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쌍하구나?
와타야 리사 지음, 김선영 옮김 / 시공사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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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살아가는 요지경 세상 속에 많고 많은 이야기들이 있지만, 사랑이야기 만큼 우리의 귀를 솔깃하게 하고, 주목을 이끄는 것도 별로 없을 것이다. 사랑은 이상하게도 두 가지 양면성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 사랑을 마주하면 그 무엇보다 달콤하고 행복한 것이지만, 그것으로부터 멀어지게 되면 가슴 아픈 상처에 참을 수 없는 고통과 눈물을 쏟아내게 만든다. 그래서 우리는 한순간 급작스레 변해버릴 수도 있는 미묘한 사랑의 흐름에 따라, 그에 따른 극에서 극으로 가는 감정의 체험을 하게 마련이다. 과거 고전문학 안에서 다루었던 사랑의 내용을 보면, 젊은 베르테르가 로테와 우연하게 만나 깊은 사랑에 빠지지만, 그 사랑을 얻지 못해 끝내 극단의 선택을 하게 되는 저돌적이면서도 지고지순의 일관적인 사랑의 일면을 보여주는 것이라든지, 로미오와 줄리엣의 경우, 서로가 간절히 원했고 그래서 이들은 사랑을 쟁취하게 되지만, 양가 집안의 문제로 불행한 결과를 초래하고 마는, 주로 비극적이면서도 승화된 사랑의 이야기들이 많다. 그러나 시대가 바뀌고 과거에 비해 사상이나 가치관이 달라졌다고는 해도, 사랑에 대한 우리의 인식이나 시각은 크게 다르지는 않은듯해 보인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사랑과 관련한 아련하고 애틋한 추억하나 없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 마는, 그 흔해빠지고 닳고 닳은 그 누구누구의 사랑의 이야기도, 왠지 남의일 같지 않고 때로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기도 하며 동감을 표시하는 것은, 어찌 보면 인지상정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이 작품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연인들 간의 풋풋하고 거침없는 사랑과 관련한 이야기를 화려한 문체로 흥미롭게 담아냈다. 두개의 중편으로 이루어진 이 소설 속에는, 주인공 여성이 겪는 연애과정에서의 심리적 내면의 세계를 정교하면서도 솔직담백하게 그려가고 있어, 독자의 주목을 이끈다. 첫 편에서는 우유부단하면서도 자신의 고집을 쉽게 꺾지 못하는 나약한 남자와 대책 없는 만남을 지속하는, 한편으로 어리숙하면서도 천진난만하지만 자신의 사랑을 확신하는 여성의 좌충우돌하는 모습이 코믹하면서도 속도감 있게 전개된다. 두 번째 편에서는 빼어난 미모를 바탕으로 뭇 남자들의 시선과 관심을 받는 여자와, 그리고 그런 친구를 옆에 두고 열등감에 사로잡혀 은근한 질투의 시선을 보내는 여자, 이들은 서로단짝이자 베프의 관계를 유지하지만, 연애감정에서 만큼은 보이지 않는 경쟁을 펼치며, 속마음을 쉽게 드러내지 않는 미묘한 신경전을 펼쳐나가는 것이 이채롭게 느껴진다. 책 속의 두 작품은, 주인공을 통해 사랑이라는 그 대상으로 하여금, 마치 작가의 감정을 직접 이입시켜놓은 것처럼 비교적 진솔하고도 설득력 있게 전개되고 있기도 하지만, 반면 독자들에게는 당신의 사랑은 지금 어떠한가를 떠올리게 하고, 당신이라면 어떻게 할 것인지를 진지하게 묻고 있는듯해 보이기도 한다. 더불어 남녀사이에서 종종 야기될 수 있는 갈등의 문제를, 여성의 입장에서 유쾌하면서도 공감할 수 있도록 감성을 담아 적절하게 풀어내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개인적으로 이 작품을 읽으면서 느꼈던 것은, 사랑에 직면하게 되는 복잡다단한 여자의 내면을 예리하게 집어내어 설득력 있게 전개한 것도 좋아 보였지만, 작품 전반에 걸쳐 작가에 의한 언어의 조화랄까 싶은, 문체가 상당히 맛깔스럽고도 경쾌함이 돋보였다는 점이다. 책 속 이야기에서처럼 사랑은 자신이 생각한대로 그리고 의도한대로 움직여지는 것이 아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때로 사랑으로 인해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하게 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또한 누구는 사랑으로 인해 세상을 조금 더 배워가지만, 누구는 사랑 때문에 삶을 등지기도 한다. 이것은 그만큼 사랑의 힘이 강렬하기에 우리의 인생을 좌지우지할 정도의 작지 않은 영향을 주는 것이리라 생각한다. 사람은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다는 경향을 보인다고는 하지만, 사랑하는 사람을 앞에 두고 그 감정을 숨기고 이를 객관적이고 냉정하게 그리고 논리적으로 바라보고 생각할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물론 조건에 따른 계산적 선택이라면 모르겠지만 말이다. 사랑은 자신이 선택하고 책임져야 하는 것이기에, 마땅히 혼자 모든 것을 감내해야만 한다. 하지만 작품 속 주인공들이 그랬던 것처럼 사랑에 실패했다고 해서 그것에 얽매일 필요는 없다. 인생에 정답이 없는 것처럼 사랑도 마찬가지로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향후 조금씩 성숙하게 만들어 가는 것이다. 사랑이야말로 모든 것을 다 감싸 안을 수 있는, 그 진정성이 담보되지 않는다면, 그 의미가 퇴색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결국 사랑을 곁에서 지켜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러는 멀리감치 떨어져서 보는 지혜도 필요하다. 그래야 우리의 사랑이 지금보다는 조금은 더 아름답게 잘 가꾸어 갈수도 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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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장 기자의 앵그리 경제학 - 우리를 화나게 하는 26가지 경제 이야기
김원장 지음 / 해냄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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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국내 대기업들의 매출 신장률은 점점 증가하는 추세를 보인다. 그만큼 해를 거듭할수록 더 많이 벌어들인다는 의미일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말하기를 예년에 비해 경제적으로 더욱 힘들어졌다고 푸념한다. 정부에서 발표하는 여러 경제지표들을 보고 있노라면,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국내 경제상황은 그리 비관적이지만은 않아 보인다. 그런데도 취업난은 왜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것이며, 경제적인 이유로 힘들어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현상을, 우리는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하는 것일까. 경제를 연구하는 많은 학자들과 전문가들은 자신들이 주장하는 경제이론만이 날로 악화되어 있는 경제 국면을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을 것이라 주장하지만, 그 결과를 놓고 보면 이들이 말하는 경제안정화는 일시적인 것에 불과할 뿐, 근원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하고 있다. 결국 정부도 기업도 그리고 경제를 말하는 전문가들도 우리의 암울하고 불안한 경제현실에 아무런 도움도 되지 못하며 일말의 관심도 보이고 있지 않는듯해 보인다. 그들은 위기가 오면 언제나 그랬다. 그리고 당신이 처한 지금의 경제상황은 노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비아냥거린다. 그들은 우리에게 스스로 알아서 살아 남아라고 말한다. 이 말이 냉정하고 한편으로 속상한 말이 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누군가 내 인생을 대신해서 살아줄 수 없는 것처럼, 우리는 혼자 일어서야 하고 자신의 미래를 위해서 그렇게 헤쳐 나가야만 한다.


이 책은 오늘날 우리가 겪고 있는 우울한 경제 현실에 대해, 자본주의의 문제점이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되돌아보고, 현명한 소비자는 물론이요, 공정하고 보다 정의로운 우리의 사회로의 변화를 꾀하는 데 필요한 경제의 기본적인 지식과 원리를, 상세하고도 알기 쉽게 설명하여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 있다. 특히 이 책이 담고 있는 여러 내용들을 볼 때, 개인적으로 나름 주목하고 공감할 수 있는 부분들이 많았는데, 우선 여러 경제학 이론에 그럴듯한 내용의 이면에 가려진 명백한 오류들과 맹점들을 속속들이 파헤침으로서, 그 실체를 우리가 올바르게 인식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이다. 그리고 시장 참가자로서 상대적으로 절대 우위에 설 수밖에 없는 대기업들의 무지막지한 횡포와, 소비자의 눈을 가리는 전형적인 교묘한 수법들을 적나라하게 고발하고 있기도 하다. 더구나 국민들에게 불안감을 안겨 줄 수 있다는 이유로, 작금의 경제 현실을 왜곡하는 정부 기관들의 행태들을 과감하게 들추어냄으로서, 우리의 경제적 삶이 왜 이렇게 각박해지고 불편해져가고 있는 것인지를, 경제에 대해 잘 모르는 이들에게까지도 친절하게 배려하여 다가설 수 있도록 하지 않았나 싶다. 우리 중 누군가는 때때로 신중하고 합리적으로 만족할만한 경제행위를 이루어 냈다고 자부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저자의 책 내용을 들여다보게 된다면, 그 과정에 그동안 어떤 부분을 잘못 인식해왔고, 무슨 오류를 범하고 있는지 어렵지 않게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만큼 이 책은 우리의 실질적인 경제행위에 도움을 주는 내용을 담았고, 현실에서 벌어지고 있는 경제의 상황을 올바르게 이해하는데 그 초점을 둔 유익한 책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세계경제가 대공황에 빠진 이후, 그 충격으로 사람들은 많은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다시는 그와 같은 오류를 범하지 않을 것이라 여겼지만, 그 동안의 세계경제를 위협하는 여러 사례들을 포함해 최근 금융위기의 과정으로 볼 때, 여전이 시행착오를 거듭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려되는 것은 이러한 문제가 또 언제 터질지 모른다는데 있다. 아이러니한 것은 이러한 근본적 원인에, 우리 인간의 끝도 없는 탐욕이 기인되고 있음을 부정할 이들이 없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오늘날 거대하게 성장한 금융 권력은, 수많은 사람들을 빚더미 속으로 밀어 넣기에 바쁘며, 기업들은 오로지 자신들의 이익에만 관심을 갖고 그들만의 파티를 즐기는데 여념이 없다. 또 정부와 경제전문가들은 어떤가. 주먹구구식의 정책과 섣부른 판단으로 임기응변식의 당장 들이닥친 현안의 위기를 모면하려고만 애쓴다. 물가와 금리가 하루아침에 걷잡을 수 없을 만큼 뛰어오르고, 수많은 기업들의 도산으로 대량의 실업자를 양산하게 만든 혹독한 IMF의 시절을 우리는 이미 겪어왔다. 경제의 빨간 신호등이 켜지고 나서 안절부절 해봐야 아무 소용없는 일이다. 결국 우리 스스로가 현실을 제대로 직시하지 못하고 현명한 소비자로서의 자세를 갖추지 못한다면, 우리의 미래는 또다시 과거의 전철을 다시 밟게 될지도 모른다. 정부도 기업도, 그리고 경제전문가들도 우리를 결코 보호해주지 않는다. 오늘날처럼 불안이 가중되어가는 현실에서 경제의 기본적인 지식을 갖추지 못하고 산다는 것은, 어쩌면 위험을 자초하는 일이 될 수도 있다. 솔직히 경제를 생각하면 짜증나는 현실이다. 하지만 이러한 책을 통해 적어도 우리의 주머니는 우리 스스로가 지킬 수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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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인간 한스 올라브 랄룸 범죄 스릴러 시리즈 1
한스 올라브 랄룸 지음, 손화수 옮김 / 책에이름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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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문화들이 때로 유행을 타는 것처럼, 추리소설의 경우도 최근 등장하는 많은 작품들이 과거에 선보였던 내용들과는 사뭇 다른 양상을 보이는듯하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도 엘러리퀸, 애거서 크리스티 등과 같은, 고전추리작가들의 명작들은 그런 추세와 별도로 많은 독자들의 뇌리에서 점차 사라져 가는 것이 아니라, 지금도 여전이 적잖은 호응을 얻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그럴까 일부 독자들이 예전의 그러한 역작들에 대한 향수를 느껴보고 싶은 것처럼, 고전추리를 다시 찾아보는 독자들도 제법 있을 것으로 본다. 이 작품은 표지의 그림도 그렇지만 ‘파리인간’이라는 다소 독특한 제목과 함께, 또 그 내용에 있어서는 역사고전추리의 형식을 따르고 있기에, 예전의 추리소설들을 즐겨했던 독자에게는 반갑게 다가서지 않을까 싶은 생각을 해본다. 고전추리소설이 독자들에게 주는 묘미는, 아무래도 작가가 작품 속에 교묘하게 펼쳐놓은 여러 장치들을 통해서, 독자들이 그 진실의 부분이 어디 일까를 찾아내는데 있다. 다시 말해 작가와 독자들 간의 보이지 않는 치밀한 눈치, 혹은 두뇌싸움을 벌이는 식의 형태로 전개되는 것이 바로 그 특징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이 작품을 읽은 독자의 입장에서, 이 작품 역시 이와 비슷한 형식의 줄거리와 고전특유의 흐름이 적절하게 조합되어 있어서,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들이 있다면, 한번 관심을 가져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작품 속 사건의 배경이 시작되는 곳은 1960년대 말 노르웨이의 어느 작은 아파트단지다. 경적을 깨트리듯 ‘탕’ 하는 소리와 함께 현장에는 가슴에 총을 맞은 한 노인의 주검이 발견된다. 긴급한 전화를 받고 출동한 크리스티안센 경감은, 주변 상황을 조사한 결과 좀처럼 보기 힘든, 외부 침입이 전혀 없는 전형적인 밀실살인 사건으로 규정하고, 즉시 근처 이웃탐문에 나서 나름대로의 심문을 펼쳐보지만 별다른 소득을 얻지 못한다. 살인사건이 일어난 아파트의 주민들은 모두 7가구였고, 저마다 수긍할만한 알리바이들이 있었으며, 더불어 사건현장을 세밀하게 조사했지만, 사건해결에 도움이 될 만한 그 어떤 증거물이나 특이사항은 아무것도 없는 것으로 결론이 난다. 곤란한 상황을 맞이하게 된 얀센 경감은, 이 사건을 어디서부터 풀어야 할지 난감한 처지에 놓이지만, 마른땅에 마치 단비가 내리듯 그에게 도움을 주는 한 여성이 문득 등장한다. 그녀의 이름은 파트리시아로 불의의 사고로 횔체어에 의지해야 하는 몸이지만, 4개 국어에 능통하고 빠른 판단력과 놀라운 논리력을 자랑하는 우수한 두뇌를 지닌 소유자다. 그렇다면 얀센 경감은 그녀와 함께 아무런 단서도 그리고 증거도 주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과연 어떻게 이 사건의 실마리를 풀어 나가게 될까.

 

개인적으로 이 작품은 우선 제목에서부터 확연히 눈에 띠었었다. 제목이 사건의 내용에 어떤 복선을 암시하는 것은 아닐까 싶기도 했고, 사건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하는 것으로 생각했지만 결과는 아니었다. 그러나 작품 전체적으로 보면 왜 이런 제목을 붙였을까 하는 작가의 나름대로 독자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함축된 메시지를 독자들이 읽을 수 있을 것이다. 다른 추리 작품과 달리, 이 작품 속에 전개되는 줄거리를 토대로 몇 가지 주목해 볼만한 부분을 찾아보자면, 먼저 밀실살인사건과 관련하여, 이 사건은 단순한 한 노인의 쓸쓸한 죽음에서 시작하지만, 이와 연관된 내용은 전혀 다른 양상을 보인다. 작가는 노인의 죽음을 2차 세계대전 당시 발생했던 지울 수 없는 안타까운 에피소드와 연결지어, 작품을 한층 흥미롭고도 애잔하게, 그러면서도 지적호기심을 유발하는 매력적인 내용으로 채워 넣었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제목과 관련하여 사건을 풀어나가는 과정에서 작품 중간쯤에 ‘파리인간’에 대한 구체적 의미를 설명해 놓았는데, 이 작품을 계기로 독자들로 하여금 인문학적 가치의 소양을 되새겨보게 하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그러나 이 책을 읽으면서 특히 무엇보다 주목했던 점은, 고전추리소설의 재탄생이라고 할 만큼 그 내용이 치밀하고 논리적이라는 것, 그리고 끝부분에 가서야 비로소 범인의 윤곽을 알아낼 수 있을 만큼 군더더기가 없는, 중간 중간 추리의 핵심적인 요소들을 적절하게 배치해놓아 흡인력 있는 스토리의 구성을 이루어 냈다는 것이다.

 

이 작가의 작품은 아직 국내 소개된 적은 없는듯하다. 그래서 아마 독자들에게는 이 작품이 처음 대면하는 것이고, 그래서 낯설게 느껴질 수 있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자국에서는 이미 상당한 호평과 함께 대중적인 추리작가로서의 명성을 얻고 있다고 한다. 따라서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이 작품을 계기로 국내 추리독자들에게도 좋은 호응이 뒤따르지 않을까 싶은 생각을 해본다. 작가의 말에 따르면, 이 작품은 실제 있었던 역사의 사실에서 동기를 얻어 구상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현지 언론을 통해 나타난 그의 평가를 보면, 이번 그의 작품은 정통고전추리소설의 맥을 이어가는 어쩌면 새로운 시도처럼 여겨진다. 그래서 마치 유에서 유를 창조하듯 하나의 사건을 두고 천천히 한 발자국을 내딛으며, 마침내 결론을 향해 내닫는 작가의 정교하고 세밀한 배려가 돋보이는 이야기 전개와, 추리의 내용을 역사의 배경 속에 녹아내어 신선하면서도 흥미롭게 펼쳐낸 이 작품에, 많은 독자들의 관심이 있기를 기대해본다. 또한 이 작품을 시작으로 추후 그의 작품이 시리즈 형태로 소개 될 것으로 보여 그 귀추가 주목된다. 애거서 크리스티, 아서 코난 도일 등 유명추리작가의 여러 작품들이 우리에게 추리를 읽는 즐거움을 준 것처럼, 이번 ‘파리인간’을 시작으로 아직 소개 되지 않은 그의 작품들이 출간되어 독자에게 선보였으면 싶고, 개인적으로 이후 작품에서 사건 해결에 주인공이 되는 얀센 경감과 파트리시아의 활약이 어떻게 펼쳐질지 자못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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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록 홈즈 Y.E 베스트 컬렉션 세트 (전5권 + ABC 단어장) - 성적이 오르고 머리가 좋아지는 셜록 홈즈 베스트 컬렉션
아서 코난 도일 지음, 시드니 패짓 그림, 꿈꾸는 세발자전거 엮음, 박기완 외 감수 / 미다스북스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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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어김없이 수능이 끝났다. 단 한 번의 시험으로 자신의 모든 학습능력을 평가한다는 것이 못내 아쉽기는 하지만, 누구나 똑같은 조건과 상황에서 행해지는 것이기에 받아 들여야 할 것이다. 매번 그렇지만 수능이 끝나고 나면, 내년에 이와 비슷한 형태의 시험을 경험하게 될 후배학생들의 입장에서 가장 고민되고 걱정거리가 되는 것은, 어떻게 하면 해당과목에서 좋은 점수를 얻을까 하는 문제일 것이다. 그런데 여러 과목들 중에서도 영어를 포함한 언어영역의 경우, 의외로 많은 학생들이 오랜 시간을 공부해도 쉽게 고득점을 올리기가 힘들다고들 말한다. 그렇다보니 이런 과목에 대해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을까에 관한 책들이 많이 출간되기도 하고, 일부 사람들이 자신의 경험담을 통한 여러 공부법들을 소개하는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물론 해당과목에 대해 자신감이 부족하거나 성적이 좀처럼 오르지 않는 학생의 입장에서는, 학습법에 관한 책이나 누군가의 경험을 토대로 자신의 학습태도를 개선하고, 보다 효율적인 방향으로 활용하는 것은 권장할 만한 일이다. 그러나 개인적인 경험에 비추어보면 이러한 것보다 더 우선하여 생각해야 할 것은, 언어나 외국어에 대해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그리고 이를 발판삼아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하는 어떤 매개체나 동기부여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은 것이다. 그래서 그러한 측면에서 이 책을 한번 읽어보기를 추천해본다.



모두 5권을 하나의 세트로 해서 만들어진 이 컬렉션은, 누구나 흔히 한번쯤 접했을 만한 셜록 홈즈의 추리소설 중에서, 베스트라고 할 수 있는 12개의 단편들을 모아, 언어영역과 외국어 영역으로 나누어 학생들의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학습능력을 향상시키고자 만들어졌다고 할 수 있다. 구성상으로 보면 크게 2개의 파트로 나누어져 있는데, 수능을 예로 든다면 하나는 언어영역의 향상을 위한 것이고 나머지 파트는 영어원서를 담아서 외국어 영역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맞추어져 있다. 이 컬렉션의 특징이자 장점은 우선 책 속에 어떤 특정한 사건의 원인과 결과를 논리적으로 풀어내는 추리과정이 다루어져 있어, 전개되는 이야기 흐름에 따라 문맥을 파악하는 식의 독해력은 물론이고 창의력과 상상력을 키울 수 있다는 점이다. 또 하나 각 단편의 끝부분에 학습에 필요한 중요어휘들을 따로 일목요연하게 모아, 이를 반복할 수 있도록 했다는 것도 눈에 띤다. 특히 각 단편마다 별도로 구분지어 원작 그대로를 영문원서의 형태로 재구성 되어 있어서, 학생의 입장에서 이미 번역된 내용과 함께 비교하여 볼 수 있도록 해놓아, 자연스럽고도 용이하게 영어독해에 접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지 않을까 싶다. 더불어 최근 듣기능력이 중요시되는 것에 발맞추어, 각 에피소드별로 오디오 파일을 다운 받아 청취할 수 있어서, 이에 대한 대비책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 된다.



누구나 한번 쯤 들어봤을 테지만 “공부에 왕도는 없다.”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의 의미는 공부에 어떤 특별한 기술적 방법이 있는 것이 아니라, 꾸준히 그리고 열심히 공부하라는 뜻일 것이다. 그러나 무턱대고 책을 본다고 해서, 누구나 자신이 원하는 성적을 얻을 수 있는 것은 결코 아니다. 또한 좋은 점수를 얻는 못하는 학생들의 근본적 원인은, 애초 공부에 대한 흥미를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공부라는 것은 어떤 내용에 대해 전혀 몰랐던 것을 알고 스스로 깨닫게 될 때, 그때 느꼈던 희열로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그래서 부모의 강요나 혹은 남들이 하니까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공부는 오래 지속되지도 않을뿐더러, 만족할 만한 결과를 가져오기가 힘들다. 결국 제대로 된 공부가 가능하기 위해서는 학생 스스로가 공부에 대해 친근해질 수 있고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하는, 어떤 계기들이 마련되어야 한다. 그런 다음에라야 학습에 매진할 수 있는 것이고, 그동안 잘 몰랐던 것을 하나씩 알아가는 새로운 기쁨도 얻게 되는 것이 아닐까 싶다. 따라서 개인적으로 생각할 때 이런 형식의 컬렉션은 그런 효과를 직접적으로 불러일으킬 수 있는 하나의 좋은 방편이 될 수 있다고 본다. 그래서 이 책을 통해 언어와 외국어영역에 자신감이 없었던 많은 학생들에게 성적향상을 위한 하나의 기폭제가 되길 바라며, 공부에 대한 흥미와 관심을 한층 더 가지게 되는 긍정적인 동기부여로 작용 되었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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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한 혁명을 작당하는 공동체 가이드북 - 행복은 타인으로부터 온다!
세실 앤드류스 지음, 강정임 옮김 / 한빛비즈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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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사회가 서구 문물에 의해 근대화 되어가기 시작하면서, 여러 가지 면에서 많은 긍정적인 변화들이 있었다. 신분세습과 같은 봉건주의 사회에 주를 이루었던 여러 악습들이 붕괴되었고, 자본주의 도입과 실용주의에 따른 합리적인 사고에 의해, 다양한 사회제도 개혁이 뒤따랐다. 그리고 그것은 오늘날 우리나라가 세계경제대국으로 부상하는데, 큰 기틀이 된 것만은 틀림없는 사실로 보여 진다. 하지만 그로 인해 빈부격차의 심화와 과도한 경쟁에서 비롯된 몰 인간화, 그리고 황금만능주의 같은 폐단도 적지 않아서, 현재 우리 사회에 커다란 문제가 되고 있다는 점은 심히 우려할만한 일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과거에 비해 경제적으로 풍요로워졌다고들 말한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현재의 삶에 행복수치를 묻는 질문에 응답한 그 내용에 따르면, 거의 절반에 이르는 사람들이 이에 대해 행복하지 않다는 부정적인 견해를 나타내고 있다고 한다. 이 부분은 해외 여러 나라의 경우에도 크게 다르지 않아서, 일부 북유럽의 몇 개 나라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비슷한 수치를 보이거나 그보다 못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그런데 돌이켜 생각해보면 이러한 결과가 나온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오늘 우리의 사회는 적자생존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경쟁적 탐욕과 이기주의가 이미 도를 넘어섰고, 승자독식이라는 논리에 의해 불평등의 심화는 날이 갈수록 팽배해졌다. 경제학자들을 비롯하여 여러 전문가들에 따르면 불평등이 커지면 커질수록, 그 사회나 국가의 미래는 결코 희망적일 수 없다고 이야기한다. 상대방을 덜 배려하고 존중하지 않음으로해서, 상호 신뢰도는 점점 떨어져 불신의 벽이 점차 높아져만 가는, 이런 사회구조는 언젠가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러한 관점에서 이 책은 오늘 우리의 사회에 커다란 문제점이 되고 있는, 여러 불편하고 고통스러운 상황들을 어떻게 인식하고 극복할 것인가를 논하며, 그 해결책으로 나 자신부터 시작하여 주변 이웃과 연계한, 하나의 작은 공동체를 이루어 나감으로서, 새로운 변화를 일으켜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저자는 이를 구체화하기 위한 방법을 단계적으로 자세히 설명해놓았는데, 독자의 입장에서 상당히 수긍할 말한 내용이어서 적잖은 공감은 물론이고, 이러한 시도들이 다양한 형태로 실현되었으면 하는 생각을 해본다.


책에 따르면 이 공동체의 발현이 성공적으로 시작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선행되어야 할 것을 명시하고 있다. 우선 누구도 재산이나 지위 등에 구분되지 않는 평등을 바탕으로 타인과 대화를 통해서 상호우호적인 관계를 맺어야 하며, 상대방의 의견을 경청하고 처지에 진정으로 동감을 표시함으로서, 반대로 내가 처한 고민과 걱정을 위로받는 유기적인 관계의 모색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여기에서 안주하지 말고, 이를 점차 확대시켜 공공의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추진력을 더하고 담론을 모아, 보다 나은 사회를 만드는데 우리들 각자가 노력해야 한다는 점이다. 물론 이 과정에서 전혀 변수가 없는 것은 아니다. 자신의 견해와 상반되는 사상이나 신념을 가진 이들을, 대화로 소통하는 일은 쉽지 않을 것이고, 또한 내성적인 성격 탓으로 혹은 낮선 사람과 자신의 속내를 밝힐 만큼 격의 없는 만남을 해내는 일들이 생각만큼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저자는 이러한 피치 못할 사정과 경우에 대비하여, 상대방과 갈등과 분쟁을 일으키지 않도록, 어떻게 대화를 이끌어 갈 것인가에 대한 상세한 기술적 방법들을 밝혀놓고 있어서, 누구나 안심하고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도록 이를 권고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모임들은 현재 미국에서 상당한 효과를 얻고 있다고 한다.


인간은 홀로 살아갈 수 없는 존재다. 어떤 형태로든 무리를 이루어 그 안에서 삶을 모색해야 한다. 하지만 그 안에서 행복한 삶은 고사하고, 불편하거나 소외를 겪는다면, 그것만큼 비참하고 힘든 일은 없을 것이다. 어느 누구의 인권도 재산의 정도나 배움의 차이, 그리고 피부색이 다르다는 등의 이유로 차별받아서는 안 될 것이며, 건강한 사회를 영유하기 위해서는 오히려 존중되어야 마땅하다. 그러나 우리가 직면한 현실은 어떤가. 불평등은 점차 심해져가고 빈곤, 부패, 폭력 등이 난무하는 결코 긍정적이지 않는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남북으로 갈라진 것도 모자라 언제부터인가 동서로 또 갈라져, 선거철만 되면 서로를 비방하고 어떻게든 깎아내리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는듯하다. 분열은 어느 누구에게도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데도 말이다. 오늘도 우리는 남들과의 경쟁에서 우위에 서기 위해 안간힘을 쓰며 애쓰고 있는지 모른다. 설사 부단한 노력으로 유리한 위치에 섰다 하더라도, 언젠가 누군가에게 그 자리를 내줘야 하는 불안한 삶을 살아가야 한다. 따라서 이제는 이러한 모습에서 벗어나, 우리 스스로가 먼저 능동적으로 나서 더 나은 사회를 위해 변화된 모습을 취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싶다. 그러나 나 혼자만의 힘으로는 더디고 어려울 것이다.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는 말처럼, 어떤 일이든 함께 해야 한다. 이는 자신을 위한 일이고 더 나아가서는 우리 사회를 희망적으로 만드는 일이다. 행복은 타인으로부터 오는 것이다. 그래서 이 책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세상이 바뀔 것이라 기다릴 것이 아니라, 내가 그리고 우리가 바꿀 수 있다고 믿고 이를 실행해봄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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