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드뷔시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권영주 옮김 / 북에이드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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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책장을 덮고 나니 가을 저녁 아름다움을 뽐내며 사라지는 붉은 노을의 풍경처럼 묘한 여운이 내 주위에 무거운 침묵과 함께 남아 있는 듯하다. 사실 이 책의 제목만 얼핏 보고나서는 많은 기대를 결코 하지 않았던 작품이었는데, 의외로 생각과는 정반대인 정말 너무 재미있고 신선했던 책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또한 미스터리에 관한 대상을 수상한 작품 치고 역시 별로인 책은 없구나 하는 생각을 다시금 깨닫게 해주는 좋은 계기를 마련해주었다고나 할까 싶기도 하고, 또 언제 이런 좋은 작품을 만나보나 하는 기대감이 길게 느껴지는, 적어도 나에게 있어서는 상당히 괜찮은 책이라는 느낌을 갖게 한 작품이다. 클래식에 익숙한 편도 아니고 더구나 피아노곡에 대한 상식 역시 많은 것을 알지 못하기에 문학작품 속에 많은 부분이 음악적인 요소로 채워진 이 책을 두고, 한편으로는 좀 낯설게 느껴진 점이 없진 않았으나 전체적인 구도에서 보면 오히려 그러한 점이 더욱 이 작품을 몽환적이고 미스터리하게 만들게 하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여하튼 단언 할 수 있는 것은 이 책이 다른 어떤 미스터리 추리물보다 여러 가지 면에서 신선하면서도 책 읽는 재미를 더해주는 좋은 책이라는 것이다.

아시다시피 안녕 드뷔시 이 작품은 신인들의 등용을 위한 일본의 미스터리 대상을 수상한 작품답게 전체적인 구성에 있어서 작가의 섬세한 심리적 묘사나 치밀한 이야기의 전개, 그리고 마지막에 이르러서 나타나는 엄청난 반전 등으로 볼 때, 어디 하나 나무랄 곳이 없을 정도로 모든 것이 잘 이루어진 것 같아서 추리나 미스터리를 좋아 하는 독자들에게는 상당한 호응을 받게 되지 않을까 할 정도로 참신하고 묘한 매력을 지닌 책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특히 눈에 띠는 것은 작가의 풍부한 상상력에서 뿜어져 나오는 여러 가지 것이 적절하게 글로 잘 표현되어져 있다는 것이다. 물론 번역 하시는 분이 작가가 독자에게 무엇을 어필 할 것인가를 그만큼 잘 이해하고 숙지하여 이에 맞는 어휘의 선택이 탁월 했다고도 볼 수 있지만, 어찌하던 그 바탕에는 작가의 노련한 작품 구상력과 이를 위한 글의 표현 기법이 좋았던 것만은 틀림없는 사실처럼 보인다. 굳이 거슬리는 점을 애써 찾으라고 한다면 개인적으로는 이 책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는 음악적 요소, 즉 후반부에 자주 등장하는 피아노의 운율에 대한 장황하고도 반복적인 표현은 때로 지루하게 느껴진다고나 할까 아니면 긴장감이 떨어트리게 하는 부분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이러한 점은 다른 독자에게는 좀 더 포근하게 다가올 수도 있는 부분이어서 독자에 따라 그 의견은 여러 가지로 나타나지 않겠나 싶어 큰 불만을 갖고 있지는 않다.

이 책의 주인공 하루키는 남부럽지 않은 가정에서 장래 피아니스트를 꿈꾸는 순수하고 내성적인 성격을 지닌 여학생이다. 어느 날 우연한 화재사고로 인해 그녀의 단짝인 사촌자매인 루시아와 그녀의 정신적 지주였던 할아버지를 잃고 자신은 3도 화상이라는 치명적인 부상을 입게 된다. 할아버지는 살아생전에 그녀에게 엄청난 유산을 남겼는데 이를 두고 가족 간의 미묘한 마찰이 생기고, 또한 우연한 사고를 가장하여 자신의 목숨에 위협받으면서 급기야는 자신의 엄마마저 석연치 않는 사고로 죽음에 이르자 평화롭던 자신의 일상에 모든 것이 불행으로 급속하게 치닫는 현실에 고통스러워한다. 그러나 이에 때맞추어 나타난 그녀의 피아노 선생인 미사키의 도움과 자신의 화상 치료를 담당했던 의사 신조의 격려로 모든 것을 포기하고 살아가려 했던 자신의 삶에 한 가닥 희망을 품으면서 하루하루를 보내지만, 화재 사건을 비롯한 자신의 목숨을 노리는 은밀한 음모, 그리고 엄마의 의문스런 죽음에 대한 미스터리는 여전이 알 수 없는 상태로 남는다.

단 한순간도 긴장감을 놓치게 만들지 않는 이 책의 내용에는 독자가 쉽게 찰을 수 없는 여러 가지 복선이 깔려 있다. 더구나 독자의 허를 찌르는 마지막의 반전은 이 책이 음악적 요소를 가미한 단순한 미스터리물이 아님을 깨닫게 해주는 중요한 요소가 되기도 한다. 여름이 시작되면서 지금까지 많은 공포 스릴러물과 미스터리를 포함한 다양한 추리물의 우리들에게 선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일부의 책은 광고된 내용에 비해 실제 작품과는 상당한 괴리를 보이고 있어 독자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주곤 하는데, 이 책은 그러한 면에서 다소 안심을 놓아도 될듯하다. 또한 이 책의 내용은 한 소녀의 성장기 속에 나타난 하나의 우연한 사건을 통해 다양하게 전개 되어가는 이야기 속에 감미로운 음악의 운율이 복합적으로 담겨 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편안하게 즐기고 감상할 수 있는 좋은 작품임을 알게 될 것이라 생각 한다. 따라서 이 책 부록에 있는 피아노의 아름다운 선율을 담은 CD와 함께, 많은 독자들이 이 한권의 책과 더불어 즐거운 독서의 시간을 가졌으면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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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부의 전쟁 in Asia
최윤식.배동철 지음 / 지식노마드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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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약한 경제구조를 인식하지 못하고 경거망동의 행동으로 치욕적이고 굴욕적인 IMF의 역경을 온 국민의 힘으로 잘 견디어 왔던 우리나라는,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후 미국의 거대 투자은행이었던 리먼 브라더스의 파산으로 인해 또 다시 패닉상태에 이르는 경제 위기를 겪으면서 지금까지도 완전한 회복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참으로 이상한 것은 왜 우리는 국가의 전체 경제가 휘청거려 오금을 펼 수 없을 정도의 큰 위기가 다가오고 있음을 모르고, 그 당시 연일 언론과 정부는 아무런 문제는 없으며 모든 것이 잘 되어가고 있다는 허무맹랑한 이야기만 늘어놓았던 것인지 도무지 이해하기가 힘들다. 정권 유지 차원을 위한 혼란스러운 난국을 원치 않았기에 행여 알면서도 그랬던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설사 그렇다 하더라도 국민을 기만하는 그런 행위가 아직까지도 여전히 버젓하게 진행되고 있고 제한된 정보에 오류투성인 일부 왜곡된 언론 보도나 정부 발표에 의지 할 수밖에 없는 우리의 입장에서 보면 마치 코뚜레에 꿰어 끌려가는 우매한 소가 된듯하여 솔직히 마음이 편치가 않다. 오늘도 정부는 장밋빛 미래 청사진만을 우리에게 말하고 있는듯하다. 특히 정부 주도의 일부 경제연구소의 내용을 보면 대공황 이래 전 세계가 최악의 경제위기를 겪고 있음에도 우리는 홀로 모든 어려움을 딛고 잘 극복하고 있다는 식의 다소 현실과 괴리된 의견을 내놓고 있어 다가올 우리의 미래가 혹시나 암울하게 전개되는 것은 아닐지 사실 걱정스런 생각이 앞선다. 따라서 이전에 그래왔던 것처럼 마냥 이대로 우리가 정부가 주도하는 방향으로 일방적으로 이끌려 갈 것이 아니라, 이제는 국민 스스로가 경제의 흐름을 제대로 볼 수 있게끔 모르는 부분은 하나하나씩 배워가는 자세로 미래에 위한 나름대로의 대비책을 세워야 할 때는 아닌가 싶은 생각을 해본다.

지금의 세계 경제는 과연 어디로 튈지 알 수 없는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하지만 확실하게 예측해 볼 수 있는 것은 현재 나타나고 있는 여러 경제 상황으로 보아 불황만은 피할 수 없어 보인다는 것이다. 다만 그 강도가 어느 정도일지가 문제다. 미국은 서브프라임 부실사태와 파생금융상품의 문제로 그렇지 않아도 취약한 제조업과 엄청난 부채 속에서 그나마 국내 내수로 어려운 행보를 이어가고 있고, 중국의 경우 지금까지 순조로운 경제 성장에 힘입어 급격한 경제대국으로 부상 하고 있지만 이를 견제하려는 여타 선진국의 압력은 앞으로 피할 수 없는 일이며, 내부적으로 서서히 문제가 되고 있는 부동산이나 물가의 문제로 언제 발목이 잡힐지 모를 일이다. 또한 일본이나 EU 역시 심각한 재정위기 현안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상황이어서, 전체적으로 보면 마치 세계경제의 상황은 바람 앞에 등불과 같은 위태위태한 지경에 와있다고 해도 아마 과언은 아닐 것이다. 생각해 볼 것은 경제구조가 튼튼하다고 하는 선진국의 경우도 그러한데 해외의존도가 높고 허약한 경제구조를 가지고 있는 우리나라의 상황을 생각하면 경기침체의 국면을 피할 수는 없는 형국이라 할 수 있겠다.

이 책에는 오늘날 여러 나라에서 대두되고 있는 취약한 경제의 현안의 문제에서, 서로 얽히고설키어 있는 국제 자본의 흐름, 그리고 세계경제의 위기에 대한 각국의 생존 전략은 무엇인지와 다가올 미래에 대비한 구체적인 해법과 전략 등을 알기 쉽고도 상세하게 서술하고 있어, 오늘 우리가 안고 있는 경제의 문제를 어떻게 인식하고 바라볼지에 대한 그 근거의 판단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는 점에서 그 나름대로 의미가 있는 책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물론 어떤 경제 상황을 두고 누구나 판단하는 상황이 다르고, 향후 미래에 생기는 일이란 것이 예측한대로 맞아 들어갈지는 아무도 알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여러 가지의 경우의 수를 두고 미리 대비한 것과 아무런 대책 없이 무방비로 노출 되어 있는 것과는 엄연한 차이가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책 안에 나와 있는 여러 국가들의 경제문제를 보면 지금 세계는 마치 들불이 되어 있는 모습과 같아서 어느 방향으로든 상관없이 일정 부분의 피해는 감수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따라서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불이 우리 쪽으로 붙어 왔다 하더라도 이것이 더 이상 크게 확산이 되지 않도록 하는 일과, 또한 불이 어느 정도 꺼진 향후의 상황을 두고 임시대응책으로 대충 얼버무리려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겉으로 해결된 듯 보일지 모르나 약하게 살아 있는 불씨가 언제 또다시 활화산과 같은 화염의 위력을 발휘할지 알 수 없기에, 이 책이 우리에게 경고하고 강조하고 있는 부분들을 잘 분석하고 인식하여 언제라도 위험에 대비할 수 있도록 우리는 항상 예의 주시하고 깨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오늘도 세계 각국은 자국의 이익을 위해 눈에 보이지 않는 피도 눈물도 없는 힘겨운 투쟁을 지속하고 있다. 약육강식의 논리가 자연에만 통한다고 말하는 것은 매우 순진한 발상이다. 생존을 위한 몸부림에 인간의 이성은 통하지 않는다. 스스로 튼튼한 경제구조를 갖고 있지 않으면 언제 다른 나라로부터의 경제예속은 피할 수 없는 일이며, 우리는 노예와 같은 삶을 살아 갈 수밖에 없다. 지금 우리의 경제 상황은 심각한 지경에 이르러있고 이를 언제까지나 숨기고 대충 넘어 갈수 없는 냉혹한 현실 앞에 우리는 서있다. 또한 서서히 침체기에 접어들고 있는 우리의 경제 문제에 대해 어설픈 대책은 앞으로 더 어려운 문제를 만드는 원인이 될 수도 있음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따라서 조금은 아프더라도 언제 터질지 알 수없는 우리의 곪아버린 부분은 과감히 도려내고, 새로운 미래의 도전에 온 힘을 쏟아 부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더불어 자원도 부족하고 취약한 경제구조를 가진 우리의 입장에서, 이제 정부와 기업 그리고 국민들은 경제 타개를 위한 실천적인 노력들이 수반되지 않고서는 우리에게 다가올 행복한 미래는 없다는 점을 분명이 인식하고 지속가능한 미래 전략을 세우는데 이제부터라도 온힘을 다하여야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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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움직인 과학의 고전들
가마타 히로키, 정숙영, 이정모 / 부키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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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우리 사회에 눈부신 성장의 배경에는 아마도 과학을 빼놓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우리 생활 주변을 살펴보기만 하더라도 우리들은 이미 거의 모든 것이 과학의 산물에서 생성된 것에 의존하여 살고 있고, 또 언제 새로운 과학 기술에 의해 인간의 삶이 획기적으로 바뀌어 질것인지 자못 기대가 되는 것도 사실이며, 어떤 특정영역을 제외하면 우리의 인식자체도 이제는 논리적이고 과학적이지 못하면 한낱 허언에 불과한 것으로 간주되어지는 현실에 살고 있기에 지금도 그렇지만 앞으로는 더욱더 인간의 삶에서 과학을 떼놓고 이야기 한다는 것은 생각 할 수 없는 일이 되어버렸다고 해야 할 듯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과학에 대해 알려고 하거나 혹은 한걸음 다가서기를 주저하고 있으며, 그저 과학이 친절하게 우리 곁으로 다가와 주기를 바라는지도 모른다. 생각해보면 이러한 원인에는 그 동안 우리의 눈에 비춰진 과학의 내용이 그 깊이는 말할 것도 없거니와 범위 역시도 워낙 방대하다보니 무얼 어디에서부터 이해해야 할지에 대한 두려움 내지는 위압감이랄까 하는 보이지 않는 그 무엇이 있기도 했으며, 과학은 과학자들이나 하는 것이지 우리와 같은 일반인이 알 필요가 있을까 하는 과학의 문외한 이길 자처한 우리 스스로의 문제도 있을 것이다.

과학에 대한 호기심들은 누구에게나 있을 줄로 안다. 하지만 그 동안 과학의 내용을 알기 쉽고 재미있게 풀어쓴 책도 우리에겐 그리 많지 않았으며, 또 각자에게 맞는 적절한 서적을 찾는 일도 쉬운 일은 아니었기에 이런 연유로 과학이 우리 생활에 밀접한 연관을 갖고 있음을 알면서도 우리가 과학으로 손쉽게 접근 할 수 없었던 것은 아닐까 싶기도 하다. 더구나 수많은 정보 속을 헤매고 살아야 하는 바쁜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일일이 찾아다니며 과학서적을 살핀다는 것은 웬만한 여유를 가지고 있지 않은 한 상상하기 힘든 일이기도 하여, 이 책은 이런 저런 이유에서 시기를 제때 잘 맞추어 나온 좋은 책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나 역시 고등학교 이후 과학과는 거의 친해본 적이 없고 섣불리 다가갈 생각조차 하지 않았었기에 과학에 대한 교양의 내용은 그야 말로 바닥이라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인데, 이 책은 나의 그러한 과학에 대한 생각을 조금은 바꾸어 놓은, 즉 과학이 복잡하고 건조하면서 따분한 면만 존재 하는 것이 아니라는 왠지 무언가 흥미와 관심을 갖게 해주는 참으로 괜찮은 책은 아니었나 싶다. 내용상으로 보면 이 책은 모두 4가지 분야, 즉 생명, 인간과 환경, 물리의 세계, 지구의 신비로 나누어져 각 장별로 이미 우리에게는 익히 알려진 과학자들의 기본적인 이야기를 중심으로 그들의 저서에 관한 간략한 내용과, 독자들의 관심분야에 따라 이에 맞는 도서에 대한 설명이 아주 상세하게 잘 나와 있는 매우 유익한 책이다. 물론 이 책에 소개한 것 외에 훌륭하고 좋은 과학 서적은 분명 많을 것이다. 그러나 저자가 적어도 이 안에 언급해 놓은 책들은 오늘날 우리에게 마치 공식처럼 다루어지는 이론이나 학설에 관한 것이기도 하거니와, 이 책에 소개된 책에 관한 내용을 알지 못하고 다른 어떤 과학 서적을 먼저 본다는 것은 어찌 보면 알맹이 없는 찐빵을 먹는 것과 같다고나 해야 할까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책속에 나와 있는 아이작 뉴턴이나 아인슈타인, 멘델과 같은 과학자들의 경우만 보더라도, 그들이 과학도로서 연구하고 밝히고자 했던 내용들, 그리고 많은 노력과 실험을 거쳐 나타난 논리적 과학의 사실들은 오늘날 우리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치기도 했지만, 그것보다는 우리가 그들에게서 배워야 하는 과학적 사고방식과 순수한 학자로서 탐구의 자세는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필요한 부분은 아닐까 싶기도 하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만약 우리의 인류사에 그들이 없었더라면, 물론 언젠가는 실현되기야 했겠지만 오늘의 현실은 무척이나 답답하게 느껴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불현듯 느껴지기도 했다. 중세시대 종교의 우위로 인해 과학이란 학문이 빛을 발휘 하지 못했던 것은 인류 역사의 흐름으로 볼 때 참으로 아쉬운 일이다. 그럼에도 다행히 현대의 과학 기술은 이미 19세기이후 밝혀진 과학적 사실을 토대로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어 왔다. 물론 과학의 발전이 이대로 계속 지속되는 것이 과연 좋은 일인지에 대해서는 일부 우려의 목소리도 있지만, 그렇다고 하여 과학의 산물에 길들여진 우리의 현실을 부정하거나 거부하고 도외시 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다만 이전의 과학도들이 인류를 위한 유익한 도구로서 과학이 사용되기를 바랐던 것처럼 미래의 과학도 그러한 방향으로 흘러갔으면 하는 생각을 해본다. 그 동안 멀게만 느껴졌던 과학의 내용이 나에게는 이 책 한권으로 인해 한층 친숙하게 느껴졌고 흥미와 관심을 주었던 것만 틀림없는 듯하다. 어렵게 설명된 부분도 없으며 이해하지 못할 정도의 까다로운 부분도 없기에 그 누가 읽어도 과학의 교양을 쌓는데 충분하고도 남을 만하여 권장 해주고 싶은 책이어서 많은 사람들이 한번쯤 읽어 보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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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러 오브 워터 - 흑인 아들이 백인 어머니에게 바치는 글
제임스 맥브라이드 지음, 황정아 옮김 / 올(사피엔스21)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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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턴가 우리나라에도 다문화 가정들이 사회의 곳곳에 생겨나고 있으며 오늘날 우리 주위에 이전과는 다른 흔치 않는 광경으로 목격되면서 우리 사회의 열심히 살아가는 하나의 구성원이 되어 그들도 이제는 더 이상의 외지인이 아닌 우리의 다정한 이웃이 되어 함께 더불어 지내는 사회가 된듯하다. 물론 이러한 변화가 우리에게 있어 사회 구조적인 문제점이나, 제도의 미비, 그리고 오래 동안 지속되어온 우리의 고정적 관념의 인식에서 볼 때 아직까지 완벽하게 정착했다고는 말 할 수는 없으나 이제 어느 정도 보편화 되었다고 말한다 해도 가히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생각해 볼 것은 이러한 현상에 대해 겉으로는 인정을 하면서도 은연 중 우리가 그들을 바라보는 일부 차별에 가까운 시선 내지는 틀에 박힌 편견의 사고방식들은 앞으로 보다 긍정적인 방향으로 흘러가야 하지 않겠는가 하는 점이다. 세계의 여러 많은 국가에서는 인종 차별의 문제를 두고 그 행동이나 발언에 대해 법적인 규제를 정해놓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흑백간의 인종에 관한 그 동안 미국의 역사 과정이나, 극히 일부이긴 하지만 몇몇 국가에서 아직도 표출되고 있는 백인 우월주의와 같은 문제들이 아직까지 현존하고 있음에 다시금 이러한 인종의 문제로 우리의 현실에 끔찍한 사회악의 존재로 남지 않기를, 그리하여 법에 의존한 물리적인 방법에만 의존하기보다 인간 존엄성에 대한 기본적인 우리 인식의 자세가 재고되어져야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 듯하다.

이 책은 유태인으로 태어나 미국으로 이주해 인종차별이 극심했던 시대에 흑인과 결혼해 열두 명의 자녀를 모두 훌륭하게 키워낸 실존 인물이기도 했던 여성 루스 맥브라이드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책이다. 힘없고 고독했던 핍박의 일생을 가슴 뭉클하게 담아낸 이 책의 내용에는 어떤 뚜렷한 근거 없이 단지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 하나로 사회의 편견과 멸시 그리고 차별의 고통 속에 파란만장한 삶을 펼칠 수밖에 없었던 연약한 한 여성의 삶이 매우 사실적으로 그려져 있어 독자들의 가슴에 큰 감동을 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그녀에게도 한때는 아름다운 꿈을 키워가는 소녀의 시절이 있었고 사랑과 행복의 추구를 위해 세상을 바라보려던 숙녀로서의 이상이 있었을 것이며, 그리고 자녀를 키우는 자애로운 어머니 모습으로 자신이 원했던 인생이 존재 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에게 기억된 삶은 어려서 부모로부터 받아야 할 결핍된 사랑과 유대 교리를 따라야 하는 강요된 굴복의 시간, 그리고 성적학대와 감당하기 힘든 노동의 고통스런 시간들 이었다. 또한 한줌의 따뜻한 사랑과 자유를 위해 그녀가 선택 했던 두 번의 결혼 생활은 인종차별이라는 시대적 상황에 아름답게 피어나기보다 차별과 멸시 그리고 편견의 벽에 부딪쳐 세상어디에서도 환영받지 못하는 외로운 삶으로 남게 된다.

저자는 자신의 어린 시절 어머니와 피부색깔이 왜 다른지에 대한 의문을 품기 시작하면서 나중에 그 궁금증에 대한 의혹들을 모두 알아 가게 되기까지, 한때 인종차이로 인한 주위로부터의 따가운 시선과 편견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도벽과 마약에 빠져 방황의 시간을 보냈던 청소년 시절을 고백 하면서 굴절되고 질곡 될 수밖에 없었던 어머니의 인생에 그녀 스스로 선택한 용기 있는 삶에 자신의 행동이 얼마나 부끄러웠는지를 어른이 되어서야 깨닫게 됨을 아쉬워한다. 이 책의 내용을 보면 두 가지의 시선으로 전개되어가고 있다. 하나는 저자 스스로 보고 느낀 생각과 사실적 이야기를, 또 하나는 어머니의 시선에서 바라본 지나온 여러 발자취들의 이야기들이다. 모자간의 펼쳐지는 각기 다른 두 개의 시선에는 가족의 소중함이 얼마나 절실하며 그 안에서 이루어져야 할 사랑의 중요성이 우리에게 왜 꼭 필요한지를 잘 말해주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결과적으로 오늘날 저자를 비롯한 열두 명의 평범한 그들의 인생은 바로 어머니의 흔들리지 않는 인생의 신념과 희생적 사랑으로 만들어진 존재라고 해야 할 듯하다.

우리는 그 누구에게서 강요된 삶을 살고 싶어 하지 않는다. 하지만 필연적인 이유로 강요 될 수밖에 없는 삶이 존재 할 수는 있다. 특히 가족 간에 이루어지는 관계에서는 이에 따른 책임과 의무가 따르게 마련이고 피할 수없는 그 무언가가 존재하기에 그것이 비록 고통스러운 삶일지라도 감수하며 살아가야 하는 것은 아닐까 싶다. 이 책은 미국적인 시각에서 우리에게 때로 공감되지 않는 가치관의 차이라든지 문화의 차이에서 오는 괴리감이 더러 나타나고 있긴 하지만 가족이나 어머니라는 큰 맥락에서 보면 우리의 그것과도 공감되는 크게 다르지 않는 것 같아 한번 쯤 읽어 보면 좋을 듯하다. 또한 한 여성으로서 그리고 어머니로서 이 한권에 담긴 내용은 다른 것을 다 떠나서 인간의 존엄성에 관한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기도 한다. 결국 이 책에 나타난 바와 같이 연약한 것은 인종차별에 핍박받는 한 여성의 질곡 된 삶의 모습이 아니라 그것과는 전혀 상관없는 자신을 향해 날아오고 있는 운명에 맞서 용기 있게 나서지 못하고 그것을 피해 달아나려는 우리들의 부끄러운 자신의 모습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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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 사이코패스 - FBI 프로파일러들이 파헤친 연쇄살인범의 심리, 증보판
폴 롤랜드 (Paul Roland) 지음, 최수묵 옮김 / 동아일보사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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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가 단순함에서 점점 복잡해지고 다양해지는 가운데 흔히 우리 주변에 나타나는 범죄의 내용을 보면 그 행위가 대범해지거나 잔인해지며 심지어 인간성에 조차 호소하기 힘든 동기 없는 무차별적 사건들이 심심치 않게 일어나곤 해서 때로 두렵게 느껴지기까지 한다. 물론 이러한 일들이 사회의 외형적인 성장에 부득이 하게 생겨나는 제도적인 문제나 인간의 존엄성을 경시되는 우리 의식의 변화가 가장 주요한 원인이겠지만, 그렇다고 하여 이렇게 무방비 상태로 노출되어 있는 오늘 우리의 상황을 마냥 이대로 지켜 볼 수만은 없는 노릇일 것이다. 최근 국내 경기서남부 일대에서 많은 여성들을 살해한 강호순의 범죄 행각이나 서울시내 곳곳에서 신분을 위장한 채 잔인한 수법으로 많은 희생자를 낳게 했던 유영철의 경우만 보더라도, 겉으로 보기에는 평범한 일상생활을 하는 이웃처럼 여겨졌지만 실제 그들의 흉악한 범죄 행각을 살펴보면 남의 일처럼 그저 단순하게만 보아 넘기기엔 그 문제의 심각성이 크기에, 이와 같은 범죄에 대비한 우리들의 인식도 이제는 조금은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미국 FBI(Federal Bureau of Investigation)에서 활약하고 있는 프로파일러들, 즉 특정 범죄의 유형, 범인의 심리나 행동분석을 통해 범인 검거의 효율성을 높이고, 범인과 고도의 심리적 전략을 구사함으로써 자백을 받아내기도 하는 범죄 심리 분석에 정통한 수사관들의 경험을 토대로 연쇄살인범들의 심리와 그들이 저지르는 범죄의 부분을 낱낱이 살펴보고 우리가 그들로부터 대처 할 수 있는 방법이 과연 무엇일지를 설명해놓은 책이라 할 수 있겠다. 국내에도 2000년에 도입된 프로파일러 수사 기법들은 증거를 통한 DNA를 추적하는 생물학적 과학수사와는 별개의 것으로 간주된다. 요즈음 범죄들의 가장 큰 특징은 사건현장에 증거가 거의 없거나 증거를 인멸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다가 특별한 동기 없이 불특정 다수자를 상대로 고도화된 범죄들이 많아 공권력을 통해 이를 잡아내는데 상당한 난관에 봉착하게 만든다는데 있다. 따라서 이를 해결하기 위한 일환으로 미국에서는 오래전부터 프로파일러에 관한 연구가 진행되어 왔고 여러 통계를 바탕으로 심리적 분석을 통해 그 동안 언제 해결될지 알 수 없었던 많은 미제 사건들을 해결해 내었기에, 결과적으로 이러한 효율적인 수사기법은 미래에 있을지도 모를 사건을 예방하는데 있어서 큰 도움을 줄 것이라는데 오늘날 전문가들의 이견은 없는듯해 보인다.

이 책의 저자 폴 롤랜드는 뉴질랜드 출신의 정신과 의사가 발표한 그의 논문을 들어 연쇄살인범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대부분 어릴 때의 잦은 야뇨증의 경험과 동물학대 그리고 방화를 저질러 본적이 있는 사람들이라고 말한다. 물론 일부 사람들은 이에 반드시 동의하지 않기는 하지만 청소년기에 이러한 행위를 보인 사람들은 대체적으로 성장과정에서 미처 채워지지 않은 욕구들이 어느새 자신의 내면에 쌓이면서 분노와 불만에 대한 해결책으로 언젠가 이런 형태로 표출된다하니, 자라나는 우리의 청소년들에게 있어 가정환경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한번 쯤 생각해 볼일이다. 그리고 이와 아울러 그는 문제아동과 비행청소년들을 성인들의 도덕적 잣대로 판단하는 일은 대단히 잘못된 일이며 부모에게 있어 자녀에 대한 무관심이나 정신적 육체적인 학대의 행위는 결코 있어서는 안 된다고 우리에게 경고하고 있기도 하다. 또한 그는 정신분열증 환자와 사이코패스 사이에는 큰 차이점이 존재한다고 이 책에서 이야기 하고 있는데, 정신분열증 환자들이 저지르는 범죄를 보면 그들은 자신의 위험은 전혀 고려하지 않는 자신의 생각과 행동을 제어하지 못하는 마구잡이식 행태를 벌이는 반면에, 연쇄살인범이나 성폭행범들과 같은 사이코패스들은 범행 도중 저항을 받거나 누군가에게 목격당할 것 같다고 생각하면 그들은 스스로 행동을 자제하는 교묘함을 보인다고 한다. 따라서 프로파일러들은 이러한 사이코패스들을 일종의 정신분열증 환자로 동일하게 다루는 것에 대해, 이것이 때로 지극히 위험한 일이 될 수도 있기에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한다.

미국 FBI 프로파일러인 존 더글러스는 프로파일링은 마치 글을 쓰는 것과 같아서 범죄 현장의 분석을 통해 데이터를 입력하고, 평가하며 때로 그들은 범인이 되어보기도 하고 희생자가 되어보면서, 이전에 행해져 왔던 단순한 통계자료에 의존하는 수사는 이제 자제되어야 하며 앞으로는 범죄예방과 빠른 범죄 해결을 위해서라도 체계적인 교육과 경험을 통해 많은 프로파일러들이 양성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국가가 국민을 위하여 사회 안전망을 아무리 튼튼히 조성한다 해도 사회라는 구성체를 이루고 살아가는 우리에게 있어서 범죄란 것은 완벽히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며 미래에는 어떤 고도의 범죄가 행해질지는 그 누구도 알 수 없는 일이다. 특히 우리주변에서 하루에도 수십 건씩 터지는 사건과 사고를 생각하면 안일하게 국가의 보호만을 기대한다는 것은 어찌 보면 어리석은 일이 될지도 모른다. 따라서 이 책을 통해 나타난 범죄자들의 심리와 그들의 행위에서 앞으로 우리의 안전을 어떻게 대비하고 어떻게 하면 함께 더불어 가는 세상을 만들 것인지에 한번 깊이 생각하는 기회를 가졌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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