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관계의 기술 -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레슬리 기블린 지음, 노지양 옮김 / 미래지식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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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스토리-텍스터 313번째 책이야기]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인간관계의 기술> - 레스 기블린(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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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단 모집기간 : 2010년 7월 8일 목요일 ~ 2010년 7월 14일 수요일
◆ 모집인원 : 20명
◆ 서평단 발표일 : 2010년 7월 15일 목요일 (텍스터 홈페이지 -> 서평마을 -> 서평단 공지사항 참조)
◆ 서평작성마감일 : 2010년 8월 1일 일요일 (책수령후 평균 2주 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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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인간관계의 기술 (미래지식) / 레스 기블린(저자)

이기는 사람보다 끌리는 사람이 돼라!
'진정 성공한 사람은 똑똑한 사람이 아니라, 사람을 잘 다룰 줄 아는 사람'이라는 이 책 속의 한 구절은 아마도 이 책이 지향하는 메인 테마이자 현재를 살아가는 독자들이 이 책을 반드시 읽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나 아닌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 유의하지 않고는 이제 더 이상 행복이나 성공을 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출간 이후 인간관계론의 대표적인 베스트셀러로, 톰 버틀러 보던이 쓴 『50권의 성공철학 고전(50 Success Classics)』에 소개되기도 한 이 책은 살아가면서 부딪히는 인간관계의 각종 어려움을 사례별로 정리하고 이에 대한 명쾌한 해법을 제시함으로써 다른 사람의 마음을 잘 읽는 법에 관해 차분히 설명한다. 더 나아가 이 시대가 진정으로 요구하는 테크닉인 '아부하지 않고도 타인을 내 편으로 만드는 세련된 기술'을 자세히 알려준다.
이 시대는 당신의 주변을 감싸는, 북적거리는 사람들이 당신을 성공으로 이끄는 세상이다. 사람들 간 네트워킹이 성공의 열쇠다. 오늘부터라도 그들을 소중히 하고, 그들과 함께 행복하며, 그들과의 관계를 통해 성공의 길로 들어서고 싶다면 이 책을 통해 가치 있는 조언과 아이디어를 얻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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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풍속사 1 - 조선 사람들, 단원의 그림이 되다 푸른역사 조선 풍속사 1
강명관 지음 / 푸른역사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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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이는 그림에서 평안을 느끼고, 그림이 주는 긴 여운에 큰 희열감을 느낀다 한다. 그림이란 글과 말로는 차마 그 진정성을 표현하기 힘들기에, 사실에 가장 가까운 형태로 나타내는 인간의 모방 본능에 대한 가장 직접적인 행위의 일종 일지도 모른다. 게다가 그림을 그릴 수 있는 동물은 인간이 유일한데다가, 그 과정 역시 그림을 그리는 화가의 생각과 주장이 담겨 있다고 보면, 그림이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는 다분히 회화적 요소의 순간적 효과를 넘어 하나의 철학적 의미를 지닌 인간의 순수한 표현의 발로는 아닐까 싶다. 사실 나는 그림에서 느끼는 미적감상에 서툰 정도를 지나, 그림에 가까이 다가서기도 민망 할 정도의 지식수준을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이 책 읽기를 원했던 것은, 부족한 나의 예술 지식을 얻기 위함도 있지만 그보다는, 그림에서 찾아 볼 수 있는 그 당시의 사회상의 모습과 사실을 통해 그 동안 내가 문자로만 알아왔던 지나간 과거의 내용들을, 어떠한 여과장치 없이 최대한의 사실을 꾸밈없는 그대로를 볼 수 있기 때문이었다. 





조선 풍속사 - 단원의 그림이 되다.

단원 김홍도, 우리가 역사책에서 익히 알아왔던 조선 후기의 대표적 화가이다. 김홍도의 그림 중 그가 그린 풍속화는 민중들의 삶을 매우 사실적으로 표현하여, 그림에서 느껴지는 주인공들의 생동감이 물씬 풍기게 하는 작품들을 많이 남겼는데, 이 책에서는 그중에서도 김홍도의 <단원풍속도첩>에 실린 25점의 풍속화를 다루어, 조선시대 사람들의 삶의 모습을 생생하게 들여다봄으로서, 우리의 기억 속에 점점 잊혀져가는 옛 풍속들을 다시 한 번 되새겨보고, 그림속의 내용들을 통해 우리에게 잘못 알려진 사실과, 그리고 우리가 가볍게 간과해왔던 사실들을 조목조목 끄집어내어 그 깊은 내용을 자세하게 설명한, 단순한 그림 해설에 관한 책을 넘어선 하나의 역사책이라 할 수 있겠다.

이 책에 나오는 김홍도의 그림에 등장하는 주요 인물들은 일반 서민들이다. 김홍도는 그들의 살아가는 모습을 무엇 하나 빠트리지 않고 상세하고 다양 하게 그림으로 표현 하였는데, 그 내용이 때로 해학적이기도 하고 그림의 주인공들 역시 사뭇 진지한 표정들이어서, 보는 이로 하여금 자연스런 시각적 즐거움을 느끼게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 책의 특징은 김홍도의 풍속화에 나타난, 생활의 풍속 상과 사물들에 대해, 저자의 해박한 지식과 더불어 상세한 설명을 많은 근거자료를 통해 독자에게 알려주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쌍겨리, 편자박기, 길쌈 등의 그림과 관련한 내용들의 설명은 우리가 지나온 과거에 대해 너무 모르고, 아니 알려고 하지 않았던 사소한 사실에 지나지는 않는지 모르겠으나, 그 당시 조선 민중의 소박한 삶에 대하여 우리가 보다 자세히 알게 되는 좋은 계기를 마련해주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다.

여러 계층의 삶 중에서 아마도 서민의 삶이 인간의 희로애락을 나타내는 가장 보편적인 삶이 아닐까 싶다. 아마도 김홍도는 그 점을 그림으로 표현하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그림 속 주인공들의 표정이 저토록 살아 움직이는 것처럼 우리에게 다가오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조선 풍속사 - 풍속으로 남다

보통 조선의 풍속화를 생각하면 으레 단원 김홍도의 그림이나 혜원 신윤복의 그림을 떠올리게 마련이다. 그러나 이 책 저자의 말대로 그것은 우리의 편향적 시각에서 오는 편견에 일종 아닐까하는 의견에 나 역시 동감한다. 이 책의 내용은 우리에게 전해 내려오는 많은 풍속화 중 단원이나 혜원의 그림을 일부 포함하여, 우리에게는 익히 잘 알려지지 않은 작가들의 그림까지를 모두 담았다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전혀 다른 작가의 그림이라 하더라도 미학적인 접근에서는 어떨지 모르겠으나, 그림의 내용들은 단원이나 혜원의 그림과 별반 다르지 않다. 오히려 어떤 그림들은 단원이나 혜원의 그것보다 더 사실적인 그림처럼 보이기도 하며, 또한 그들의 그림에서는 볼 수 없는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그림도 있다.

1권에서 다룬 단원 김홍도의 그림에는 그 분류가 따로 없었으나, 이 책의 내용은 다섯 가지의 형태로 그림의 내용을 분류 하였는데, 조금 특이하다고 볼 수 있는 것은 책의 중간 이후 나오는 우리의 음식문화와 풍류모습 그리고 조선 남녀의 성과 사랑을 다룬 다양한 내용이 있다는 것이다. 이 책에는 한 화가의 그림만 일목요연하게 모두 모아놓은 것이 아니라, 분류별로 여러 화가의 그림들 중 그 내용이 비슷한 것들을 묶어 놓았기에, 비교해서 보는 즐거움이 있다. 또한 다양한 그림들이 있어서인지 몰라도, 이 책의 저자 역시 조선의 의복이라든지 생활용품에 관련한 여러 이야기들은 맛깔스럽기도 하고, 장황하여 보는 이의 즐거움을 한층 더해준다.

저자의 말로는 이 책에 나오는 풍속화 외에도 많은 풍속화들이 있다고 한다. 그러나 모든 그림들이 거의 문화재급 그림들이어서 모든 풍속화를 자세히 볼 수 있는 기회가 없어서인지 아니면, 지면상 모든 풍속화를 담을 수 없어서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언젠가 이 책에 없는 내용을 다룬 새로운 책을 구상중이라 하니 기대 할 일이다.



조선 풍속사 - 혜원의 그림 밖으로 걸어 나오다

신윤복에 관한 기록은 그의 그림에 비하여 출신과 화풍만 알려졌을 뿐, 그 외 모든 것이 베일에 가려져 있다 한다. 이 책의 저자는 신윤복이 사대부 쪽의 기록이 전혀 없는 까닭에 양반 사회와는 단절된 공간에서 활동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저자는 서설에서 그나마 신윤복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독자들에게 그의 가계도를 상세하게 소개 하고 있는데, 눈에 띄는 것은 신윤복의 아버지 신한평 역시 영조 때부터 순조 때의 화가였기에 아마도 신윤복의 화풍에 그의 부친의 영향이 어느 정도는 있지 않았겠나 하는 짐작을 해본다.

신윤복은 김홍도와는 달리 그의 작품을 보면 알겠지만 풍속화를 많이 그린 화가다. 풍속화는 인간의 세속적인 그림을 담았기에 그 내용이 어찌 보면 통속적인 것에 가깝다고 해야겠다. 따라서 그 당시 유교이념을 바탕으로 한 조선시대의 상황을 고려해볼 때 집권층들에게는 그의 그림들은 환영은 고사하고 천박한 그림들로 낙인찍혀 소외당했을 것으로 생각된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지금까지도 신윤복에 대한 이런 형태의 이야기에 관해, 인간을 주제로 한 그림들이 왜 외면당해야 하는지에 대한 반박 비슷한 의문을 갖기도 한다.

이 책은 혜원의 풍속화 전집인 <혜원전신첩>에 실린 30장의 그림을, 저자의 시각에 따른 풍속사적 이야기를 다룬 책이다. 책에 실린 혜원의 풍속적인 그림들을 보면, 그림을 전혀 모르는 독자가 보기에도 대체적으로 남녀 간의 애정을 다룬 그림이 아닌가 할 정도의 느낌이 들게 하는 작품이 많다. 하지만 저자는 풍속화라는 이유로 인간의 유희적 감정을 애써 속으로 감추려 들기보다는, 풍속사적인 입장에서 솔직하게 그림을 보는 느낌과 이야기를 많은 독자들에게 전하려 했다. 특히 보통의 역사서에는 볼 수없는 기생과 기방 유흥에 얽힌 여러 이야기는, 오늘날 우리의 놀이문화와 비교해볼 때 그 본질적인 큰 차이는 없어 보인다. 결국 이 책 전반에 걸친 혜원의 그림에서 저자는 풍속화가 담고 있는 그 실체를 들여다봄으로서, 그 당시 사회적 변화와 배경을 총체적으로 살펴보고 그림이 주는 그 진정한 의미가 무엇인지를 고찰해보자 했던 것으로 보여 진다. 

 

조선시대의 풍속사 전반에 걸친 이야기를 우리가 이토록 알기 쉽게 해설해 놓은 책이 과연 있었든가 할 정도로, 이 책은 그 당시 사회상을 상세하게 참고문헌과 함께 우리에게로 고스란히 전해 주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조선시대의 역사적 사실에 대해 많이 알고 있다고 생각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 내용을 솔직하게 따져 들어가면, 그 실질적인 것은 그리 많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우리의 사회가 산업사회로 전환 되면서 급속한 발전에 따른 여파로, 우리 고유의 전통과 풍습들이 우리의 기억 속에서 서서히 잊혀져가는 사실은 무척 안타까운 일이다. 그렇다고 뜬금없이 무슨 전통을 되살리자는 말은 아니지만, 조선시대의 화가들의 그림 속에 고정되어, 아무런 의미도 주지 못할 것이라고 여겨졌던 그 내용들이, 이러한 책으로 인해 생생하게 그 당시 시대상황을 우리가 새롭게 인식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은 그 가치와 의미가 있다고 본다. 또한 그림과 관련하여 저자는 되도록 독자의 입장에 서서 시대의 상황을 한층 쉽게 이해 할 수 있도록, 방대한 여러 자료들을 알기 쉽게 풀어 내어, 그림의 내용을 보다 재미있고 흥미로운 관점에서 감상 할 수 있도록 해준 저자의 노력은 가히 대단 하다 하겠다. 따라서 많은 사람들이 이 책으로 조선후기의 거의 모든 우리 사회의 모습을 간접적으로나마 충분히 살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가졌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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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베이거스 요리사 아키라 백
아키라 백.최상태 지음 / 김영사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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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이든 성공의 뒤안길에는 보이지 않는 코끝이 찡한 눈물겨운 후일담이 있다. 수없는 좌절과 절망 그리고 세상의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을 만큼, 삶과 죽음의 경계에 마주 앉아 자신의 내면과 직면한 갈등의 연속, 그리고 남들은 모르는 자신만의 가슴 한곳에 뼈를 깎는 고통의 구석들이 분명 많았을 것이다. 결국 이러한 아픔의 흔적들은 그 나름대로의 의미를 가지며 알알이 모여, 오늘날 마침내 자신이 그토록 원했던 성공의 날을 만드는 계기가 되었음은 당연한 결과다. 세상 어디에도 가볍게 이기고 쟁취할 수 있는 자리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도 성공의 뒤를 쫓는 많은 사람들은, 이미 성공한 사람들의 그 화려한 부분만 보려하고. 정작 보고 배워야 할 쓰라린 고통의 그늘진 모습은 한손에 가려두고 보려 하지 않는다.

미국의 요리분야에서 “아키라 백”이란 애칭으로 잘 알려진 순수한 한국인 백승욱, 그는 오늘도 세계최고의 호텔 라스베이거스의 벨라지오에서 아름다운 분수 쇼를 바라보며 주방을 총 지휘하는 세계의 몇 안 되는 스타 셰프로 활약하고 있다. 그는 그곳에서 까다로운 세계적인 미식가들의 입맛을 사로잡으며, 오늘도 그가 당당한 한국인으로서의 자부심을 가지고 일본요리의 대가로서 명성을 날리고 있음을 보면, 지금까지 세계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았던 많은 우리의 많은 한국 음식들도, 곧 얼마 되지 않아 세계인의 식탁에 오르지 않을까하는 희망 섞인 바램과, 같은 한국인으로서 그의 요리에 대한 끊임없는 노력과 창조의 투혼에 대해 아낌없는 박수와 응원을 보낸다.

 그가 만든 요리를 한번 먹어본 사람들은 저마다 그의 요리에 대해 경탄을 아끼지 않는다고 한다. 과연 그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단순한 음식의 맛을 내는 미각에만 치우지지 않고, 음식 즉 요리에 대한 자신 스스로의 철학을 가지고, 고객이 요리를 통해서 느낄 수 있는 만족감을 최대로 높이기 위해, 모두 요리의 재료 선택에서부터 마지막 고객의 입안에 요리가 전달 될 때까지의 모든 과정에 혼신의 힘을 다한다고 한다. 물론 이렇게 되기까지는 그의 노력이 어떠했을지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될듯하다. 왜냐하면 이런 투철한 정신이 이미 몸에 배었다는 것은 어느 한순간에 갑자기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기에 그렇다. 사실 막무가내로 뛰어든 요리사의 길은 그에게 있어서 험난한 가시밭길 이었을 것이다. 정식요리 학교를 다닌 것도 아니며, 그렇다고 요리에 관한 경험도 전무한 그였기에, 아마도 요리의 입문과정은 그의 인생에 가장 혹독한 시련의 시기였을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그는 오로지 나는 할 수 있다고 하는 가능성 그 하나로 자신의 모든 것을 포기하고, 요리 그 하나에 목표를 두고 쉼 없는 고난의 길을 걸어갔으며 그리고 성공했다.

아키라 백 그는 어려서 미국으로 이민을 간 이후, 겨울스포츠의 인기종목 중 하나인 스노보드의 유명한 프로선수로 활약했다. 하지만 큰 대회를 앞두고 연습 중, 뜻하지 않은 부상으로 젊은 나이에 요리의 세계로 뛰어 들어 주목할 만한 셰프로 성장하기까지, 그의 인생의 우여곡절은 아슬아슬한 곡예를 타듯 드라마틱하다. 요리의 비법은 그 누구도 전수하여 주지 않기에, 그는 스스로 발로 뛰며 밑바닥에서부터 한 걸음 한 걸음 걸어 갈 수밖에 없었으며, 피나는 노력으로 요리의 실력이 월등해 졌을 때에도 그는 결코 자만해 하지 않았다. 또한 한 분야의 요리를 터득하고 최고의 자리에 오르면서도, 자신을 스스로 낮추고 다양한 요리법을 배우기에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오늘도 그의 요리를 맛본 수많은 저명인사와 미식가들은 탁월한 그의 요리솜씨에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음식을 만든다는 것은 무에서 유를 만드는 하나의 새로운 창조의 과정이다. 프랑스 출신으로 세계 요리의 거장 조르주 에스코피는 요리의 모든 과정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 했다고 한다. 요리법은 극작가 이며, 요리사는 연출가, 요리와 와인은 배우, 끝으로 레스토랑은 무대에 해당한다며, 요리에 대한 고객들의 평가는 움직일 수 없는 하나의 진리라고 말이다. 아키라 백 그는 이미 미국 내의 요리업계에서 내로라하는 유명 인사가 되었지만, 언제나 초심의 자리로 돌아가서 요리에 임한다고 한다. 그리고 언젠가 한국음식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 자신만의 새로운 야심찬 계획도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이 책을 통해 그의 이야기를 읽으며 문득 이런 생각을 해봤다. 요리든 스포츠든 공부든 그 어느 것이든, 자신 스스로 임하는 자세가 어떤가 하느냐에 따라 성공과 실패를 가늠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아닌가 하고 말이다. 가까운 길을 몰라서 멀리 돌아가는 것이 아닌, 직접 스스로 보고 느끼고 체험하기 위하여 먼 길을 선택 했던 그의 요리 철학의 자세와, 돈이나 명예보다도 요리를 어떻게 하면 고객의 입맛에 더 잘 맞출 것인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는 그의 정신이, 오늘날 결국 그를 최고봉의 자리를 있게 한 근본적 모태가 아니었는지 하는 생각을 해보며, “아키라 백“과 같은 제2의 제3의 한국인 요리사가 앞으로도 많이 배출되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조금 아쉬운 것은 이 책의 말미에 누구나 편하게 집에서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아키라 백이 추천하는 간단한 레시피 몇 개 정도의 소개가 있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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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의 빛
미야모토 테루 지음, 송태욱 옮김 / 서커스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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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했던 것 그리고 좋아 했던 것, 그래서 애틋한 감정을 품었던 것들이 어느 날 우리의 가슴속에서 홀연히 사라져 버렸을 때, 우리는 그 깊은 상실감에 온갖 세상의 것들에 대한 의미를 잃어버리기 십상이다. 자신보다 더 사랑했던 그래서 심장을 예리한 칼로 도려내는 아픔 보다 더 큰 아픔을 느끼며, 결국 앞으로의 삶이 덧없음을 자신으로 하여금 강하게 밀어 붙이는 순간을 맞이하게 되면서, 우리는 내 육체에서 혼이 빠져나가 버린 것 같은, 마치 진공의 상태와 같은 현실 속에, 한 동안 머물게 되는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우리에게서 죽음, 이별, 상실과 같은 극한적 사실은, 과연 어떤 하나의 가치를 지니며, 우리의 일상적 생활에서 어떤 색깔의 모습으로 남아 있는 것일까. 아마도 그건 그와 같은 아픔이 왜 하필 나에게 다가 왔을까 하는 진지한 물음을 던지는 순간부터 그 가치가 시작되며. 우리의 기억 속에 도무지 알 수 없는 환상의 빛으로 이미 온통 채색되어져 있는 것은 아닐까 싶다.

이 작품은 죽음을 매개로한 우리의 일상생활 모습을 여성 특유의 섬세한 필체로 애잔하고 담담하게 그려나간, 4개의 중단편으로 이루어진 옴니버스식의 소설이다. 4개의 작품 속에는 모두 죽음, 즉 자신의 가장 가까운 곳에 영원히 살아 머물러 있을 것이라 생각 했던 존재들이, 어느 한순간 갑자기 사라져 버렸을 때, 자신의 가슴속으로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력하게 부인 함에도 불구하고 어쩔 수 없는 사실로 인정해야만 하는, 우리의 나약한 모습을 애절 하고도 삶을 관조하는 자세로, 아름다운 몽상적 색깔이 짙게 그려져 있다.

각각의 작품에는 저마다의 이유 있는 소재들이 이야기 속에 때로 생생하게 살아 있으면서도, 은밀하게 감추어져 있기도 하다가 어느새 돌연 사라지는 것을 반복 하며, 독자의 가슴속에 이미 깊숙이 들어와 자리하게 만든다. 특히 이야기 속의 전개에 따른 치밀한 구성은 마치 독자가 한편의 아름다운 영상을 보고 있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킬 정도로, 차분하면서도 사실적으로 잘 그려져 있다고 보아야 하겠다.

가난과 고통이 굴절된 삶속에서 사랑과 행복을 느끼게 했던 남편의 죽음, 기억하기 싫은 배우자의 배신감을 대신하여 자신의 한 가닥 의지의 대상이었던 어느 이혼녀 아들의 죽음, 우연한 기회에 친구로부터 들은 과거 학창 시절 친근감을 느꼈던 친구의 죽음, 어렸을 적 친구로 지냈던 친구의 갑작스런 죽음, 이야기 속에는 이 모든 죽음의 이유는 뚜렷이 나타나 있지 않다. 하지만 작가는 이 죽음들의 의미를 두고 우리의 보편적 삶에서 오는 무기력한 우리의 자신을 선명하게 대비 시켜, 각자의 삶을 반추 해보게 하는 시간을 갖게 한다. 더구나 죽음의 이야기를 다루고서도 그것이 쓸쓸함과 허무함을 넘어, 아름다운 추억의 조각으로 감상하게 하는 작가의 특유한 상상력과, 그에 어울리는 화려하고 서정적인 언어의 표현들은 실로 대단한 느낌마저 준다.

놓아 줄듯 놓을 수 없는 죽음에 대한 기억들과, 또 당연히 버려야 한다고 생각 하면서도 감히 쉽게 떨쳐 버리지 못하는 우리의 연약한 감정의 미련들은, 인간 누구에게나 한번 쯤 경험하며 지니고 있는 사실들 일 것이다. 따라서 어찌 보면 우리의 오늘의 모습은 삶과 죽음이 함께 공존하는 세상 속에 살고 있으면서도, 때로는 삶과 죽음의 경계가 멀리 있다고 착각하고 사는 건 아닐까 싶다. 또한 어느 누군가의 죽음으로부터 우리는 새로운 삶을 살아가는 동기부여를 받고, 삶의 새로운 이정표를 그려나갈 수 있는 용기를 얻는다는 사실을, 우리는 너무 작게 그리고 너무 안이하게 받아들이는 것은 아닌지, 한번 진지하게 생각해 볼 일이다.

삶과 죽음의 범위를 넘나들며 수없는 독백과 자신에게로의 물음으로, 인생의 살아가는 의미를 깊이 느끼게 하는 이 소설의 재미는 다른 그 어떤 소설의 내용만큼이나 진지하고 현란 하고 아름답다. 무엇보다 이 책속의 작품 중 환상의 빛 이야기는 우리가 왜 소설을 읽는가에 질문의 대답을 대신 할 만큼, 그 문학의 깊이와 품위가 느껴지는 작품이라 할 수 있겠다. 나에게 있어서 이 책은 정말 오래간만에 읽어보는 문학 소설의 참맛을 느끼게 했으며, 또한 이 아름다운 한권의 책은, 다른 몇 편의 영화를 본 것과 같은 효과를 내게 주었다고 해야겠다. 그리하여 마지막 책장을 덮는 순간부터 작가의 이름을 꼭 기억해 두었다가, 빠른 시일 내에 작가의 또 다른 작품을 뒤적거려 봐야 할 느낌이, 지금까지도 강하게 나를 압박함에도 불구하고, 전혀 불편 하지 않음은 무슨 조화인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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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걸리, 넌 누구냐? - 색깔 있는 술, 막걸리의 모든 것
허시명 지음 / 예담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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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어렸을 적 할아버지의 심부름으로 꼬깃꼬깃한 지폐 한 장을 들고 노란 주전자에, 막걸리 반 되를 받아 오라는 심부름의 기억이 있다. 점방이라 불리 우는 그곳에 가면 언제나 웃는 얼굴로 나의 빈 주전자에 막걸리를 채워주던 아주머니의 모습과, 막걸리를 흘리지 않기 위해 조심조심해서 골목길을 돌아오던 오래전 추억들은 아직도 생생하게 살아있다. 아마도 나는 그 당시 심부름의 대가로 막걸리 값으로 치룬 나머지 잔돈의 일부로, 커다란 알사탕 하나를 먹을 수 있다는 행복에서인지, 사실 막걸리를 대한 나의 첫 기억은 어른들이 마시는 술, 그 정도가 전부 아니었나 싶다.  


내가 처음으로 막걸리를 입에 댄 것은 대학 입시를 막 치루고 난 다음날이다. 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 사시던 큰 아버님의 전화를 받고서 불려간 큰댁에서, 난생처음으로 술을 그것도 막걸리를 마신 것이다. 이제 대학에 들어가면 자연스럽게 자의든 타의든 술과 친해질 터인데, 술은 어른에게 배워야 한다며 나를 위해 일부러 큰 아버님이 마련한 자리였다. 무릎을 꿇고 잔을 들어 대접에 한 가득 받아든 누런 막걸리의 첫 맛은, 약간 시큼한 그러면서도 시원했던 느낌을 주는 그리 싫지만은 아닌 맛으로, 술에 대한 나의 첫 경험으로 남아 있다.

 막 걸러내어 만든 술이라는 의미에서의 막걸리는, 격식을 차리지 않고도 언제 어디서나 편하게 마실 수 있는, 한때 우리 일반 서민들을 대표하는 술로 인식되어 왔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막걸리는 서서히 우리의 주위에서 사라지고 그 자리에 맥주와 와인이 그 공간을 차지 해 버림으로서, 우리밀이 외국 수입산 밀에 밀려난 것과 같이, 막걸리 역시 그와 비슷한 과정을 겪으며 겨우 명맥만 유지하는 상태로 남아 있는 듯해서, 사실 많은 안타까움이 있었다. 그러나 웰빙 시대에 맞추어 이제 다시금 세계에서 각광받는 주류로 거듭난다니, 이는 두 손 들고 환영해 주어야 할 일 아닌가 싶다. 

 누군가는 막걸리를 마시고 나면 뒤끝(?) 그러니까 격한 냄새 때문에 마시고 싶지 않다고 이야기 하고, 누군가는 품위 없고 싸구려 술이란 이유로 막걸리를 멀리한다. 하지만 막걸리만큼 그 제조과정이 섬세하고 정성이 깃든 술이 있을까 싶다. 막걸리의 그 성분 내용은 또 어떤가, 풍부한 유산균과 필수 아미노산이 고르게 들어 있는 말이 필요 없는 건강 음료이며, 성인이면 누구나 부담 없이 어디서나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진정한 국민의 술이 아닐까.


2000년 이후 우리나라의 한류 열풍이 불기 시작 하면서, 우리의 문화도 이젠 세계 속의 당당한 위치에 서게 되었다. 하지만 그 문화의 내용은 그리 만족스럽지 못하다. 음악이나 영화 같은 일부 대중문화에 편중되어 그 지속성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아직도 미지수이며, 우리의 문화를 알리는 국제적인 마케팅 역시 여전이 미미한 수준에 이르고 있어, 한때의 단편적인 붐으로 끝날지 모른다는 우려감이, 이제는 점차 가시화 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가운데 요즈음 건강식품으로 세계인들로 하여금 이제 막 주목 받기 시작한 우리의 전통주 막걸리의 열풍은, 침체되어가는 우리의 문화에 대해 새로운 자극적 역할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 된다. 이는 우리의 일부 편중적인 문화의 수출에서 벗어나, 좀 더 다양한 우리의 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것에도 부합되며, 더구나 세계의 음식문화에 다소 뒤떨어져 있던 우리의 먹거리 문화가 비로소 널리 알려진다는 의미에서도 바람직한 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하지만 이전처럼 우리의 문화를 세계에 알리는데 단순한 방식과 주먹구구식의 어설프고 즉흥적인 방법들은 분명 제고되어야 한다. 이제는 좀 더 체계적이고 구체적인, 왜 우리의 것이 좋은지, 왜 우리의 것이어야만 하는지에 대한 심층적이고도 다양한 방법의 모색과 더불어, 국가의 재정적 지원도 확대 되어야 할 것으로 본다.

이 책은 그 동안 우리가 모르고 지나쳐 왔던, 우리 고유의 전통곡주 막걸리 역사에 대한 많은 내용과, 앞으로 막걸리 문화가 세계 문화 속에 널리 알려지기 위해, 어떻게 진행 되어야 할지를 고민 해놓은 마치 막걸리의 교과서와도 같은 책이라 할 수 있겠다. 저자의 말대로 막걸리는 우리 민족에게 있어서 술 이상의 의미를 갖는 소중한 우리의 민족 문화 유산이다. 그러나 내용과 깊이를 생각하지 않는 사대주의적인 우리의 잘못된 문화의식과, 세계화를 너무 강조한 나머지, 우리 본연의 전통들을 경시하거나 외면하는 우리의 자세는 하루 빨리 고쳐져야 한다. 따라서 오랜 세월 동안 외세에 눌려 빛을 보지 못하고 숨죽여 왔던, 우리의 막걸리가 이제라도 서서히 그 진가가 발휘되는데 우리 모두는 힘을 보태야 하지 않을까 싶다. 또한 서민의 애환을 넘어 이제는 우리민족의 깊은 고유의 정서가 되어버린 막걸리에 대해, 앞으로 우리는 그 종주국으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하고, 세계 속으로 거침없이 힘차게 뻗어가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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