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 페미니즘을 상상하다
김세서리아 지음 / 성균관대학교출판부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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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미니즘은 너무 서구적이야. 우리가 살고 있는 여기는 한국이고. 라는 말을 들었다.  

     나는 아직 페미니즘에 대해 거의 모르지만, 그 신선함에 살짝 젖어있는 상태였다.  그럴 때 들은 말은, 마치 내 생각이  

     아니라 '나'를 비난하는 것처럼 들려서 기분이 안 좋았던 게 사실이다. 내가 잘못 생각한 걸까 이런 생각이 들 무렵, 

     활동하고 있는 모임에서 이 책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리고 난 이 책이라면 유교 나라인 우리나라에서 페미니즘이  

     어떻게 나아갈 수 있을 것인가 알려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했다.  

 

         다 읽고 난 지금 공자와 페미니즘은 제대로 융화될 수 있지 않을 것 같다. 갈 길이 험난하다. 란 생각이 들어 머릿속 

     이 복잡하다. 1부와 2부에서까지는 어느 정도 조화가 가능하겠구나 싶었는데 3부에 가니 '이건 작가도 힘들어서 그냥 포 

     기해버린 건가'라는 느낌이 들었다.(제가 잘못 이해한 것일 수도)  전체적으로 보자면, 유교 사회의 이상사회인 '대동사 

     회'는 '크게 하나인 사회'이다. 오늘날 중요시되는, 그리고 서구에서 중요시되는 '개인'을 중요시하기 보다는 '공동체'를  

    중요시하는 것이 대동사회로 보인다. 따라서 여성주의의 가장 큰 장점인 차이를 이해하려고 함/ 소수자에 대한 인권 주 

    장/여성의 자아 실현 등은 순수한 유교적 유토피아인 대동사회에서는 실현되기 어렵게 보인다. 저자가 많은 분량을 할애 

    해 강조하듯이 '동일성'을 강조하다보면, 억압받는 사람들의 차이점과 잘못된 점이 무시되고, 없는 것처럼 보여야 하기  

    때문이다.  

 

           내가 페미니즘에 대한 책을 읽다 제일 놀란 거는, 아마 내가 아는 모든 단체들 중에 소수자에 대한 인권보호, 권리 

      를 장하는 것 같아 보였단 점이다. 동성애자, 장애인에 대한 시각을 페미니즘은 모두 포용하려는 것처럼 보였다. 그 

      것 버거울 수도, 어쩌면 누구는 주제 넘는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이런 소수자에 대한 의견을 열어놓았다는 점에 

      서  페미니즘이 장점을 지닌다고 본다. 그런데, 이런 장점들이 대동사회에 간다면 모두 사라져야 하나해서 걱정이다. 

      그리고 이제 공동체에 전적으로 헌신하기보다는 개인의 가치가 중시되는 우리사회에서 대동사회를 주장하는 것이 어쩌 

      면 시대를 따라가지 못하는 사상이 아닌가 싶기도 했다. 

           물론, 저자는 유교와 페미니즘이 꼭 융화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 아니라고 한다. 그리고 자신은 이 둘의 만남이  

      허접해지지 않도록 했다고 한다. 그래서 이 둘을 한 책에 같이 놓는다는게 위험해보인다고 인정하고 있다. 나는 저자의 

      시도는 가치있고, 앞으로 더 고민해봐야 할 문제라고 본다. 나 역시 살아가면서 유교와 페미니즘의 가치가 충돌하는 걸 

      당할 수 밖에 없을 거다.  

 

           이 책에서 아쉬운 점을 이야기하자면 책이 유교와 페미니즘의 입장을 각각 들어보고 조화를 모색하려 했지만 뒷부 

     분로 갈수록 이론적 부분에 치중하는 모습이 보였다는 점이다. 또, '보살핌'이란 주제를 예로 들어보면, 이 주제에서 

     도 핌의 전통적 개념과 어떻게 현대적으로 변모해야 하는지 말로만 설명한 느낌이다. 다른 부분에서도 이런 느낌 

     은 지우기 힘들다. 저자가 논쟁을 끝까지 밀어붙이지 않고 조화를 꾀한것 같기도 하고, 그게 이 책이 '학문적/이론적'으 

     로 접근려는 점때문에 가진 한계일지도 모른다. 다만, 이 책이 너무 이론쪽으로 치중된 것 같아서 아쉬웠고, 조화점 또 

     한 (분에 넘은 말이지만 어떻게 보면) 누구나 조금만 생각하면 낼 수 있는 주장이라는 점이 아쉬웠다. 책에 실제 생활과  

    관련된 이야기/ 문제점을 더 많이 넣었다면 더 좋은 책이 되었을 거란 생각을 한다. 동양철학을 잘  모르는 내가 제대로  

    못  읽어서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 같기도 하다. 페미니즘을 공부하고 관심있는 분들이 읽어본다면 좋을거라 본다. 아마 

    내가 읽지 못한 것들을 읽어낼 수 있으실 거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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