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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회인으로 산다 - 연대와 공존으로 나아가는 유쾌한 삶의 방식
데루오카 이츠코 지음, 조한소 옮김 / 궁리 / 2014년 3월
평점 :
절판
우리 스스로는 누구나 자신의 인생을 설계하고 이끌어나가는 삶의 주체라는 점에서 하나의 개인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사회 구성원으로서 역할과 책임을 안고 있는 사회인이기도 하다. 또한 인간은 홀로 살아갈 수 없다는 사회적 동물이라는 말이 내포하고 있는 의미에서 추측해볼 수 있듯이, 사회를 배제한 채 인간의 존재를 설명하는 것은 어불성설에 가깝다. 그래서 이를 토대로 개인과 사회인이라는 말은, 서로 개별적인 것이 아닌 불가분의 관계에 놓여 있다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와 관련하여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이것이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도록 균형 있게 병존하도록 우리 자신을 포함한 사회나 정부 모두가 인식을 같이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런데 최근 우리 사회의 내부에서 벌어지고 있는 여러 현상들을 보면 심각한 불균형적인 상태에 놓여 있음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가 있다. 이를테면 나만 아니면 괜찮다고 말하는 타성에 젖은 우리의 잘못된 인식, 그리고 내가 아니더라도 누군가 대신할 것이라는 극단적 이기주의에 따른 개인주의의 행태가 우리 사회에 점점 팽배해져가고 있음이 바로 그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현상을 두고도 아무런 깨달음 없이 으레 그런 것처럼 받아들여진다면, 결국에는 언젠가 우리 자신에게 커다란 재앙으로 되돌아오게 된다는 점을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물론 이러한 사회구조적인 문제에 대처하지 못한 정부의 정책부재도 분명 책임이 있기는 하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이러한 현실을 우리 스스로가 자초한 것은 아닌지 되돌아 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그동안 우리 사회는 개인의 자유와 권리가 너무 강조된 나머지, 극단적인 이기주의에 따른 개인주의가 급격히 확대되었다. 결국 자기의 욕심만 채우려는 우리의 안일한 태도가 오늘날 커다란 사회 문제를 야기했었다는 점을 감안해 볼 때, 이제는 이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는 우리의 노력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 아닌가 싶다.
이 책은 그러한 측면에서 우리 사회에서 불거지고 있는 여러 불편한 사회 문제들을 조금은 객관적이고 이타적인 입장의 시각에서 바라보고, 이제라도 우리 모두가 개인이기에 앞서 사회인이라는 인식을 하루빨리 일깨움으로서, 지금의 이러한 현상을 조금씩 바꾸어 나가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어서 독자들이 관심을 가지고 음미해 볼만하지 않나 싶은 생각을 해본다. 이 책에는 오늘날 일본사회가 안고 있는 여러 가지 문제들, 이를테면 소득의 양극화와 저출산 고령화 문제, 그리고 점차 확대되어 가는 청년 실업과 대책 없는 비정규직의 양산, 부실한 사회안전망 등과 같은 사회 연대의식의 부족으로 인해 생기는 문제점을 되짚어 보고, 이에 대한 해결책을 심도 있게 모색해보고자 했다. 이 책의 내용은 일본의 사회현안문제를 바탕으로 해서 저자의 주장이 펼쳐져 있지만 개인적으로 생각할 때, 그 실질적인 부분들을 들여다보면 현재 우리의 사회에서 불거지고 있는 다양한 문제들과 유사한 것이 대부분인데다가, 많은 부분에서 공감이 가기도 하면서 우리들이 깊이 새겨볼만한 유익한 내용들이어서 참고할만하다 하겠다. 저자는 신자유주의라는 패러다임에 맞춰 행해지고 있는 치열한 경쟁의 현실 속에서, 필요악으로 파생되고 있는 여러 문제의 원인에, 권리는 있지만 그에 따른 사회적 책임을 지지 않으려는 우리의 개개인의 편향적인 인식에 문제가 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타성에 젖어 은연 중 저지르게 되는 우리의 그릇된 시각과 행동의 문제에 대해, 우리 스스로가 개인에 앞서 사회인이라는 근본적인 가치관 변화의 필요성이 시급하다고 주장한다. 특히 저자는 인간에게는 타인의 고통과 아픔에 공감하려는 본성이 있는데다가 이성을 통한 자정능력이 있음을 볼 때, 다른 어떤 특별한 노력 없이도 얼마든지 건전한 우리의 사회를 만들어 갈 수 있다고 말하고 있는 점은, 독자들이 유의해 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최근 우리 사회에 마치 유행처럼 너도나도 힐링 받기를 원하는 사람들이 부쩍 많아졌음을 본다. 그래서 그럴까 인문학에 대한 관심을 보이는 독자들도 예전에 상당히 비해 늘어난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그런데 이와 관련하여 우리가 유추해볼 수 있는 것은, 그만큼 우리 사회가 얼마나 피폐해져 가고 있는지를 간접적으로 반증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다. 사회 안전망이 취약함에도 여전히 과도한 경쟁은 당연시 되고 있으며, 이를 토대로 많은 사회 구조적인 문제들이 나타나고 있음에도 정부는 이를 위한 구체적인 마련은 없고 임기응변식의 일시적인 대책만 내놓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가 기본 이념으로 삼고 있는 민주주의는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보장하고 대화와 타협을 토대로 한 수단을 강구하고 있기에,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데 밑바탕이 되는 좋은 제도임에는 분명하다. 문제는 이것이 단지 형식적인 절차에 너무 얽매인 나머지 보다 나은 사회를 위한 구체적인 활용방안의 노력이 현저히 부족해 보인다는 것이다. 따라서 저자는 이 책의 내용을 통해 이러한 문제의 해결을 위해 우리의 주변에서부터 이웃공동체라는 소모임의 활성화를 통한 다양한 토론과 대화의 장이 열려야 하며, 이를 위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의 지속적인 지원이 있어야 함을 강조한다. 또한 지금처럼 복종을 강요하거나 획일적인 교육에서 벗어나, 올바른 사회인을 성장시키기 위한 우리의 교육환경과 정책에도 획기적인 혁신이 있어야 함을 토로하고 있다. 사회적 연대와 더불어 살아가려는 의식의 발로는 결과적으로 보면 우리 개개인을 위한 하나의 커다란 사회 안전보호망을 구축하는 길이라는 것을 우리는 때로 잊고 살아가는듯하다. 결국 지금의 사회 구조적인 문제는 바로 함께하려는 연대의식이 꾸준히 발현되지 못했기에 불가피하게 벌어진 것을 이제라도 우리는 시급히 깨달아야 한다고 본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우리 사회에 일부에서 사회연대를 바탕으로 작은 움직임들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오늘 우리가 불편해 하는 사회문제 해결의 핵심적인 열쇠는 결코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이 책이 우리에게 알려주는 바와 같이, 이제는 이러한 모임에 관심을 가지고 내가 먼저 움직이면 가능해진다는 믿음과 의지로 의식의 변화를 꾀해야 할 때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