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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외인종 잔혹사 - 제14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주원규 지음 / 한겨레출판 / 2009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 가끔 힐끗거렸다. 뭔가 책 표지가 박민규스러워서 책 내용도 박민규스러운게 아닐까 싶었다. 그래서 읽기를
미뤄왔다. 또 어디서 본 책 소개글에서 다양한 소수자들이 처한 현실이 나온다.라고 해서 안 읽은 거 같기도 하다. 요즘
그런 소설들이 많은 것 같으니까.
문체같은 걸 잘 알지못하는 내 판단에 의하면, 내가 예상했던대로 박민규스럽지는 않다. (그 이유가 뭔지는 나도 잘
설명하진 못하겠으나) 이 소설의 주요인물은 장영달, 기무, 김중혁, 윤마리아 이다. 4명 모두 사회적 약자이다. 70살을
넘긴 노인, 학교를 안다니는 날라리 소년, 노숙자, 인턴 사원. 이 4명은 각자의 사정에 의해 '코엑스몰'로 모인다. 그리
고 그곳에서 모든 일이 벌어진다. 기무라는 소년이 게임회사가 주최하는 이벤트에 찾아가기위해 간 코엑스몰, 장영달
은 아르바이트를 위해, 윤마리아는 정규직 사원 채용 담당자를 만나기위해, 김중혁은 경찰의 단속을 피해 코엑스몰로
간다.
갑자기 코엑스몰의 모든 전기가 나가고, 출구가 차단되고, 모든 사람들은 인질이 된다. 사람의 몰골을 한 게 아닌,
'양머리'를 한 사람들에 의해. 양머리들은 이상한 이유를 들어 인질들을 혁명의 제물로 바친다. 꽤 많은 사람들이
죽은 뒤, 코엑스몰에서 설비사로 일하던 김중혁이 전기를 공급하고, 방화셔터를 올려 사람들은 탈출하게 된다. 하지
만, 주인공들이 으레 그러듯 4명 모두 두목 양머리를 만나기 위해 인터컨티넨탈 볼룸에서 모이게 된다. 날라리 기무
는 두목 양머리를 죽여야 하는 미션에 따라 그를 죽이고, 이 이상한 상황은 여차저차 마무리 된다.
다음날 신문에 아무것도 보도되지 않을만큼 조용하게 말이다.
다시, 사회적 약자로서의 삶이다.
책을 다 읽고 개운하지 않았는데, 그걸 생각해보니 바로 '양머리'의 정체가 뭔지 몰라서이다. 책에 두목 양머리가
양머리로 바뀌게 된 경위를 설명하는데 거기에도 왜 자신들이 '양머리'로 바꿨는지 모른다. 양머리는 그들을 이끌
어주는 목자를 필요로 할 뿐이다. 저자는 무얼 상상하고 비유하려 했던 걸까. 지도자를 애타게 찾는 국민들?
그런건 없다는 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