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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직장인 잔혹사
임기양 지음 / 마젤란 / 2009년 11월
평점 :
품절
남자직장인과 여자직장인은 다르긴 다른가보다. 아님 어쩌면 다를 수밖에 없나보다. 그래서 이렇게 조금은 자극적
인 제목도 나오는 거고.
이 책은 모두 5개의 장으로 이뤄져있다. 가장 유익했던 부분은 1장 이었다. 사내연애, 성추행, 회식, 말투 등
사소하다면 사소한 것이 나와 어떤 게 좋고 나쁜 것인지 알려준다. 특히, 오피스 와이프/ 허스밴드 같은 용어는 처음
봤는데 그 개념이 너무 놀라웠다. 오피스 와이프/ 허스밴드는 직장 내 절친한 남녀 동료사이를 일컫는 말이라고 한다.
이건 좀 보수적/진보적인 걸 떠나서 용어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 그냥 친한 동료사이라도 뭔가 이상한 느낌을 주는
단어가 아닌가 싶다. 그리고 만약 내 배우자가 회사내 오피스 와이프가 있다고 하면 정말. 바람이라도 피는 것 같을
거다.
좀 별로였던 장은 4장이다. 비교! 그녀 VS비교 라는 장인데, 대비되는 여자직장인들의 사례를 들어 쭉 특징, 상황
등을 열거한 다음 맨 마지막에 '주의사항'이라는 부분을 두어 조언을 하는 걸로 끝을 맺었다. 예를 들어, 직장 1년차
VS 직장 5년차 로 비교한 다음 코멘트 하는 식이다. 그런데, 이 장을 왜 이런 식으로 구성해야 했는지 아쉽다. 전체적
으로 이 책의 느낌은 '잡지'같다.라는 건데 그 느낌이 여기선 더 강하다. 주의사항이라고 한 부분을 좀 더 풀어서 썼
으면 좋았을 것 같다.
전체적으로 이 책이 말하는 것은 '할일은 똑부러지게, 적당히 일하며 살 것인지 프로페셔널한 직장인으로 남을 것
인지'를 고민해보라고 한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성격과 일 두 부분에서 모두 좋은 평가를 받기는 힘들다고 했던
것이다. 마치 마키아벨리가 군주에게 도덕은 중요하지 않다 라고 하는 것 같았다. 성격과 일 두 가지 중에 더 중요시
하는 것에 투자하라는 말은 현실적이고, 냉정하게 들리기도 하지만 맞는 말 같다. 직장은 말 그대로 직장이고,
이익을 내야 하는 곳이니까, 학교가 아니니까 말이다.
마지막으로 한 마디 하자면, 제목 '여자직장인 잔혹사'에서 '잔혹사'는 책 내용에 비해 과장된 느낌이다. 이 책은
여자들만의 문제에 대해 고민할 것같지만 딱히 그런 것 같지도 않고, 또 그 깊이가 그렇게 깊지는 않으니 말이다.
여자들의 잔혹한 현실을 읽으려면 차라리 페미니즘 관련 도서나 뉴스에서 찾아보는 게 더 쉬울 것 같다. 그냥
뭘 읽고 싶긴 한데 진지한 건 싫고 그럴 때 읽으면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