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알사냥꾼
제바스티안 피체크 지음, 염정용.장수미 옮김 / 단숨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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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으면서 개인적으로 받았던 느낌은, 마치 한편의 짜릿하고 임팩트 있는 영화를 본 것이 아닌가 싶은 착각이 들 정도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작품으로 기억 된다. 그동안 연쇄살인범죄를 주제로 한 많은 작품들이 등장해왔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 소설이 담고 있는 줄거리의 구성내용과 그 이면에 짙게 착색되어 있는 스릴과 공포의 이미지는, 독자들이 이전에 체감해왔던 것 이상으로 독특하고 신선한 면을 선보이고 있지 않나 싶은 생각을 해본다. 사실 이 작품은 연쇄살인이라는 소재로만 제한해서 생각한다면 기존의 범죄스릴러와 비교해 별다른 차이점이 없는 것처럼 보일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작품의 전개과정에서 치밀하게 구성된 이야기의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그 스릴의 무게감이 확연히 다르다는 것을 독자들은 느낄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특히 이 작품에는 다른 무엇보다 사건과 연계하여 펼쳐지는 스토리의 진행과정에서, 전율에 가까울 만큼의 공포와 그 끝을 알 수 없는 미스터리적인 요소가 작품 전체를 지배할 만큼 시각적으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 부분은 작품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섬세한 심리적 묘사와 함께 생동감 있게 다루어지고 있어서, 독자들이 여타의 작품에서 감상할 수 없었던 스릴의 묘미를 만끽하는 기대 이상의 흥미로움을 제공하고 있지 않나 싶다. 그래서 독자들은 이 작품을 통해 전편이었던 눈알 수집가에서 보아왔던 장르의 대중적 요소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풍부한 스토리의 전개와 깊이 있는 내용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면모의 범죄스릴러의 매력을 감상할 수 있을 듯하다. 따라서 이러한 장르에 관심 있는 독자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좋은 작품으로 다가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작품을 조금 쉽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 눈알 수집가를 먼저 읽어보는 것이 도움이 될듯하다. 이전 작품의 줄거리와 연계하여 작품 속에서 전개되고 있는 이야기를 살펴보면, 아이를 유괴하고 아이의 어머니를 죽인 뒤 범인은 엄마의 손에 일정 시간이 입력된 타이머를 놓아둔다. 그리고 그 시간 안에 아이 아빠가 아이를 찾아내지 못한다면, 아이의 눈알은 제거되고 그 목숨마저 유지할 수 없게 된다. 마치 게임이 연상되는 이 독특한 연쇄살인사건에 전직경찰 알렉스는 불행하게도 이 사건의 직접적인 당사자의 입장에 처하고 만다. 그는 아무런 증거와 증인이 없는 상태에서 아들을 찾아 나서던 과정에서, 맹인이면서도 사람의 과거를 꿰뚫어 본다는 기이한 능력을 가진 알리나의 도움으로 아들이 있는 곳으로 향하지만, 범인은 일정 시간을 초과했다는 이유로 아이를 살리기 위해서는 권총으로 자살하라는 말을 듣게 된다. 결국 그는 차마 아들을 죽일 수 없어 권총으로 머리에 대고 죽음을 선택하게 되지만, 이후 천만다행으로 살아나게 된다. 한편 경찰은 세계적인 안과의사로 이름을 떨치고 있는 주커라는 인물이 이번 범죄사건에 직접적인 연관관계가 있을 것으로 생각해 그를 용의자로 지목하고, 이를 뒷받침 해줄 것으로 생각되는 사건의 직접적인 피해자였던 타마라라는 여성의 증언을 통해 구속할 것을 계획하지만, 사건 이후 그녀의 정신적인 문제로 인해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그를 풀어주기에 이른다. 하지만 불행 중 다행으로 알리나는 경찰의 부탁으로 의문점을 찾기 위한 주커와의 잠깐의 만남에서, 이번 사건과 관련한 석연치 않은 이상한 점이 있음을 알게 되지만, 용의자의 혐의를 벗은 주커에 의해 알리나가 돌연 납치를 당하게 되면서, 작품 속 사건은 점점 알 수 없는 미궁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이 작품은 자신의 아이와 부인은 잃고 복수의 기회를 노리는 알렉스, 알리나의 납치함으로서 완전범죄를 꿈꾸는 주커, 그리고 이러한 일련의 사건의 진행에서 베일에 가려진 또 다른 인물을 새로이 등장시킴으로서 그 결과를 쉽게 예측할 수 없는, 독자들에게 미스터리 스릴러물로서의 매력에 흠뻑 젖어들 것으로 여겨진다. 물론 서사과정에서의 조금은 억지스러운 부분이라든가, 중간 중간 다소 이해하기 힘든 개연성의 문제가 껄끄럽게 여겨지는 것이 사실이지만, 그런 점을 상쇄하고도 남을 만큼 흥미진진하게 펼쳐지는 스토리의 전개과정은 높이 평가해야 하지 않나 싶다. 특히 다른 무엇보다 이 작품을 통해 전달되는 공포와 스릴의 묘미는 웬만한 호러물 이상으로 강렬하고 인상적으로 다가온다는 점은 주목해 볼만하다. 그래서 이 작품이 차라리 지금이 아닌 여름에 출간되었다면 어떠했을까 싶은 생각도 든다. 장르소설은 다른 무엇보다 대중적인 요소에 상당한 영향을 받게 마련이다. 그래서 아무리 작품성이 좋아도 독자들이 재미를 느낄만한 요소가 소설의 내용에 충분히 반영되지 못한다면, 독자들에게 주목받기에는 어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다. 또한 줄거리 전개과정에서 있어서 독자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핵심적인 부분, 다시 말해 사건으로 파생되는 긴장감이나 호기심이 분산되지 않도록 하는 점도 중요하게 다루어져야만 한다고 본다. 그런 측면에서 이 작품은 그러한 여러 요소들을 효과적으로 잘 배합하여 장르를 대하는 독자에게 상당한 만족감을 전해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여전히 추리나 미스터리를 다룬 장르소설들이 꾸준히 출간되고 있다. 하지만 독자에게 눈길을 주는 작품은 생각만큼 많지 않아 보인다. 그리고 작품의 내용에 따라 그 선호도의 차이가 조금은 다를 것이다. 하지만 이 작품은 범죄스릴러에 관심 있는 독자들에게 기대이상의 재미를 제공해줄 수 있을 것으로 보여, 한번 읽어보기를 조심스럽게 권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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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워실의 바보들 - 위기를 조장하는 이코노미스트들의 위험한 선택
안근모 지음 / 어바웃어북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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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오래전 중등학교 시절 경제에 관한 내용을 학교에서 배울 때, 수입보다는 가급적 수출을 많이 해서 외화를 최대한 벌어들인다면, 그 자체로 우리의 국내경제가 아무런 문제없이 잘 돌아가는 줄로만 알았다. 그런데 이후 경제학의 이런 저런 이론들을 배우면서 그것이 얼마나 단순한 생각인지를 비로소 조금은 깨닫게 된듯하다. 물론 수출을 통해 돈을 많이 벌어들이는 일이 자국의 경제를 발전시키는 중요한 토대가 되고 있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러나 실질적인 경제의 내용을 조금 가까이에서 들여다보면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한 것은 그렇게 벌어들인 돈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운용할 것인가에 관한 금융정책임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금융정책은 한 마디로 국가로 유입되는 모든 자금을 흐름을 원활하게 운용하여 국내경제시장을 안정적으로 유지시키는데 그 목적이 있다. 그래서 아무리 많은 자금이 있다고 해도 이 돈을 관리하는 금융정책에 어떤 문제가 발생한다면, 차후 경제에 미칠 파장은 굳이 언급하지 않아도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이유로 어느 나라든 자국의 금융정책을 시행함에 있어 이에 대한 결정은 신중할 수밖에 없는 것이고, 또 그렇게 해야만 향후 야기될 혼란스런 경제문제를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는 것이다. 특히 요즘처럼 금융이 경제의 모든 것을 좌우할 만큼 핵심적인 요소로 작용되고 있는 시기에는, 금융정책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런데도 이러한 금융정책이 난해하다거나 복잡하다는 이유로 금융정책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이는 그리 많지 않아 보인다. 따라서 이러한 책을 통해 금융정책과 관련한 오늘의 세계 경제의 흐름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얻었으면 하는 생각을 해본다.


이 책은 2008년 세계금융위기 이후, 미국은 물론 여러 선진국이 펼치고 있는 금융정책의 실상을 상세히 들여다보면서, 정책의 실행이 과연 어떤 요인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으며, 또 그 진행결과가 앞으로 어떻게 나타날지 간접적으로나마 예측해볼 수 있는 있다는 점에서 주목해 볼만 하지 않나 싶다. 특히 책 속에서 다루고 있는 금융정책의 내용이 단지 일부 국가가 아닌, 유럽 연합, 일본, 중국 등 여러 나라들의 실제사례들이 폭넓게 소개되어 있어서, 독자들이 국제금융정책을 조금이나마 이해하는데 참고할 수 있는 유용한 도서로 여겨진다. 책에 따르면 저자는 결과론적인 이야기지만 많은 경제 전문가들이 진단한 2008년 미국의 금융위기의 원인은 결국 빚 때문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의견에 동의하면서, 미국정부가 당시 당면한 금융위기의 해법으로 여러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은행권이 보유하고 있던 거의 모든 부실채권을 끌어안으며, 도미노처럼 확산되는 금융회사의 파산과 그에 따른 실업문제를 막기 위해 막대한 자금을 풀어 구제 금융을 통한 금융정책을 실시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여러 자료를 통해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물론 이에 대한 반론도 적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그렇지 않아도 오래전부터 적자재정의 문제로 골머리를 안고 있던 미국정부로서는 이 엄청난 부채를 감당한다는 것이 쉽지는 않은 일이었을 것이다. 아베노믹스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내며 일본이 최근 펼치고 있는 금융정책의 경우도, 미국과는 다소 차이를 보이지만 결국 비슷한 모양새를 이어가고 있는듯하다. 다만 미국의 경우에는 과도한 화폐발행으로 향후 예상되는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해 양적완화정책을 축소하고 있는 반면에, 일본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지속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유럽연합은 그리스와 이탈리아가 극심한 부채로 인한 경제악화의 국가파산의 위기가 대두되었을 때, 구제금융은 없을 것이라는 강경책을 표방해왔지만, 결국은 이를 받아들여야만 했던 그동안의 과정을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살펴볼 수 있다. 저자는 이 책의 사실에서 보는바와 같이, 지금까지 주요 선진국들이 맞닥트린 경제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시행할 수밖에 없었던 막대한 화폐발행을 통한 금융정책의 내용을 면밀히 들여다보면서, 과연 이러한 정책의 결과가 향후 또 다른 경제문제를 야기하지 않을까 하는 조금은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는듯하다. 그런데 독자의 입장에서 이러한 저자의 인식에 일부 동의할 수밖에 없는 것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금융정책이 가시적인 효과가 지속되고 있지 않다는 점과, 그동안 양적완화로 풀려진 자금의 회수방법에 대한 각국의 뚜렷한 후속대책을 찾아보기 힘들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지난 미국에서 촉발된 국제금융위기의 여파로, 물가상승으로 인한 내수소비에 상당한 문제가 있을 것으로 여겨 이해하기 힘든 금융정책을 실시해왔던 것이 사실이다. 그 결과로 제2의 IMF의 위기가 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일부 우려의 목소리들이 있었다. 특히 다른 여러 선진국들과는 달리 우리의 금융시장은 상당히 취약하다는 점에서, 지금처럼 과도한 화폐발행을 통한 양적완화가 원인이 되어 앞으로 새로운 경제위기가 불어 닥친다면 적잖은 악영향을 받을 것은 분명해 보인다. 그런데 문제는 그 피해가 고스란히 우리에게 전해져 온다는 점이다. 그런 측면에서 이제라도 우리 스스로 경제의 흐름을 어느 정도 파악함으로서, 행여 있을지도 모를 위험에 미리 대비해야 할 때는 아닌가 싶기도 하다. 물론 이 책이 경제의 전반적인 내용을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게 다룬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양적완화를 통한 국제금융정책의 다양한 내용들을 살펴보면서, 오늘의 국제경제를 이해하는데 독자들에게 유기적인 역할을 해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따라서 이 책을 통해 그동안 독자들이 잘 모르고 있었던 경제상식을 얻는데 디딤돌이 되었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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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회인으로 산다 - 연대와 공존으로 나아가는 유쾌한 삶의 방식
데루오카 이츠코 지음, 조한소 옮김 / 궁리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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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스스로는 누구나 자신의 인생을 설계하고 이끌어나가는 삶의 주체라는 점에서 하나의 개인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사회 구성원으로서 역할과 책임을 안고 있는 사회인이기도 하다. 또한 인간은 홀로 살아갈 수 없다는 사회적 동물이라는 말이 내포하고 있는 의미에서 추측해볼 수 있듯이, 사회를 배제한 채 인간의 존재를 설명하는 것은 어불성설에 가깝다. 그래서 이를 토대로 개인과 사회인이라는 말은, 서로 개별적인 것이 아닌 불가분의 관계에 놓여 있다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와 관련하여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이것이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도록 균형 있게 병존하도록 우리 자신을 포함한 사회나 정부 모두가 인식을 같이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런데 최근 우리 사회의 내부에서 벌어지고 있는 여러 현상들을 보면 심각한 불균형적인 상태에 놓여 있음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가 있다. 이를테면 나만 아니면 괜찮다고 말하는 타성에 젖은 우리의 잘못된 인식, 그리고 내가 아니더라도 누군가 대신할 것이라는 극단적 이기주의에 따른 개인주의의 행태가 우리 사회에 점점 팽배해져가고 있음이 바로 그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현상을 두고도 아무런 깨달음 없이 으레 그런 것처럼 받아들여진다면, 결국에는 언젠가 우리 자신에게 커다란 재앙으로 되돌아오게 된다는 점을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물론 이러한 사회구조적인 문제에 대처하지 못한 정부의 정책부재도 분명 책임이 있기는 하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이러한 현실을 우리 스스로가 자초한 것은 아닌지 되돌아 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그동안 우리 사회는 개인의 자유와 권리가 너무 강조된 나머지, 극단적인 이기주의에 따른 개인주의가 급격히 확대되었다. 결국 자기의 욕심만 채우려는 우리의 안일한 태도가 오늘날 커다란 사회 문제를 야기했었다는 점을 감안해 볼 때, 이제는 이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는 우리의 노력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 아닌가 싶다.


이 책은 그러한 측면에서 우리 사회에서 불거지고 있는 여러 불편한 사회 문제들을 조금은 객관적이고 이타적인 입장의 시각에서 바라보고, 이제라도 우리 모두가 개인이기에 앞서 사회인이라는 인식을 하루빨리 일깨움으로서, 지금의 이러한 현상을 조금씩 바꾸어 나가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어서 독자들이 관심을 가지고 음미해 볼만하지 않나 싶은 생각을 해본다. 이 책에는 오늘날 일본사회가 안고 있는 여러 가지 문제들, 이를테면 소득의 양극화와 저출산 고령화 문제, 그리고 점차 확대되어 가는 청년 실업과 대책 없는 비정규직의 양산, 부실한 사회안전망 등과 같은 사회 연대의식의 부족으로 인해 생기는 문제점을 되짚어 보고, 이에 대한 해결책을 심도 있게 모색해보고자 했다. 이 책의 내용은 일본의 사회현안문제를 바탕으로 해서 저자의 주장이 펼쳐져 있지만 개인적으로 생각할 때, 그 실질적인 부분들을 들여다보면 현재 우리의 사회에서 불거지고 있는 다양한 문제들과 유사한 것이 대부분인데다가, 많은 부분에서 공감이 가기도 하면서 우리들이 깊이 새겨볼만한 유익한 내용들이어서 참고할만하다 하겠다. 저자는 신자유주의라는 패러다임에 맞춰 행해지고 있는 치열한 경쟁의 현실 속에서, 필요악으로 파생되고 있는 여러 문제의 원인에, 권리는 있지만 그에 따른 사회적 책임을 지지 않으려는 우리의 개개인의 편향적인 인식에 문제가 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타성에 젖어 은연 중 저지르게 되는 우리의 그릇된 시각과 행동의 문제에 대해, 우리 스스로가 개인에 앞서 사회인이라는 근본적인 가치관 변화의 필요성이 시급하다고 주장한다. 특히 저자는 인간에게는 타인의 고통과 아픔에 공감하려는 본성이 있는데다가 이성을 통한 자정능력이 있음을 볼 때, 다른 어떤 특별한 노력 없이도 얼마든지 건전한 우리의 사회를 만들어 갈 수 있다고 말하고 있는 점은, 독자들이 유의해 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최근 우리 사회에 마치 유행처럼 너도나도 힐링 받기를 원하는 사람들이 부쩍 많아졌음을 본다. 그래서 그럴까 인문학에 대한 관심을 보이는 독자들도 예전에 상당히 비해 늘어난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그런데 이와 관련하여 우리가 유추해볼 수 있는 것은, 그만큼 우리 사회가 얼마나 피폐해져 가고 있는지를 간접적으로 반증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다. 사회 안전망이 취약함에도 여전히 과도한 경쟁은 당연시 되고 있으며, 이를 토대로 많은 사회 구조적인 문제들이 나타나고 있음에도 정부는 이를 위한 구체적인 마련은 없고 임기응변식의 일시적인 대책만 내놓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가 기본 이념으로 삼고 있는 민주주의는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보장하고 대화와 타협을 토대로 한 수단을 강구하고 있기에,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데 밑바탕이 되는 좋은 제도임에는 분명하다. 문제는 이것이 단지 형식적인 절차에 너무 얽매인 나머지 보다 나은 사회를 위한 구체적인 활용방안의 노력이 현저히 부족해 보인다는 것이다. 따라서 저자는 이 책의 내용을 통해 이러한 문제의 해결을 위해 우리의 주변에서부터 이웃공동체라는 소모임의 활성화를 통한 다양한 토론과 대화의 장이 열려야 하며, 이를 위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의 지속적인 지원이 있어야 함을 강조한다. 또한 지금처럼 복종을 강요하거나 획일적인 교육에서 벗어나, 올바른 사회인을 성장시키기 위한 우리의 교육환경과 정책에도 획기적인 혁신이 있어야 함을 토로하고 있다. 사회적 연대와 더불어 살아가려는 의식의 발로는 결과적으로 보면 우리 개개인을 위한 하나의 커다란 사회 안전보호망을 구축하는 길이라는 것을 우리는 때로 잊고 살아가는듯하다. 결국 지금의 사회 구조적인 문제는 바로 함께하려는 연대의식이 꾸준히 발현되지 못했기에 불가피하게 벌어진 것을 이제라도 우리는 시급히 깨달아야 한다고 본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우리 사회에 일부에서 사회연대를 바탕으로 작은 움직임들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오늘 우리가 불편해 하는 사회문제 해결의 핵심적인 열쇠는 결코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이 책이 우리에게 알려주는 바와 같이, 이제는 이러한 모임에 관심을 가지고 내가 먼저 움직이면 가능해진다는 믿음과 의지로 의식의 변화를 꾀해야 할 때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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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치 유어 데스 스토리콜렉터 22
루이즈 보스.마크 에드워즈 지음, 김창규 옮김 / 북로드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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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심리라는 것이 참 묘해서, 우리는 종종 드라마나 소설에서 등장하는 극적인 갈등의 상황을 보게 될 때, 만약에 주인공이 나 자신이라고 가정한다면 어떤 선택을 하게 될 것인가 하고 스스로를 자문할 때가 있게 마련이다. 이런 것을 두고 어떤 이들은 쓸데없는 상상이라 여길 수도 있을지 모르지만, 그렇게 단정하는 것은 아마도 편협한 시각에서 나오는 인식의 문제가 아닐까 싶다. 왜냐하면 그러한 선택의 과정에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은, 향후 자신에게 있을지도 모를 유사한 상황에 처하게 될 때, 미처 생각지 못했던 다양한 방법이나 수단을 모색할 수 있을뿐더러 하나의 새로운 교훈적인 가치관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물론 그렇다고 그러한 상황에 자기감정이입에 심취한 나머지 현실을 무시한 허무맹랑한 이상향을 쫓는다거나, 가능하지도 않은 것을 억지로 만들어 보려는 어리석은 행동을 하는 것은 피해야겠지만 말이다. 그러한 측면에서 개인적으로 이 작품을 읽으면서 줄곧 내내 머릿속에 떠올랐던 것은, 작품 줄거리의 내용이 소설이 아닌 현실의 이야기였다면, 그래서 내가 주인공과 같은 처지에 맞닥트렸다면 어떻게 받아들이고 대처했을까 하는 생각을 끊이지 않게 만들었던 작품 중 하나로 기억된다. 사실 이 소설은 그 내용 면에서 보면 발단 부분에서부터 결말에 이르기까지 긴장과 갈등이 수 없이 교차되는, 흥미로운 전개가 펼쳐지고 있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그 상황을 현실에 접목하여 상상하기에는 여러 부분에서 다소 괴리감이 느껴지는 것이 많았다. 그럼에도 이 작품이 관심 있게 받아들여졌던 것은, 서사 과정에서의 드라마틱한 전개의 흐름이 자연스럽게 독자들로 하여금 개입의 소지를 주는 부분이 많았기 때문은 아닐까 싶은 생각을 해본다.


소설 속 주인공 게이트는 과거에 대한 마음에 깊은 상처가 있었는데, 그것은 16년 전 대학을 졸업하고 바이러스 면역과 관련한 감기예방 연구소의 일원으로 실험에 참가했다가, 의문의 대형화재로 사랑하는 연인을 잃은 가슴 아픈 추억이 바로 그것이다. 그녀는 화재사고에서 구조된 후 신경치료를 받음과 동시에 미국으로 건너가 바이러스 예방과 관련하여 촉망받는 학자로 지내게 되지만, 무능한 남편의 학대를 피해 자신의 아이와 함께 자신의 조국 영국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잠시 머물던 그 시기에 죽은 줄로만 알았던 자신의 첫사랑 연인과 똑같은 모습을 지닌 한 남자를 우연히 길에서 만나면서 놀라움을 금치 못하지만, 그 사람이 16년 전 화재로 죽어간 자신의 눈앞에 나타난 첫사랑과 일란성쌍둥이였던 그의 형이었음을 알게 된다. 이들은 과거 상처에 대한 서로의 처지를 이해하며 이야기를 나누던 과정에서 동생이 죽기 전에 남긴 의문의 메시지에 무언가 석연치 않은 점이 있음을 발견하고, 화재 사건 당시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인지를 확인하기 위해 주변 인물들을 찾아 나선다. 그리고 게이트는 과거 화재사고 현장에서 자신의 기억의 일부가 사라진 것을 두고 최면요법으로 과거의 기억을 살리는 과정에서, 연구소 내부에서 놀라운 일들이 진행되고 있었다는 것을 알고 충격을 받기에 이른다. 한편 과거 연구소 화재사건에서부터 끔찍하고 잔악한 음모의 계획을 꿈꾸고 있던 자들이 있었는데, 이들은 게이트에 의해 그동안 감추어 왔던 비밀이 새어나갈 것을 우려해 그녀를 제거하기 위해 추적에 나선다. 이후 소설 속 이야기는 베일에 가려진 거대한 음모의 사실을 밝히려는 주인공 게이트와, 새로운 바이러스를 이용해 세상을 공포로 몰아넣으려는 자들의 쫓고 쫓기는 숨 막히는 대결로 이어진다.


이 소설은 우선 기존의 작품들에 비해 장르소설에서 주요 주제로 다루어지는 로맨스와 범죄스릴러를 결합한 새로운 구성을 선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신선한 느낌으로 다가오지 않나 싶다. 또한 이야기의 흐름에서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그동안 감추어졌던 새로운 사실들이 하나 둘씩 발견되고, 그에 따른 스릴의 묘미가 점차 확대되는 전개를 보이는 이 작품은, 독자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대중적인 요소를 흥미롭게 엮어나감으로서 주목을 이끌게 한다는 점에서 이채롭다. 그래서 작가의 풍부한 상상력에 의한 남녀 간에 펼쳐지는 애틋한 로맨스와, 범죄와 관련한 강렬한 스릴이 펼쳐지는 조금은 독특한 구성의 묘미를 맛볼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줄거리의 전개과정에서 일부의 내용을 보면 개연성 부족으로 인한 서사의 과정이 공감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어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볼 때, 이 작품이 아쉬운 점은 장르작품이 다른 무엇보다 재미있어야 한다는 점에서는 어느 정도 충실한 것으로 보이지만, 전개 내용에서의 억지스럽게 생각되는 부분이 눈에 띤다는 것과, 특히 전반부의 풍부한 서사에도 불구하고 결말 부분에서의 매끄럽지 못한 전개의 흐름은, 이 작품에 흠으로 여겨질 만큼 반감되는 측면이 없지 않다. 하지만 이 작품이 기존의 소설에서는 보기 힘든 독특한 장르 요소의 결합으로, 새로운 관점의 모색을 추구함으로서 이전에 느낄 수 없었던, 새로운 관심의 축을 독자들에게 전해주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지 않나 싶은 생각이다. 그래서 이러한 장르요소의 다채로운 조화의 시도는 계속적으로 이루어졌으면 하는 생각을 해본다. 주인공 게이트의 첫사랑의 기억을 중심으로 예상치 못한 반전의 스릴과 그 과정에서 싹트는 남녀 간의 미묘한 로맨스가 펼쳐지는 이 작품은, 감정이입을 불러일으키게 할 만큼 드라마틱하게 다가온다. 따라서 이와 같은 장르를 좋아하는 독자들이라면 한번 읽어보는 것도 괜찮을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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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브
우르줄라 포츠난스키 지음, 안상임 옮김 / 민음사 / 2014년 3월
평점 :
절판



장르소설을 읽다보면 가끔은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작품에서 의외의 재미와 매력을 발견할 때가 있게 마련이다. 거꾸로 상당한 흥미를 제공해 줄 것이라고 믿었던 작품이었음에도, 실제로는 적잖은 실망감을 안겨주는 작품이 있기도 하다. 이 작품에 대해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개인적으로 전자에 속하는 경우가 아닐까 싶은 생각을 해본다. 사실 이 작품은 출간이 되자마자 상당한 독자들로부터 많은 호평과 함께 베스트셀러가 되었다는 작품소개와는 달리, 눈에 익지 않은 작가, 제목에서 느껴지는 평이함, 그리고 표지의 이미지에서까지 무엇하나도 특이한 느낌을 주었던 것은 아니어서 크게 눈길을 끌었던 작품은 아니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이 소설은 읽기 전과 읽은 후에 느낌의 차이가 너무 극명하게 대비된 작품으로 기억된다. 이 작품에는 우리들이 흔히 알고 있는 보물찾기와 유사하게 보이는 지오캐싱이라는 게임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끔찍하면서도 잔혹한 범죄의 내용이 다루어져 있는데, 경찰과 범죄자와의 시종일관 쫓고 쫓기는 숨 막히는 대결이 펼쳐져 있어서 이채롭다. 그래서 한편으로 범죄스릴러물로서의 이 작품을 생각할 때, 다루고 있는 그 소재의 내용이 이색적이면서도 장르의 주요 요소들의 특징이 적절하게 잘 조화된 흥미로운 작품으로 여겨진다. 특히 작품 전반에 소설의 발단 부분에서부터 느껴지는 긴장감의 무게가 결말 부분에 이르기까지 결코 흔들리지 않고 무겁게 지탱되고 있다는 점과, 다음 장면을 예측하기 어렵게 만드는 미스터리적인 사건의 전개는 책에서 눈을 떼게 만들지 않도록 하는 강한 흡입력이 있어서 주목할 만하다. 그런 이유에서 스릴러를 선호하는 독자들에게는 신선하면서도 매혹적인 작품으로 다가설 수 있을 것으로 보여 관심을 가지고 한번 읽어보기를 권해본다.


작품 속 사건의 발단은 어느 한적한 교외 방목장에서 타살로 보이는 어느 여인의 사체가 발견되면서부터 시작한다. 강력범죄 수사관으로 이 사건을 맡게 된 베아트리체와 플로린 형사는 사건현장에 도착하여 이리저리 살피던 중, 피해자의 발바닥에 문신으로 새겨진 숫자와 문자가 조합된 글씨를 발견하게 된다. 마치 암호와 같은 비밀스런 느낌을 주는 이 글씨의 내용을 추측한 결과, 그것은 다름 아닌 어떤 위치를 알려주는 좌표였으며, 이들은 그 위치를 찾아 조사하는 과정에서 범죄자가 남겨놓은 것으로 보이는 의문의 포장박스를 찾기에 이른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 안에는 또 다른 피해자의 것으로 보이는 잘려진 손과 함께 새로운 메시지가 들어 있었는데, 그 내용은 간략한 누군가의 인적사항과 적혀 있었고 이를 통해 어느 특정한 누군가를 찾아 새로운 좌표를 알아보라는 수수께끼적은 요구가 담겨져 있다. 결국 경찰은 새로운 피해자가 생길 것을 우려해 대대적인 조사를 벌이게 되고, 마침내 메시지에 적힌 사람을 어렵게 찾아내지만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한다. 이후 경찰은 범죄의 실마리를 풀만한 확실한 증거와 목격자를 찾지 못하고 교착상태로 접어들게 되는데, 그러던 중 이번에는 며칠 전 자신들이 찾아낸 사람이 사체로 발견되었다는 소식과 함께, 사건 조사과정에서 이 사건이 동일한 범죄자에 의해 저질러졌다는 사실에 큰 충격을 받는다. 연속되는 살인사건 그리고 베일에 가려진 범죄자에 의해 제시되는 새로운 좌표와 그곳에서 발견되는 의문의 메시지, 그렇지만 사건은 결코 쉽게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점점 오리무중 속으로 깊게 빠져만 간다.


이 작품은 연속적인 살인사건이 계속해서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사건의 실체를 좀처럼 파악하기 힘든 매혹적인 미스터리의 전개가 압권으로 다가오는 것이 특징이다. 그동안 연쇄살인사건을 다루었던 여러 작품들이 있었지만, 이 작품의 경우 기존의 작품들과 몇 가지 다른 점을 발견할 수 있는데, 우선 작품의 내용에 지오캐싱이라는 GPS를 이용한 게임의 특이성을 살려 사건과 접목시킴으로서 경찰과 범죄자 간의 치밀한 두뇌싸움을 전개함과 동시에 스릴감이 한층 배가된 신선하면서도 색다른 소재를 다루고 있다는 점이다. 또 하나는 작품을 읽다보면 장르소설만이 갖는 구성상의 요소들이 작품 전반에 걸쳐 적절하게 잘 녹아져 있음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급박하게 전개되는 사건의 흐름을 통해 고조되는 긴장감이 결말에 이르기까지 흐트러지지 않고 유지되고 있다는 점, 그리고 개연성 있는 줄거리의 전개와 논리가 충분히 뒷받침 되어 있어서 불필요하거나 억지스러운 부분을 거의 찾아볼 수 없다는 것도 이 작품이 지니는 하나의 장점으로 내세울 만하다. 더욱이 마지막 부분에서 펼쳐지는 반전의 내용은 사건을 바라보는 이로 하여금, 사건발생에 대한 근거를 명확하게 제시하여줌으로서 극적인 효과를 거두기에 충분해 보이지 않나 싶다. 다만 조금 아쉬운 점이라고 한다면 사건을 풀어가는 과정에 있어서 형사 베아트리체의 캐릭터를 너무 부각시키다보니, 독자들을 다소 일방적으로 몰아가고 있다는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든다는 점이다. 개인적으로 생각할 때, 이 작품은 범죄스릴러물로서 짜임새 있는 구성과 탄탄한 스토리가 돋보이는, 근래 보기 드문 수작으로 평가받아야하지 않나 싶은 생각이다. 따라서 매력적인 미스터리의 전개와 압도적인 스릴감, 그리고 독특한 소재에 따른 색다른 재미를 느끼게 하는 이 작품을 통해, 장르소설의 묘미를 즐기는 흥미로운 시간이 가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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