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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총사 1
알렉상드르 뒤마 지음, 김석희 옮김 / 시공사 / 2011년 9월
평점 :
국내 독자들에게는 <몬테크리스토 백작>의 작가로 이미 익히 알려져 있지만, 프랑스의 대표적인 대중 소설가 알렉상드르 뒤마를 대표할 수 있는, 또 다른 작품 중 하나는 바로 <삼총사>다. 이 작품은 아마도 누구나 어렸을 때 한두 번쯤은 접했을 만한 모험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그의 작품은 대부분은 당시 대중적으로 상당한 인기를 누리며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두긴 했지만, 반면에 작품성에서 만큼은 그에 합당한 평가를 받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뒤마가 탄생한지 200주년을 맞아, 그의 문학작품에 대한 새로운 접근과 재평가가 이루어지면서, 이를 기점으로 그의 작품들이 세계 문학계로부터 요즘 다시 주목을 받고 있는듯하다. ‘삼총사’는 많은 모험 소설 중에서 그 내용면에서나 작품의 가치측면에서 손에 꼽을 만한 작품으로 여겨진다. 그래서 용기와 의리를 바탕으로, 목숨을 위협하는 험난한 모험의 과정에서도 아름다운 우정이 펼쳐지는 이야기는,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들에 입에 오르내리고 있기도 하다. 특히 폭넓은 연령들에게 어필 가능한 대중적인 요소를 포함해, 당시 혼란스러웠던 시대적 상황을 간결한 문체와 빠른 흐름을 통해 실패와 좌절에도 굴하지 않고 자신의 운명을 극복해가는 등장인물들의 활약은, 독자들에게 적잖은 재미와 감동을 주고 있어서 관심을 가지고 주목해 볼 만하다. 더욱이 이번 작품은 원작의 내용에 최대한 충실하면서도, 가독성 있는 번역과 고전 모험의 명작으로서 소장의 가치를 더한 편집과 고품격 디자인은 독자들에게 충분한 만족을 줄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다.
이 작품을 흥미 있게 즐기기 위해서는 먼저 당시의 시대적 상황과 배경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삼총사의 활동무대가 되었던 프랑스의 루이 13세 시대의 루이 국왕은, 전장에서는 대단한 용기를 발휘했지만 정신적인 불안정과 병약한 체질 때문에 계속해서 국사에 집중할 만한 역량이 모자랐다고 한다. 그래서 당시 국가 특별고문이었다가 훗날 총리에 임명되었던 리슐리외 추기경은, 왕권을 공고히 하고 대외적으로는 스페인과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 왕가의 주도권을 깨려고 노력하면서 신속하게 정부 내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고 한다. 당시 국왕과 추기경은 별개의 자신만의 호위대를 거느리고 있었는데, 달타냥을 중심으로 했던 삼총사는 국왕의 친위대 역할을 했던 총사대였다. 그런데 이들은 평상시 추기경의 친위대와 서로 앙숙의 관계에 있으면서, 간혹 목숨을 건 결투들이 벌이곤 했다. 따라서 삼총사의 활약을 통해 독자들은 이 작품을 통해 자연스럽게 프랑스를 중심으로 한 17세기 유럽의 역사를 간접적으로 배울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삼총사는 주요 인물로 등장하는 달타냥을 중심으로 그가 나중에 만나게 되는 아토스, 포르토스, 아라미스와 우연한 계기로 서로 알게 되면서 이들을 통한 여러 다양한 모험의 이야기가 흥미 있게 그려져 있다. 작품의 전개는 프랑스 가스코뉴 귀족 출신으로, 아버지로부터 가문의 이름을 의연하게 지켜내야 하며 조국에 충성을 다해야 한다는 시대적 사명에 따라, 국왕을 호위하는 총사대에 들어가기 위해 달타냥이 고향을 등지고 모험의 길을 떠나게 되면서부터 시작한다. 이들 삼총사는 한 차례의 우연한 만남으로 굳건한 의리로 서로 맺어지게 되는데, 이들은 이후 국왕의 총사대와 추기경의 근위대의 갈등으로 인한 수차례의 결투와, 프랑스 왕실 내부의 권력의 암투에도 관여하게 되며, 작품의 중간쯤에서 등장하는 영국과 프랑스의 정치사의 일면을 볼 수 있는 사건, 즉 아름다운 미모를 지니고 있지만 부도덕한 여인이었던 밀레디가 추기경과 결탁하여 모종의 음모와 복수극을 벌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이를 파헤쳐가는 과정의 이야기는 독자들로 하여금 상당한 흥미를 안겨줄 것으로 보인다.
이 작품은 전개 내용 안에 역사적 사실과 허구가 교묘하게 어울려져 있어, 독자들이 당시 시대적 상황을 쉽게 이해할 수 있으면서도, 개성적인 인물들을 통한 사랑과 우정 그리고 이들이 펼치는 기상천외한 모험의 과정을 흥미롭게 경험할 수 있다. 그래서 어린 시절 삼총사를 읽었던 독자들이라면, 그것과는 또 다른 하나의 완성된 작품을 새롭게 감상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다. 그런데 삼총사가 펼쳐가는 모험의 이야기와는 별개로, 아무래도 이 작품에서 특히 빼놓을 수없는 것은 바로 주인공 달타냥이라는 독특한 캐릭터다. 약관의 나이로 호기심 많고 무모하며 도전정신이 강한 그를 보고 있노라면 마치 돈키호테와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되지만, 그에게는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훌륭한 검술 실력과 잘생긴 외모, 그리고 뛰어난 재치를 통한 그의 모습은 독자의 눈을 즐겁게 만들 것이라는 점이다. 또 하나 독자의 입장에서 작품을 읽다보면 미처 생각지 못했던, 당시의 전통이랄까 인습에 따른 다양한 모습들을 상세하게 살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들어 원작 삼총사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새롭게 각색된 영화와 뮤지컬이 한창 인기를 끌고 있는듯하다. 하지만 그것이 아무리 잘 만들어졌다고 해도 그것이 원작만 할까 싶다. 따라서 혼란스럽고 복잡했던 시대적 배경을 따라 흥미롭게 펼쳐나가는 그들의 모험세계에, 독자들이 함께 동참하여 재미와 감동의 여운을 느껴보는 것도 좋을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