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3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56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지음, 김연경 옮김 / 민음사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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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울한 러시아 가족의 비극적 막장 스토리.
아버지는 탐욕스러운 호색한. 천하의 잡놈.
단순난폭한 장남은 열정이 불타는 불한당.
지성적 우월(오만)과 양심적 열등(죄책감)의 사이를 오가며 자아분열 중인 둘째. 겉과달리 음흉한 또다른 사생아. 그리고 이런 흙탕물 속 성령의 비둘기같은 알료사.

지독한 인간들이지만 결국 미워할수가 없다. 왜냐하면 나도 미챠처럼 못되 처먹었고, 이반처럼 불신가득한 나약한 오만덩어리이기도 하고, 알료샤같이 세상맑고 순수한 면도 조금은 있거든. 누구나 카라마조프들의 면모를 조금씩은 숨기고 있을걸.

이런 변이바이러스 같은 인격들이 구원을 받을 것인가. 파국으로 치닫을 것인가. 긴장감이 고조되다가 이야기는 갑자기 멈추어버린다. 미처 마무리되지 못하고 이렇게 작가의 유작이 되어버렸다. 갑자기 멈춰버린 숲 앞에서 돌아보니 신과 인간의 관계, 사랑과 욕망의 한계, 인간의 본성과 자유의지에 대한 의문 등 던져놓은 철학적 논제들이 펄덕대는 통에, 이 돌머리는 덜그덕거리고, 삶에 대한 시선은 흔들흔들 멀미가 난다.

미친 카라마조프놈들. 드릅게 치열하게 산다.

대부분의 경우 사람들이란 심지어 악인들조차도 우리가 대략적으로 단정 짓는 것보다는 훨씬 더 순진하고 순박한 법이다. 이건 우리 자신도 마찬가지이다. - P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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