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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어차피 불편한 것이다 - 티베트에서 만난 가르침
현진 지음 / 클리어마인드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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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언젠가 TV에서 차마고도 라는 프로그램을 우연히 본적이 있다. 마방이라 불리는 상인들이 말과 야크를 이용해 중국의 차와 티베트의 말을 서로 사고팔기 위해, 해발고도 4000미터가 넘는 험준하고 가파른 길을 따라가는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나는 자연과 인간에 대한 경외감 같은 것을 느낀 적이 있다. 많은 것을 가지지 않아도 생활의 불편함이 있어도, 그들의 얼굴에는 언제나 해맑은 웃음이 있음은 무얼 말하는 것일까. 그것은 작은 것에도 그들 스스로를 만족하며 과욕하지 않는 삶을 견지함에 있지 않을까 싶다.


인간에게 있어 고통과 번민은 사람을 가리지 않고 찾아든다. 마음의 평정을 찾지 못하고 세상의 유혹에 물들어 사는 우리의 인생사를 보면, 걱정과 근심은 당연한 결과물 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더 많은 것을 가지기 위해 오늘도 내일도 애쓰며 산다. 오래전 선인들의 가르침에서 오늘날 우리들은 삶의 혜안을 얻으며 그 가르침대로 살고자 노력하지만 그 실천은 어렵다고 한탄한다. 인간의 욕심은 무한하다. 하나를 가지면 또 하나를 가지고 싶어 하고, 그 하나가 채워지면 또 다른 하나를 채워가려한다. 많은 것을 이미 가졌는데도 불구하고 우리는 왜 만족하지 못하는 걸까. 행복은 멀리 있지 않다고들 이야기 한다. 그렇다면 분명 우리의 가까운 곳 어딘가에는 행복이 있을 것이다. 누구나 자신의 삶을 행복으로 가득 담기를 바란다. 그러나 그 방법을 모른다. 어디에 있는 것일까.

이 책은 인생을 살아가는데 큰 흐름의 길잡이가 되어주는 좋은 책을 떠나서, 우리가 오늘을 살아가면서 느끼는 분노, 미움, 시기와 질투 등과 같은 우리들 가슴속의 불편한 내용들을 어떻게 하면 쉽게 털어버리고, 가치 있는 삶을 살아갈지에 대한 많은 가르침들을 담고 있는 책이다. 아마도 현진 스님은 티베트의 여행을 통해서, 그곳에 사는 평범한 일반 사람들과 티베트 스승들의 가르침에서, 복잡한 현실에 마음의 평화를 얻지 못하고 방황하는 우리의 영혼에 따뜻한 온기를 불어 넣어주려 했던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을 해본다.


현진스님은 머리글에서 “티베트는 인간이 가진 신비로운 힘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를 가르쳐 주는 아름다운 곳, 그러면서도 욕심에 기울거나 편견에 흐려진 눈이 아니라 근원적인 눈이 열리게 해주는 곳이라고 말한다. 또한 우리에게 주어진 인생이 때로 고난과 절망적인 삶이었다 하더라도 도망치거나 숨지 말고 당당하게 삶의 흐름을 받아들이라고 한다. 따라서 그가 말하는 우리들의 삶은 어차피 불편한 것이기에, 오히려 그것을 거부하거나 회피하려 든다면 우리는 더욱더 어려운 고통의 삶을 살 수밖에 없을 것이고, 덧없는 인생의 종말을 향해 가는 어리석은 행동에 지나지 않음을, 이 책에서 우리에게 가르쳐 주고 있다고 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하루하루를 살아가면서 주어진 삶에 관하여 더러는 운에 맡기기도 하고, 도박과 같은 모험으로 자신을 그 속에 내동뎅이치기도 하며, 절대적인 인간의 모습을 닮아가기를 거부하고 상대적인 우월감에 몰입하여 그것이 행복인 줄 알고 착각하면 산다. 오늘날 문명이 발전하고 과학과 의학이 발달하면서 우리들의 생활은 점점 편리해져 가고 있으며, 물질의 풍요함으로 거의 부족한 것이 없을 정도로 많은 것을 누리며 살아가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자살자가 급증하는 묘한 세상에 우리는 살고 있다. 또 많은 대다수 많은 사람들은 행복하지 못하다고 느끼며 사는 세상이기도하다. 요즘처럼 우리의 인생이 각박하고 경쟁이 치열한 삶을 우리가 살아왔던 적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오늘날의 현실은 우리를 더욱 힘들게 한다.

이 책에는 이러한 모순된 우리의 삶의 한계를 풀어가는, 그 근본적인 해법이 담겨진 책이다. 삶의 본질을 찾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음을, 이 책은 우리에게 조용히 타이르듯 이야기 한다. 또 자신을 겸허한 오체투지의 자세로 낮추어 오늘을 살아가라 한다. 그리하여 그 안에서 삶의 진정한 행복을 느끼고 오늘을 맞이하라 말하고 있다. 결국 우리는 하나를 더 가지기보다 하나를 더 베풀며 살고, 탐욕을 억제하며 넓게 세상을 바라봄으로서, 새로운 자신의 인간상을 가슴속 깊이 새기는 것이, 바로 불편한 삶이 되지 않는 진정한 삶임을 우리는 깨달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언제 누군가, 어느 순간 삶이 불편해진다고 느낄 때, 티베트로 가라. 그리하여 현진 스님이 그곳에서 그토록 가슴 뿌듯해 했던 것과 마찬 가지로, 당신이 평생 꿈꾸던 진정한 삶의 행복을 느껴봄은 어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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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 심리학 - 3분이면 상대의 심리를 꿰뚫을 수 있다!
시부야 쇼조 지음, 이희정 옮김 / 이젠미디어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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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흔히 호감 가는 상대방을 어느 날 우연하게 만나게 되었을 때, 좋아 하는 감정의 표현을 어떻게 전달해야 할지를 고민 하거나, 또는 그 사람에게 잘 보이고 싶은 마음에, 평소의 행동과는 달리 심리적 불안정을 외부로 표출을 할 때가 있다. 어디 그뿐인가, 의도했던 의도하지 않았던 간에, 사소한 거짓말이나 잘못을 저지르고 난후에 무의식적으로 나타나는, 우리의 부자연스러운 행동의 밑바탕에도 역시 불안적인 심리들이, 우리 곁을 항상 따라다님을 우린 결코 부정 할 수 없을 것이다. 더구나 이와 같은 예는 우리가 매일 매일 살아가는 삶속에서, 시간이나 장소에 관계없이 수도 없이 많이 나타나며, 그 범위 또한 상당히 넓게 존재한다고 봐야 할 것이다. 이처럼 하루에도 수없이 생겨나는 우리의 심리적 상태를, 우리가 조금 쉽게 이해하고 또 그 심리의 내막을 읽을 수만 있다면, 우리가 자주 느끼는 불안, 두려움, 흥분과 같은 감정의 테두리 안에서, 좀 더 자유로워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우리는 사회생활을 통해서 수많은 갈등과 선택의 기로에 봉착하게 될 때가 있으며, 복잡한 인간관계에서도 많은 스트레스를 마주하게 된다. 하지만 때와 상황에 맞는 그 해결책에 대해서, 그리 마땅한 방법이나 대안을 찾지 못해, 불면의 밤을 지새우거나 심지어, 자기 스스로를 학대하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우리의 심리적 상태에 대해서, 능동적으로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접근해 본다면, 그와 같은 곤란한 상황에서 생각보다는 쉽게 탈출 할 수 있는 좋은 묘안도 더러는 있지 않을까 한다.

이 책은 복잡 미묘한 인간의 심리를, 여러 가지 사례와 상세한 해설을 통해 아주 흥미롭게 독자의 눈에 맞추어 설명 해놓은 책이다. 먼저 1-2장에서는 자기 자신에 관한 여러 가지 심리적 상태를 알 수 있게 했고, 3-4장에서는 나와 연인 그리고 나와 연관된 타인의 관계를 조명하여 그 심리적 상황을 이해하고, 그 최적의 방법을 찾아볼 수 있게 하였으며, 끝으로 5-6장에서는 군중 속에서의 나의 존재와, 낮선 타인 그리고 익명의 세상 즉 인터넷에서 자주 목격되는 인간의 심리 이야기를 다루었다. 이 책의 많은 이야기들 중에, 예를 들면 스트레스를 요령 있게 다루는 방법 이라든지, 좋아하는 것과 사랑하는 것의 경계가 과연 어디쯤일까, 또한 경계성 인격 장애는 과연 무얼 말하는 걸까 하는 이야기들은, 우리가 한번쯤 눈여겨 볼만한 대목 아닌가 한다. 더불어 대인관계에 있어서, 자신감의 부족 내지는 그와 관련한 어떤 문제가 있다고 느끼거나, 연인들끼리의 다양한 심리적 요소들을 알고 싶어 하는 이들에게는, 이 책이 더 없는 좋은 정보를 많이 제공 하고 있다는 생각이다.  

 


우리는 가끔 자기 자신의 어떤 고민거리나 문제에 대해, 자신의 심리 상태가, 지금 어떤 상황에 놓여 있는지 몰라, 내가 내 자신도 잘 모르겠다는 푸념들을 늘어놓곤 할 때가 있다. 이러한 경우에 우리들이 자칫 잘못 판단하여, 엄청난 결과를 초래 하는 실수라도 혹 저질러진다면, 돌이킬 수 없는 큰 낭패를 보게 마련이다. 그런 연유에서 자신을 포함한 우리의 인간관계에 대하여, 여러 단면의 심리적 요소를 이해하지 못하여, 기나긴 고통의 시간을 보내기보다, 이러한 책을 통하여 우리는 좀 더 객관적이고 적극적인 자세를 취해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인간에게는 누구나 곤란한 경우를 당했을 때, 슬기롭게 극복하는 힘을 가진 이성적인 존재가 아니던가.

심리학의 세계는 인간에게 있어서 가장 흥미롭고 신기한 분야로 인식되어, 오래전부터 과학적으로 연구되어 왔고, 또 그 이론은 지금도 새롭게 다시 쓰여 지기도 한다. 요즘도 심리학의 분석적인 내용을 다룬 많은 책들이 출간 되지만, 일반인인 우리들이 여러 가지 다양한 심리의 세계를 접근하기란 사실 그 용어에서부터 쉽지가 않다. 이 책은 실제 사회생활 속에 나타나는 인간의 심리적 현상들을 통해, 우리에게 요구되어지는 행동의 판단을 도와주는 많은 내용들을 담았기에, 누구나 한번 쯤 가벼운 마음으로 읽어 보고, 의미 있는 알찬 조언들을 얻는 좋은 계기가 되었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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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풍속사 1 - 조선 사람들, 단원의 그림이 되다 푸른역사 조선 풍속사 1
강명관 지음 / 푸른역사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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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스토리-텍스터 300번째 책이야기]

<조선 풍속사 1, 2, 3> - 강명관(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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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텍스터 (
)
http://www.texter.co.kr



※ 이번 도서는 서평단을 세 분 모집하며, 선정되신 분께 <조선 풍속사> 1, 2, 3권을 모두 드립니다.
신청시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서평단 모집기간 : 2010년 6월 11일 금요일 ~ 2010년 6월 12일 목요일
◆ 모집인원 : 3명
◆ 서평단 발표일 : 2010년 6월 18일 금요일 (텍스터 홈페이지 -> 서평마을 -> 서평단 공지사항 참조)
◆ 서평작성마감일 : 2010년 7월 5일 월요일 (책수령후 평균 2주 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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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풍속사 1, 2, 3 (푸른역사) / 강명관(저자)






풍속화로 감각하는 조선 사람들, 조선 이야기. 강명관 교수의 '조선 풍속사' 시리즈는 <조선 사람들, 혜원의 그림 밖으로 걸어나오다>를 필두로 단원 김홍도의 '단원풍속도첩' 25점과 조선 후기 풍속화 전반을 소재로 한 세 권의 책으로 구성되어 있다. '조선 풍속화'라는 코드를 바탕으로 다양한 소재와 주제, 깊이 있는 문제의식과 짜임새 있는 서술을 선보인다.

'조선 풍속사' 시리즈는 모두 하나의 그림으로 시작한다. 그 그림을 꼬투리 삼아 그와 관련된 자료들을 광범하게 섭렵하며 이야기를 술술 풀어간다. 조선시대 개인 문집을 비롯해 <조선왕조실록> <백범일지> <별곤건> <조선일보>까지 매우 광범위한 인용 자료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나오는 풍속화 이야기에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고 있다.

<조선 풍속사 1―조선 사람들, 단원의 그림이 되다>는 조선 최고의 화가 단원 김홍도의 '단원풍속도첩'에 실린 25점의 그림을 실마리로 조선시대 풍속사를 살핀 책이다. 단원이 그린 많은 풍속도는 편의상 시리즈 풍속화, 평생도, 아집도, 기록화 등 네 종류로 나눌 수 있는데, 이 책이 제재로 삼은 '단원풍속도첩'은 시리즈 풍속화에 속한다.

<조선 풍속사 2―조선 사람들, 풍속으로 남다>는 단원과 혜원의 그림이 아닌 그 밖의 조선 후기 풍속화를 중심으로 조선 풍속사를 읽었다. 풍속화라면 으레 혜원과 단원 작품에만 주목하는 경향에서 벗어나, 다양한 작가들과 작품들에서 우리의 풍속을 찾아본 흔치 않은 작업이다. 기산 김준근의 작품 등 평소에 잘 접해보지 못했던 그림들이 많이 등장한다.

<조선 풍속사 3―조선 사람들, 혜원의 그림 밖으로 걸어나오다>는 조선 풍속사 읽기의 단초가 된 <조선 사람들, 혜원의 그림 밖으로 걸어나오다>(2001)의 개정판이다. 출간 당시 잘 알려져 있지 않던 '혜원전신첩'에 실린 30장의 그림을 '풍속'으로 읽어낸 이 책은 세간의 주목을 받으며 최근까지 이어져 온 '혜원' 열풍의 불씨가 되기도 했다. 이번에 새롭게 출간된 <조선 풍속사 3>은 내용을 보충하고 도판을 추가해 깊이를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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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화선 을유세계문학전집 10
공상임 지음, 이정재 옮김 / 을유문화사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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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의 사회가 산업의 발달에 힘입어, 예전보다는 훨씬 다양하고 활발한 문화예술의 내용들이 오늘날 여러 곳에서 행해지고 있으며, 우리들 역시 그런 문화예술의 내용들을 직접 보고 체험 하면서, 정서적 기쁨을 최대한 만끽하기도 한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사실, 내가 희곡에 대한 내용을 접해본 기억이라고는, 학교 교과서를 통해 반 강제적(?)으로 읽어본 것이 아마 전부 일듯 싶다. 그 이유는 매일 손쉽게 접 할 수 있는 TV드라마나 영화 또는 연극들이 많아서인지, 아니면 시중에 나와 있는 책들 중 희곡에 관한 책이 별로 없거나 해서, 관심 있게 찾아보지 않은 일종의 나의 무관심에 기인 한건지도 모르겠다. 여하튼 이 책을 읽게 된 동기는, 제목을 처음 보고 희곡이라는 장르에 대해, 한번 읽어 봐야겠다는 호기심의 발로에서였다.

우리나라의 희곡은 자연 발생적인데다가, 유교적 이념에 의해 대부분 신분이 천하게 여겨졌던 광대들에 의해 다루어져있어, 그것이 기록문학으로 전승되어 내려오지 않고, 구비문학의 형태로 전해져 막과 장의 어떤 형식이 없는 것이 보통이다. 그나마 문학형식을 갖춘 희곡은 1920년대 들어서 본격적으로 이루어지긴 했지만, 중국의 희곡은 우리나라와는 달리, 송·원 시대부터 시작 하여 명·청 시대에 상당히 활발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 책은 모두 44막으로 구성 되어 있는데, 중국희곡의 특징인 극중 배우들의 시, 노래 산문 등 다양한 분야의 장르가 모두 이 하나의 작품 속에 녹아 있어서, 독자의 입장에서는 꽤 흥미 있는 볼거리를 제공해 주는 책이 아닌가 하는 느낌이다. 다만 노래나 시의 대부분의 내용이, 주로 명의 멸망으로 인해 나라를 잃은 슬픔과, 어지러운 속세를 한탄하며, 초야에 은거하며 살자는 노자의 무위사상 같은 내용들이 많은데다가, 중국 한시에 대해 약간의 거부감이 있는 독자들은, 선뜻 다가서기에는 다소 껄끄러운 면이 없지 않아 있을지도 모르겠다.

이 희곡의 배경은 명의 마지막황제 승정제의 서거로 인해, 명나라의 끝자락이라 할 수 있는 남명 왕조의 흥망을 다룬 역사극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 당시 명나라는 부패한 관리들의 득세로 민심이 흉흉해지고, 게다가 이자성이 이끄는 농민군의 반란과, 후금에서 성장한 청나라의 계속적인 침략으로 인해 수도가 함락 되면서, 남명 왕조로 다시 시작하며 명의 부활을 꾀하던 시기였다. 이 책의 저자 공상임은 청나라 시대의 사람이지만, 그의 선친들은 명나라에서 벼슬을 해오며, 청나라에 대해 그리 호의적이지 않았던 것으로 보아, 그 역시 이 희곡을 통해 명나라를 그리워하는 마음과, 명의 멸망에 안타까움을 내포하는 마음의 표현을, 간접적으로나마 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더구나 내가 이 책을 보면서 좀 놀라웠던 점은, 공상임이 이 한편의 희곡을 위해, 20여 년 동안의 오랜 시간을 거쳐, 작품의 사실적 표현과 그 정확성을 통한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교정에 교정을 거듭하며, 하나의 서사적 장편이 탄생하기 까지, 그의 헌신적인 노력이 얼마나 컸을까 하는 것이다.

도화선이란 이 희곡은, 후덕한 젊은 선비 후방역과 남경의 빼어난 미모를 자랑하는 기생 이향군을 주인공으로 내세움으로서, 이 두 남녀의 사랑과 이별 그리고 재회라는 극의 전개를 통해서, 남명시대의 혼란스러운 사회상과, 간신들의 권력을 조소하며, 나라에 대한 충과 그리고 사람이 지켜야할 도리로서의 예, 아녀자로서 간직해야 할 여인의 절개에 이르기까지, 우리 사회의 교훈적이며 도덕적인 내용들이 모두 담고 있다.  

특히 이 책의 제목이 도화선이 된 연유는, 주인공인 후방역과 이향군의 백년가약을 맺으면서 서로 징표로 부채를 하나 만들었는데, 이향군이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다가, 어수선한 사회에서 한동안 낭군과 헤어져 있을 당시, 재물과 권력으로 자신을 탐하려 하는 관리들의 유혹을 뿌리치고, 그녀가 절개를 지키기 위해 수절을 마다하고, 자결하기 위해 머리를 땅에 깨어 버릴 때, 그녀의 선혈로 부채가 흥건하게 젖어 버리자, 그녀를 후방역에게 중매했던 양문총이 선혈로 덥힌 부채위에 붓으로 복사꽃을 그렸다 하여 명명되어진 이름이다.

이 책은 저자 공상임이 범례에서 밝혔듯이, 극의 재미를 위해 남녀 간의 사랑 이야기를 담긴 했으나, 가급적 시대의 상황을 사실적으로 묘사하기 위해, 허구적인 것을 피하고 일부 관리나 귀족들의 전유물이 되지 않기 위해, 일반인이 쉽게 익히고 즐길 수 있는 희곡이 되도록 만들었다고 한다. 또한 희곡으로서의 의미를 잘 살리기 위해, 배우나 관객간의 서로 감정 이입이 될 수 있도록, 노래의 구절구절에 여운의 요소까지 생각해서 만들었다 하니, 수 백 년 동안 이 희곡이 전해져 내려오면서, 중국인들에게 사랑 받을 수밖에 없는 명작으로 남아 있는 이유 중, 그 하나가 아닐까 하는 생각 이다.

도화선을 읽으면서, 우리나라에도 많은 고전적인 문학작품들이 존재 하기는 하지만, 그러한 고전 중에서도 훌륭한 희곡 작품이 몇몇 정도 있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문학, 사회과학 인문 등 많은 책을 접하면서도, 이러한 희곡문학은 사실 처음 마주하는 터라, 다소 생소하긴 했어도, 한편의 고전 뮤지컬을 보는듯한 신선한 느낌이 들어서, 마음 한가득 흡족한 기분은, 나의 오랜 기억으로 남지 않을까 싶다. 더불어 문학작품에 관심 있는 많은 이들에게도 흥미진진한 많은 내용을 담고 있는 이 책을 한번 권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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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를 뒤흔든 16인의 화랑
이수광 지음 / 풀빛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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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의 동남부에 자리하고 있던 신라는 삼국 시대에서 가장 먼저 세워진 국가 이면서도 가장 늦게 발달한 국가라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라는 고구려와 백제를 멸망시키고 한반도 최초의 통일국가가 되었다. 신라가 삼국을 통일하고 한반도 역사의 주인공이 될 수 있었던 주요인은 화랑의 역할을 빼놓고 이야기 할 순 없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학교에서 통일 신라의 역사를 배우며 익히 알던 화랑 출신의 인물들은, 김유신 사다함, 관창 등 몇몇을 제외 하면, 그다지 우리에게 많이 알려져 있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최근 선덕여왕이라는 TV 사극을 통해, 화랑에 대한 이야기가 상세하게 그려지면서, 그 동안 역사 교과서로 단순하게 넘겨 왔던, 화랑들의 이야기가 요즘 많은 사람들에 의해 한동안 화제가 되기도 했었다. 그렇지 않아도 방송을 보며 화랑에 대한 여러 가지 새로운 이미지와, 실제 그들의 활약상이 궁금했었는데, 우연한 기회로 이 책을 읽는 계기를 얻게 되었다.

신라는 삼국 중에서 특이하게도, 골품제도와 화백제도를 정치의 근본적인 뼈대로 삼으면서, 국가 안정을 취해온 나라다. 하지만 이러한 제도로 인해 왕권의 약화가 심해지자, 화랑이라는 강력한 집단을 만들게 되는 계기가 생기는데, 이는 씨족사회의 연맹체에서 하나의 부족국가로 나아가면서, 신라가 왕권을 중심으로 하는 통합적인 결속이 무엇보다 간절했기에 필연적인 그들의 선택이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더군다나 가야국과 삼한의 일부를 복속 시키면서, 부강한 신라를 꿈꾸던 그들에게 그러한 통치제도는 어찌 보면 그 시대에 당연한 산물이었을 것이다. 삼국시대의 역사가 그렇듯이 신라역시도 왕을 중심으로 한 역사만이 우리에게 알려져 있지만, 그 내부를 조금만 들여다보면 그 이면에는 화랑의 역할이 크게 작용했음을, 이 책은 말하고 있다. 화랑의 자세한 역사는 화랑세기와, 삼국사기에 잘 나타나 있는데, 이 책은 화랑세기에 등장하는 화랑의 우두머리 즉, 풍월주 중에서 많은 활동과, 신라역사에 큰 영향을 미친 16명의 화랑 이야기를 두루두루 담아낸 책이다.

화랑은 알다시피 귀족의 자제만 들어 갈수 있는 일종의 특수 집단이다. 그런데 좀 의아한 것은, 원래 화랑의 모태는 원화였는데 원화의 리더가 여자라는 점이고, 이들에게는 강력한 병권이 주어져 그 힘이 막강하였다는 것이다. 또한 신라는 초기에 부계 중심의 왕위 계승이 아닌 모계 혈통에 따라 왕위가 결정되는데, 이 왕위 결정권을 놓고 대원신통, 진골신통이라는 두 세력 간의 다툼이 치열 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따라서 이들은 그 세력의 기반을 튼튼하게 하기 위함과, 혈통의 보존을 위해 근친을 서슴지 않는 성 풍속도가 허용되기도 했다. 그러나 모계사회의 단점중 하나는 부계를 인정 하지 않기에, 모계의 수장에서 낳은 자식만 있을 뿐이어서 신라 후기로 가면 갈수록 점점 그 세력이 약해지게 되고, 화랑 역시 그 세력들에 따라 서로 반목하고 갈등하기를 반복 하면서,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화랑의 모습이 되어 갔던 것으로 보여 진다.

이 책에서 나오는 화랑의 16명중 특히 눈에 띄는 화랑은 사다함과, 문노의 이야기다. 사다함은 총명하게 태어나 사생활이 문란한 어머니(금진낭주)로부터 심적인 고통을 받으면서도, 국가적인 공을 세우고, 부모의 효를 다하는 모범적인 화랑의 본보기가 된다, 또한 미실과 세종과의 삼각관계에 얽히면서도 풍월주로서의 자태를 잃지 않으며, 순수한 사랑을 끝까지 지켜내고, 더불어 친구의 죽음을 애통해 하다 젊은 나이에 요절하게 되는데, 그는 화랑 중에서도 화랑도의 정신을 가장 잘 지켜낸 인물로, 삼국사기에도 그의 내용의 기록 되어 있다 한다. 또 하나는 문노의 이야기인데, 어려서부터 학문과 무예에 뛰어난 실력을 보여 왔으나, 그가 가야파 출신성분이라는 점과, 외할머니가 왜국의 여자라는 이유 때문에 번번이 큰 공을 세우고도, 골품제라는 제도에 의해 배척당한다. 하지만 워낙 무예가 뛰어나고 그를 따르는 낭도들이 많아, 결국 그는 풍월주의 자리에까지 오르게 되는 신라의 입지전적 인물이 된다. 이 당시 귀족들은 문란한 생활을 영위 하였으나, 문노는 자신의 사생활에 엄격 하고 대의에는 강직했으며, 그의 부인 윤궁낭주와의 애틋한 금슬은, 신라인들에게 가장 닮고 싶어 하는 부부상이 될 정도로 모범적 이었다고 한다.

이 책은 이 외에도 화랑들의 여러 가지 개개인의 역사를, 자세하고 재미있게 그려내어 독자들이 화랑을 이해하는데 있어 한층 흥미 있고 쉽게 다가 갈수 있도록 엮어놓은 책으로 보여 진다. 이 한권의 책으로 모든 신라 화랑의 내용을 알 수는 없겠으나, 화랑들을 통한 신라의 권력 역사와 그 내부의 투쟁 과정이 어떻게 전개 되어 가는지에 대한, 많은 부분들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있다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으며, 또한 이제껏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화랑의 역할이, 신라의 역사에 커다란 영향력을 미침으로서, 신라의 왕실사도 더불어 살펴 볼 수 있기에, 이점 또한 이 책을 읽을 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지 않나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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