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번 진짜 안 와
박상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1년 3월
평점 :
품절


인생이란 생각해보면 그런 것인지도 모른다. 무엇이든 잘 진행되어지는 것 같아 이대로 행복한 순간이 마냥 이어질 것 같으면서도 어디쯤에서인가부터 이상하게 꼬이기 시작하여 그것이 마침내는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는 점점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게 되고, 그래서 세상이 나를 몰라주느니 시대를 잘못타고 태어났다느니 하는 하소연 섞인 푸념을 습관처럼 늘어놓게 되다가도, 문득 눈을 돌려 혹시라도 다른 방향으로 발자국을 한걸음 내딛으면 사라졌던 희망의 빛이 보이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 섞인 기대감으로 방향을 바꾸어보기도 하는 것처럼 이러한 일련의 행동의 반복이 바로 인생이 아닐까 하는 것이다. 어느 누구의 삶도 따지고 보면 망망하고 어두운 밤바다 위에 표류해있는 작은 조각배와 같은 것이며, 그 어딘가에 자신의 길을 밝혀줄 등대의 불빛을 쫓아 한치 앞도 가늠 할 수없는 끝없는 항해의 과정을 거쳐야만 하는 것이고, 그리고 그 안에서 저마다 선택을 위한 갈림길에 서서 수없는 갈등의 시간들과 싸워야 한다. 선택한 이후의 삶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알 수는 없겠지만 이에 대한 책임은 그 누구도 아닌 본인 스스로가 짊어져야 할 몫이며, 다만 그것이 설사 완전한 자신의 패배로 규정되어진다 하더라도 결코 좌절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싶다. 왜냐하면 그것이 새로운 방향으로 거듭나기 위한 하나의 일시적인 과정일지도 모르니까 말이다.

이 작품은 우리들 중 누군가가 한번 겪었을 법한 혹은 앞으로 또 그 누구인가 겪게 될지도 모를 인생의 한 단면을 과감하고도 거침없는 문체의 형식으로, 자신의 이상과는 사뭇 다른 고리타분하고 획일적이며 추악한 사회 현실에 맞서 악전고투하는 한 젊은 청년에 삶의 일부분을 통해 오늘을 살아가는 많은 이들에게 당신은 오늘 무엇을 위해 살고 있고 무엇을 바라며 살고 있는지, 그래서 그렇게 선택하고 결정한 삶이 당신에게 과연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인지를 조용히 되묻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20대 후반인 책 속 주인공 고남일은 순수열정주의자를 지향하며 무한한 자유와 자신의 열정을 마구 샘솟게 해주는 롹음악에 심취해 오늘도 훌륭한 기타리스트를 꿈꾸면서, 오늘도 그 안에서 삶의 작은 행복을 맛보며 살아가는 평범한 친구다. 거창하고 화려한 삶은 아닐지라도 그럭저럭 유쾌한 나날을 보내고 있던 그의 삶에, 어느 날부터인가 슬슬 일이 꼬이기 시작하더니 사랑하던 애인이 절교를 선언하면서 훌쩍 떠나버리고, 자신이 이끌고 있던 밴드는 공중분해 되는 상황을 맞이해야 했으며, 마침내는 다니던 일자리에서마저 쫓겨나는 하루아침에 모든 것이 엉망이 되는 현실 앞에 서게 된다. 한순간에 자신의 모든 것을 잃어버린 그는 점점 꼬질꼬질해지고 비참해지는 자신의 모습을 견디지 못하게 되고 이대로 죽을 수는 없다는 절박한 심정에 즉흥적인 런던으로의 여행을 결심하게 된다. 아무런 계획도 대책도 없이 도착한 런던에서 막막한 나날을 보내다가 우연하게 이전에 헤어졌던 자신의 애인을 그곳에서 만나게 되는데, 이를 계기로 자신에게 무언가 새롭고 긍정적인 일이 생길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게 되지만 결과는 그의 뜻대로 되지 않고 자꾸 엉뚱한 방향으로 흐르게 된다.

작품 속에는 순수한 자유주의를 꿈꾸는 한 청년을 중심으로 우리 사회의 모순된 구조를 은근히 비판함과 동시에, 비록 가진 것 없고 많이 배우지는 못했어도 자신의 옳다고 생각해왔던 가치관과 이념을 어느새 헌신짝처럼 버리고 사회 통념이 만들어낸 획일적이고 틀에 박힌 비굴한 삶에 무조건 맞장구치고 동의하며 살아가기보다는, 그것이 설사 자신의 목을 처참하게 죄어 온다 하더라도 때로 반항이 필요할 때는 스스로 떨쳐 일어나 반항해야 하는 것처럼 굳이 자신까지를 속이는 위선적인 삶을 냉정하게 거부하고 있는 듯하다. 주인공은 자신이 선택한 길이 결코 쉽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면서도 이를 회피하지 않고 과감하게 부딪쳐 그곳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으려 한다. 한번 꼬이면 그 매듭이 쉽게 풀리기보다 점차 더 엉망으로 꼬여가는 그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니 마음이 안쓰럽게 느껴지지만 그럼에도 자기 자신에게로 향한 무한한 애정을 보이며 그 과정에서 또 다른 새로운 무언가를 발견할 수 있다고 보는 그의 긍정적인 측면은 비겁하게 살아가는 다른 어떤 이의 삶보다 훨씬 아름답게 느껴진다.

사람마다 주어진 자신의 운명은 애초 조금씩 각기 다를지라도 인생을 꾸미고 가꾸어 나가는 과정에서 결과적으로 모든 것이 행복이라는 목표로 귀결되고 있다는 점에서는 대체적으로 모두 비슷하다고 할 것이다. 하지만 자신이 선택했던 삶의 방법이 비록 아무리 많은 시간을 들여 신중에 신중을 기한 최선의 것이었다고 해도 그것이 행복하고는 거리가 먼, 혹은 새로운 발판을 위한 기회가 되지 않고 때로 날카로운 비수가 되어 자신을 가슴을 아프게 찌르는 어이없는 것일 수도 있으며, 또는 독이 묻은 화살의 촉수가 되어 자신의 영혼의 갉아 먹는 고통스런 아픔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분명 그것이 우리 인생의 전부는 아니며 끝은 아닐 것이다. 따라서 언젠가는 그것을 상쇄하고도 남을만한 어딘가에는 있을 그 무엇을 위해 지금의 좌절이 잠시 내게 온 것이라고 가정해보면서, 이 책 주인공이 언제 올지 모를 15번 버스를 기다리는 것처럼 기다림 속의 미학을 한번 배워보는 것은 어떨까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역사로드 한국사 2 - 삼국과 가야 역사로드 한국사 2
최은영 글, 원병조 그림, 페이퍼100 기획, 전국초등사회교과 모임 감수 / 타임주니어 / 2011년 4월
평점 :
품절


최근 우리나라의 역사 내용을 두고 주변 국가들의 그 왜곡의 정도를 생각하면 해도 해도 너무 하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많이 든다. 사실 우리가 역사를 배우는 목적 중 그 하나는 지나간 과거의 사실을 통해 무엇이 잘못 되었는지를 반성하고 이를 바탕으로 지금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고 앞으로 미래를 어떻게 하면 더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 갈까하는 가치관을 깊인 인식하는데 있다 할 것이다. 역사는 이처럼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음에도 요즈음의 사회흐름이 그래서인지 그다지 큰 관심을 갖지 못하는듯해 보인다. 따라서 이러한 맥락에서 생각하면 역사에 관하여 우리아이들이 그 내용으로부터 언제부터인가 모르게 거리감을 두고 있는듯하고 역사를 왜 배워야 하는지에 대한 그 인식의 정도가 점점 희박해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스러움이 먼저 앞선다.

아이들이 초등학교 상위학년으로 올라가게 되면 이제 서서히 역사에 대한 새로운 부분을 배우게 마련인데, 아이들 교과서에 나온 그 세부내용을 따라가다 보면 솔직히 그 범위가 워낙 광대한데다가 처음 접하게 되서 그런지 친근감이 느껴지기보다는 다소 낯설고 생소하게 느껴지는 부분이 많고, 게다가 많은 내용을 대부분 암기해야 한다는 부담감에 그런 이유로 쉽게 흥미를 잃어버리고 건조하고 따분함에 많은 아이들이 의외로 어려움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이 책은 이러한 문제점을 최대한 보완하여 2011년 학교 교과서 개정교과서에 맞추어 한권의 책 안에서 국내 역사와 더불어 세계사의 흐름을 한눈에 알아보기 쉽게 만화의 형태로 만들어 아이들이 역사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세계관 확대를 위한 도움을 주고 있어 역사 참고도서로 한번 활용해 봄은 어떨까 싶은 생각을 해본다.

책 속에는 탄탄한 스토리를 바탕으로 세 명의 친구들이 등장하여 타임머신을 타고 각 시대를 탐험하게 되는데 단순하게 이곳저곳을 둘러보는 것이 아닌 당시의 시대상이 어떠했는지 중요한 여러 사항들을 살펴보면서 미션을 수행하는 이야기로 상당히 재미있게 꾸며져 있고, 중간 중간 역사에 대한 실제 사료들을 첨가하여 아이들이 꼭 알아야 할 내용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매끄러운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는 것이 특색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역사와 관련하여 서양의 다양한 역사를 함께 비교해보면서 아이들이 폭넓은 역사 상식을 얻는데 효과적인 공부가 되도록 했으며, 책의 끝부분에는 상세한 지도와 함께 핵심정리가 따로 설명되어 있어서 학교 학습과 연계하여 본다면 좋은 참고서가 되지 않을까 싶다. 이 책은 모두 10권의 시리즈로 되어 있는데 각 권마다 시대별로 구분되어 나뉘어져 있고, 특히 우리나라 역사의 전체적인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초대형 연표 놀이판이 부록으로 들어 있어서 게임을 통하여 아이들과 함께 부모와 재미있는 역사 공부의 시간을 마련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아이들에게 있어 역사 공부는 선행해서 공부하는 것이 효과적이며 고정화되고 관념화된 역사의 단순한 지식을 습득하는데 그치기보다는 역사 속에서 행해진 여러 사건의 원인과 결과를 통하여 비판의식을 키우고 세상을 보는 안목을 넓혀가며 마침내는 올바른 역사관과 역사인식을 정립하는데 그 목적을 두어야 한다고 말한다. 자녀를 키우는 일부 학부모들 중 아이들에게 맞는 역사 도서는 어느 것이 좋을지 고민하게 되는 경우를 간혹 보게 되는데, 딱딱하고 건조한 내용만을 다룬 도서를 권하기보다 이러한 책을 통하여 아이들로 하여금 역사에 대해 먼저 흥미를 갖도록 해주는 것이 우선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든다. 역사를 바르게 알고 그 인식의 폭을 확대시켜나가는 것은 아이의 장래를 위해서라도 이는 중요시 되어야 할 사항이며 분명 고려되어야 부분이다. 따라서 이 책에서처럼 우리 역사흐름을 시대 순으로 제대로 짚어 나가면서 학교 교과와도 연계하여 학습할 수 있는, 다시 말해서 책의 내용과 구성면에서 볼 때 아이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이러한 책을 권장했으면 싶은 생각을 해보며 더 나아가서는 부모와 함께 토론식의 형태로 발전시켜 아이들의 사고력을 폭넓게 확대 시켰으면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프로파일러
팻 브라운 지음, 하현길 옮김, 표창원 감수 / 시공사 / 2011년 3월
평점 :
절판


최근 어느 뉴스 기사에서 우리나라에 갈수록 다양한 형태의 범죄율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는 우려 섞인 내용과 함께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이러한 행위에 대해 정부는 나름대로의 어떤 대비책은 있는지 혹은 이러한 작금의 현실 상황을 제대로 인식하기는 할까라는 다소 비관적인 시각을 담은 글을 본적이 있다. 우리의 사회가 언제부터 이렇게 삭막하고 건조하게 진행되어졌는지 그 구조적인 문제점을 찾아 이를 제대로 잡아가야 할 것이지만, 그보다는 지금 현재 벌어지고 있는 여러 범죄에 대하여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예방책들이 시급히 강구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사실 우리의 사회에서 일어나는 대부분의 여러 범죄 사건들은 어떤 원한에 의한 혹은 사소한 싸움이 그 발단이 되어 우발적으로 행해지는 일종의 원인과 결과가 어느 정도 예상되는 극히 평범한 것들이지만, 문제는 그러한 범죄의 범주에 벗어나있는 이를테면 살해동기가 분명치 않으면서도 오랫동안 지속되는 연쇄살인의 행위나 단순한 것이라도 범죄의 그 내용이 일반인으로서는 이해하기 힘든 가학적이면서도 상당히 엽기적인 형태로 나타나는 것들이다. 이들 범죄의 특징을 보면 사전에 치밀한 계획을 통해 은밀하게 이루어진다는 점이며 사체유기와 같은 방법이 동원되어 그 증거나 흔적을 찾기 힘들다는 것이다. 따라서 경찰에 의해 그 범행이 발각되기 전까지는 거의 미제의 사건으로 남게 되는 경우가 많다. 예년과 달리 요즈음 우리의 사회에 연쇄살인범의 범죄의 행각이 심심찮게 등장하면서 이에 충격적인 사건 전말의 내용을 보고 이러한 범죄들에 대해 많은 활약을 펼치고 있는 프로파일러들에 관한 관심들이 많아진 것 같아 보인다.

이 책은 현재 미국 내에서 큰 활약을 펼치고 있는 여성 프로파일러인 팻 브라운이 한때 평범한 주부로 지내다가 자신의 마을에서 벌어진 살인사건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본격적인 프로파일러의 길을 걷게 되기까지 그리고 이후 자신에게 맡겨진 미제의 사건을 실제 경험하면서, 당시 그녀가 겪었던 여러 사건에 대한 프로파일링에 대한 생생한 이야기들과 또한 범죄자의 범행과 연관하여 사건 해결에 직접적인 책임을 지고 있는 수사기관의 문제점과 더 나아가서는 사건 피해자들의 가족에 대한 내용까지를 폭넓게 담고 있어, 그 동안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던 프로파일러들의 세계를 한층 가까이에서 들여다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해 주지 않나 싶다. 책 속에는 연쇄살인이나 사이코패스에 관한 범죄자들의 이야기에서부터 단순 살인에 이르기까지 실로 다양한 사건들이 수록되어 있는데, 그녀가 사건과 관련하여 사건의 진실을 찾아내기 위한 프로파일링을 하는 과정을 통해 프로파일러들이 부딪치게 되는 여러 가지 현실적인 고충, 즉 경찰들의 비협조적인 문제나 제한되고 불충분한 증거들을 가지고도 보다 논리적이고 신빙성 있는 가설을 설정해 이를 유추해야 하는 생생한 현장을 돌아 볼 수 있어서 이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여러 독자들에게는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다. 그녀의 말에 의하면 훌륭한 프로파일러가 되기 위해서는 검시보고서와 범죄현장 사진들을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범죄자의 역할 연기와 범죄의 재구성, 그리고 범죄를 분석하는데 주력해야하며, 이러한 모든 것은 반드시 증거에 근거한 과학적인 것이어야 한다고 한다.

범죄현장을 두고 과학적인 수사를 동원해 철저한 검증을 거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경찰에서 해결하지 못한 여러 미제 사건들은 점차 증가하는 추세에 있는듯하다. 어느 누구나 범죄자가 되기를 바라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흉악한 범죄들이 점점 많아지는 것은 그만큼 우리 사회에 어두운 구석이 많다는 것이며 사회정의와 경제정의가 제대로 실현되지 않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따라서 이를 해결하는데 있어 사회구조적인 문제점들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들, 다시 말해서 여러 가지 제도적인 보완들이 있어야 할 것이지만 연쇄적이고 사이코패스적인 범죄의 경우처럼 당장의 현실적인 문제들은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것처럼 다양한 범죄의 유형들을 사전에 미리 파악하여 추가적인 희생자가 나오지 않도록 범죄예방에 대한 새로운 프로그램들을 개발되어야 하고 전문적이고 능력 있는 프로파일러의 양성과 같은 구체적인 대안들이 하루라도 빨리 추진되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그러나 다른 어느 것보다 우리가 중요시해야 하고 명심해야 할 것은 인간의 존엄성과 같은 윤리적인 의식이 사회전반에 흐르도록 분위기 조성에 힘써야 한다는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고구려 1 - 미천왕, 도망자 을불
김진명 지음 / 새움 / 2011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오랜 우리의 역사 내용을 사실적이면서도 재미있게 다룬 책을 접해야지 하면서도 내게 있어서 그 동안 많은 망설임과 주저함이 있었던 것은, 행여 사료에서 벗어난 단지 흥미만을 끌기 위한 것이거나 사실을 다소 왜곡하여 엉뚱한 방향으로 끌고 가려는 근거 없는 이야기들이 아닐까 싶어 한동안 멀리 했었다가, 최근 이 책을 통해 일단 그러한 우려감이 어느 정도 사라졌다는 것이 다른 무엇보다 우선하여 반갑게 느껴진 작품이 아닌가 싶고, 우리 고구려 역사의 그 세부적인 내용을 소설의 형태로 박진감이 넘치면서도 드라마틱하게 그려내어 독자의 입장에서 책에 쉽게 몰입하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개인적으로는 근래에 보기 드문 좋은 작품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든다. 그 동안 우리가 역사 교과서에서 배웠듯이 삼국시대 중 우리가 고구려 하면 문득 떠올릴 수 있는 것은 유려하고 부드러운 그런 이미지 보다는 웅장하고 진취적인 기상 같은 힘이 느껴진다는 것인데, 그것은 아마도 지리적인 위치관계로 인한 이민족과의 수없는 투쟁의 역사에서 자연스럽게 생겨난 일종의 근성 같은 것인지도 모를 일이다. 그런 이유에서 인지 몰라도 이 책의 내용 역시도 그러한 특색을 작품 속에 잘 살려내지 않았나 싶다. 저자가 이 책의 서두에서 밝혔듯이 그동안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면서도 우리의 고대 역사내용을 토대로 하여 심층적으로 다루었던 국내 문학 작품이 전무했다는 것이 독자의 입장에서 정말 아쉬웠던 점인데, 이제라도 이런 작품을 통하여 우리 선조의 숨결을 간접적으로 느끼면서 그들의 발자취를 되돌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고무적인 일은 아닌가 싶은 생각을 해본다. 

이 작품은 고구려의 700년 제국의 역사 중에서 15대 군주를 지냈던 미천왕 을불의 일대기를 역사자료에 근거하여 저자가 만들어낸 탄탄한 짜임새에 의한 극적인 요소들이 조화롭게 잘 이루어져 있어 마치 독자가 한편의 대하 역사사극을 보는 것과 같은 느낌이 들게 할 만큼 대단한 역작으로 보여 진다. 고구려 13대 서천왕의 손자이며, 돌고의 아들이었던 미천왕은 자신의 아버지가 장자계승원칙에 따라 왕위에 오른 그의 형 봉상왕의 폭정에 의해 억울하게 죽임을 당한 뒤, 이후 그 여파가 자신에게까지 이르자 한때 아버지의 충직한 부하였다가 지금은 국왕의 책사가 된 창조리의 조언을 듣고 궁궐을 도망쳐 떠돌이 생활을 하다가 저가라는 어느 부호의 집에서 기거하면서 그 곳에서 자신의 안위를 돌보기에 이른다. 하지만 그를 잡기 위해 시시각각으로 죄어오는 여러 눈길 때문에 그는 어느 한곳에 오래 머무를 수 있는 처지가 되지 못했고, 그러한 이유로 여기저기로 옮겨 다니는 과정에서 자신의 아버지를 따랐던 일부 추종세력들과 개인적인 인연으로 여노라는 친구와 고구려 출신으로 낙랑에서 큰 부자가 된 주태명이라는 상인을 만나면서 그들의 도움으로 이를 지렛대로 삼아 도탄에 빠져 정치 경제적으로 망국의 지름길에 들어선 자신과 아버지의 조국인 고구려의 새로운 미래를 만들기 위해 그 구체적인 방법을 모색하는데 골똘하게 된다.

이 소설의 전개 방식을 보면 등장인물이나 시대적 배경의 장황한 묘사에 치중을 두기 보다는 상황 설정에 의한 사건 중심의 빠르고 간결한 문체를 바탕으로 그 구성의 단계가 역동적으로 펼쳐져 있는데다가, 그 내용이 매우 흥미롭고 긴장감 있게 진행되고 있어서 어느 독자가 보더라도 책으로 몰입에 쉽게 빠져들게 하는 상당한 흡인력을 지닌 작품으로 보여 진다. 따라서 그 동안 중국의 삼국지나 일본의 대망과 같은 소설에서 재미를 느낀 독자가 있다면 그것과 비교해서 한번 관심 있게 봐두면 좋지 않을까 싶고, 설사 그런 것이 아니더라도 이러한 책을 통해 우리의 고대 역사의 주요한 부분이었던 고구려의 그 시대적 상황을 상세하게 살펴보면서 우리가 잠시나마 잊고 지냈던 자주적인 역사 인식을 우리의 가슴 속에 다시 한 번 일깨우고 그리하여 인생을 살아가면서 우리의 존재 가치를 과연 어디에 두어야 할 것인지에 대한 깊은 자각의 시간을 제공해주고 있는 점에서 이 작품은 그 나름대로의 독자들에게 충분한 의미가 되고 있다고 본다. 개인적으로 요즈음 우리의 사회를 들여다보면 그 안에 심각하게 불거져 있는 대부분의 문제들의 원인은 바로 우리의 역사 인식의 부재에서 모두 기인하는데서 나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따라서 산둥이북과 요서 지방에 이르기까지 고구려의 광활한 영토 확장에 그 시발점이 되었던 미천왕의 시대를 흥미진진하게 엮어나간 이 책의 내용을 따라 그 당시 활약했던 여러 인물들의 발자취를 더듬어 가면서 생생한 우리 역사의 그 현장을 저자와 함께 즐거운 마음으로 기꺼이 답사해 봄은 어떤가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술술~ 읽는 세계지리 소설책 2 - 콜럼버스의 위험한 모험
김진아 지음, 임규석 그림 / 라이카미(부즈펌) / 2011년 3월
평점 :
절판


지구상의 여러 나라들은 자원의 편중성에 따른 부족한 자원의 수입이나 선진기술의 도입, 문화 영역의 확대 등과 같은 필요성이 중요하게 대두됨에 따라 오늘날의 국제관계는 더욱 긴밀해졌고 이로 인해 각국으로 파생되는 그 영향력도 상당히 넓고 깊어졌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일례로 국제 유가가 오르면 국내 석유의 값이 바로 반응하는 것처럼 말이다. 더구나 해외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의 입장에서는 이러한 국제관계는 앞으로도 더욱더 중요하게 다가올 수밖에 없을 것이고 이에 따라 오늘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도 국내에서 머무르기보다 지금처럼 넓은 세계화로의 그 초점을 맞추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일 것이다. 따라서 그러한 이유로 우리의 아이들이 학교에서 배우게 되는 사회과목에 대한 중요한 목적 중 하나가 되어야 할 것은 바로 이러한 국제관계에 관한 깊은 내용을 먼저 알기에 앞서, 그 기본적인 바탕이 되는 기후, 인구, 자원, 무역과 같은 여러 가지의 내용을 바르게 이해하고 습득하여 자신의 시각을 확대하는 일이다. 술술 읽는 세계지리 소설책은 그러한 관점에서 학교에서 배우는 사회과목과 연계 할 수도 있고, 교양 상식을 폭넓게 쌓아가는 것은 물론 아이들 스스로를 위한 세계관 확장을 위해서도 매우 유익한 책이 아닐까 싶은 생각을 해본다.

학교에서 아이들이 배우는 교과서의 내용 중 세계지리가 다루고 있는 부분을 자세히 살펴보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그 범위가 얼마나 넓고 다양한지 새삼 다시 깨닫게 된다. 새로 등장하는 용어와 개념도 알아야 하며 그에 따른 원인과 결과까지 모든 것을 일목요연하게 파악할 수 있어야 하는데 사실 이것이 생각만큼 쉽지 않다는 것이 문제다. 이 책은 아이들이 자칫 따분하게 여겨질 수 있는 세계지리의 내용을 이자벨이라는 당돌한 소녀가 이끄는 탐험대의 좌충우돌하는 모험의 이야기를 통하여 여러 대륙을 함께 여행해보면서, 세계 여러 나라의 기후와, 환경, 무역, 종교, 복지에 관한 것까지를 두루 살펴보고 이와 연관된 세계지리의 기본적인 요소를 쉽게 이해하고 그 특징들을 학습하고자 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어 아이들에게 많은 도움을 줄 것으로 생각 된다. 특히 다른 책들과 달리 이 책에서 특징적으로 보이는 것은 단순하게 암기 나열식의 내용을 다룬 것이 아닌, 여러 세계지도 도표를 활용하여 지리의 다양한 내용을 주제별로 아이들이 한눈에 확인하여 공부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과, 초등학교는 물론이고 중학생이 보아도 될 만큼 충분하고도 깊이 있는 자료들을 다각도로 다루고 있어 학습에 실질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게 했다는 것인데, 이러한 부분은 사회 과목에 흥미를 잃고 있거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이들에게 있어서 분명 좋은 참고 서적이 되리라는 생각이다.

많은 아이들이 사회과목에 대하여 흥미를 느끼지 못하거나 어려워하는 것은 그 내용이 워낙 광범위하여 새로이 배워야 할 개념과 용어가 많이 나오는데다가 이러한 것들을 쉽게 이해하지 못하는데서 대부분 기인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주기 위해서는 먼저 이러한 책을 통하여 아이들에게 사회과목에 대한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하고 그 이해의 간격을 좁혀주어 쉽게 적응하도록 하는 일이다. 세계 여러 나라들은 저마다 처해진 기후환경이 따름에 따라 생활 방식이 각각 다르게 나타날 수밖에 없으며 문화 역시 다양한 형태를 이루게 된다. 따라서 세계지리의 기본적인 내용을 이해하려 않고 단순하게 암기에 의존하려한다면 당연 어려워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개방화 물결에 힘입어 오늘날 우리의 시대는 점차 국제적이고 세계화가 되어가고 있는 추세에 있다. 그러나 이것은 그만큼 우리가 외부세계에 대한 많은 것을 알아야 한다는 근거가 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이 책에는 아이들이 알아야 할 세계지리의 모든 내용이 모두 망라되어 있다. 따라서 많은 친구들이 책 속 주인공인 이자벨 탐험대에 일원이 되어 그들과 함께 즐거운 모험을 통하여 세계지도에 나타난 여러 나라를 여행하면서 각 나라의 지리적 여건과 문화의 내용을 살펴보고 지리부분에 한걸음 친근하게 다가서는 것은 물론 지금보다 넓게 확장된 세계관의 시각을 만들어 가는데 좋은 교재로 삼으면 어떨까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