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쾌한 혁명을 작당하는 공동체 가이드북 - 행복은 타인으로부터 온다!
세실 앤드류스 지음, 강정임 옮김 / 한빛비즈 / 2013년 10월
평점 :
절판


우리의 사회가 서구 문물에 의해 근대화 되어가기 시작하면서, 여러 가지 면에서 많은 긍정적인 변화들이 있었다. 신분세습과 같은 봉건주의 사회에 주를 이루었던 여러 악습들이 붕괴되었고, 자본주의 도입과 실용주의에 따른 합리적인 사고에 의해, 다양한 사회제도 개혁이 뒤따랐다. 그리고 그것은 오늘날 우리나라가 세계경제대국으로 부상하는데, 큰 기틀이 된 것만은 틀림없는 사실로 보여 진다. 하지만 그로 인해 빈부격차의 심화와 과도한 경쟁에서 비롯된 몰 인간화, 그리고 황금만능주의 같은 폐단도 적지 않아서, 현재 우리 사회에 커다란 문제가 되고 있다는 점은 심히 우려할만한 일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과거에 비해 경제적으로 풍요로워졌다고들 말한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현재의 삶에 행복수치를 묻는 질문에 응답한 그 내용에 따르면, 거의 절반에 이르는 사람들이 이에 대해 행복하지 않다는 부정적인 견해를 나타내고 있다고 한다. 이 부분은 해외 여러 나라의 경우에도 크게 다르지 않아서, 일부 북유럽의 몇 개 나라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비슷한 수치를 보이거나 그보다 못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그런데 돌이켜 생각해보면 이러한 결과가 나온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오늘 우리의 사회는 적자생존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경쟁적 탐욕과 이기주의가 이미 도를 넘어섰고, 승자독식이라는 논리에 의해 불평등의 심화는 날이 갈수록 팽배해졌다. 경제학자들을 비롯하여 여러 전문가들에 따르면 불평등이 커지면 커질수록, 그 사회나 국가의 미래는 결코 희망적일 수 없다고 이야기한다. 상대방을 덜 배려하고 존중하지 않음으로해서, 상호 신뢰도는 점점 떨어져 불신의 벽이 점차 높아져만 가는, 이런 사회구조는 언젠가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러한 관점에서 이 책은 오늘 우리의 사회에 커다란 문제점이 되고 있는, 여러 불편하고 고통스러운 상황들을 어떻게 인식하고 극복할 것인가를 논하며, 그 해결책으로 나 자신부터 시작하여 주변 이웃과 연계한, 하나의 작은 공동체를 이루어 나감으로서, 새로운 변화를 일으켜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저자는 이를 구체화하기 위한 방법을 단계적으로 자세히 설명해놓았는데, 독자의 입장에서 상당히 수긍할 말한 내용이어서 적잖은 공감은 물론이고, 이러한 시도들이 다양한 형태로 실현되었으면 하는 생각을 해본다.


책에 따르면 이 공동체의 발현이 성공적으로 시작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선행되어야 할 것을 명시하고 있다. 우선 누구도 재산이나 지위 등에 구분되지 않는 평등을 바탕으로 타인과 대화를 통해서 상호우호적인 관계를 맺어야 하며, 상대방의 의견을 경청하고 처지에 진정으로 동감을 표시함으로서, 반대로 내가 처한 고민과 걱정을 위로받는 유기적인 관계의 모색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여기에서 안주하지 말고, 이를 점차 확대시켜 공공의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추진력을 더하고 담론을 모아, 보다 나은 사회를 만드는데 우리들 각자가 노력해야 한다는 점이다. 물론 이 과정에서 전혀 변수가 없는 것은 아니다. 자신의 견해와 상반되는 사상이나 신념을 가진 이들을, 대화로 소통하는 일은 쉽지 않을 것이고, 또한 내성적인 성격 탓으로 혹은 낮선 사람과 자신의 속내를 밝힐 만큼 격의 없는 만남을 해내는 일들이 생각만큼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저자는 이러한 피치 못할 사정과 경우에 대비하여, 상대방과 갈등과 분쟁을 일으키지 않도록, 어떻게 대화를 이끌어 갈 것인가에 대한 상세한 기술적 방법들을 밝혀놓고 있어서, 누구나 안심하고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도록 이를 권고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모임들은 현재 미국에서 상당한 효과를 얻고 있다고 한다.


인간은 홀로 살아갈 수 없는 존재다. 어떤 형태로든 무리를 이루어 그 안에서 삶을 모색해야 한다. 하지만 그 안에서 행복한 삶은 고사하고, 불편하거나 소외를 겪는다면, 그것만큼 비참하고 힘든 일은 없을 것이다. 어느 누구의 인권도 재산의 정도나 배움의 차이, 그리고 피부색이 다르다는 등의 이유로 차별받아서는 안 될 것이며, 건강한 사회를 영유하기 위해서는 오히려 존중되어야 마땅하다. 그러나 우리가 직면한 현실은 어떤가. 불평등은 점차 심해져가고 빈곤, 부패, 폭력 등이 난무하는 결코 긍정적이지 않는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남북으로 갈라진 것도 모자라 언제부터인가 동서로 또 갈라져, 선거철만 되면 서로를 비방하고 어떻게든 깎아내리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는듯하다. 분열은 어느 누구에게도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데도 말이다. 오늘도 우리는 남들과의 경쟁에서 우위에 서기 위해 안간힘을 쓰며 애쓰고 있는지 모른다. 설사 부단한 노력으로 유리한 위치에 섰다 하더라도, 언젠가 누군가에게 그 자리를 내줘야 하는 불안한 삶을 살아가야 한다. 따라서 이제는 이러한 모습에서 벗어나, 우리 스스로가 먼저 능동적으로 나서 더 나은 사회를 위해 변화된 모습을 취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싶다. 그러나 나 혼자만의 힘으로는 더디고 어려울 것이다.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는 말처럼, 어떤 일이든 함께 해야 한다. 이는 자신을 위한 일이고 더 나아가서는 우리 사회를 희망적으로 만드는 일이다. 행복은 타인으로부터 오는 것이다. 그래서 이 책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세상이 바뀔 것이라 기다릴 것이 아니라, 내가 그리고 우리가 바꿀 수 있다고 믿고 이를 실행해봄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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