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리아나 1997 - 상 - 어느 유부녀의 비밀 일기
용감한자매 지음 / 네오픽션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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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성년이 되어 결혼을 하고 가정을 이룬지 몇 년의 시기를 지내고 나서, 남자나 여자와 상관없이 동성 간에 친한 친구끼리 만나 커피나 술을 한잔하게 될 때, 으레 화제가 되어 등장하는 이야기 중 한 가지는, 이제는 아련한 추억으로 고스란히 간직되어 있는 과거에 한때 경험했던 다양한 에피소드에 관한 것이 아닐까 싶다. 그 시절을 돌이켜 생각해보면, 누구에게 내보이고 싶지 않은 만큼 부끄럽게 생각할 만한 일들, 그리고 호기심과 궁금증에 간혹 일탈적인 행동도 있었을 것이며, 마음에 드는 이성과의 교제에서 애틋한 사랑 혹은 가슴 저미는 안타까운 이별의 순간도 있었을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어느 누구의 인생이라도 그 과정을 깊이 들여다보게 되면, 그 안에 알알이 맺혀있어 두고두고 잊지 못할 다양한 사연들이 마치 우리 인생에 각본이 되어, 결국 하나의 굴곡진 드라마가 되기에 충분하다. 세상을 살아가다보면 마주하는 현실이 각박하고 건조하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그리하여 가끔은 좌충우돌하면서도 즐거움이 끊이지 않았던 그때의 그 시절로 돌아갔으면 하는 마음이 들기도 한다. 이 소설은 불완전한 인간이기에 수많은 시행착오를 경험해야하는, 바로 그와 같은 우리들의 인생 이야기를 담았다. 그래서 책을 통해 전개된 줄거리의 내용을 읽다보면 문득 자신의 첫사랑이 생각나기도 할 것이며, 철없는 행동으로 인해 주변 사람들을 힘들게 했다면, 그때는 왜 그랬을까 하는 아쉬움내지는 차마 드러내놓고 싶지 않을 만큼의 비밀스러운 기억이 떠오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보다는 작중의 인물들의 모습을 통해 성숙한 인생의 한 단면을 고민해보는 계기로 작용될 수 있을듯하다.


이 작품은 이제는 자녀를 둔 어엿한 40대의 유부녀로 살아가는 다섯 언니들의 발칙하면서도 질펀한 과거 한때의 경험담을 흥미롭게 담아냈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다섯 언니들은 모두 이대여대의 같은 학번 동기로 속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을 만큼, 오랜 기간 우정으로 다져진 친구사이다. 이들은 마치 한 몸처럼 무리를 지어 줄리아나 나이트클럽을 아지트로 삼아 그곳에서 젊은 청춘의 시기를 불사르곤 했는데, 작품 속에는 그들의 지나온 과거사의 이야기가 현재로까지 이어지면서 그 동안 파란만장한 인생살이의 흔적이 드라마틱하면서도 사실적으로 그려져 있다. 다섯 언니들 중 먼저 소설 속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지연은 소설가이자 두 아이를 둔 엄마로서, 최근 책을 소개하는 TV프로그램에 자신의 작품이 알려지게 되면서 출연을 하게 되었는데, 그 자리에 함께 하게 된 모 유명 잡지사의 편집장과 우연한 만남이 계기가 되어 이후 미묘한 관계로까지 발전하게 된다. 정아라는 인물은 이대 법학과 출신으로 부장판사 출신 아버지의 든든한 집안배경과 함께 빼어난 미모를 지녔지만, 집안 반대를 무릅쓰고 결혼한 남편의 문제로 겉보기와는 달리 불편한 생활을 감내하며 살아가고 있다. 진희라 불리는 친구는 현란한 말솜씨를 자랑하며 화끈하면서도 농염한 자태로 뭇남성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매력을 지녔지만, 정작 실제로는 정을 준 남자들에게 버림을 받는 결코 순탄치 않은 삶을 살아간다. 다섯 언니 중에서 은영의 경우는 현재 굴지의 광고대행사에서 실력을 인정받는 크리에이터로 일하고 있는데, 다른 친구들과 다르게 나이 40이 되도록 시집을 가지 못한 노처녀이며, 끝으로 세화라는 친구는 부잣집으로 시집을 가면서 천방지축으로 놀았던 대학의 생활과는 다르게 전업주부로서의 헌신적인 모습을 보이지만, 바람기 많고 철없는 남편의 행동으로 마음을 졸이며 하루하루를 보낸다.


이 소설은 각각의 개성 있는 캐릭터를 중심으로 중간 중간 폭소를 터트릴 만큼의 유머적인 부분과, 예상외의 아찔하면서도 충격적인 사건들이 속속들이 등장하면서 그 결과를 예단할 수 없을 만큼 흥미진진한 전개로 독자로 하여금 책을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 특히 책의 발단부분에서 무언가 심상치 않은 결말이 있을 것으로 보였는데, 작품의 말미에 생각지 못한 의외의 반전은 극적인 여운의 분위기를 느끼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생각할 때, 작품전반에 대중적인 흥미의 요소를 더하기 위한 다분히 작의적인 면이 없지 않나 싶고, 더구나 불륜과 같은 사회 도덕적으로 용납하기 힘든 소재를 너무 한쪽으로만 몰고 가는 경향이 없지 않아서, 조금은 불편한 느낌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이 작품을 통해 확연하게 느낄 수 있었던 것은, 겉과 속이 결코 일치 하지 않는 괴리된 삶을 살아가는 현대인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펼쳐내어, 독자 스스로의 삶을 되돌아보게 한다는 것과, 행복한 삶에 대한 그 기준을 어디에 두어야 할까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행복은 그리 멀리 있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우리는 그것을 너무 멀리에서 찾으려고 하는지도 모른다. 또한 세상을 살아가다보면 어려움은 누구나 한두 가지 정도 있게 마련이고, 결혼 생활 역시 마찬 가지로 이상이 아닌 현실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있으면서도, 은연 중 자신을 타인과 비교함으로 그나마 가지고 있던 소소한 행복의 순간을 만끽하지 못하고 불행을 자초하는 어리석은 판단을 하기도 한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다섯 언니들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보게 되는 사람들의 모습을 대표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아니 어쩌면 우리 자신의 모습은 아닐까 싶기도 하다. 그래서 이 작품은 각 캐릭터들이 걸어왔던 지난 세월의 다사다난한 점이 흥미롭게 다가오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그들을 통해 우리 자신의 모습을 조용히 반추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한번 쯤 주목해 볼만한 하지 않나 싶은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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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에게 주고 슈퍼팬에게 팔아라 - 열성팬을 만드는 프리 마케팅 전략
니콜라스 로벨 지음, 권오열 옮김 / 와이즈베리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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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언론에 따르면 국내의 유명 가수 싸이가 재작년에 발표했던 강남스타일이, 인터넷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서 무려 20억이 넘는 조회 수를 달성했다고 보도한바 있다. 이 기록은 아시아 가수로는 최초이기도 하면서, 약 845만 건의 좋아요 추천을 받아내어 이 분야에서 기네스 세계기록에 올라있기도 하며, 더불어 2013년 1월까지 전 세계적으로 1,200만 건 이상의 싱글을 판매해 세계 디지털 음악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싱글 중 하나가 되는 기염을 토해냈다. 그러나 지금처럼 언제 어디서나 그리고 누구나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인터넷 통신문화의 발달이 없었다면, 그의 음악은 우리나라에서 만큼은 어느 정도 인기를 얻었을지는 모르지만, 세계적인 아티스트로 자리 잡기에는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었을 것이고, 어쩌면 국내용 가수로서의 연예생활에 만족해야했었어야 하는지도 모를 일이다. 어찌되었든 그는 현재 명실공이 전 세계의 사람들이 알아주는 글로벌스타가 된 것만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그런데 유튜브를 통해서 20억 명이 넘는 사람들이 그의 음악을 접하면서 응원을 보내고 환호했을지라도, 그들 대부분이 상당한 돈을 지불하면서까지 그의 음반을 구입하고 공연마다 따라다니며 열광하며 추종하는 팬으로 남게 된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하지만 이 부분에서 생각해봐야 할 것은, 음반시장이라는 비즈니스 관점에서, 적어도 그들 가운데에 일부의 사람들은 싸이의 음반이나 공연소식이 있을 때마다, 어떻게 해서든 이를 구매하여 만족감을 느끼려는 열광적인 소비자는 생겨나게 마련이라는 것이다. 그러한 시각에서 이 책은 최근 디지털 혁명으로 인해 거의 무료에 가까운 다양한 상품을 접할 수 있는 달라진 비즈니스 환경과 관련하여, 커브라는 새로운 마케팅 전략의 전반적인 내용을 살펴보고자 했다.


우리는 오늘날 PC의 일반화와 정보통신 기술의 획기적인 발전에 힘입은 정보 홍수의 시대를 살고 있다. 그래서 과거와는 달리, 단 하나의 상품을 구매하더라도 인터넷을 통한 다양한 정보를 토대로 이것저것 비교를 해가며 무분별하고 즉흥적인 소비를 하지 않으려는 경향을 보인다. 더구나 최근 음반시장이나 게임 산업, 그리고 출판업계의 경우를 보면, 예전에는 찾아보기 힘들었던, 아무런 금전적 요구를 하지 않는 공짜상품들을 하나 둘씩 시장에 내어놓음으로서 소비자의 관심과 이목을 이끌려는 시도들이 점차 많아져 가고 있음을 본다. 저자는 그러한 현상과 관련하여 책의 내용을 통해, 기업이 하나의 상품을 더 만들기 위해 지불해야 하는 한계비용이 낮아져감에 따라, 그로 인해 얻어진 이익을 소비자와의 관계를 돈독히 하는데 사용함으로서 새로운 소비패턴을 구축하기 위한 일종의 마케팅 전략으로 보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이제는 시대변화에 따른 시장의 다변화와 디지털로의 흐름이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정보공유를 통한 공짜를 지향하는 소비자들의 욕구에 따라, 이를 대하는 기업의 인식도 점차 바뀌어져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이 책에서 주로 언급되는 단어는 커브(curve)라는 말이다. 비즈니스 세계에서 커브라는 말이 의미하는 것은 사업을 하거나 예술작품을 만들 때, 비영리 조직을 운영하는 것을 뜻한다. 그런데 저자는 책의 내용에서 커브의 용도를 이제는 마케팅기술과 접목시켜 이를 이용해 어떻게 자신의 상품을 소비자에게 알리고 판매할 것인가에 대한 새로운 방식을 찾아냄으로서 상당한 수익을 얻을 수 있음을 말한다. 그리고 커브를 이용한 비즈니스 모델을 활용하여 상당한 성과를 올리고 있는 커피회사 네슬레를 그 예로 제시하고 있다. 결국 어떤 기업이라도 상품 공급에 있어 한계비용이 크게 발생하지 않는 미미한 경우라면, 그것을 고객과 공유함으로서 구매창출을 위한 하나의 효율적인 대안이 될 수 있음에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음을 피력하고 있다.


애플사의 CEO 스티브잡스가 개발한 아이폰에 대한 제품 설명회가 있었을 때, 처음부터 소비자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어왔던 것은 아니며, 조앤 콜링의 해리포터 시리즈의 경우는 출간에 대한 제의를 했던 몇몇의 출판사로부터 퇴짜를 맞은 작품이기도 하다. 이처럼 소비를 자극시키는 좋은 아이템임에도 불구하고, 일부 게이트 키퍼들의 잘못된 판단이나 혹은 효과적인 마케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음으로서 세상에 빛을 볼 수 없었던 상품들은 모르긴 몰라도 아마 엄청 많을 것이다. 시대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으며 그에 따라 소비자들의 소비방식도 예전과는 사뭇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흐름을 제대로 읽지 못한다면, 아무리 좋은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했다고 할지라도 원하는 만큼의 이익은 고사하고, 그동안 쏟아부어왔던 경제적 비용이나 노력에 대한 보상은 물거품으로 끝나고 말 것이다. 반면에 애초 많은 수익을 기대하지 않았음에도 적절한 마케팅 효과로 인해 소비자를 자극하여 지속적인 소비를 불러일으키는 의외의 상품들이 있다. 이를 근거로 이 책은 새롭게 변화된 소비환경에 맞게 커브를 이용한 마케팅기술로, 상당한 수익을 올리고 있는 실제의 사례들이 구체적으로 소개하고 있고, 더불어 그 상품의 특성에 맞게 다양한 방식의 차별성 있는 판매 전략을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 저자는 커브를 바탕으로 한 마케팅방법이 현재 몇 군데의 기업에서 실행되고 있으며, 향후 이러한 마케팅 방식은 보편화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결국 이 책 저자가 말하는 커브를 바탕으로 한 마케팅의 주요 핵심은, 공짜로 상품을 소비자들에게 공급하되, 그 안에서 고가의 비용을 지불해서라도 상품을 구입하려는 슈퍼팬을 찾기 위한 것이라 볼 수 있을듯하다. 디지털 혁명으로 비즈니스의 환경은 이제 새로운 전환점에 놓여 있다. 이 책은 그런 변화에 우리가 어떻게 적응할 것이며 어떤 새로운 가치를 얻어낼 것인가를 알려주고 있다. 따라서 많은 독자들이 이 책을 통해 보다 나은 자신의 미래를 위한 기회의 장으로 삼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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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석 지음 / 네오픽션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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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나 말죽거리잔혹사와 같은, 학원가의 폭력세계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몇 편의 영화들이 개봉되면서 한동안 국내 영화관을 뜨겁게 달군 적이 있었다. 영화 줄거리 자체의 내용이 조금은 일탈적이면서도 자극적이고 무엇보다 근절되어야 할 폭력을 미화시킨다는 적잖은 비판적 시각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소재자체가 대중들이 흥미로워할 만한 것이기도 하고, 아울러 등장인물을 통해 대리만족을 충족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상당한 인기를 누렸던 것으로 기억 된다. 하지만 마치 유행이 지나간 것처럼 이제는 그와 같은 유사한 이야기가 새로이 등장한다고 해도, 어느 정도 식상해진 이유로 그다지 주목을 받지 못할 것으로 여겨졌다. 그런데 최근 인터넷 만화로 일컬어지는 웹툰에서 예전의 영화를 보는 것과 같은, 짜릿한 쾌감을 전해주는 ‘통’이라는 작품이 출간되어, 누리꾼들로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면서 상당한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어 주목을 이끈다. 그 부분과 연관해서 이 작품은 요즘 매주 업데이트될 때마다 엄청난 조회 수를 보이면서 언론에서까지 기사화 되고 있는 웹툰 ‘통’을 소설화 한 것이다. 만화로 이 작품을 접해본 일부 독자들이 그랬듯이, 이 작품의 내용을 겉으로만 보면 거침없는 남성들의 마초적인 느낌이 강하게 풍겨질 만큼, 폭력적인 내용이 주를 다루고 있어 다소 꺼려지는 감이 없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막상 책을 읽어보면 의외의 드라마틱한 스토리의 전개와, 중간 중간 왕따와 같은 심심찮게 벌어지는 학내 문제의 실상과 관련한 다양한 이야기를 흥미롭게 펼쳐냈다는 점에서, 기대 이상의 즐거움을 안겨주는 작품이라 여겨진다.


주인공 정우는 고등학교 1학년 학생으로, 부산에서는 주먹으로 제법 이름을 날리던 친구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서울로 전학을 오게 되는데, 싸움에서는 타의추종을 불허할 만큼 일가견이 있던 정우는, 첫날부터 주변 친구들이 걸어오는 고의적인 시비 거리에 대해, 이대로 학교를 지내게 된다면 얕잡힐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기 위해, 가볍게 상대를 무너트리며 주위를 깜짝 놀라게 한다. 이런 소식은 급우들에게 삽시간에 전해졌고 이를 알게 된 3학년 선배들은 자기편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회유의 제스처를 보내기에 이른다. 하지만 누구의 구속과 간섭을 꺼려했던 정우는 이를 단박에 거절하고, 이것이 또 하나의 계기가 되어 다툼으로 연결되면서, 결과적으로는 새로운 학교 짱으로서 이름을 올리게 된다. 이후 한 치의 두려움도 보이지 않는 배짱 있는 그의 행동과 매서운 주먹을 가졌다는 정우에 대한 소문은, 결국 폭력조직에까지 알려지게 되고, 정우는 그들로부터 뜻하지 않은 놀라운 제의를 받는다. 한편 그런 과정에서도 정우는 뜻하지 않은 좋은 인연을 만나게 되는데, 그의 일탈적인 행동을 유심히 지켜보던 영어선생 강덕중은 그 중 한 사람으로, 솔직하고 인자한 미소로 정우에게 학교생활에 충실하도록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또 다른 사람으로는 정임이라는 교생인데, 그녀는 정우가 한때 싸움으로 상처를 입으면서 그때의 우연한 일과 또한 정우 학교로 교생실습을 통해 더욱 각별한 사이가 된다. 그러던 중에 정우의 오른팔이었던 정현이라는 친구가 정우를 대신해서 누군가에 의해 의문의 죽임을 당하게 되고, 정임 역시도 조폭들과의 싸움에 휘말리게 되면서 위험에 빠지게 되자, 정우는 이에 대한 복수의 일념으로 그들과의 한판 전쟁을 불사하며 자신을 따르던 한 무리의 친구를 이끌고 사지 속으로 뛰어든다.


사실 이 작품은 전체적인 흐름으로 보면, 미국 영화나 소설에서 흔히 보이는 영웅주의적인 분위기를 연상케 한다. 그리고 싸움에 있어서 어느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출중한 실력과, 왜소한 체력임에도 결코 밀리지 않으며 강렬한 카리스마를 내뿜는 정우라는 개성적인 캐릭터를 전면에 내세움으로서 독자들에게 흥미를 더해주는 철저한 오락성에 그 기반을 두고 있다. 저자에 따르면 부산에서 서울로 올라와 고교 일진들을 주먹 하나로 차례대로 하나씩 평정해가는 호쾌한 액션이 펼쳐가고 있는 이 작품은, PC통신이 일반화되어가던 초창기에 만들어졌지만 당시에는 독자들에게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그러나 2년 전 즈음에 만화로 이 작품이 연재되면서 전개되는 스토리에 매력을 느낀 일부독자들에 눈길을 끌게 되었고, 이를 발판으로 지금은 시리즈 2가 등장할 만큼 웹툰에서 상당한 인기작으로 알려지게 되었다고 말한다. 대중들에게 재미를 줄 수 있어야 한다는 관점에서, 개인적으로 이 소설을 읽으면서 흥미롭게 느껴졌던 것은, 영화로 만들어 진다면 어떨까 싶을 정도로 생동감 넘치는 줄거리와 개연성에 따른 사실적인 묘사, 그리고 주먹 하나로 꼭대기의 자리로 올라가기까지의 스릴적인 요소가 작품의 전반에 걸쳐 조화를 이루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작품의 내용이 너무 폭력적인 부분에 그 초점이 맞추어져 있고, 문장에서 섬세함이 부족해 보이는 투박함과 서사부분에서도 뭔가 부족해 보이는 아쉬운 면이 없진 않지만, 그럼에도 이 작품이 많은 누리꾼들에게 인기가 있는 것을 보면, 아마도 주인공을 통해 자신을 이입시켜 대신해보는데서 오는 만족감과, 부담 없이 작품의 줄거리를 즐길 수 있는 오락적 요소가 곳곳에 내포되어 있기 때문은 아닐까 싶다. 따라서 이 작품을 아직 접하지 않은 독자들이 있다면, 액션, 스토리는 물론 개성적인 캐릭터의 매력을 한번 느껴보는 것도 괜찮을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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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어의 도시 1 스토리콜렉터 23
넬레 노이하우스 지음, 서유리 옮김 / 북로드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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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 소개되는 장르물들이 한때 일본이나 미국의 작품에만 집중되어 있었다고 한다면, 최근 몇 년 간 유럽 쪽의 소설이 유입되면서 장르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독자들에게 적잖은 호응을 얻고 있는듯하다. 이런 현상은 독자의 입장에서 다양한 스릴러물을 감상하고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런 측면에서 본다면 이 작품의 작가인 넬레 노이하우스 역시도 유럽의 추리물이 국내에서 상당한 인기를 끌게 만들었던 대표작가 중 한사람이 아닐까 싶다.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이라는 작품을 통해 신선하면서도 추리물의 색다른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주어, 장르분야에서 베스트셀러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며 선풍적인 열기를 그러모았던 그녀가, 오랜만에 새로운 작품으로 독자들 곁으로 다시 찾아왔다. 이번 작품은 그녀가 독일 문단에서 인기작가로 자리매김하기 이전에, 손수 자비를 들여 출간하던 시기에 발표했던 데뷔작으로, 기존의 작품들과는 사뭇 다른 형식의 내용과, 스릴의 묘미가 한층 확대된 느낌을 전해주고 있어서, 독자의 입장에서 장르작가로서의 그녀의 역량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듯하다. 이 소설은 휘황찬란하면서도 화려한 자태를 뽐내는 뉴욕의 대도시를 배경으로, 그 이면에 감추어진 거대한 음모가 결탁된 냉혹하고 비정한 지하세계의 현실을 드라마틱하면서도 사실적이고 긴장감이 가득한 느와르의 분위기를 흥미롭게 담아내고 있어서 주목해볼만하다. 더구나 줄거리 전개과정에서 시종일관 책에서 손을 떼게 하지 못하는 상당한 흡입력을 자랑함은 물론이고, 그 결말부분에서 펼쳐지는 놀라운 반전의 양상은 독자들에게 기대이상으로 풍부한 스릴의 묘미를 안겨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작품 속 주인공 알렉스 존트하임은 예리한 판단력과 명석한 두뇌의 소유자로, 미국 월스트리트에서 비즈니스우먼으로서 원대한 꿈을 꾸며 성공적인 삶을 이끌어가고픈 이지적이면서도 매력적인 외모를 지닌 당찬 여성이다. 그녀가 그곳에서 주로 하고 있는 일은 유망한 기업을 합병하거나 인수하는 투자처를 물색하는 것으로, 그동안 몇몇의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게 되면서, 마침내 뉴욕 맨해튼에서 중견기업으로 알려진 레비 맨해튼 투자은행에 스카웃 되어 연봉 백만 달러가 넘는 커리어우먼으로서의 기반을 다지게 된다. 한편 세르지오는 오래전부터 이탈리아 마피아에 몸담아 오다가 미국에 정착하여 마약과 매춘 등으로 엄청난 돈을 모으면서 거대한 재벌이 되었고, 지금은 정계의 주요 인물들에게 막대한 뇌물을 받치며 불법적이고 음성적인 거래를 일삼는 암흑가의 대부로 통한다. 그는 알렉스가 다니는 기업의 대주주로 있으면서 업무적인 문제로 그녀를 우연하게 만났다가 그만 첫눈에 반하게 되고, 반면에 비즈니스 세계에서 성공적인 여성이 되고 싶었던 알렉스는, 세르지오의 겉으로 드러나 있는 배경이 향후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그의 검은 유혹을 아무런 의심도 없이 순수하게 받아들이게 된다. 그러나 알렉스는 얼마 지나지 않아 세르지오의 실체를 서서히 알게 되면서 그의 손아귀에서 빠져나오려 하지만, 그녀에게 깊이 빠져버린 세르지오는 그녀를 결코 놓아주려 하지 않는다. 거대한 자본의 권력을 바탕으로 세상을 자기 마음대로 주무르고 싶었던 한 남자와, 남자들의 영역으로 간주되어진 월가에서 성공적인 삶을 꿈꾸었던 한 여성이 벌이는 쫓고 쫓기는 숨 막히는 대결 국면이 스릴감 있게 펼쳐지는 이 작품은, 단 한 순간의 느슨함도 허락지 않는 채로, 대단원의 결말을 향해 빠르게 진행된다.


넬레 작가의 작품을 접해본 독자이라면 알겠지만, 그녀의 소설에서 보이는 눈에 띄는 장점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 중에서도 애초 조성된 긴장감이 결코 흐트러지지 않고 결말까지 지속적으로 이어가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겠다. 이는 독자들의 흥미를 불러일으킬만한 대중적인 요소를 작품 속에 전개되는 줄거리에 적절하게 배합시킬 수 있어야 비로소 가능한 일인데, 그런 면에서 본다면 넬레 작가는 그러한 부분을 아기자기하게 풀어내는 충분한 역량을 갖추고 있지 않나 싶은 생각을 해본다. 그녀의 이번 소설은 이전의 작품과는 달리 웅장한 스케일을 보여주고 있으면서도, 군더더기 없이 그에 상응하는 장르적인 부분을 속도감이 있게 진행되고 있고, 아울러 다음 내용이 궁금할 정도로 서사의 전개가 흥미진진하게 다루어져 있음을 볼 수 있는데, 이러한 점이 결국 독자들에게 크게 어필될 수 있을듯하다. 또한 작품의 내용면에서 볼 때, 먹고 먹히는 적대적이고 공격적인 기업투자의 냉혹한 현실과, 도시의 화려함 뒤에 감추어진 어두운 세력들의 불법적인 행태가 적나라하게 그려진 이 작품은, 성공을 꿈꾸는 한 여성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선과 악, 정의와 불의라는 대결적인 국면으로 이어지고 있어서, 독자들이 작품을 통해 강렬한 전율을 느끼게 하는 압도적인 긴장감의 분위기를 맘껏 취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다만 개인적으로 생각할 때, 중간 중간 극적인 재미를 위한 것으로 보이는 등장인물들의 이해하기 힘든 행동은, 오히려 흥미를 감소시키는 불필요한 부분으로 여겨진다는 것과, 법정을 통한 검찰과 변호인 간의 치열한 공방 없이 급격하게 마무리 되고 있는 점은 조금 아쉽게 여겨진다. 그럼에도 이번 그녀의 작품은 이전에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면모의 스릴러물을 선보임으로서, 차후 작품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데 깊은 인상을 남기지 않았나 싶다. 따라서 장르스릴러물에 관심 있는 독자들이라면, 한번 감상해볼 것을 조심스럽게 권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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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발칵 뒤집은 판결 31 - 법정에서 바라 본 세계사의 극적인 순간들과 숨은 이야기
L. 레너드 케스터 외 지음 / 현암사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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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라는 테두리 안에 빼곡하게 채워진 수많은 일련의 사건들 대부분은, 그러한 일이 발생할 것을 미처 예상을 할 수 없었다는 점에서 우연처럼 보이지만, 해당 사건을 다각적인 측면에서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필연적으로 일어날 수밖에 없는 여러 정황들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역사에 대해 많은 사람들은 말하기를, 역사는 반복된다는 전제하에, 과거 역사의 경험을 토대로 오류를 제대로 인식하고 반성을 통해 보다 나은 미래사회를 건설해야 한다는 당위성에 그 무게를 두어야 함을 강조하고 있는데, 이것은 한편으로 우리가 역사를 배워야 하는 중요한 이유가 되기도 한다. 우리는 대개 교과서를 통해서 역사의 내용을 접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우리처럼 입시위주의 교육환경에서 행해지는 역사지식습득에 자연스럽게 대두될 수밖에 없는 문제는, 일반화 된 역사의 단편적인 사실에만 그 초점이 맞추어져 있어서, 역사를 보는 시각과 그 인식의 깊이가 극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그렇다 보니 이런 수박 겉핥기식의 역사교육이, 결국에는 폭넓은 역사관이나 세계관의 확장은 고사하고, 더러는 역사의 진실을 호도하는 그릇된 방향으로의 편협한 역사인식을 고착화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우려감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 책은 그러한 관점에서 역사 속의 여러 사건들 중에서도, 당시 사회를 떠들썩하게 만들었고, 많은 이들의 이목을 집중시켜왔으며 이후에도 역사가들로 하여금 상당한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몇몇의 기억할만한 사건을 집중조명하고 있어서 독자들이 관심을 가지고 주목할 만하다. 더구나 책 속에는 단순한 사건의 나열이 아닌, 어떤 이유로 그러한 사건이 벌어졌는지에 대한 당시의 시대상황과, 그러한 일이 향후 사회에 어떤 영향을 주었고, 거기서 우리가 무엇을 배우고 이해할 것인가에 대한 세부적인 것까지를 포함하고 있어서, 기대 이상의 내용을 독자들에게 제공해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책에는 편의상 4개의 파트로 나누어 31개의 역사적 사실의 내용이 소개되어 있는데, 책에 열거된 모든 사건은 어느 것 하나 빼놓을 수 없을 만큼, 그 나름대로의 역사적 의미와 가치를 지니는 중요한 사건들이 다루어져 있다. 이 중에서 일부 내용을 살펴보자면, 먼저 17세기 영국의 왕당파와 의회파가 힘을 겨루던 과정에서, 결국 의회파가 승리함으로서 당시 국왕이었던 찰스 1세가 법정에서 심판을 받게 된 일은, 독자의 입장에서 생각해볼 여지가 많은 사건이 아닐까 싶다. 이 사건은 오늘날 영국의 정치제도가 자리 잡게 된 중요한 계기가 되는 사건으로, 대헌장과 영국의회의 기원과 관련하여 국왕의 존재를 인정하는 대신에 정치적인 권력을 용인하지 않는, 균형과 견제를 이루는 영국 특유의 입헌군주제를 가능케 했다는 점에서 그 의의를 찾아볼 수 있다. 그 다음으로는 20세기 초반 레닌을 중심으로 볼셰비키들이 러시아혁명을 성공시키고 권력을 잡은 후에, 레닌의 급작스러운 죽음으로 스탈린이 권력계승자로 여겨졌던 트로츠키를 제압하고 이들의 잔재세력을 숙청하기 위해 진행되었던 모스크바 재판에 관한 것인데, 이는 대약진 운동과 문화혁명으로 혼란을 자초한 마오쩌둥의 권력 말기에, 중국에서 벌어졌던 4인방 재판과 연관하여, 당시 공산권 국가 정치권력의 냉혹한 현실을 적나라하게 관찰할 수 있다. 그 외에도 프랑스 사회 전반을 뒤흔들었던 드레퓌스 사건과, 인종차별로 대표되는 넬슨 만델라의 리보니아 재판, 그리고 무자비한 살인으로 기소되어 전 세계의인의 이목을 이끌었던 O. J 심슨 재판, 음주 운전자를 체포하기 위해 경찰의 무자비한 폭력이 동원되어 마침내는 LA 폭동으로까지 확대되어버린 로드니 킹 폭행 사건, 더 나아가서 부실회사를 인수 합병하여 변칙적인 회계로 자산을 부풀리는 방법으로 사기극을 펼치며, 자본주의 기업의 위험성을 인식하게 만든 엔론 재판에 이르기까지, 실로 다양한 역사적 사건과 관련한 재판과 판결의 내용이 구체적으로 드러나 있다.


이 책에서 심도 있게 다루고 있는 역사적 사실들에 대한 그 면면을 살펴보면, 그 시대를 대표하고 역사의 한 획을 그을만한 놀랍고도 의미 있는 사건을 담았다는 것도 흥미롭지만, 그보다는 각 사건에 대해 그 시기에 법정에서는 어떠한 관점에서 사안을 해석하고 평가하는지를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면밀하면서도 총괄적으로 검토분석하고 있는 것이 눈에 띈다. 더불어 사건의 시대적 배경과 관련한 전후 맥락을 함께 들여다볼 수 있도록 하면서도, 이를 객관적인 관점에서 그리고 다각적인 측면으로 접근할 수 있게 했다는 점은, 독자의 입장에서 역사를 바라보는 유연한 시각을 갖게 하는 것은 물론, 깊이 있는 역사의식을 일깨우는데 상당한 도움을 주리라는 생각이다. 개인적으로 이 책을 보면서 느낀 점은 대부분의 사건들이 법정에서 그 진실이 무엇인지를 파악하는데 중점을 두고는 있지만, 대내외적으로 정치적인 입김이 재판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고, 그러한 이유에서 법의 준엄한 심판이 언제나 정의로운 방향에서 실현되는 것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일례로 책에 나오는 도쿄전범재판의 경우를 보면, 일본은 주변국들을 향한 반인도적인 수많은 증거와 전쟁에 직간접 연관되어 있던 여러 나라들의 강력한 처벌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주도한 이 재판의 결과는 일본천황을 치죄하지도 못했으며, A급으로 분류되어 기소되었던 주요 전범들도 대부분 석방되는 아이러니한 결과를 가져왔다. 물론 소련의 존재를 의식하여 일본을 가급적 우방국으로 삼으려 했던 미국의 정치적인 야욕을 어느 정도 감안한다 하더라도, 형평성을 잃은 재판이 아니었나 싶다. 이 책은 우리의 역사에 길이 남게 될 다양한 사건들의 실질적인 부분을 파헤쳐 독자들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고, 아울러 법정에서 판결과정을 통해 그 진위와 함께 우리의 올바른 역사관을 고취시키는 유익한 책이라 여겨진다. 따라서 많은 독자들의 관심이 있었으면 하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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