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를 읽는 기술, HIT - 역사, 이슈, 트렌드 경제공부는 경제저축이다 3
고영성 지음 / 스마트북스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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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국가 부도위기로까지 몰고 갔었던 IMF 사태를 거쳐 2008년 미국의 금융위기가 국내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면서, 향후 경제전망에 대한 관심들이 제법 많아진 듯하다. 한편에서는 경제와 관련한 많은 전문가들이, 그에 맞춰 다양한 분석들을 내놓기 시작했으며, 지금도 그 원인이 무엇인지에 대한 여러 대책과 방안들의 논의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때맞추어 언론들은 이런 내용들을 여러 채널을 통해 쏟아 내고 있다. 최근의 각종 뉴스 보도를 보고 있노라면, 우리의 경제 현실은 이제 금융위기의 영향에서 벗어나 빠른 회복을 보인다는 다소 긍정적인 이야기들이 많아, 실제 우리가 피부로 느끼는 것과는 사뭇 다른 양상을 보인다. 그러나 IMF와 같은 국가부도의 위기가 도래하고 있을 때에도 정부와 정책관련자들은 아무런 문제가 없음을 시사해왔다. 하지만 결과는 그러한 예측과 달리 정반대인 상황으로 우리를 혼란스럽게 만들어 왔음을 우리는 이미 경험했기에, 이제는 어떤 경제전문가의 의견이나 혹은 정부의 정책이나 발표에 의존하기보다, 우리 스스로 경제를 보는 눈을 높여야 하지 않을까 싶다. 경제라는 것이 우리의 실생활에 떼려야 뗄 수 없는 중요한 사안임을 모르는 이는 없을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의 입장에서 현재의 경제흐름을 어떻게 바라보고 이해하며 판단해야 하는 것일까 하는 문제는, 우리에 있어 상당히 중요하게 다루어져야 할 사항이다. 그런 맥락에서 이 책은 그동안 우리에게 잘못 인식되어 왔거나 문제점으로 지적되었던 경제학에 관한 여러 이론들을 살펴보고, 또한 작금의 경제현안과 관련한 다양한 사실을 통해, 경제 흐름을 읽는 우리의 시각을 한층 높여주고 있어, 경제를 배우고자하는 독자들에게 유용한 경제도서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먼저 우리가 경제를 제대로 읽어 내기 위해서는 몇 가지 유의해야 할 것을 명시해 놓았는데, 먼저 유의해야 점으로는, 많은 경제전문가나 투자 전문가들이 내어놓은 경제예측은 실제 실물 경제와는 괴리된 민망할 정도의 초라한 결과를 가져왔으며, 따라서 더 이상의 신뢰를 주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이를 근거로 미국 대통령 경제자문위원회의 의장을 배출했으며, 다수의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자들이 포진한 전미경제연구소는, 48건의 경제예측을 발표 했지만 겨우 2건 정도만을 맞추는데 불과했고, 미국 중앙은행의 경우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아 예측 성공률이 불과 38%에 그치고 있다는 사실을 들고 있다. 또한 경제학자들이 흔히 동원하는 콘드라티예프 파동이나 주글라 파동과 같은 경제순환주기 패턴도 극히 제한된 시장에서 미미한 실효성을 나타낼 뿐 경제예측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음을 지적한다.

또 하나 우리가 경제를 제대로 읽기 위해서는 많은 중요한 정보가 뒤따라야 하는데 우리의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데 있다. 저자는 미국의 5대 투자은행 중 하나인 골드만삭스가 불황기에도 여타의 금융기관에 비해 상당한 이익을 낼 수 있었던 것은, 그들의 자체의 인맥 형성에 기인한다고 말하고 있다. 따라서 정부와 힘 있는 금융세력 간의 결탁에 의해 전달되는 정보에 일반투자자들이 휩쓸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며, 우리가 흔히 접하게 되는 언론에서의 경제 보도내용이라든지, 정부에서 발표하는 경제지표, 일례로 GDP나 실업률과 같은 통계 속에 우리의 눈과 귀를 속이는 함정이 도사리고 있음을 주시해야 한다고 말한다. 더불어 그동안 우리의 경제 인식을 지배해왔던 주류경제학 이론에 대한 맹목적인 신뢰에서 벗어나 그것들이 범하고 있는 오류들을 제대로 볼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주류경제학이 실제의 경제를 설명해내지 못하는 많은 약점들이 있으며, 설사 아무리 좋은 이론이라고 하더라도 그것이 만능이라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경제를 제대로 파악하는데 우리가 주시해야 하는 것은 무엇일까 하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저자는 그 대안의 첫 번째로 독자들이 각종 경제 이론에 현혹되기보다 먼저 경제사에 관심을 가지고 이에 주목해 볼 것을 주문한다. 즉 그간에 경제사를 통해 향후 일어 날수 있는 경제의 이상 신호를 경계하는 통찰력을 배양하라는 것이다. 두 번째는 2008년의 금융위기를 상황을 다시 한 번 되짚어 보면서 무엇이 원인이었고, 그 흐름의 양상은 어떻게 전개되었으며 최종적으로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지 검토해보는 것인데, 저자는 이 책에서 그러한 위기의 진행과정을 상세히 설명하면서, 그 안에서 우리가 무엇을 체크 하고 인식해야 하는지를 자료와 함께 분석해놓아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 있다. 끝으로 저자는 부동산 거품이 꺼지면서 일본경제가 겪었던 지난 10년간의 경기흐름과, 엄청난 고성장에 힘입어 최근 G2로까지 부상하고 중국 경제의 행보, 그리고 심각한 재정위기에 몰려 기축 통화의 기반이 흔들리고 있는 미국의 경제 현실, 더 나아가서 최근 불거지고 있는 그리스를 중심으로 한 유럽의 경제 위기의 내용을 통해, 향후 예측 가능한 추이를 면밀하고도 객관적으로 관찰하면서, 경제를 읽어내는 힘을 키워야 한다고 말한다.

경제 위기가 닥칠 때마다 앞으로의 경제가 어떻게 전개 될지에 관해 많은 말들이 오고가지만, 그것이 현실과 부합하는 경우는 극히 찾아보기 힘들다. 그래서 이 책에서 저자가 피력한 바와 같이, 우리 스스로가 경제의 읽는 기술을 상향시켜 그 본질을 제대로 볼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만 한다. 이 책은 그러한 의미에서 다른 어떤 경제 전문가나 경제학에서 주장하는 이론보다 설득력이 있게 들린다. 따라서 독자들이 오늘의 경제를 바라보는 있어 그 흐름을 읽는데 상당한 도움을 주지 않을까 싶어 한번 읽어 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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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세상 3 : 지구의 심장 다른 세상 3
막심 샤탕 지음, 이원복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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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포터의 이야기나 나니아 연대기가 그랬듯이 판타지 소설에 있어, 많은 독자들로부터 관심과 주목을 받는 이유는 치밀한 구성과 탄탄한 스토리 전개에 있지만, 그와 더불어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요소는 마치 독자가 소설의 내용 속에 주인공 된 것 혹은 주인공을 통해 대리적으로 느끼게 되는 충분한 만족감을 줄 수 있어야 한다. 현실을 바탕으로 또 다른 이상향의 세계를 만들어간다는 기발한 모험의 내용을 흥미롭게 다룬 이 소설은, 기존에 인기를 끌었던 판타지 작품에 버금가는 새로운 이야기를 통해, 긴장감 있으면서도 실감나게 그려가고 있어 독자들이 한번 주목해 볼만 하다. 프랑스의 대표적인 장르 작가로 불리는 막심 샤탕에 의해 올해 새롭게 출간된 이 작품의 내용은, 어느 날 지구에 불어 닥친 폭풍설이라는 자연재해로 인해, 도시의 인위적인 모든 시설은 사라지고 원시적인 새로운 세상으로 탈바꿈 되어 가는 과정에서, 어렵게 살아남은 소년소녀들의 목숨을 건 숨 막히는 다양한 모험의 이야기가 다루어져 있다.

먼저 마지막 3편을 살피기 전에 이전의 내용을 잠시 살펴보면, 다른 세상 1편에서는 급작스러운 기후 변화에 따른 폭풍설이 지구를 한바탕 휩쓸면서 수많은 인명과 그들이 만들어 낸 문명이 사라지고, 그 와중에 살아남은 일부 사람들은 알 수 없는 이상한 기운에 유전자 변이가 생기면서, 이런 이유로 난폭한 존재로 변해버린 어른들을 위험하고 기이한 행동을 피해, 새로운 삶을 모색 하게 되는 아이들의 혼란스런 과정이 그려져 있다고 보면, 2편에서는 작품의 주요 주인공이 되는 맷과 그의 친구 토비, 앙브르가 힘을 합해 안전한 장소를 찾아 새로운 여정의 길에 나서면서, 그 과정에서 겪게 되는 다양한 모험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번에 출간한 3편에서의 내용은 삼총사로 결의를 맺었던 맷과 그의 동료들이 힘들게 만들어 놓은 안식처인 에덴이라는 무대를 중심으로, 자신들을 해치려는 난폭한 존재로 변해버린 어른들 즉, 시니크와 글루통과의 목숨을 건 전쟁의 과정을 실감나게 펼쳐나가고 있다. 원래 시니크와 글루통은 별개의 서로 다른 영역에서 무리를 이루고 살아가면서, 어린이들로 구성된 몇몇 군소 단위를 이루었던 팬을 습격해 오다가, 가장 많은 인원으로 이루어진 에덴을 공격하기 위해 서로 동맹을 맺고 이를 실행에 옮기게 된다. 인원의 열세는 물론 여러 가지 면에서 불리한 상황에 처해 있는 에덴의 팬들은, 그들과의 전면적인 대결로서는 승산이 없음을 인식하고, 맷이 주장한대로 특공대를 조직하여 게릴라식의 기습 공격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여 이를 물리치고, 최종적인 목표였던 자신들이 구상한 새로운 문명을 만들기 위해 결연한 의지로 힘을 모으기에 이른다. 그런데 3편에서 주목하고 특이할 만한 것은, 주인공 맷을 중심으로 한 에덴의 팬들이 적대적인 관계에 놓인 난폭한 어른들과 벌이는 치열한 전투의 과정에서 현명하고 슬기로운 대처법을 통한 아기자기한 이야기가 전개되어 있고, 또한 그러한 전개과정을 통해 독자들이 예상치 못한 반전에 반전의 거듭하는 내용들이 자주 등장하고 있어, 이 작품의 대미를 화려하게 장식하고 있다는 점이다.

기존의 판타지 소설과는 조금은 색다른 느낌을 주면서도, 판타지가 가져야 하는 흥미로운 요소를 적절하게 조화시킨 이 작품은, 다양한 모험의 과정에서 펼쳐지는 스릴과 반전의 내용 외에도, 현실의 세계를 바탕으로 그 위에 새로운 세상을 열어 간다는 희망과, 목숨을 건 상황에서도 굴하지 않는 용기와, 더 나아가서는 환경보호와 같은 긍정적인 요소를 담고 있어서 독자의 입장에서 긍정적으로 여겨진다. 이 작품은 인간의 본성에 따른 탐욕이 결국 지구에 기후 변화를 일으키면서, 지금과는 사뭇 다른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 질 것이라는 작가의 풍부한 상상력이 돋보인다. 더구나 작품의 치밀한 구성아래 전개되는 모험의 과정에서 시종일관 지속되는 스릴의 연속과, 결말 부분에 등장하는 반전의 묘미는, 독자들로 하여금 책에서 손을 떼게 하지 못하는 흡인력이 강한 소설이 아닐까 싶다. 따라서 자연의 커다란 재앙에서 어렵게 살아남은 아이들이 자신들만의 안전한 세상을 구축하고, 이를 분쇄하려는 모종의 세력과 한바탕 신나는 모험이 펼쳐지는 이 작품을 통해, 많은 독자들이 즐거운 판타지의 세계를 만끽했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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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길 1 - 노몬한의 조선인
이재익 지음 / 황소북스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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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이란 것에 대해 누군가는 그것은 이미 정해져 있어 어떤 변화를 모색하기보다 숙명처럼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하며, 또 어떤 이는 자신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고들 말하기도 한다. 그런데 인류의 역사에서 많은 사람들에 지나온 삶의 발자취들을 살펴보면, 운명은 후자에 가깝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왜냐하면 과거 역사의 여러 사실들을 통해, 이를 증명해 주었던 위대한 인물들의 행적을 우리가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탈리아의 정치 사상가·외교가·역사학자였던 마키아벨리가 말했던 ‘운명은 우리의 행위에 절반을 지배하고, 다른 절반은 우리 자신에게 맡겨져 있다’는 문구에서 보듯, 운명이란 우리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치긴 해도, 주어진 운명에 굴하지 않고 나름대로의 신념과 의지를 우리가 얼마만큼 실천할 수 있는가에 따라 그 변화의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본다. 우리는 오늘도 선택이라는 갈림길에서 어떤 방향이 나의 삶에 진정한 보탬이 되는지를 두고 적잖은 고민과 갈등을 겪는다. 그러나 무엇보다 깊이 생각해야 할 것은, 그러한 선택에 있어 그것이 자신의 인생에서 어떤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는가 하는 것이다.

이 작품은 한동안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며, 실제 모 방송국에서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방영되어 시청자들로 하여금 주목을 이끌었던 ‘노르망디 코리안’ 이라는 프로그램의 내용을 모티브로 하여, 2차 세계대전 연합군의 노르망디 상륙작전에서 독일 군복을 입고 포로가 되었던, 어느 한국인의 기구한 운명을 드라마틱하게 다룬 이야기로, 독자들의 가슴에 충격과 감동의 여운을 전해주고 있는 역사소설이다. 더불어 일본에 의해 나라를 잃고 그로 인해 이산가족이 되어 철저한 이방인의 삶으로 살아야만 했던, 한 인간의 고통스런 슬픈 현실을 현장감 있게 담아내고 있어,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애틋하고 안타까운 가족애가 느껴지는 휴머니즘은 물론이고, 더 나아가서는 독자들에게 우리가 역사를 왜 배워야 하는 것인지, 그리고 그러한 역사를 통해 무엇을 깨닫고 인식해야 하는지를 일깨워주고 있기도 하다.

소설은 자유를 찾아 가족과 함께 남한으로 탈북 하는 과정에서 홀로 남게 된, 어느 노인의 기억으로부터 시작한다. 작품 속 주인공이 되는 길수는, 신의주에서 자신과 아들을 버리고 독립운동에 뛰어든 아내를 원망하며 대장간에서 힘겨운 삶을 살아가던 도중, 당시 전쟁 광기에 사로잡혀 강제징집에 열을 올리던 일본군에 납치되다시피 끌려가, 8살의 아들과 뜻하지 않은 생이별을 겪게 된다. 그리고 자신의 안위를 위해 조국을 배신하고 일본군의 앞잡이가 된 스키타 라는 인물에 의해 만주행 열차에 몸을 실음으로서 내일을 기약할 수 없는 상황을 맞기에 이른다. 그는 추위와 배고픔을 안고 떠난 만주로의 험난한 여정 속에서, 이제 막 소년의 티를 벗어난 영수와, 장차 가수가 되기를 꿈꾸며 일본군을 자원했던 짜즈보이 경식, 그리고 정미소에서 배달 일을 하며 주인집 아가씨를 연모했던 정대라는 청년 등, 저마다 가슴 아픈 개인적인 사연을 가진 이들과 정신적인 유대감을 나누게 된다. 이후 이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일본군과 러시아 군대 간의 노몬한 전투에 일원이 되어 참가하게 된다. 일본군이 완패한 이 전투에서 운 좋게도 살아남은 길수는, 러시아 군의 포로가 되어 수용소에 갇히게 되고, 자신의 아들을 찾기 위해서라도 어떻게든 살아남아야 했던 그는, 그곳에서 러시안 군으로 전향하여 또 다시 독소 전쟁에 참가하게 되었고, 러시아 군의 일방적인 패배로 독일군에게 포로가 되었다가, 독일군으로 전향하여 마침내는 연합군의 노르망디 상륙 저지작전에까지 나서게 되는 기구한 운명에 직면하게 된다.

이 작품은 일제 치하에서 2차 세계 대전의 최대 격전지였던 노르망디 전투까지 역사의 사실을 배경으로, 김길수라는 인물을 내세워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타국의 전투에서 총알받이가 되어야 했던, 그의 기구한 운명의 과정을 섬세하고도 극적으로 다루어 내어, 당시 시대상황을 재조명 했으며, 또한 작품 속에 휴머니즘적 요소를 담아 독자들로 하여금 잔잔한 감동의 여운을 느끼게 한다. 특히 이 작품은 내용을 통해 여러 가지 함축적 의미를 담고 있는데, 스키타라는 인물을 통해 조국을 등지고 일본인 행세를 했던 친일파들의 행적을 간접적으로 보여주고 있고, 또한 군국주의 사고방식에 물든 일본군들의 잔인하고 파렴치한 행위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어 이를 간접적으로 비판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더불어 조국의 광복을 위해 만주등지에서 힘겨운 전투를 벌이던 독립군들의 실상, 그리고 주인공을 통해 전쟁 광기에 사로잡힌 일부 정치가들에 의해 무자비한 살육이 벌어지는 전쟁의 참상을 작품 속에 생생하게 재현해내어, 이에 대한 무의미함과 허무함을 보여주고 있기도 하다. 다만 독자의 입장에서 아쉬웠던 것은, 작품구성의 과정에서 조금 더 치밀하게 다루었으면 하는 것과, 인물 관계의 설정이 약간은 억지스럽지 않나 싶다. 평범한 대장장이의 삶에서 훗날 독일 나치의 독일군이 되기까지 한 인물의 기구한 삶을 장엄하고도 숙연하게 담아낸 이 작품은, 우리나라의 근현대사의 비극과 슬픔을 단적으로 보여주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올바른 역사관을 자각하게 만들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 있게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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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총사 1
알렉상드르 뒤마 지음, 김석희 옮김 / 시공사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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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독자들에게는 <몬테크리스토 백작>의 작가로 이미 익히 알려져 있지만, 프랑스의 대표적인 대중 소설가 알렉상드르 뒤마를 대표할 수 있는, 또 다른 작품 중 하나는 바로 <삼총사>다. 이 작품은 아마도 누구나 어렸을 때 한두 번쯤은 접했을 만한 모험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그의 작품은 대부분은 당시 대중적으로 상당한 인기를 누리며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두긴 했지만, 반면에 작품성에서 만큼은 그에 합당한 평가를 받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뒤마가 탄생한지 200주년을 맞아, 그의 문학작품에 대한 새로운 접근과 재평가가 이루어지면서, 이를 기점으로 그의 작품들이 세계 문학계로부터 요즘 다시 주목을 받고 있는듯하다. ‘삼총사’는 많은 모험 소설 중에서 그 내용면에서나 작품의 가치측면에서 손에 꼽을 만한 작품으로 여겨진다. 그래서 용기와 의리를 바탕으로, 목숨을 위협하는 험난한 모험의 과정에서도 아름다운 우정이 펼쳐지는 이야기는,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들에 입에 오르내리고 있기도 하다. 특히 폭넓은 연령들에게 어필 가능한 대중적인 요소를 포함해, 당시 혼란스러웠던 시대적 상황을 간결한 문체와 빠른 흐름을 통해 실패와 좌절에도 굴하지 않고 자신의 운명을 극복해가는 등장인물들의 활약은, 독자들에게 적잖은 재미와 감동을 주고 있어서 관심을 가지고 주목해 볼 만하다. 더욱이 이번 작품은 원작의 내용에 최대한 충실하면서도, 가독성 있는 번역과 고전 모험의 명작으로서 소장의 가치를 더한 편집과 고품격 디자인은 독자들에게 충분한 만족을 줄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다.

이 작품을 흥미 있게 즐기기 위해서는 먼저 당시의 시대적 상황과 배경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삼총사의 활동무대가 되었던 프랑스의 루이 13세 시대의 루이 국왕은, 전장에서는 대단한 용기를 발휘했지만 정신적인 불안정과 병약한 체질 때문에 계속해서 국사에 집중할 만한 역량이 모자랐다고 한다. 그래서 당시 국가 특별고문이었다가 훗날 총리에 임명되었던 리슐리외 추기경은, 왕권을 공고히 하고 대외적으로는 스페인과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 왕가의 주도권을 깨려고 노력하면서 신속하게 정부 내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고 한다. 당시 국왕과 추기경은 별개의 자신만의 호위대를 거느리고 있었는데, 달타냥을 중심으로 했던 삼총사는 국왕의 친위대 역할을 했던 총사대였다. 그런데 이들은 평상시 추기경의 친위대와 서로 앙숙의 관계에 있으면서, 간혹 목숨을 건 결투들이 벌이곤 했다. 따라서 삼총사의 활약을 통해 독자들은 이 작품을 통해 자연스럽게 프랑스를 중심으로 한 17세기 유럽의 역사를 간접적으로 배울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삼총사는 주요 인물로 등장하는 달타냥을 중심으로 그가 나중에 만나게 되는 아토스, 포르토스, 아라미스와 우연한 계기로 서로 알게 되면서 이들을 통한 여러 다양한 모험의 이야기가 흥미 있게 그려져 있다. 작품의 전개는 프랑스 가스코뉴 귀족 출신으로, 아버지로부터 가문의 이름을 의연하게 지켜내야 하며 조국에 충성을 다해야 한다는 시대적 사명에 따라, 국왕을 호위하는 총사대에 들어가기 위해 달타냥이 고향을 등지고 모험의 길을 떠나게 되면서부터 시작한다. 이들 삼총사는 한 차례의 우연한 만남으로 굳건한 의리로 서로 맺어지게 되는데, 이들은 이후 국왕의 총사대와 추기경의 근위대의 갈등으로 인한 수차례의 결투와, 프랑스 왕실 내부의 권력의 암투에도 관여하게 되며, 작품의 중간쯤에서 등장하는 영국과 프랑스의 정치사의 일면을 볼 수 있는 사건, 즉 아름다운 미모를 지니고 있지만 부도덕한 여인이었던 밀레디가 추기경과 결탁하여 모종의 음모와 복수극을 벌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이를 파헤쳐가는 과정의 이야기는 독자들로 하여금 상당한 흥미를 안겨줄 것으로 보인다.

이 작품은 전개 내용 안에 역사적 사실과 허구가 교묘하게 어울려져 있어, 독자들이 당시 시대적 상황을 쉽게 이해할 수 있으면서도, 개성적인 인물들을 통한 사랑과 우정 그리고 이들이 펼치는 기상천외한 모험의 과정을 흥미롭게 경험할 수 있다. 그래서 어린 시절 삼총사를 읽었던 독자들이라면, 그것과는 또 다른 하나의 완성된 작품을 새롭게 감상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다. 그런데 삼총사가 펼쳐가는 모험의 이야기와는 별개로, 아무래도 이 작품에서 특히 빼놓을 수없는 것은 바로 주인공 달타냥이라는 독특한 캐릭터다. 약관의 나이로 호기심 많고 무모하며 도전정신이 강한 그를 보고 있노라면 마치 돈키호테와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되지만, 그에게는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훌륭한 검술 실력과 잘생긴 외모, 그리고 뛰어난 재치를 통한 그의 모습은 독자의 눈을 즐겁게 만들 것이라는 점이다. 또 하나 독자의 입장에서 작품을 읽다보면 미처 생각지 못했던, 당시의 전통이랄까 인습에 따른 다양한 모습들을 상세하게 살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들어 원작 삼총사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새롭게 각색된 영화와 뮤지컬이 한창 인기를 끌고 있는듯하다. 하지만 그것이 아무리 잘 만들어졌다고 해도 그것이 원작만 할까 싶다. 따라서 혼란스럽고 복잡했던 시대적 배경을 따라 흥미롭게 펼쳐나가는 그들의 모험세계에, 독자들이 함께 동참하여 재미와 감동의 여운을 느껴보는 것도 좋을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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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피라예 - 가장 최고의 날들
자난 탄 지음, 김현수 옮김 / 라이프맵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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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인생에서 주인공은 다른 사람이 아닌 그 길을 걸어가고 있는 바로 우리 자신이다. 그리고 그러한 인생은 다른 사람이 대신할 수 없는 일이다. 따라서 만약 누군가가 자신의 인생의 무대에서 주연이 되는 자신을 밀어 버리고, 굴종이나 구속과 같은 강요된 삶을 살기를 요구하거나 강제해서는 안 될 일이다. 다만 그것과 관련하여 분명히 인식해야 할 것은, 자신이 선택하고 걸어간 인생의 과정이 훗날 어떤 결과를 가져오더라도 스스로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점이다. 이 작품은 터키의 대표적인 국민여성작가로 일컬어지는 ‘자난 탄’의 장편소설로, 발간되자마자 이미 800만이 넘는 자국 내의 독자들은 물론, 세계 각국으로부터 큰 호응을 받았으며, 현재는 원작을 바탕으로 드라마가 예정되어 있는 화제작으로 알려져 있다. 이 소설은 결혼 이후 가족이라는 틀에 묶여 순종적이고 정체적인 삶을 요구받게 되는 이슬람여성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주체적인 여성으로서의 삶을 찾기 위한 고뇌와 시련의 아픔을 사실적으로 담아내고 있는데, 작품 내용을 통해 전통적으로 전해 내려온 불합리한 인습과, 그에 따른 편견으로 인해 억압된 현실을 살아야 하는 오늘 이슬람 여성들의 단면을, 독자들이 간접적으로 들여다 볼 수 있을 것으로 생각 된다.

우선 작품 속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피라예는 터키의 국민시인이라 불리는 나짐 하크메트의 연인 하티제 피라예에서 따온 이름이라고 한다. 따라서 그 주인공 이름만으로도, 이 작품의 밑바탕에 이슬람 여성들의 여권 신장을 위한 저항의식이 깊이 내재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제 막 대학생이 된 피라예는 자신의 인생에 있어 스스로 주체가 되는 자유로운 삶의 꿈꾸고자 하는 도시여성이다. 그녀는 멋진 시인이 되고 싶었지만 부모의 권유로 치과의사로서 평생을 살아 온 아버지를 이어 같은 길을 선택하게 된다. 이후 대학 생활 동안 그녀는 자신의 가치관에 따른 연애와 관련하여 세 명의 남자를 만나게 되는데, 성향적인 면에서는 동질감을 느끼게 되지만 자신의 생각과 의견을 무시한 채 일방적인 태도를 지녔던 첫 번째 남자 아리프와, 사랑의 감정을 가졌으면서도 겉으로 이를 표현하지 못해 우정인지 사랑인지 모를 우유부단함을 보였던 외메르와는 긴 인연을 갖지 못하게 된다. 그러던 중 시골 지주의 아들로 학교에서 제법 인기가 많았던 하심이라는 남자를 만나 사랑을 느끼게 되면서, 마침내 결혼을 하기에 이른다.

피라예는 결혼 전 남편 하심의 집안이, 가부장제나 일부다처제와 같은 오랜 전통을 중요시 한다는 것을 알고, 자기는 이와 같은 방식에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는 점을 명확하게 밝히면서, 이점을 유념해 주기를 바라며 남편 하심도 그러한 인습에 얽매이게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다짐한다. 그러나 그녀의 실제 결혼 생활은 자신이 생각했던 것과는 다른 엉뚱한 방향으로 흐르게 된다. 행복한 결혼 생활이 될 줄 알았던 그녀는, 남편의 집안으로부터 결혼한 여자가 가정에 머무르지 않고 직업을 갖는 다거나, 임신의 강요와 아들을 낳아야 한다는 모종의 압박, 그리고 시부모님을 모시고 살아야 한다는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은연 중 강요받게 된다. 결국 그녀가 첫아이 딸을 낳고 이후 임신 불가능 이라는 의사의 진단을 받은 후, 대를 잇기 위해 시부모 집안에서 암암리에 진행했던, 우리나라로 이야기하면 후처를 들여 씨받이가 이루어지면서, 영원할 줄 알았던 이들 두 사람의 부부관계는 보이지 않는 앙금이 쌓이게 된다.

이 작품의 내용을 살펴보면 먼저 결혼과 관련하여 우리나라와 유사한 부분들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그래서 독자들이 주인공 피라예의 삶을 통해 여러 가지 면에서 공감할 수 있는 부분들이 있을 것으로 본다. 그녀의 남편 하심은 보수적이고 전통적인 인습에 얽매이는 부모들과는 달리, 깨어 있는 의식을 지니고 있었지만 결정적인 문제에 부딪치게 될 때면, 부부 간에 이루어져야 할 대화를 통한 합리적인 방법을 모색하기 보다는 이를 회피함으로서 결국 파경에 이르는 원인을 제공함으로서, 사랑으로 유지되어야 할 부부 관계에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가져오게 만든다. 반면에 피라예는 부유한 남편 집안으로 인한 물질적인 혜택보다는, 조금은 가난해도 자신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도 평등하고 자유로운 삶을 살고 싶어 한다. 이 소설은 결혼 후 불가피하게 생길 수밖에 없는 가정 내에서의 문제, 즉 고부간의 갈등과 가부장제에 의해 소외되는 여성의 모습을 심층적으로 다루면서도, 결과적으로 이혼으로 끝나게 되는 불행한 결혼 생활이었지만, 불합리한 인습으로 인한 굴종된 삶에서 벗어나 새로운 삶의 희망을 꿈꾸는 한 여성의 의지를 담고 있어서, 독자들로 하여금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지 않나 싶다. 특히 이 작품에서 핵심이 되고 있는 결혼 이후 가정에서의 부부 간의 역할과 인식의 차이에서 오는 문제점을, 표면에 드러내어 이를 깊이 인식해보고자 했다는 점은 주목해 볼만하다. 어떤 이의 인생도 겉으로 보면 단조롭고 평범한 삶처럼 보이지만, 그 내부를 깊게 들여다보면 그 어느 것 하나 쉬운 것이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런 저런 이유로 자신이 추구해왔던 삶의 목적을 버리고, 의미 없는 인생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불행한 일이다. 작품 속 피라예의 모습에서 보듯 내가 없으면 세상도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세상의 중심 바로 그곳에 우리 자신이 있음을 기억했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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