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 더! 무수히 반복해서 더! 이렇게 외쳐 볼 때 우리는 여전히 지금처럼 행동할 수 있을까? 우리 행위의 의미와 가치는 완전히 달라지지 않을까? 우리의 행위는 무겁다. 아주 무겁다. 최고로 무겁다. 그 무거움은 유일한 존재인 우리가 유일한 행위를 하고 있다는 점에서 나올 수도 있다. p.86~87

p.10
그래서 세계는 두 번 진행된다. 한 번은 우리가 그것을 보이는 그대로 보는 순간. 두 번째는 그것이 존재하는 그대로 전설로 새겨지는 순간.
나는 언제나 "세계는 두 번 진행된다." 라는 말이 나의 방법론이기를 간절히 바랐던 것 같다. 두 번째야말로 우리의 어떤 욕구를 설명한다. 더 배우려는 욕구, 읽으려는 욕구, 쓰려는 욕구, 골똘히 생각해 보려는 욕구, 규명하고 분석하고 해석하려는 욕구. 그러고 보면 읽고 쓰고 배우는 것이야말로 한 번뿐인 인생의 쓸쓸한 일회성, 혹은 자신의 한계를 극복해 내려는 `의지`와 관련된 문제 같다. 언제나 몹시 강렬하고 매혹적인 말 `전설`은 이렇게 바꿔 말해도 좋을 것 같다. 정신이 꿈꾸기를 계속한다면 잃어버릴 것은 없다.
두 번째 세계, 전설, 꿈꾸기. 이 단어들은 모두 같은 생각으로 나를 이끈다. 매 순간 우리는 미래의 자신이라는 생각이다.
만약 우리에게 세계가 한 번만 진행된다면(보이는 그대로만 보는 데서 멈춘다면) 우리는 매 순간 과거의 자신이다. 확실히 우리는 한 몸 안에 과거와 미래를 동시에 갖고 있다. 한 순간에도 과거와 미래를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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