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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장 기자의 앵그리 경제학 - 우리를 화나게 하는 26가지 경제 이야기
김원장 지음 / 해냄 / 2013년 9월
평점 :
매년 국내 대기업들의 매출 신장률은 점점 증가하는 추세를 보인다. 그만큼 해를 거듭할수록 더 많이 벌어들인다는 의미일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말하기를 예년에 비해 경제적으로 더욱 힘들어졌다고 푸념한다. 정부에서 발표하는 여러 경제지표들을 보고 있노라면,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국내 경제상황은 그리 비관적이지만은 않아 보인다. 그런데도 취업난은 왜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것이며, 경제적인 이유로 힘들어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현상을, 우리는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하는 것일까. 경제를 연구하는 많은 학자들과 전문가들은 자신들이 주장하는 경제이론만이 날로 악화되어 있는 경제 국면을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을 것이라 주장하지만, 그 결과를 놓고 보면 이들이 말하는 경제안정화는 일시적인 것에 불과할 뿐, 근원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하고 있다. 결국 정부도 기업도 그리고 경제를 말하는 전문가들도 우리의 암울하고 불안한 경제현실에 아무런 도움도 되지 못하며 일말의 관심도 보이고 있지 않는듯해 보인다. 그들은 위기가 오면 언제나 그랬다. 그리고 당신이 처한 지금의 경제상황은 노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비아냥거린다. 그들은 우리에게 스스로 알아서 살아 남아라고 말한다. 이 말이 냉정하고 한편으로 속상한 말이 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누군가 내 인생을 대신해서 살아줄 수 없는 것처럼, 우리는 혼자 일어서야 하고 자신의 미래를 위해서 그렇게 헤쳐 나가야만 한다.
이 책은 오늘날 우리가 겪고 있는 우울한 경제 현실에 대해, 자본주의의 문제점이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되돌아보고, 현명한 소비자는 물론이요, 공정하고 보다 정의로운 우리의 사회로의 변화를 꾀하는 데 필요한 경제의 기본적인 지식과 원리를, 상세하고도 알기 쉽게 설명하여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 있다. 특히 이 책이 담고 있는 여러 내용들을 볼 때, 개인적으로 나름 주목하고 공감할 수 있는 부분들이 많았는데, 우선 여러 경제학 이론에 그럴듯한 내용의 이면에 가려진 명백한 오류들과 맹점들을 속속들이 파헤침으로서, 그 실체를 우리가 올바르게 인식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이다. 그리고 시장 참가자로서 상대적으로 절대 우위에 설 수밖에 없는 대기업들의 무지막지한 횡포와, 소비자의 눈을 가리는 전형적인 교묘한 수법들을 적나라하게 고발하고 있기도 하다. 더구나 국민들에게 불안감을 안겨 줄 수 있다는 이유로, 작금의 경제 현실을 왜곡하는 정부 기관들의 행태들을 과감하게 들추어냄으로서, 우리의 경제적 삶이 왜 이렇게 각박해지고 불편해져가고 있는 것인지를, 경제에 대해 잘 모르는 이들에게까지도 친절하게 배려하여 다가설 수 있도록 하지 않았나 싶다. 우리 중 누군가는 때때로 신중하고 합리적으로 만족할만한 경제행위를 이루어 냈다고 자부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저자의 책 내용을 들여다보게 된다면, 그 과정에 그동안 어떤 부분을 잘못 인식해왔고, 무슨 오류를 범하고 있는지 어렵지 않게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만큼 이 책은 우리의 실질적인 경제행위에 도움을 주는 내용을 담았고, 현실에서 벌어지고 있는 경제의 상황을 올바르게 이해하는데 그 초점을 둔 유익한 책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세계경제가 대공황에 빠진 이후, 그 충격으로 사람들은 많은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다시는 그와 같은 오류를 범하지 않을 것이라 여겼지만, 그 동안의 세계경제를 위협하는 여러 사례들을 포함해 최근 금융위기의 과정으로 볼 때, 여전이 시행착오를 거듭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려되는 것은 이러한 문제가 또 언제 터질지 모른다는데 있다. 아이러니한 것은 이러한 근본적 원인에, 우리 인간의 끝도 없는 탐욕이 기인되고 있음을 부정할 이들이 없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오늘날 거대하게 성장한 금융 권력은, 수많은 사람들을 빚더미 속으로 밀어 넣기에 바쁘며, 기업들은 오로지 자신들의 이익에만 관심을 갖고 그들만의 파티를 즐기는데 여념이 없다. 또 정부와 경제전문가들은 어떤가. 주먹구구식의 정책과 섣부른 판단으로 임기응변식의 당장 들이닥친 현안의 위기를 모면하려고만 애쓴다. 물가와 금리가 하루아침에 걷잡을 수 없을 만큼 뛰어오르고, 수많은 기업들의 도산으로 대량의 실업자를 양산하게 만든 혹독한 IMF의 시절을 우리는 이미 겪어왔다. 경제의 빨간 신호등이 켜지고 나서 안절부절 해봐야 아무 소용없는 일이다. 결국 우리 스스로가 현실을 제대로 직시하지 못하고 현명한 소비자로서의 자세를 갖추지 못한다면, 우리의 미래는 또다시 과거의 전철을 다시 밟게 될지도 모른다. 정부도 기업도, 그리고 경제전문가들도 우리를 결코 보호해주지 않는다. 오늘날처럼 불안이 가중되어가는 현실에서 경제의 기본적인 지식을 갖추지 못하고 산다는 것은, 어쩌면 위험을 자초하는 일이 될 수도 있다. 솔직히 경제를 생각하면 짜증나는 현실이다. 하지만 이러한 책을 통해 적어도 우리의 주머니는 우리 스스로가 지킬 수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