVIP로 생활하며 사회와 단절한다면 모를까. 사람과 사람이 관계를 형성하고, 일상적인 사회생활을 한다면 우리 모두는 고통사고에 노출되기 마련이다. 이때 꼭 알아야 할 것은 마치 내가 처음 겪었던 교통사고처럼 피해자가 오히려 자신을 의심하고 자책하는 일만큼은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 p.22
만약 주변의 차들이 속도를 줄여주거나 차선을 비켜 준다면, 내 차가 더 잘 나갈 수 있을까? 아니다. 브레이크에서 발을 뗄 수 있는 것은 오직 나 자신뿐이기 때문이다. 주변 사람들의 인정을 받고 좋은 글귀를 읽는 것도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결국 남이 아닌 나 자신의 목소리에 더욱 귀 기울이고, 내 삶의 운전자인 내가 바뀌어야만 자존감 역시 높아질 수 있다.
--- p.43
결국 현명한 포기는 ‘실패’가 아니며 또 다른 목표를 위한 ‘기회’로 볼 수 있다. “포기는 배추김치 담글 때나 쓰는 말”이라는 유우머가 있다. 하지만 요즘 같은 시대에 개인이 김치를 담가 먹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니까 앞으로 ‘포기’는 지금 손에 쥐고 있는 것에 대한 집착, 미련, 걱정을 확 담가버리고 더 나은 기회, 미래, 희망을 찾을 때도 쓰는 말로 하자.
--- p.146
직장에서 높은 자리에 오르거나 나의 사업을 성공시키는 것, 또는 내가 만든 창작물이 대중의 큰 호응을 얻거나 어려운 국가시험에 합격하는 등의 큼지막한 성취는 마치 마라톤 같은 우리 인생에서 큰 골인 지점 중 하나다. 하지만 그 지점에 도달하기까지 우리는 길고 긴 인생의 길을 달려야만 하며, 그 끝만 보고 하염없이 달리기엔 중간중간 다리 풀리는 고통사고들이 너무나도 많다.
--- p.158
불행의 시작은 결국 ‘비교’가 아닐까. 비교는 내가 충분히 바른 길로 잘 달리고 있음에도 더 빠른 차들만 보고 스스로 느리다며 자책하는, 그런 미련함의 씨앗인 것이다. 결국 행복은 남의 속도와 비교하거나 대박만 기다리는 것이 아닌 나의 속도로 달리는 순간순간을 즐기는 것이다. 평생 될까 말까 한 로또 한 방만이 행복이 아니라 매일 뜨는 5%, 10% 쿠폰과 같은 행복이랄까?
--- p.175
도로를 달리다 보면 굳이 무리해서까지 앞으로 끼어드는 차나, 노란 신호일 때 갑자기 속력을 내 1초라도 빨리 가려는 차들이 있다. 하지만 다음 신호등에 걸려 둘러보면, 그렇게 앞질러 가던 차들이 바로 옆에 서 있기 마련이다. 결국 인생이란 도로 위의 우리 역시 비슷한 길을 달리며 비슷한 장소에서 다시 만나게 되어있다는 것이다. 결국 사람 사는 것에 절대적 우위도, 절대적 열위도 없다는 이야기다. 내가 나의 길을 성실하게 정직하게 달려간다면 말이다.
--- p.199
조금 부족하고 즉흥적이더라도, 더 많은 곳으로 발걸음을 떼고 더 많은 시도를 해 보는 것. 그것이 인생이라는 여행을 더 제대로 즐길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 싶다. 계획표를 꽉 채워 떠난 여행에서 얻는 즐거움도 있지만, 막상 무작정 떠나 보니 진짜 필요한 건 어떻게든 준비할 수 있었고, 또 완벽하게 짜진 계획 속에서는 만나지 못했을 새로움과 놀라움도 가득했다.
--- p.255
하지만 꼭 무언가를 찾고 가져야 행복할 수 있는 걸까? 그렇게 안달내지 않아도 충분히 즐거운 순간들을 누릴 수 있지 않았을까? 그냥 풀밭에 누워 몸을 이완하는 것, 시원하게 불어오는 바람을 느끼는 것, 하늘을 보고 움직이는 구름의 변화를 즐기는 것, 이 모든 것들이 이미 우리가 누릴 수 있는 행복이자 아무나 누릴 수 없는 행운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더욱이 건강한 신체와 사랑하는 가족이 함께라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었다. --- p.259
이 책에는 자존감을 지키며 고통사고 유발자들에게 유연하게 대처하는 방법을 통해 좀더 수월하게 생활해나갈 수 있는 노하우가 적혀있다. 재치가 번뜩이는 글귀와 함께 자신의 삶을 윤택하게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해보자. 마지막으로 공감이 가는 저자의 말을 올려본다.
“우리가 살면서 더 많이 생각하고 고민해야 할 부분은 우리 스스로 지켜야 할 내면의 선이라고 생각합니다. 외부에서 나의 선을 넘는 사람들은 의도적으로 피해 볼 수 있어도, 내 안의 걱정과 불안, 후회와 조바심이 나와 사랑하는 이들의 행복을 침범하지 않도록 마음의 선을 유지하기는 더 어렵기 마련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