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워실의 바보들 - 위기를 조장하는 이코노미스트들의 위험한 선택
안근모 지음 / 어바웃어북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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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오래전 중등학교 시절 경제에 관한 내용을 학교에서 배울 때, 수입보다는 가급적 수출을 많이 해서 외화를 최대한 벌어들인다면, 그 자체로 우리의 국내경제가 아무런 문제없이 잘 돌아가는 줄로만 알았다. 그런데 이후 경제학의 이런 저런 이론들을 배우면서 그것이 얼마나 단순한 생각인지를 비로소 조금은 깨닫게 된듯하다. 물론 수출을 통해 돈을 많이 벌어들이는 일이 자국의 경제를 발전시키는 중요한 토대가 되고 있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러나 실질적인 경제의 내용을 조금 가까이에서 들여다보면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한 것은 그렇게 벌어들인 돈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운용할 것인가에 관한 금융정책임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금융정책은 한 마디로 국가로 유입되는 모든 자금을 흐름을 원활하게 운용하여 국내경제시장을 안정적으로 유지시키는데 그 목적이 있다. 그래서 아무리 많은 자금이 있다고 해도 이 돈을 관리하는 금융정책에 어떤 문제가 발생한다면, 차후 경제에 미칠 파장은 굳이 언급하지 않아도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이유로 어느 나라든 자국의 금융정책을 시행함에 있어 이에 대한 결정은 신중할 수밖에 없는 것이고, 또 그렇게 해야만 향후 야기될 혼란스런 경제문제를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는 것이다. 특히 요즘처럼 금융이 경제의 모든 것을 좌우할 만큼 핵심적인 요소로 작용되고 있는 시기에는, 금융정책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런데도 이러한 금융정책이 난해하다거나 복잡하다는 이유로 금융정책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이는 그리 많지 않아 보인다. 따라서 이러한 책을 통해 금융정책과 관련한 오늘의 세계 경제의 흐름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얻었으면 하는 생각을 해본다.


이 책은 2008년 세계금융위기 이후, 미국은 물론 여러 선진국이 펼치고 있는 금융정책의 실상을 상세히 들여다보면서, 정책의 실행이 과연 어떤 요인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으며, 또 그 진행결과가 앞으로 어떻게 나타날지 간접적으로나마 예측해볼 수 있는 있다는 점에서 주목해 볼만 하지 않나 싶다. 특히 책 속에서 다루고 있는 금융정책의 내용이 단지 일부 국가가 아닌, 유럽 연합, 일본, 중국 등 여러 나라들의 실제사례들이 폭넓게 소개되어 있어서, 독자들이 국제금융정책을 조금이나마 이해하는데 참고할 수 있는 유용한 도서로 여겨진다. 책에 따르면 저자는 결과론적인 이야기지만 많은 경제 전문가들이 진단한 2008년 미국의 금융위기의 원인은 결국 빚 때문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의견에 동의하면서, 미국정부가 당시 당면한 금융위기의 해법으로 여러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은행권이 보유하고 있던 거의 모든 부실채권을 끌어안으며, 도미노처럼 확산되는 금융회사의 파산과 그에 따른 실업문제를 막기 위해 막대한 자금을 풀어 구제 금융을 통한 금융정책을 실시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여러 자료를 통해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물론 이에 대한 반론도 적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그렇지 않아도 오래전부터 적자재정의 문제로 골머리를 안고 있던 미국정부로서는 이 엄청난 부채를 감당한다는 것이 쉽지는 않은 일이었을 것이다. 아베노믹스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내며 일본이 최근 펼치고 있는 금융정책의 경우도, 미국과는 다소 차이를 보이지만 결국 비슷한 모양새를 이어가고 있는듯하다. 다만 미국의 경우에는 과도한 화폐발행으로 향후 예상되는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해 양적완화정책을 축소하고 있는 반면에, 일본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지속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유럽연합은 그리스와 이탈리아가 극심한 부채로 인한 경제악화의 국가파산의 위기가 대두되었을 때, 구제금융은 없을 것이라는 강경책을 표방해왔지만, 결국은 이를 받아들여야만 했던 그동안의 과정을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살펴볼 수 있다. 저자는 이 책의 사실에서 보는바와 같이, 지금까지 주요 선진국들이 맞닥트린 경제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시행할 수밖에 없었던 막대한 화폐발행을 통한 금융정책의 내용을 면밀히 들여다보면서, 과연 이러한 정책의 결과가 향후 또 다른 경제문제를 야기하지 않을까 하는 조금은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는듯하다. 그런데 독자의 입장에서 이러한 저자의 인식에 일부 동의할 수밖에 없는 것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금융정책이 가시적인 효과가 지속되고 있지 않다는 점과, 그동안 양적완화로 풀려진 자금의 회수방법에 대한 각국의 뚜렷한 후속대책을 찾아보기 힘들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지난 미국에서 촉발된 국제금융위기의 여파로, 물가상승으로 인한 내수소비에 상당한 문제가 있을 것으로 여겨 이해하기 힘든 금융정책을 실시해왔던 것이 사실이다. 그 결과로 제2의 IMF의 위기가 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일부 우려의 목소리들이 있었다. 특히 다른 여러 선진국들과는 달리 우리의 금융시장은 상당히 취약하다는 점에서, 지금처럼 과도한 화폐발행을 통한 양적완화가 원인이 되어 앞으로 새로운 경제위기가 불어 닥친다면 적잖은 악영향을 받을 것은 분명해 보인다. 그런데 문제는 그 피해가 고스란히 우리에게 전해져 온다는 점이다. 그런 측면에서 이제라도 우리 스스로 경제의 흐름을 어느 정도 파악함으로서, 행여 있을지도 모를 위험에 미리 대비해야 할 때는 아닌가 싶기도 하다. 물론 이 책이 경제의 전반적인 내용을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게 다룬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양적완화를 통한 국제금융정책의 다양한 내용들을 살펴보면서, 오늘의 국제경제를 이해하는데 독자들에게 유기적인 역할을 해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따라서 이 책을 통해 그동안 독자들이 잘 모르고 있었던 경제상식을 얻는데 디딤돌이 되었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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