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경제를 읽는 기술, HIT - 역사, 이슈, 트렌드 ㅣ 경제공부는 경제저축이다 3
고영성 지음 / 스마트북스 / 2011년 10월
평점 :
절판
국가 부도위기로까지 몰고 갔었던 IMF 사태를 거쳐 2008년 미국의 금융위기가 국내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면서, 향후 경제전망에 대한 관심들이 제법 많아진 듯하다. 한편에서는 경제와 관련한 많은 전문가들이, 그에 맞춰 다양한 분석들을 내놓기 시작했으며, 지금도 그 원인이 무엇인지에 대한 여러 대책과 방안들의 논의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때맞추어 언론들은 이런 내용들을 여러 채널을 통해 쏟아 내고 있다. 최근의 각종 뉴스 보도를 보고 있노라면, 우리의 경제 현실은 이제 금융위기의 영향에서 벗어나 빠른 회복을 보인다는 다소 긍정적인 이야기들이 많아, 실제 우리가 피부로 느끼는 것과는 사뭇 다른 양상을 보인다. 그러나 IMF와 같은 국가부도의 위기가 도래하고 있을 때에도 정부와 정책관련자들은 아무런 문제가 없음을 시사해왔다. 하지만 결과는 그러한 예측과 달리 정반대인 상황으로 우리를 혼란스럽게 만들어 왔음을 우리는 이미 경험했기에, 이제는 어떤 경제전문가의 의견이나 혹은 정부의 정책이나 발표에 의존하기보다, 우리 스스로 경제를 보는 눈을 높여야 하지 않을까 싶다. 경제라는 것이 우리의 실생활에 떼려야 뗄 수 없는 중요한 사안임을 모르는 이는 없을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의 입장에서 현재의 경제흐름을 어떻게 바라보고 이해하며 판단해야 하는 것일까 하는 문제는, 우리에 있어 상당히 중요하게 다루어져야 할 사항이다. 그런 맥락에서 이 책은 그동안 우리에게 잘못 인식되어 왔거나 문제점으로 지적되었던 경제학에 관한 여러 이론들을 살펴보고, 또한 작금의 경제현안과 관련한 다양한 사실을 통해, 경제 흐름을 읽는 우리의 시각을 한층 높여주고 있어, 경제를 배우고자하는 독자들에게 유용한 경제도서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먼저 우리가 경제를 제대로 읽어 내기 위해서는 몇 가지 유의해야 할 것을 명시해 놓았는데, 먼저 유의해야 점으로는, 많은 경제전문가나 투자 전문가들이 내어놓은 경제예측은 실제 실물 경제와는 괴리된 민망할 정도의 초라한 결과를 가져왔으며, 따라서 더 이상의 신뢰를 주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이를 근거로 미국 대통령 경제자문위원회의 의장을 배출했으며, 다수의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자들이 포진한 전미경제연구소는, 48건의 경제예측을 발표 했지만 겨우 2건 정도만을 맞추는데 불과했고, 미국 중앙은행의 경우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아 예측 성공률이 불과 38%에 그치고 있다는 사실을 들고 있다. 또한 경제학자들이 흔히 동원하는 콘드라티예프 파동이나 주글라 파동과 같은 경제순환주기 패턴도 극히 제한된 시장에서 미미한 실효성을 나타낼 뿐 경제예측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음을 지적한다.
또 하나 우리가 경제를 제대로 읽기 위해서는 많은 중요한 정보가 뒤따라야 하는데 우리의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데 있다. 저자는 미국의 5대 투자은행 중 하나인 골드만삭스가 불황기에도 여타의 금융기관에 비해 상당한 이익을 낼 수 있었던 것은, 그들의 자체의 인맥 형성에 기인한다고 말하고 있다. 따라서 정부와 힘 있는 금융세력 간의 결탁에 의해 전달되는 정보에 일반투자자들이 휩쓸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며, 우리가 흔히 접하게 되는 언론에서의 경제 보도내용이라든지, 정부에서 발표하는 경제지표, 일례로 GDP나 실업률과 같은 통계 속에 우리의 눈과 귀를 속이는 함정이 도사리고 있음을 주시해야 한다고 말한다. 더불어 그동안 우리의 경제 인식을 지배해왔던 주류경제학 이론에 대한 맹목적인 신뢰에서 벗어나 그것들이 범하고 있는 오류들을 제대로 볼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주류경제학이 실제의 경제를 설명해내지 못하는 많은 약점들이 있으며, 설사 아무리 좋은 이론이라고 하더라도 그것이 만능이라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경제를 제대로 파악하는데 우리가 주시해야 하는 것은 무엇일까 하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저자는 그 대안의 첫 번째로 독자들이 각종 경제 이론에 현혹되기보다 먼저 경제사에 관심을 가지고 이에 주목해 볼 것을 주문한다. 즉 그간에 경제사를 통해 향후 일어 날수 있는 경제의 이상 신호를 경계하는 통찰력을 배양하라는 것이다. 두 번째는 2008년의 금융위기를 상황을 다시 한 번 되짚어 보면서 무엇이 원인이었고, 그 흐름의 양상은 어떻게 전개되었으며 최종적으로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지 검토해보는 것인데, 저자는 이 책에서 그러한 위기의 진행과정을 상세히 설명하면서, 그 안에서 우리가 무엇을 체크 하고 인식해야 하는지를 자료와 함께 분석해놓아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 있다. 끝으로 저자는 부동산 거품이 꺼지면서 일본경제가 겪었던 지난 10년간의 경기흐름과, 엄청난 고성장에 힘입어 최근 G2로까지 부상하고 중국 경제의 행보, 그리고 심각한 재정위기에 몰려 기축 통화의 기반이 흔들리고 있는 미국의 경제 현실, 더 나아가서 최근 불거지고 있는 그리스를 중심으로 한 유럽의 경제 위기의 내용을 통해, 향후 예측 가능한 추이를 면밀하고도 객관적으로 관찰하면서, 경제를 읽어내는 힘을 키워야 한다고 말한다.
경제 위기가 닥칠 때마다 앞으로의 경제가 어떻게 전개 될지에 관해 많은 말들이 오고가지만, 그것이 현실과 부합하는 경우는 극히 찾아보기 힘들다. 그래서 이 책에서 저자가 피력한 바와 같이, 우리 스스로가 경제의 읽는 기술을 상향시켜 그 본질을 제대로 볼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만 한다. 이 책은 그러한 의미에서 다른 어떤 경제 전문가나 경제학에서 주장하는 이론보다 설득력이 있게 들린다. 따라서 독자들이 오늘의 경제를 바라보는 있어 그 흐름을 읽는데 상당한 도움을 주지 않을까 싶어 한번 읽어 보기를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