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젊은 날의 초상
이문열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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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라오디오북에서 이문열 작가의 소설을 보고 추억을 소환했다. 내 고등학교시절부터 스무살 언저리까지 이문열 작가의 거의 모든 작품을 읽었다. 그중 [사람의 아들]을 읽으며, 모태신앙으로 시작된 개신교에 대한 결별까지 내 인생에 그의 작품이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다고 할것이다. 하지만 이후 이문열 작가의 홍위병 발언부터 시작해 이해할 수 없는 행동으로 그의 글과 이별했다.


이문열 작가의 가족사를 고려해본다면 우클릭 경향을 충분하게 예상할 수 있지만 아무래도 그의 정치적인 글은 조금 불편했다. 하지만 세월은 그렇게 그렇게 흘러가는거고, 내 젊은 시절의 이문열 소설을 다시 한 번 만나고 싶었다. 물론 연작집인 [젊은 날의 초상]도 읽었지만 이렇게 오디오북으로 만나니 무척 반가웠다. 다 듣고 나서 이문열 작가는 역시 수사가 서사를 능가하는 기술자라는 생각을 했다.


3편의 연작소설로 구성된 [젊은 날의 초상]은 1981년에 출간됐다. 작품간의 이야기는 이어지지 않지만 7,80년대의 한국 사회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의 삶을 통해 자신이 꿈꿔온 이상과 현실의 괴리에서 오는 고뇌를 감각적인 필체로 그려내고 있다.

[하구(河口)], [우리 기쁜 젊은 날], [그해 겨울]의 3부작으로 구성되었다. 이문열 작가는 2020년 새롭게 디자인된 표지와 본문의 일부 단어와 문장들을 순화하면서, 작가의 말에 새롭게 이렇게 덧붙였다. ".....사랑하는 내 정신의 자식, 가열(苛烈)하여 애잔한 내 젊은 날의 초상이여. 이로써 돌아보는 작업은 끝났지만, 그것이 가슴 저려하며 품고 갈 것이 없게 된 내게는 오히려 슬픔이다." 또한 "내 가장 큰 애착은 항상 이 책 위에 머무를 것이다."라고 말하며 이 책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작품의 시간은 '하구'→'우리 기쁜 젊은 날'→'그해 겨울'순이지만 실제 발표 순서는 '그해 겨울(1979년 발표)' →'하구(1981년 발표)'→'우리 기쁜 젊은 날(1981년 발표)' 순으로 이루어졌고 1981년에 민음사에서 전체를 묶어 3부작 연작 출간했다. 작품들중 [그해 겨울]이 문학적으로 가장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아무튼 이문열 작가의 소설이 그렇게 많은 사람들에게 읽힌건 다 이유가 있다는 생각이다. 마지막으로 소개글의 줄거리를 올려본다.



아아, 처참한 유적(流謫)이여!「하구(河口)」

입학한 지 일 년도 못돼 고등학교에서 쫓겨난 ‘나’는 어른들처럼 머리를 길게 길러 넘기고 어른들의 옷을 입고 술이며 담배 같은 어른들의 악습과 심지어는 그들의 시시껄렁한 타락까지 흉내 내고 있었지만 나이로는 여전히 아이도 어른도 아니었다. 그렇다고 학생이랄 수도 건달이랄 수도 없었다. 이렇게 가다가는 어른이 되어도 평균치의 삶조차 누리지 못하게 될 것 같은 불안에 휩싸인 나는 강진에 있는 형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소규모 모래장(모래 파는 곳)을 운영하는 형 사무실에서 서기로 일하면서 검정고시를 준비한다.


희뿌연 안개와 갈대가 인상적인 강진에서 그의 기억에 남는 또 다른 하나는 ‘가난’이었다. 모래장 일을 하면서 술과 싸움으로 매일 난투극을 벌이는 최광탁과 박용칠, 마을과 떨어진 곳에 사는 별장집 오누이, 친구 서동호와 그 아버지의 과거, 장티푸스로 열이 올라 쓰러져가면서 공부해야 했던 나의 참담한 하루들…. 마치 상류에서 떠내려 온 찌꺼기들이 조금씩 쌓여 하구(河口)에 커다란 삼각주를 만들 듯, 이곳저곳에서 흘러든 사람들의 이야기.

“아, 그 기쁜 우리 젊은 날”

대학 입학과 함께 쓰라린 낭인생활을 청산한 나는 겨우 등록금과 한 달치 하숙비만 들고 서울로 올라왔다. 먼저 나를 괴롭히기 시작한 것은 입학과 동시에 시작된 가정교사 생활이었다. 대학 수업도, 똑같은 장소를 매일 일정한 시간에 오락가락해야 하는 것도 차츰 성가셨고, 특히 낭인시절에 굳어진 늦잠 자는 버릇으로 첫 강의시간에 무사히 대는 것은 거의 고통스럽기까지 했다. 그러다 학교 도서관에서 만난 동급생 하가와, 한 모임에서 만난 김형은 그렇게 나의 길동무가 되어주었다. 동료들은 그런 우리 세 사람을 싸잡아 ‘세 철학자’라고 불렀다. 우리는 술을 같이 먹으러 다녔고, 축제를 즐겼으며, 문학 서클도 함께했다.


대학생활 중 잊지 못할 연인 혜연도 있다. 하지만 그녀와 나는 살아온 과정부터가 일부러 대비시키려고 찾아 세운 듯 달랐다. 고아나 다를 바 없이 떠돌며 자랐고, 배움의 태반을 정규 학교를 거치지 못한 채 대학에 온 나에 비해, 그녀는 유복한 가정의 울타리 안에서 초등학교부터 명문만을 골라 거쳐 온 영양(令孃)이었다. 어긋날 수밖에 없었던 사랑놀이, 그리고 김형의 갑작스러운 죽음…. 나는 이제 이 도시, 서울을 떠나고 싶다. 그때 기실 나를 내몬 것은 이지적인 이유라기보다는 그 이 년의 피로와 혼란, 그리고 김형의 죽음으로 자극된 까닭 모를 허무와 절망의 분위기였다. 한때는 아픔이요 시련이었으되 이제는 다만 애틋함이요 그리움일 뿐인, 아, 그 기쁜 우리 젊은 날.

그해 겨울, 진실로 절망하라

그해 겨울 나는 경상북도 어느 산촌의 술집에서 허드레 일꾼으로 일한다. 처음 나는 광부가 될 작정으로 강원도로 갔지만 그때만 해도 밥벌이가 쉽지 않을 때라, 난데서 굴러 들어온 신통찮은 건달에게 일자리는 쉽게 구해지지 않았다. 내가 있던 그 술집은 조그만 산골 면소재지에서는 지나치리만큼 큰 규모였다. 평소 여관으로 쓰이는 그 집의 아홉이나 되는 방은 잎담배를 감정해야 하는 시가가 오면 그 하나하나에 모두 색시가 있는 시골 요정으로 변했다. 감정원의 육안으로 등급판정이 매겨지기 때문에 이 시기에는 매일 술자리와 섹시들의 간드러진 웃음소리로 넘쳐났다. 경작자들의 아첨에 둘러싸인 그 감정원들. 그중에서도 갑ㆍ을 감정으로 불리던 두 사람은 무슨 당당한 제왕과도 같았다. 그리고 그곳의 색시들…. 그녀들의 생활은 일견 유쾌하면서도 눈물겨웠다.

전날 밤 과음한 탓으로 목이 타 깬 어떤 새벽 우연히 듣게 된 목소리들은 날이 갈수록 치열해졌다. ‘어쩌면 너의 출발은 용감하고 뜻 깊은 것이었다. 너는 이미 만들어져 있는 세상의 여러 가치를 거부하고 스스로 찾고 확인하기 위해 떠났다. 그렇지만 지금 너는 엉뚱한 곳에서 젊음과 재능을 낭비하고 있는 것이나 아닌지. 이 시간도 영악하고 날랜 아이들은 수없이 너를 앞질러가고 있다….’


나는 바다로 떠났다. 눈보라를 헤치고 걷던 중 한 읍내에서 여관을 찾다가 우연히 사촌누이를 만난다. 내가 강진에서 어렵게 열아홉을 넘길 무렵 그녀의 불행한 사랑에 대한 풍문을 마지막으로 나는 거의 그녀를 잊고 지냈다. 그녀가 어떤 처자 있는 남자를 사랑해 인생을 망쳐버렸다는 소문이었다. 그녀는 나에게 “걱정 마라. 절망이야말로 가장 순수하고 치열한 정열이다. 사람들이 불행해지는 것은 진실하게 절망하지 않기 때문이다. 너도”라고 말하며 진실하게 절망할 것을 권한다. 눈 내리는 삼십 리 재를 넘으며 나는 칼갈이 사내 한 명을 만난다. 그리고 그 칼갈이 사내는 그 자신만의 사연으로, 나는 나만의 이유로 같이 바다로 향하고 있었다. ‘이제 말하라, 바다여. 나를 부른 까닭을. 무슨 일로 그렇게도 흉흉하게 또는 은근하게 내 불면의 밤과 옅은 꿈속을 출렁이며 휘저었는지를. 나는 온몸으로 귀 기울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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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퀴벌레
이언 매큐언 지음, 민승남 옮김 / 문학동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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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을 애정하고 있는 작가인 이언 매큐언의 최신작이다. 그의 대표작인 [속죄]를 가장 먼저 접하고, 이후 국내에 발간된 모든 소설을 역주행으로 읽어주고 신작이 나올때마다 바로 바로 구입해서 읽고 있다. 해마다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발표될때마다 혹시나 하는 심정으로 그의 수상소식을 기다리고 있는 나름 찐팬이다.


이 번 작품은 브렉시트를 소재로 영국 사회에 대한 이언 매큐언의 신랄한 비판이 담겨져 있는 이야기다. 마치 카프카의 변신이 생각나는 소설의 서두에서 반대로 바퀴벌레가 짐 샘스라는 가상의 수상이 되며 브렉시트에 관한 우스꽝스러운 과정을 날카롭게 그려내고 있다

브렉시트란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의미하는 조어다. 2016년 국민투표로 결정되어, 유럽경제공동체(EEC)에 합류한 지 47년 만인 2020년 1월 31일 영국은 공식적으로 유럽연합을 떠났다.


소개글을 통해 브렉시트에 대해 좀더 알아보자면,

브렉시트 배경에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유럽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 증가와 대규모 난민 유입 등으로 유럽연합에 대한 국민 인식이 악화되면서 눈덩이처럼 불어난 탈퇴 여론이 있었다. 이에 보수당은 2015년 유럽연합 잔류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를 공약으로 걸고 총선에서 과반수를 얻었다.


보수당의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유럽연합 잔류 결과를 예상하고 불만 여론을 가라앉히기 위해 2016년 국민투표를 단행했다. 그러나 예상과 다른 탈퇴 51.9%, 잔류 48.1%라는 결과로,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가 결정되었다. 캐머런 총리는 결과에 책임지고 사퇴했고 뒤이어 테레사 메이 총리가 취임했다.


탈퇴 협정을 협의하는 과정에서 북아일랜드는 유럽연합에 가까운 수준의 통합을 유지하기를 원했다. 그러나 협정안은 브렉시트 찬성파의 반대로 하원에서 세 차례 부결됐으며, 메이 총리 역시 국민투표 결과를 이행하지 못한 책임을 지고 사퇴한다.(소개글 발췌)"

작가 메큐언은 포퓰리즘과 선동으로 가득찬 과정을 지켜보며 엄청나게 절망했다고 CBC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때문에 이 소설를 쓰는 동안 대단한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었다며, 이 작품으로 브렉시트에 대한 여론이 바뀌지는 않겠지만 어둠 속에서의 짐승 같은 웃음을 통해 사람들의 기분이 조금은 나아지게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의 다른 작품에 비해 소설의 완성도가 높은편은 아니지만 이렇게 정치을 대놓고 절묘하게 깔 수 있음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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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을 관리하면 인생이 관리된다 - 김다슬 에세이
김다슬 지음 / 클라우디아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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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장르는 에세이지만 마치 소프트한 자기계발서를 읽는 느낌이 들었다. 우리가 살아가며 생길수 있는 여러가지 상황과 대인관계에서 어떻게 대처해야되는가에 대한 작가의 생각이 담겨있다.


저자는 작사가로 데뷔하여 [이제는 오해하면 그대로 둔다]로 이름을 알린 후, 후속작을 내놓은 김다슬 작가다. 인스타그램을 중심으로 삶과 사랑, 관계, 마음에 관한 글을 연재하고 있으며, [일간 김다슬] 구독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30일 동안 395만 명의 독자가 열렬히 공감한 인기 있는 글들을 모아 이 책을 펴냈다고 한다.

우리가 하루를 보낼때 매 번 자신의 마음 즉 기분이 달라진다. 제목처럼 기분을 자기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다면, 인생을 살아가기 훨씬 수우러할텐데 말처럼 쉽지 않다. 우리는 하루 안에도 수많은 사람을 만나고, 수많은 상황이 펼쳐지기 때문에 각기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어려운게 현실이다.  저자는 그런 상황에서 우리의 하루를 결정하는 기분을 관리하는 방법에 대한 실질적인 조언을 해준다.


책은 총 4장으로 구성되어있으며, 소개글을 통해 각 장의 내용을 간단하게 살펴보자면,

"1장 감당하기 힘든 시련이 계속된다면에서는 있는 그대로의 온전한 나를 마주하고 바라보아야 함을 이야기하며, 우리의 하루를 결정하는 환경과 기분을 다루는 방법에 대해 담담하게 풀어내고 있다.


2장 마음에도 적당한 거리가 필요하다에서는 인간관계를 대할 때 스스로 지녀야 할 태도와 가치관에 대한 이야기와 불필요한 관계로 지쳐있는 우리들에게 관계 디톡스를 안겨줄 조언들을 담고 있다.


3장 삶을 대하는 알맞은 온도에서는 겨울이 지나면 언젠가 봄이 오듯이 결국 모든 것은 괜찮아질 거라는 저자의 따뜻한 위로가 담겨 있다. 마지막으로 4장 마음 속 깊이 새길 온기에서는 삶을 살아가며 우리가 마음속에 꼭 지니고 있어야 할 마인드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책속의 내용중 몇 가지 문구를 발췌했다.


견디면 결국 찾아온다. 잘 풀리는 순간이. 버티면 끝내 생긴다. 믿을 수 있는 인연이. 좋은 날은 신기하게도 반드시 다시 온다.
갑자기 시국이 나빠져서, 어쩌다 건강 문제가 생겨서, 뜻하지 않게 일이 풀리지 않는다. 안 좋은 일들은 약속한 것처럼 한꺼번에 덮쳐온다.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당하기도 하고, 인간관계에 염증을 느껴서 완전히 질려버리기도 한다.
하지만 좋은 인연을 만나는 건 우직하게 버틴 사람이다. 얕은꾀를 쓰면서 태도를 바꾸지 않고, 때가 묻어도 타락하지 않고, 자기 도리를 지킨 사람이 결국에는 좋은 인연을 만날 수 있게 된다.
일도 마찬가지다. 당장 잘 풀리지 않아도 어떻게든 견디면서 그 자리에 주저앉지 않고, 계속해서 방법을 찾고, 이런저런 시도를 해보며 끝내 작은 실마리를 찾아낼 수 있게 된다. 그리고 그 기점으로 일이 점점 풀리기 시작한다.
그렇게 한 번 방법을 알면 갈수록 잘 풀리게 된다. 그동안 고생한 시간은 그렇게 보상받는다. 견디고 버텨낸 시간 끝엔 틀림없이 행복하고 밝은 미래가 기다리고 있다.
동트기 직전 새벽이 가장 어둡다. 어둠이 모든 것을 영원토록 삼키려 들지만, 해가 뜨는 것을 결코 막을 수 없듯. 떠오르는 희망은 누구도 막을 수 없다.
--- 「견디면 잘 풀리는 때가 온다」 중에서

첫째, 끼리끼리 놀기 때문에.
모여서 술 마시고, 신세한탄을 늘어놓고, 누가 더 불행한지 경쟁이나 하는 사람은 주위에도 그런 친구밖에 없다. 잘 나가는 사람이 그런 사람과 어울릴 리는 없기 때문이다. 매일 똑같은 수준의 사람끼리 뭉쳐서 또 험담, 뒷말이나 하고 남 탓하기 바쁘다. 어릴 때부터 가까웠든 동창이든 무어든 아무런 발전도, 생산도 없는 집단이라면 하루빨리 벗어나야 한다.
둘째, 공간에도 영향을 받기에.
좋은 공간은 좋은 사람이 될 수 있게끔 영향을 끼친다. 오션뷰, 한강뷰의 고급 호텔에서 시작하는 하루는 기분이 다르다. 기분이 좋으면 일상생활과 태도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평소에도 예를 갖추지만, 최고급 레스토랑에 가면 깍듯한 직원의 90도 인사와 서비스에 자기도 모르게 더욱 매너를 신경 쓰게 된다. 고급스러운 잠옷을 입으면 왠지 행동도 우아하게 해야 할 것 같은 기분처럼.
사람은 주변 환경에 쉽게 영향을 받는다. 앞서간 사람은 이점을 깊이 이해하고 있다. 그렇기에 더더욱 사회 각 분야 명사의 강연을 찾아 듣고, 책을 읽으며 자신의 환경을 바꾼다.
그들처럼 성공한 사람의 태도와 마인드를 배운다. 그들에게 영향을 받기 위해서 돈과 시간을 아끼지 않는 것이다. 그것이 지금 처한 주위 환경을 바꾸는 일이기 때문이다.
--- 「앞서간 사람이 환경부터 바꾸는 이유」 중에서

가끔 좋지 못한 생각에 휩싸일 때가 있다. 의지와 상관없이 기분이 침전되고 하루가 무기력하다. 사람의 마음은 날씨와 같아서 쨍하고 해 뜰 날만 있지 않다.
인생을 겪다 보면 잔뜩 흐린 날도 있는 법이다. 흐린 날씨도 자연스러운 날인데 어쩌겠나. 대신 오래 머물러 있지 않아야 한다. 하지만 이런 사실을 알고 있어도 꼼짝없이 무기력하기도 하다.
그럴 땐 해야 하는 일을 전부 다 하려고 하지 말고, 그중에 가장 중요한 하나만 정해서 하는 것이 좋다. 작은 용기를 가지길. 용기는 크게 마음을 먹고 움직이는 것만이 용기가 아니다. 아주 소소한 걸음에도 용기가 실린다.
한 발자국만 내딛어보자. 두렵고, 귀찮고, 피곤하고, 쉬고 싶다면 한 발자국만 앞으로 나간 후에 다시 쉬면 된다. 실컷 쉬고 다시 한 발자국. 이런 식으로 한 발씩 나아가 보는 거다.
가만히 멈춰서서 제자리에 있는 것이 아니니, 머리 위를 뒤덮고 있는 검은 구름떼를 언젠간 벗어난다. 많은 걸 한꺼번에 하려는 생각을 버리자.
하나씩 하면 된다. 충분히 할 수 있다. 차근차근하면 어렵지 않다. 얼마든지 해낼 수 있다. 그러다 보면 맑게 갠 하늘처럼 맑아진 표정을 지을 수 있게 될 것이다
--- 「좋지 못한 생각에 휩싸일 때」 중에서

충실한 하루를 살려면 정신을 뺏기지 않아야 한다. 흔한 말로 혼이 쏙 빠진다고 하는데, 이를 방지하려면 원인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가장 큰 원인은 스마트폰이다. 습관적으로 손에서 놓지 못하는 스마트폰이 사실상 가장 많은 시간과 정신력을 빼앗는다.
스마트폰을 켜면 재밌는 각종 유튜브 영상과 카카오톡,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틱톡을 비롯한 다양한 SNS를 접하게 된다. 몰입하게 되는 순간 시간은 훌쩍 지나가 있다.
티비를 비롯한 여러 매체도 마찬가지다. 스스로 특정 시간대에 일정 시간만 시청하겠다는 계획을 정하고, 그 시간에만 시청하는 절제가 필요하다.
인간은 육체 활동으로만 에너지를 소모하는 게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많은 에너지를 소모한다. 정신력은 한정적이다. 그러니 중요한 곳에 집중할 줄 알아야 하루를 충실하게 보낼 수 있다.
아직 일어나지 않은 미래의 일을 걱정하는 것. 이미 일어나고 지나가 버린 과거의 일을 후회하는 것. 그런 생각들에 사로잡혀서 제대로 대처하거나 준비하지 못한 자신을 자책하는 것. 이 모든 게 정신력을 소모하는 일이다.
쓸데없는 소모를 줄여야겠다. 그래야 정말 필요한 때, 필요한 곳에 정신을 온전히 집중할 수 있으니까. --- 「정신이 뺏기지 않아야 충실한 하루다」 중에서 


 살아가며 쉽지 않은 감정관리를 어떻게 할 수 있는가에 대해 책을 통해 조언을 받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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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요나스 요나손 지음,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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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작가인 요나스 요나손의 데뷔작으로 출간하자마자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에 오른 작품이다. 저자는 1961년생으로 기자와 PD로 오랜 세월 일해오다가, 39세의 나이에 첫 소설을 써서 천만부가 넘게 팔리는 쾌거를 이룬다. 아울러 영화로도 만들어져 비교적 좋은 평가를 받으며, 일거에 유명 작가의 반열에 오르게 된다.


먼저 저자에 대해 간단하게 알아보자면,

​"저자 요나스 요나손은 단 한 편의 데뷔작으로 전 유럽 서점가를 강타한 작가이다. 2007년 스위스 티치노로 이주한 뒤 첫 소설에 감히 도전할 만큼 성숙했다고 생각한 그는 오랫동안 구상해 온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을 집필하게 된다.


세계사의 주요 순간마다 우연히 자리하게 된 한 노인의 이야기를 통해 현대사를 배꼽 잡게 엮어낸 이 비범한 작품은 2009년 처음 출간되어 인구 9백만의 나라 스웨덴에서 1백만 부 이상 팔리는 엄청난 기록을 세운다. 요나손은 다시 스웨덴으로 돌아와 아들과 함께 닭을 키우며 살고 있으며 두 번째 소설 <셈을 할 줄 아는 까막눈이 여자>를 출간하였다.(소개글 발췌)"


소설의 주인공인 알란이 백세가 넘는 노인인지라, 또 다른 스웨덴 노인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프레드릭 배커만의 소설 [오베라는 남자]가 연상됐지만 두 작품은 전혀 다른 스타일이다. 먼저 스케일 자체에 큰 차이가 난다. 100세 노인은 오랜 세월 살아오며 세계사의 주요한 순간마다 알게 모르게 큰 영향을 미친 인물로 설정된다.


작품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100세 생일날 슬리퍼 바람으로 양로원의 창문을 넘어 탈출한 알란이 우연히 갱단의 돈가방을 손에 넣고 자신을 추적하는 무리를 피해 도망 길에 나서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양로원을 탈출해 남은 인생을 즐기기로 한 알란은 버스 터미널에서 한 예의 없는 청년의 트렁크를 충동적으로 훔친다.


사실은 돈다발이 가득 차 있었던 트렁크로 인해 쫓기는 신세가 된 그의 여정에 평생 좀스러운 사기꾼으로 살아온 율리우스, 수십 개의 학위를 거의 딸 뻔한 베니, 코끼리를 키우는 예쁜 언니 구닐라 등 잡다한 무리가 합류한다. 그리고 갱단과 그 뒤로 경찰까지 그들의 자취를 따라간다. 이와 같은 이야기 속에서 시한폭탄과도 같은 노인 알란이 세계사의 격변에 휘말리며 살아온 인생을 되돌아보게 된다.(소개글 발췌)"


이 소설에서 한국 독자가 재미를 느낄만한 지점은 주인공 알란이 김일성과 김정일 부자를 만나는 부분일 것이다. 이 장면에서 알란이 어린 김정일에게 한 거짓말이 들통 나는데, 이는 김정일이 후에 어느 누구도 믿지 못하게 되는 결정적 계기가 된다. 코믹하면서도 세계사의 흐름이 절묘하게 맞물려 돌아가는 소설이다. 영화는 어떻게 만들어졌을지 보기전부터 궁금해지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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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밖의 한국 - 전 세계가 놀란 한국식 모순 경영의 힘
유건재 지음 / 21세기북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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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에서 읽었는지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지만, 한국인들은 자신이 생각한것보다 세계에서 훨씬 인정받고 있다는 사실을 모른다는 기사였다. 요즘 세계적으로 보수적인 경향이 짙어지며 자국 우선주의에 따라 국뽕스러운 생각일수도 있겠지만, 사실 진보정권에서 어느 정도 일궈낸 성과이기 때문에 언론에서 의도적으로 기사화하지 않았을수도 있다.


하지만 케이팝을 필두로 얼마 전 칸영화제에서 2개 부문 수상 아울러 방역 및 기타 등등 한국이  선진국에 가까운 위치로 올라섰다는건 분명한 사실로 보인다. 일제 강점기와 한국전쟁의 폐허로 인한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국가가 백년도 안되는 시간에 어떻게 이런 성과를 이뤄냈을까? 아울러 패스트 팔로워에서 이제는 퍼스트 무버가 된 한국에 어떤 비밀이 있을까에 대해 한국인의 시각으로 분석한 책이다.


저자는 홍익대학교 경영대학 유건재 교수로 서강대학교에서 학사, 미국 퍼듀대학교에서 석사, 코넬대학교에서 조직행동으로 박사 학위를 받은 분이다. 주된 연구 분야는 혁신과 모순으로 특히 한국의 문화와 혁신, 그리고 모순과의 관계를 지속적으로 규명함으로써 한국인의 특징이 기업 속에서 구현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으며 그런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이 책을 펴냈다.


일단 책에서 말하고 있는 주된 명제는, '한국인은 매우 복잡하고 모순적이다'이다라는 사실이다. 한국인들은 빨리빨리의 일처리 방식에 익숙하면서도 은근과 끈기의 문화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인들은 단편적인 시각으로 볼 수 없는 매우 복잡한 존재로 개인의 주체성을 존중하면서도 집단주의 문화에서 생활을 하고 있다. 저자는 이런 한국인들의 모순적 특성을 경영에 적용한 결과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렸다.


- 빨리빨리 하면서도 끈기 있음
- 집단주의와 개인주의의 공존
- 개방성과 폐쇄성을 넘나듦
- 모방하면서도 개성을 드러냄


저자는 이러한 특성을 바탕으로 한국식 경영 전략을 이 책에서 도출해냈다. 유건재 교수는 한국식 경영의 본질을 찾기 위해 먼저 한국인의 특성을 분석했고, 바로 그 모순성을 바탕으로 기업 및 문화 경영에 그대로 적용되어왔다는 사실을 밝혀낸다.


패스트 팔로워의 전략으로 남의것을 모방하는 동시에 개성을 추구하며, 개방성과 폐쇄성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이런 특성들이 함축되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글로벌 경쟁력으로 작용해온 것이라고 말한다.

경영학의 구루인 피터 드러커는 "기업가 정신을 가장 잘 실천하고 있는 나라는 미국이 아니라 한국이다"라는 말을 했다. 현대 경영학의 석학이 이런 멘트를 남겼을 정도로 이제 한국식 경영은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전략이다. 모순은 창과 방패로 양립할 수 없는 현상을 말하지만 그런 통념을 넘어서, 창과 방패가 조화를 이뤄 제3의 상대를 향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어떤 방패도 뚫을 수 있는 창과 어떤 창도 막아낼 수 있는 방패라는 새로운 개념이 탄생한다. 공존할 수 없다고 생각했던 모순을 품어내는 것이야말로한국식 경영의 실체와 본질이다. 한국 기업은 과거에서부터 이어져 내려온 정신과 우리 자신의 실체를 절묘하게 조합해 미래로 나아가는길이 생존전략이 될것이다. 이 책을 통해 한국식 경영의 본질을 파악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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