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 있는 독서모임이 있다. 번갈아가며 독서토론 사회를 본다. 그런데 내 경우에는 그 사회를 본다는 게 여간 힘든게 아니다. 말 주변도 없고, 내가 나서면 어색해지는것 같은 분위기에 움츠려들게 된다. 그래서 나는 다른 사람들이 사회를 볼 때 분위기나 그들의 사회 스타일을 나름 눈여겨 보게 된다.
내가 발견한 건 그거다. 개개인의 분위기, 성격이 그 토론 사회에 (당연히) 영향을 미치고 토론 분위기까지 결정한다. 예를 들어보자.
1. 쾌활하고 웃긴 캐릭터의 여자가 사회를 본다고 하자: 토론은 활기를 띄고, 구성원들도 많이 웃는다.
2. 차분하지만 밝은 성격의 여자 : 분위기는 차분하지만 완전히 가라앉지 않고, 대체로 토론은 매끄럽게 진행된다.
3. 명확하고 밝고, 자기주관이 뚜렷한 성격의 남자 : 토론은 '정말' 매끄럽게 진행되며, 종종 토론 시작부분에 개인이 '강의'형식으로 책의 내용을 정리하거나 사람들의 의견을 정리한다.
4. 평소엔 재미있지만 토론때에는(그리고 내면적으로는) 진지한 남자 : 토론사회를 보면 진지한 면만 드러난다. 다른 구성원들이 생각하지 못하는 각도에서 토론을 이끌어나가준다. 가끔 질문이 너무 심각하고 신선해 분위기가 진지해져 무거워진다.
5. 평소 밝고 독특한 성격을 가진 여자 : 대체로 밝은 분위기에서 진행된다.
본인과 비교할때에는 그래도 가장 '비슷한' 사람과 더 많이 비교하게 된다. 나의 경우, 성격이 비슷한 사람은 없어서 토론 분위기를 비슷하게 만드는 사람을 꼽자면 5번 여자이다. 평소 진행하는 걸 보면, 나만큼 미숙하지는 않지만 그녀도 때때로 사회자를 보는 게 뻘줌한게 눈에 보이고 중간중간 흐름이 끊기는 걸 느낄 때도 있다. 그런데도 그녀가 사회자를 보면 분위기는 대체로 '밝다'. 그렇다면 이게 무얼 의미할까?
얼마나 준비했는지에 상관없이 본인의 성격, 매력으로 충분히 '어느정도' 토론 사회자 라는 역할을 커버할 수 있다는 게 아닐까 싶다. 이렇게 생각을 하면 내가 진행하는 토론은 저들의 분위기를 낼 수 없는 게 아닌가. 라는 결론에 이른다. 역시 사람 자체의 분위기, 성격이 제일 중요한가. 라는 생각도 하게 된다.
토론 사회자로 선정되면 그래서 정말 많은 고민을 하게 된다. 단순히 진행의 문제가 아닌, 내 성격이 상당한 역할을 하는 것이기에 말이다. 물론 가질 수 없는 걸 탐하는 것 보다, 내가 가진것을 부각시키는 것이 더 쉽겠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