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기황후 - 전2권 기황후
장영철.정경순 지음 / 마음의숲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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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관련한 소설이나 드라마들이 그동안 많이 있어왔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어떤 이유때문인지는 몰라도, 그러한 내용들이 조선시대를 겨냥한 것이 대부분이고, 그것도 어느 특정한 왕에 대한 것이거나, 혹은 익히 알려진 사건에 관련한 다소 한정된 부분에 집중되어 반복적으로 등장하지 않았나 싶은 생각을 해본다. 물론 조선의 시기가 지금의 시대와 가장 가깝기도 하고, 또한 조선 500년 역사의 과정을 오늘의 시각에서 반추해보는 것이 어쩌면 당연한 일이기도 한데, 그것을 감안하더라도 이제는 조금은 더 그 범위를 확대하고 세부적으로 다루었으면 싶다. 다행스럽게도 근래에 들어 영화나 드라마는 물론이고 소설에서 추구하고 있는 내용들이, 이미 보고 또 보아왔기에 더 이상 신선할 것도 없는 따분한 소재에서 벗어나, 우리의 다양한 역사의 부분들을 새롭게 조명하고 있어서, 독자의 입장에서 한층 반가우면서도 그 선택의 폭이 넓어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러한 측면에서 이 작품 역시도 기존의 역사소설에서는 제대로 다루어 지지 않았던 내용이어서, 개인적으로 어떤 이야기들이 펼쳐져 있을까 하는 호기심 내지는 궁금함이 많았었던 소설이다. 특히 이 작품의 경우 원작을 토대로 요즘 TV드라마를 통해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기도 해서, 과연 책의 내용과 비교하여 어떤 부분들이 어떻게 각색되어서 펼쳐질지, 또한 당시 시대상황에 따른 인물들의 내면적 심리라든지, 고려와 원나라의 관계설정들에서 오는 다양한 이야기들이 충분히 공감할 수 있도록 전개되고 있는지 하는, 기대 이상의 재미와 감흥을 느낄 수 있었던 소설로 기억 된다.


이 작품은 책 제목에서 보듯이, 그 내용이 기황후의 행적에 대부분 초점이 맞추어져 이야기가 전개되어 있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공녀로 차출되어 몽고로 첫발을 내딛으며 기약 없는 나날을 보내게 되는, 비운의 여인이 되어버린 그녀의 이야기가 시종일관 드라마틱하게 흐르고 있어, 책에서 눈을 떼게 못하는 엄청난 흡인력을 지니고 있다는 점이다. 더군다나 작품 속 배경이 당시 고려와 원나라의 서로 대결적인 국면이 계속 이어짐에 따라, 다른 어느 때보다 권력의 암투과정이 심할 수밖에 없었는데, 그 연결선상에서 펼쳐지는 개성 있는 캐릭터들의, 복수와 사랑 그리고 갈수록 더해지는 음모와 결탁과 배신 같은 극적 반전의 재미를 주는 내용들은, 분명 독자들의 관심을 이끌기에 충분해 보인다 하겠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볼 때, 소설 속 기황후의 모습은 전체적으로 두 가지 얼굴을 가진 여성을 봐야 할듯하다. 우선 그 하나는 그녀의 외향적인 면인데, 자신의 부모가 억울한 죽임을 당한 것이, 바로 원나라에 의해 저질러졌음을 뒤늦게 알게 되고, 공녀의 길로 들어서면서 이에 대한 한 맺힌 복수의 꿈을 안고 살아가는, 자못 엄숙하면서도 진취적인 야망을 지닌 남성에 가까운 얼굴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 다른 모습은, 그녀는 견제세력들의 모함과 질투에도 불구하고 원나라 순제에 의해 총애를 받게 되면서, 훗날 황후의 자리에 오르게 되지만, 그 과정에서 당시 순제의 정실 황후에게 온갖 핍박과 수모를 겪어야 했고, 그녀를 제거하려는 반대세력에 의해 목숨의 위협을 느끼며 불안한 나날을 보내야 했던, 애틋하고 측은한 여성 본연의 내면적 모습이 바로 그것이다.


독자들도 모두 알다시피 정복자 칭기즈칸을 중심으로 대제국을 이룬 몽골은 중국대륙을 무너트리고 그 여세를 몰아, 고려왕조를 무려 7번의 침략을 거듭한 끝에 복속에 성공하게 된다. 한 순간에 부마국으로 전락해버린 고려는 몽고의 요구에 따라, 공물과 공녀를 보낼 수밖에 없었고, 기황후는 그러한 과정 속에 등장하게 된 어쩌면 필연적인 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당시의 상황을 고려할 때, 단 한 순간도 마음을 놓을 수 없었던 그녀의 입장에서, 어쩔 수 없이 선택해야 했던 것은, 비굴한 삶을 거부하고 스스로 죽음의 길로 들어설 것인지, 아니면 더 이상 자신과 같은 억울하고 비참한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이를 끊어내기 위해서라도 어떤 방법으로든 살아남아야 하는 것이 아니었을까 싶다. 따라서 혹시 이 작품을 아직 접하지 않은 독자들이 있다면, 기황후의 그런 심리적 내면의 부분을 생각해보면서 읽어 내려가는 것도, 흥미를 자극하는 하나의 좋은 방법이 되지 않을까 싶다. 이 작품을 두고 일부에서는, 우리의 지나온 역사의 사실을 전면 부인하거나 혹은 왜곡하는 것은 아닌가하는 의심의 눈초리가 있다는 것을 안다. 물론 작품 내용에 일부 오해의 소지가 있어 보이기는 하다. 그런데 역사의 진실은 많은 사료들에 의해 이미 규명되어진바 있고, 아마 이를 부인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래서 비판은 독자들이 소설 속의 인물에 자신을 직접 투영해본 후에 한다 해도 늦지 않을듯하다. 더불어 그런 관점에서 독자들이 이 소설과 관련하여 다른 무엇보다 우선해야할 것은, 작가가 작품을 통해 독자들에게 무엇을 이야기하고 전달해주려고 했는지를, 그리고 작품의 그 밑바탕에 깔린 당시 인물들의 그 속내를 우리가 어떤 방식으로 이해하고 공감할 것인가에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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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 시대 리더십으로 본 조선왕 성적표
신동준 지음 / 인간사랑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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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한 개인에 대해 물리적인 방법을 동원하여, 이러쿵저러쿵 평가하고 결론을 낸다는 것은, 사실 그 자체로 보면 가치가 있고 의미가 있는 일로 생각되진 않는다. 그러나 그 개인이 국가나 사회에 큰 영향을 주는 위치에 있는 인물이라면, 그것과는 별개의 문제로 다루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이 점은 민주주의를 기본이념으로 삼고 있는 오늘 우리 사회에 견주어 볼 때도 그렇고, 훗날 우리 자신을 위해서라도 그러한 평가들을 통해, 자신의 가치관의 변화에 어느 정도 참고해야 하는 중요한 근거가 되기 때문이기도 하다. 물론 그러한 평가내용은, 당연 당시의 시대상황과 사회를 면밀히 다각적으로 검토해본 후에, 객관적으로 기술되어야 마땅할 것이다. 역사는 되풀이 된다는 말이 있다. 이 말이 근거가 있는 정확한 표현이라고 확신할 수는 없지만, 그동안 진행되어왔던 역사 내용으로 본다면, 틀린 말이라고 단정하기도 어려워 보인다. 또한 역사는 현재와 미래의 거울이라 할 만하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친 끝에, 하나의 제대로 된 결과물이 얻을 수 있듯이, 우리는 지나온 역사 속의 다양한 모습들을 인식함으로서, 잘못된 길을 두 번 다시 걷지 않도록 하는 가치 있는 교훈을 배우고, 또한 이를 통해 현실에 맞게 적용하여 향후 나타날 여러 위험의 요소들을 최소화 하고자 하기에 그렇다.


해방이후 우리 사회는, 모든 것이 오늘날처럼 제자리를 잡아가기까지 혼란에 혼란을 거듭해왔고, 그에 따라 우리의 정치사도 그와 별반 다르지 않음을 보여 주었다. 하지만 오늘날 우리는 그 과정에서 비록 많은 피와 땀을 흘렸지만, 다행스럽게도 다른 나라들에 비해 빠른 속도로 민주주의를 정착시켜 놓았으며, 그 이념이 추구하는 방식에 따라 자유로운 삶을 영위하는 혜택을 얻어내는데 성공했다. 그렇다고 하여 이러한 현실에 안주하여 마음을 놓기에는 아직 이르다. 늘 그래왔듯이 날로 급변해가고 있는 세계정세의 흐름은 언제나 강대국들의 일방적인 힘에 의해 좌지우지되어 왔고, 앞으로도 그러할 가능성 역시 농후하다. 특히 최근 중국이 미국을 견제할 새로운 국가로 부상되면서, 그 사이에 놓인 우리의 입장에서 볼 때, 국가나 기업을 이끌어가는 리더의 중요성이 다른 어느 때보다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에 와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이러한 시각에 발맞추어, 조선 시대 최정점의 위치에 서있던 왕들이 행해왔던 각종 정책이나 통치스타일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서, 그들로부터 우리가 어떠한 부분을 배워야 할 것이며, 또한 그들의 무엇이 잘못되었는지를 통해 반면교사로 삼고자 했다.


저자는 이 책에서 15세기 이후 새로이 개창된 조선시대의 국왕들의 면밀히 검토하여, 당시 대내외적인 시대적 상황을 고려하여, 상중하 개념과 비슷한 명군, 용군, 암군의 부류로 나누고 있어서 독자들이 눈여겨 볼만하지 않나싶다. 물론 저자가 이를 위해 나름 구체적인 사례를 들었다고는 하지만, 누구나 과거 역사의 내용을 평가함에 있어 어떤 면을 더 부각시켜 볼 것인가에 따라, 저마다 어느 정도 견해 차이는 분명 존재할 것으로 본다. 저자는 이 책의 서두에서 왜 이 책을 쓰게 되었는지 그 목적에 대한 몇 가지 의견을 내놓았는데, 외형적으로 볼 때, 당시 조선이 왜란과 호란을 거치면서, 그 직면한 정치 상황이 오늘 우리의 시대와 일맥상통한 부분이 적지 않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조선시대는 왕이 모든 것을 관장하고 지배하는 형식을 띠고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신권에 의해 다스려진 사회였다. 어떤 왕은 이런 구조를 적절히 이용하여 성공적인 치세를 이루어 나아갔지만, 반대로 또 다른 왕의 경우는 중심을 잡지 못하고, 불안한 정국을 만드는 어리석은 정치를 펴기도 했음을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자세히 볼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무엇보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개인적으로 주목했던 점은, 각 왕들의 저마다 다른 통치 스타일을 일목요연하게 개괄하여 볼 수 있었다는 것이다.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완벽한 치세를 이루어 낸 통치자를 찾아보기는 힘들다. 그러나 그에 근접하려고 노력했던 지도자들의 등장이 있었고, 반면에 그와는 사뭇 다른 폭정과 폭압을 일삼았던 위정자들이 있어왔던 것도 사실이다. 이 책에도 그 당시에 과연 무엇이 그렇게 절실히 필요했고, 어느 부분에 역점을 두어 국가를 이끌어가야 했는지를 고민하고 통찰했던 명군들이 있었으며, 상대적으로 치세에 대한 신념도 부족했고 국가의 안위보다 불요불급한 일에 우선순위에 두어 우를 범하는 암군의 모습도 잘 나타나 있다. 그런데 개인적으로 이 책을 읽으면서 생각해 보았던 것은, 조선시대의 군주는 세습적이어서 극히 제한된 범위 안에 존재해 있었다는 것과, 민중들에 의한 직접적인 선택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더불어 오늘 우리의 시대에는 국민에 의해 선출되고 그 대표성을 갖는다는 점과, 사전에 리더로서 자격에 대한 철저한 검증을 해볼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되어 있다는 마련되어 있다는 점에서 유의해 볼 것이 많다는 것이다. 이 점은 리더의 잘못된 치세는 그 자신뿐만 아니라 그를 뽑은 국민들에게도 책임이 있음을 의미한다. 어떤 리더인가에 따라 국가나 기업의 흥망성쇠에 미치는 그 영향은 실로 엄청나다 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이 책에 관심을 가진 독자들이 있다면, 그러한 측면을 감안해서 읽어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싶은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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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꼴찌 -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에게 들려주고 싶은 행복의 메시지
이성빈 지음 / 위니케이스타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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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꼴찌라는 제목을 보면서, 개인적으로 책의 내용에 무엇을 담았을까 하고 호기심과 궁금함이 많았었던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지나온 과거를 돌이켜 생각해보니, 나에게도 비록 꼴찌는 아니더라도 거의 그것과 다를 바 없는 비슷한 순위에 머물렀던 한때의 기억이 있는듯하다. 당시에는 그로인해 암담하고 우울했던 순간을 맞이했지만,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면 아마도 그런 쓰라린 경험이 있었기에 거기에 더 이상 머무르지 말아야지 하고, 조금은 나은 방향으로의 탐색과 노력을 경주하게 만들었던 좋은 계기가 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어느 분야에서든 공정하게 치러진 평가에서 꼴찌라는 성적을 거두었다는 것은, 아무래도 남들에게 결코 자랑할 만한 내용의 일은 아니며, 왜 그런 결과를 얻었는지에 대해 스스로 반성의 시간을 갖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꼴찌라는 것이 많이 아쉬울망정, 아주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타인으로부터 비난받을 정도의 행위는 결코 아니라고 본다. 언제부턴가 우리 사회는 일등이 모든 것을 다 가져가는, 조금은 이상한 사회로 변질되어 버린 것 같은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물론 온갖 노력과 열정을 다해 수많은 경쟁자를 제치고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는 점은, 마땅히 칭찬해주고 박수를 쳐주어야 할 일이다. 그러나 목표를 향해 부지런히 노력하고 최선을 다했지만 일등의 자리에 오르지 못했다고 하여, 어느새 그 과정이 모두 무시되거나 주목받지 못하고, 오히려 부끄럼과 책망을 마치 당연한 것처럼 생각하는, 스스로의 삶에 상처를 내야 하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이 책은 입시생이라면 누구나 그토록 열망하는 서울대에 우수한 성적으로 입학했지만, 그 안에 안주하여 남들이 흔히 말하는 간판을 업고 살아가는 삶이, 애초 자신이 원했던 인생의 목표와는 다른 것을 알고, 홀연히 이를 탈피하여 스스로에게 즐겁고 행복하며 열정을 다할 수 있는 길을 찾아 거침없는 행보에 나서고 있는, 한 젊은이의 솔직담백하고 생생한 현실의 이야기를 담고 있어 눈길을 이끈다. 책 속에는 저자가 실제 경험했던 다양한 내용들을 포함하고 있는데, 오로지 성적으로만 모든 것을 재단하여 나열하는 현실의 경쟁에 치여 정작 자신의 재능과 꿈을 포기해야 하는 누군가에게, 힘과 용기를 불어넣는 의미 있는 책이 될 듯하다. 그래서 당면한 현실이 조금은 버겁게 느껴지는 독자들이 있다면, 한번 관심을 가지고 읽어볼 만한 책이 아닐까 싶다. 한때 반에서 중간정도의 성적을 유지했던 저자는, 우연히 시사적인 칼럼의 내용을 읽다가 그 내용에서 문득 타임머신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떠올라, 공부에 대한 본격적인 열의를 품었고 그 결과 서울대에 입학할 수 있었다고 한다. 아이러니 한 것은 입학 후 무난한 졸업을 했다면, 그 자체로 어느 정도 직장인으로서의 보장된 삶을 유지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많은 시행착오의 길을 걸어오면서도 후회하지 않는 그의 다양한 도전의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자신의 의지가 전혀 반영되지 않은 부모님이나 타인에 의해 마지못해 따라가거나 강제된 삶보다, 스스로의 선택에 의해 더불어 살며 함께 나누는 삶이야말로 의미 있고 행복한 인생이 아니겠는가 하고 이 책을 통해 독자들에게 반문한다. 그러면서 누구든 어느 날 문득 무언가 해보고 싶다는 욕망을 느꼈다면 주저하지 말고 과감하게 도전해보라고 말한다. 물론 그것이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생소한 것이어서 실패할 가능성이 높은 것은 사실 일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그러한 두려움에 머뭇거리기보다 스스로가 원했던 것을 찾아 조금씩 노력하다보면, 그동안 자신이 깨닫지 못했던 새로이 알게 될 것이며, 무엇이든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을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저자 자신은 한때 무엇 하나 잘하는 것이 없어 의기소침했고 그래서 주변만을 맴도는 극히 내성적인 성격의 소유자였다고 한다. 그러나 그는 자신을 인위적으로 둘러싸고 있는 외부인들의 인식과 고정관념을 깨트리고, 나는 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마인드와 도전정신으로 세상 밖으로 나가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어렵게 대학에 들어가서도 다양한 활동과, 안목을 넓히기 위해 무작정 따라 나섰던 해외의료봉사와 호주로의 여행, 또한 이런 저런 이유로 자신의 꿈을 키워나가지 못하는 학생들을 위해 조금의 힘이나마 보태주고자 했던 멘토링에 이르기까지 그의 지나온 삶의 여정은 끝없는 도전의 연속이었음을 볼 수 있다.


행복은 성적순서가 아니라는 말이 한동안 유행어처럼 인구에 회자되는 일이 있었다. 그러나 언제인지 모르게 그런 말은 쏙 들어가고, 다른 가능성을 모두 닫아버린 채, 남들보다 조금 더 나아보이기 위해 스펙을 쌓는 일에 모두가 열중한다. 그리고 그런 일이 이제는 마치 당연시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경제적으로 부유하고 높은 명예를 얻었다고 해서, 그 삶이 진정 행복한 삶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이는 여러 연구들을 통해 이미 사실로 증명되었기도 하다. 그런데도 오늘의 우리 사회는 공부로 그 순위를 매기고, 그러한 방식대로 행복에 근접할 수 있는 것이라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말하고 있다. 그런데 반드시 그렇다고는 할 수 없지만, 빌 게이츠를 비롯한 오늘날 많은 유명 인사들의 과거 행적을 살펴보면, 자신이 하고 싶었던 것을 찾아 도전함으로서, 남들은 쉽게 할 수 없는 많은 것을 이루어 왔다는 것을 우리는 알 수 있다. 물론 어려움이 없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혹시 모를 실패가 있을까 싶어, 여전히 도전의 길로 쉽게 발을 들여놓지 못하는 것도 그리 바람직한 일로 보이지는 않는다. 남부럽지 않은 성공한 인생의 길이 우리가 예측한대로 또한 어떠한 공식에 따라 성립되는 것은 결코 아니다. 누군가가 말했듯이 자신의 지나온 인생을 회고할 때, 가장 아쉬워하는 일은 자신은 정작 하고 싶었지만, 마음으로만 바라고 실제 하지 못했던 일들이라고 한다. 따라서 이 책의 저자가 도전해왔던 것처럼 가능성이 크지 않은 것에 매달려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맡기기보다는, 조금은 어려워 보이더라도 자신이 즐거워하고 열정을 다할 수 있는 일에 한껏 매진해보는 것이 차라리 더 나은 일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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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쿠쿠스 콜링 세트 - 전2권 코모란 스트라이크 시리즈 1
로버트 갤브레이스 지음, 김선형 옮김 / 문학수첩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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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애초 개인적으로 이 책을 읽겠다고 선택하게 된 이유 중 가장 컸던 것은, 아무래도 작가의 유명세에 따른 기대감이었다. 그것은 아무래도 이 작품의 작가가 기존의 작품을 통해 대중들로부터 이미 상당한 평가를 받아왔고, 또한 대중들이 어떤 내용에 흥미를 가지고 있으며, 어떤 점을 부각시켜야만 독자들의 관심을 가지게 되는지를 잘 알고 있을 것이라는 나름대로의 개인적 판단의 기준이 있었기 때문이다. 다른 독자들은 이 작품을 어떻게 감상하고 평가했을지는 모르겠으나, 추리작품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작가 자신의 이력적인 면에 새로운 하나의 사실을 추가할 수 있을 만큼 괜찮았던 작품으로 기억된다. 물론 그녀가 이전에 발표했던 해리포터시리즈라는 작품이 역사상 유례없는 수많은 호평과 각광을 받은 것에 비한다면, 이 작품이 그에 미치지 못하지 않나 하는 조금은 박한 평가들이 있지 않을까 싶기는 하다. 그러나 이 작품의 전체적인 구성면이라든지 추리 소재의 신선함과 독특함, 더구나 눈에 띠는 개성적인 캐릭터이자, 작품 내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게 되는 사설탐정 스트라이크와 그의 조수로 등장하게 되는 로빈의 명콤비적인 이야기 흐름의 근거로, 웬만한 추리소설 이상의 흥미 있고 흡입력을 자랑하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쿠쿠스 콜링이라는 문득 책의 제목만을 생각하면, 왠지 아름다운 로맨스가 펼쳐진 이야기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 작품은 그런 선입견적인 느낌과는 다르게, 다소 독특한 소재를 통해 이미 종결된 완벽한 살인 사건의 내막을 추적해가는 흥미진진한 내용을 담은 추리작품이다. 작품 속 내용의 시작은, 사건을 거의 의뢰받지 못해 이제는 파산 지경에 다다른 어느 사립탐정 사무소에, 어느 날 말쑥한 차림의 변호사가 찾아와 이미 경찰로부터 결론이 지어진 사건 하나를 언급하며 이를 재조사 해달라는 의뢰를 하게 되면서부터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그 사건의 피해자가 다름 아닌 자신의 이복 여동생에 관한 것이라는 점이다. 더욱이 의뢰자가 언급한 사건의 내용은, 이미 경찰에 의해 오랜 시간동안 철저하게 조사되었고, 마침내는 우울증에 빠진 피해자가 삶의 무게를 견디지 못해 자살했을 것이라며 최종적으로 마무리되어 결론지어졌던 사건이다. 이 작품의 주인공이 되는 사립탐정 스트라이크는, 이번 의뢰의 내용이 한편으로 조금은 황당하고, 사건 자체가 재조사할 어떤 이유나 근거의 타당성이 부족함을 알고 거절의 의사를 밝혔지만, 의뢰인의 거듭되는 간곡하고 단호한 부탁에 의해 자의반 타의반으로 이 사건에 대한 재조사를 시작하기에 이른다.


이 작품이 흥미로운 점은 여러 부분에서 나타나는데, 우선 그 하나는 작품의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탐정으로 나오는 주인공과 그의 조수 로빈의 개성적인 캐릭터에 있다. 이들의 콤비는 시계의 톱니바퀴가 서로 맞물려 돌아가듯 호흡을 맞추며, 정확한 판단력과 임기응변으로 무에서 유를 창조해가는 이들의 활약 과정이 펼쳐지는데, 이러한 부분은 분명 이 작품을 읽는데 재미의 한 꼭지를 제공해주지 않나 싶다. 또 하나는 작품의 전체적인 구성에 있다고 본다. 우선 이 작품에서 다루어지고 있는 사건은, 미제의 사건도 아니며, 그렇다고 실시간으로 벌어진 사건을 풀어가는 것도 아닌, 이미 완료된 조금은 특이한 사건이 전제되어 있고, 더구나 타살이 아닌 자살로 완벽하고 철저하게 위장되어 마무리 되었다는 점이다. 그래서 당시 목격자들의 진술을 토대로 이를 논리적으로 재구성해가며 논리의 허점을 찾아내는 과정의 조금은 특이한 전개를 보인다. 그런데 이 흐름에는 중간 어디에도 결과를 단정하기 힘든 미스터리적 요소와 후반부에 펼쳐지는 반전의 부분에 이르기까지, 추리소설이 가지는 대중적 요소들이 적절하면서도 짜임새 있게 고루 갖추어져 있다고 보이며, 더불어 인간의 이중적인 모습을 부각시켜 부질없는 욕망을 비판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장르 소설도 그 내용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나누어져 있어서, 그 선호하는 분야가 독자들마다 각기 다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좋은 작품들은 그러한 분류에 상관하지 않으며 따르지도 않는다는 것을, 기존의 여러 작품들의 예에서 우리는 보아왔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이 작품을 읽은 독자의 입장에서, 이 추리소설 역시 그러한 부분에 포함시켜야 하지 않나 싶을 정도로 긍정적인 평가를 하고 싶다. 이 작품을 시작으로 이와 연계한 작가의 후속적인 작품이 계속 출간될지는 모르겠지만, 작품 속에 규정된 새로운 모습의 캐릭터가 확정되어있는 것으로 봐서, 시리즈 형태의 유사한 작품들이 등장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해본다. 물론 작가의 화려한 이력에 걸 맞는 좋은 작품들이 탄생할지는 앞으로 두고 봐야 하겠지만, 이 작품을 기준으로 판단을 해본다면 독자들이 기대한 만큼 이상의 훌륭한 작품이 나올 것으로 생각된다. 영화계의 거장으로 알려져 있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 대중들에게 선보였을 때마다, 연이은 호평들이 쏟아졌던 것은 그의 유명세라기보다는 작품의 완성도가 높았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러한 관점에서 개인적으로 그녀의 향후 작품들이 이전에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소재와 다양한 내용을 바탕으로 하면서도, 대중성과 완성도를 한층 높인 많은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었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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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주의 인물
수잔 최 지음, 박현주 옮김 / 예담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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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책의 표지와 제목을 처음 보았을 때 느낌은 솔직히 그랬다. 왠지 추리와 연관된 긴장감을 주는 장르분야의 소설이 아닐까 하고 말이다. 그리고 분명 내용에는 무언가 심상치 않은 일이 벌어질 것이고, 발단이 된 사건의 이야기를 통해 책 속으로 빠져들 것만 같은 그런 생각을 가지게 했던 책이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보면 그런 나의 애초의 예상은,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고 해야겠다. 가끔은 독서가 무척이나 하고 싶어질 때, 문득 느낌만으로 혹은 분명 머리로는 아닌데, 무의식적으로 손이 먼저 가게 되는 책들이 있게 마련이다. 우연의 일치인지는 모르겠지만, 대부분 그런 선택으로 인해 읽게 된 책들의 내용은, 이상하게도 나의 기억 속에 오래도록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서, 어떤 알지 못한 묘한 기운의 존재가 있는 것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이 책은 내게 있어 뜻하지 않은 선택의 대상이 되었지만, 의외로 흥미롭고 의미가 있는 독서의 즐거움을 갖게 했으며, 그 내용으로 인해 나 자신을 되돌아보게 하여,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든 충분한 여지를 주었기에 그런 분류에 집어넣고 싶은 몇 개 안되는 작품으로 남아 있을듯하다.


사실 개인적으로 처음 보는 낮선 작가인데다가 무려 600여 페이지가 넘는 상당한 분량을 자랑하는 이 작품은, 앞부분의 내용이 테러와 관련한 사건이 모티브가 되어 전개되어 있기는 해도, 보통 장르소설이 주는 대중적인 흥미의 요소들을 찾기에는 거리가 조금 있는 편이다. 더구나 책의 전개 흐름이 현재에서 과거로, 과거에서 현재로 반복되는 부분이 많아서, 생각만큼 빨리 읽혀지지도 않는다. 그래서 보통 추리작품을 기대했던 독자들이라면 다소 실망감을 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무작정 지나치고 외면하기에는, 이 작품이 담고 있는 내용이 너무 매력적이고, 우리에게 전해주는 메시지가 강렬하지 않나 싶어 가급적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은 책이다.이 작품은 미국의 한 대학에서 종신 교수로서 평범한 인생을 살아가지만, 타인에게 있어 동양인이라는 태생적 외모와 원어민이 아니라는 선입관적인 인식의 틀에 갇혀, 이방인의 굴레를 쓴 채 고통스럽고 고독한 삶을 영유하는 한 인간의 내면을 철저하면서도 심층적으로 다루고 있는 것이 이채롭다.


작품 속 이야기는 학생들로부터 신임이 높고 대학에서 촉망받는 교수에게 누구가로부터 우편물이 보내어지게 되는데, 그것은 다름 아닌 사제폭탄이었고 이로 인해 해당 교수가 사망하는 테러사건이 발생하면서 시작한다. 그리고 사건이 벌어진 그 옆방에는 자신의 연구실을 두고 있던 주인공이 등장하는데, 그는 당시 사망한 교수를 선망하고 질투했었던 적이 있으며, 더구나 학생들과 이웃 사람들에 의해 좋지 않은 평판을 전해들은 경찰로부터, 불행하게도 사건에 관한 요주의 인물이라는 딱지를 부여받기에 이른다. 결국 처음에는 별 의미 없이 받아들이다가 급작스럽게 발생한 사건의 중심에 자신의 존재가 서서히 부각되고 있음을 깨달은 주인공은, 점점 옥죄어 오는 불안감에 자신은 이번 사건과 아무런 관련이 없음을 밝히기 위해, 스스로가 예전에는 남들에게 전혀 보이지 않았던 다양한 모습을 보이며 부단한 움직임을 보인다. 작품 속 이야기 흐름의 진행은, 하나의 우연한 사건에서 출발하여 겉으로 드러나 보이는 주인공의 왠지 부자연스러운 행동들과, 그의 진짜 속내를 현재와 과거를 쉼 없이 교차하여 들여다보는, 섬세하면서도 치밀한 묘사가 주를 이루고 있어 작품을 읽는 독자로 하여금 묘한 매력을 느끼게 한다.


이 작품에서 주인공은 자신이 바라던 학문적 위치에서는 나름 성공했다고 볼 수 있으나, 그 과정에서 두 번의 결혼실패와, 남들로부터 조그마한 틈도 보이지 않으려는 마치 강박적인 모습을 가슴 속에 숨기며, 이를 기반으로 한편으로는 위선적이며 가식적으로 살아간다. 그러나 이러한 그의 행위는 스스로가 미국 사회의 주류에 속하지 못하는 이방인으로서의 모습을 조금이나마 감추기 위한 자구책이다. 하지만 그의 주변 사람들은 그러한 자신의 의도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방향에서 자신을 보아주는 것이 아닌 다른 시각에서 그를 바라보고 인식한다. 결국 주인공은 타인으로부터 떼래야 뗄 수 없는 요주의 인물로 낙인찍히고, 작가는 이러한 부분을 집요하게 파헤쳐 독자들을 향해 이를 어떻게 이해하고 바라볼 것 인지를 의미심장하게 묻고 있는듯해 보인다. 이 책을 읽은 독자의 입장에서 작품 속 주인공이 겪고 있는 삶의 이야기는, 어쩌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자신의 환경에 간접적으로 대입하여 볼 수 있는, 의미 있는 내용을 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여겨진다. 아마도 우리들 대부분은 자신의 실제 모습을 감추고 마치 가면을 쓰고 거짓된 인생을 살아가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런 가면의 모습은 결코 오래 지속되지 않으며, 우리를 때로 불편하게 만들기도 해서 언젠가 자신을 옭아매는 피폐한 인생으로 만들지도 모를 일이다. 그런 관점에서 이 작품이 내포하고 있는 작가의 진정한 메시지의 의미를 되새겨 보면서, 많은 독자들이 나름대로 이유 있는 독서의 시간을 가져 보았으면 좋지 않을까 싶은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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