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홍준의 한국미술사 강의>를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유홍준의 한국미술사 강의 1 - 선사 삼국 발해 유홍준의 한국미술사 강의 1
유홍준 지음 / 눌와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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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라는 유홍준 교수님의 책을 예전에 읽고 우리 문화재에 대한 소중함은 물론 우리의 고유문화를 쉽게 이해하며 무척 재미있게 읽은 경험이 있어 그의 새로운 책 ‘한국 미술사 강의’ 라는 신간과의 만남은 나에게 있어 설렘과 기쁜 반가움으로 다가온 책은 아닌가 싶다. 예술과 관련한 우수한 우리의 문화재들이 많았음에도 그 동안 우리는 단지 학교 시절 역사과목을 공부하면서 잠깐 그 시대에 그런 것이 존재했었다는 사실만을 인식 했을 뿐, 그것에 대해 깊이 알려고 하거나 많은 관심을 갖지 않았던 듯싶다. 그러나 그렇게 된 이유에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상세하고도 알기 쉽게 쓰여진 미술사에 관한 책이 거의 없기도 했거니와, 예술 하면 왠지 전문가에게나 어울릴 만한 선입관 같은 것이 은연 중 우리를 지배 했었는지도 모를 일이어서 기꺼이 선뜻 한발 다가서기가 그리 내키지는 않았던 우리의 소심한 부분도 한몫 작용 했을 것으로 본다. 여하튼 이제라도 다행스럽게 이런 책이 일반 대중에게 선보여 우리의 미술사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고 우리에게 유익한 교양을 제공한다는 점에 있어 매우 바람직한 일은 아닌가 싶어 무척 반가울 따름이다. 우리나라의 지리적 위치는 일찍이 문명이 발달한 중국과 접해 있어 고대국가에서부터 19세기에 이르기 까지 그들의 영향이 우리의 문화에 크게 미처 왔음을 부인 할 수는 없는 일이다. 그러나 저자도 이 책의 서두에서 밝혔듯이 그렇다고 하여 우리의 문화가 그들의 것보다 덜하거나 혹은 정체되어 우리만의 독특한 예술은 없다고 간주하여 그들의 아류 문화라고 단정하는 것은 문화에 대한 기본적인 개념 이해의 부족에서 오는 무지의 소치는 아닐까 싶다. 문화란 어느 한곳에 머무르는 것이 아닌 국가 간의 교류에 따른 이곳저곳으로 전파되는 유동적인 시대적 산물인 것이다. 따라서 어떻게 받아 들였는가 보다는 이를 어떻게 자신 고유의 것으로 발전 시켜 더욱 새롭고 다양한 것으로 만들어 나갔는지를 더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것으로 본다.

이 책은 우리의 선사 시대에서부터 발해에 이르기까지 그 당시 고분 미술과 불교 미술을 포함하여 삼국시대의 건축물과 산성, 금석문 등, 방대한 우리 고대 미술에 관한 상세한 내용이 담겨 있으며 이에 대한 구체적인 사료와 저자의 친절하고도 알기 쉬운 해설이 나와 있어 누구나 쉽게 우리의 미술사에 대한 교양을 쌓아 가는데 결코 부족함이 없는 책이라 할 것이다. 저자는 이 책을 쓰면서 그 동안 미술사에 관한 많은 연구 성과물이 나왔음에도 대중들이 이해 할 수 있는 언어로 서술되어 교양으로, 길잡이로 편하게 읽을 수 있는 한국 미술사가 없었다는 점에 아쉬워하며 시대적 ,사회적 요구와 부응하기 위해 이 책을 집필하게 되었다고 밝히고 있다. 이 책은 말 그대로 누구나 우리의 미술사에 한걸음 가깝게 다가서기 위한 입문서이다. 그래서 다른 어떤 특별한 지식 없이도 저자의 설명을 따라 천천히 읽어 가다 보면 우리 선조들이 이룩한 자랑스러운 미술에 대한 충분하고도 편안한 실체적 감상은 물론이거니와 우리의 미술사를 이해하는데 있어서도 한층 부담감이 적을 것으로 생각 된다. 이 책에는 여러 가지 특징이 있는데, 그 하나는 단순한 우리의 미술사를 나열하여 보여주기 보다는 각 시대별로 중국과 우리나라 그리고 일본의 교류관계의 흐름을 통해 한국미술의 내재된 가치를 독자들에게 명확하게 알게 해주었고, 유물과 관련한 역사의 배경 지식과 일화를 통해 대중과의 소통을 위한 소중한 도구가 되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 민족은 문화에 대한 우수성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그 평가는 대체적으로 그에 상응 하는 대접을 받지 못했던 듯싶다. 더구나 요즘처럼 우리의 주변국들이 자국의 역사를 객관적 사실을 토대로 하지 않고 심히 왜곡하는 현실에서, 우리가 우리의 것도 제대로 지켜내지 못한다면 우리 후대의 세대들에게 무엇을 물려줄 것이며 무슨 긍지를 가지라고 말할 수 있을까 싶다. 사대주의 사관에 맞물려 종속적이길 자처하는 일부 그릇된 역사 인식들도 생각해보면 우리 스스로가 우리의 것을 제대로 알려고 하지 않는 관심의 부족에서 오는 일종의 역사 인식의 부재는 아니었는지 한번 생각해 볼일이다. 이 책을 통해 우리의 미술사를 들여다보면 우리의 선조들은 분명 문화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했었으며 이를 어떻게 보존 하고 발전 시켜 나갈지에 대한 많은 노력들이 있었던 것처럼 보인다. 새로운 지식과 기술의 습득 없이 급속하게 변화 하는 오늘을 적응해 살아간다는 것은 무척 힘이 드는 일이다. 첨단 기술과 실용적인 학문들이 중요시되고 이를 발전 시켜가는 것이 무엇보다 우리에겐 급선무이겠지만 그렇다고 하여 우리 고유의 문화를 등한시 한다는 것도 이치에 맞는 일은 아닌 듯하다. 오천년의 유구한 역사를 지닌 민족은 세계에 그리 많지 않다. 따라서 이제라도 우리만의 고유한 문화를 제대로 배우고 익히며 이를 고스란히 되살려 문화 강국으로서 자부심 가지고 또한 우리 하나 하나가 문화 주체자로서 세계 속에 우뚝 서는데 더 이상의 주저함은 없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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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쓰는가 - 조지 오웰 에세이
조지 오웰 지음, 이한중 옮김 / 한겨레출판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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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이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력은 다른 그 무엇에도 뒤지지 않을 만큼 크다 할 것이다. 다만 전제 되어야 할 것은 글이라는 것이 어떠한 가식과도 비슷한 형태의 인위적 목적이나 갖지 않아야 하며 혹은 이념이나 사상에 종속되거나 결부되어 있지 않고 작가 스스로의 냉철한 통찰력에 근거한, 있는 그대로를 정확하게 관찰하고 이를 한층 깊게 이해하는데서 오는 객관적 표현이어야 함은 물론이다. 우리가 보통 조지 오웰에 대해 생각할 때 1945년도에 발표된 동물농장이나 이후 1984라는 작품을 으레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데, 그는 이 작품들에서 소비에트 연방의 전체주의에 대한 통렬한 비판과 우화적 풍자를 통해 모순 속에 살고 있는 인간의 어리석음과, 획일적이고도 통제된 사회 속에서 한 인간이 어떻게 파멸해 가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며 우리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지 않았나 싶다. 이 책을 읽기 전에 사실 나는 그가 이렇게도 많은 에세이와 또 다른 여러 작품이 있었다는 걸 미처 몰랐었으며, 또한 이전에 잠깐 읽었던 그의 작품에서 작가로서 그의 본모습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지 않았나 싶다. 따라서 이 책은 나에게 그가 작가로서 그리고 하나의 온전한 인간으로서 그의 삶을 일부나마 근접해서 들여다봄으로서 일부나마 그를 새롭게 알 수 있었다는 점에서 조금은 각별하게 느껴진 책은 아닌가 한다.

이 책은 그가 평생 살아오면서 그가 왜 글을 쓰고 글을 쓰기 위해 자신과의 치열하고도 처절했던 몸부림의 모든 과정을 우리가 한층 근접해서 그의 삶을 엿볼 수 있음은 물론 그의 글을 통해 우리 자신을 다시 한 번 돌아보게 하는 그래서 문학을 통해 우리는 무엇을 보아야 하고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하는 근본적 물음과 오랜 시간의 흐름에 상관없이 그의 글이 왜 그리고 우리에게 특별하게 다가올 수밖에 없는지를 잘 나타내게 해준 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 책에는 조지오웰의 주옥같은 29편의 에세이가 실려 있다. 대부분의 내용은 자신의 경험적 사실을 통해 그가 생각하고 느꼈던 소회가 아주 상세하게 나타나 있으며, 그의 정치적 이념과 사상에서부터 사물을 바라보는 그의 독특한 시각에 이르기 까지 그의 작가적 삶이 이 책 한권에 모두 담겨 있다고 보아도 무방하지 않을까 싶다. 스파이크라는 글을 통해서 그는 부랑자들의 비참한 현실을 이야기 하며, 식민지 통치시절 경찰로 근무하면서 느꼈던 자신의 양심에 대한 가책, 스페인 내전의 이야기에서 전체주의에 대한 이념을 뒤로하고 결국 나는 왜 쓰는가 라는 글을 통해 “어떤 책이든 정치적 편향으로부터 진정으로 자유로울 수는 없으며, 예술은 정치와 무관해야 한다는 의견 자체가 정치적 태도인 것이다”라고 작가로서 자신의 입장을 피력하는 등 다양한 그의 글에서 느껴지는 묵직한 무게감을 독자들은 직접 체감 할 수 있으리라 본다.

개인적으로 보면 그가 살아 왔던 시절은 어수선 했으며 그는 어수선한 환경을 회피하려 하기 보다는 적극적인 행동을 보임으로서 이를 직시하고 새로운 무언가를 갈구 싶었던 것은 아닐까 싶다. 결국 그는 실제 체험을 통한 여러 과정에서 그는 우리를 억압하는 그 실체에 대해 깊은 분노의 감정을 글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표현하려 했는지도 모른다. 그는 글을 쓰게 하는 동기는 순전한 이기심이며 미학적 열정이고, 역사적 충동이며 정치적 목적이라고 말하며 누구든 글을 쓴 사람은 이 범위를 피해 갈수 없을 것이라 말한다. 그러면서 자신은 책을 쓴다는 것은 고통스러운 병을 오래 앓는 것처럼 끔찍하고 힘겨운 싸움이었음을 고백하기도 한다. 그의 자전적 삶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이 책은 그 동안 우리에게 알려지지 않았던 그의 여러 에세이와 더불어 그의 특별하고도 경이로운 인생의 굴곡을 물론 글로서 한 생을 마감한 한 유명 작가의 다채로운 글을 감상하는데 있어 나름 괜찮은 것 같아 누구나 한번 쯤 시간을 내어 읽어 보았으면 하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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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착점 밥 리 스왜거 시리즈 1
스티븐 헌터 지음, 하현길 옮김, 최진태 감수 / 시공사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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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착점 이 책은 국내에서 더블 타켓이라는 제목으로 개봉 된 영화의 원작 소설로 우리에게는 책 보다는 영화로 더 잘 알려져 있는 작품이다. 영화는 영화 나름대로 소설에서 찾기 힘든 영상에서 풍기는 강렬한 이미지와 같은 시각적인 감상의 즐거움을 주고 있어서 원작 보다는 영화를 선호하는 이가 있을지 모르지만, 개인적으로 이 작품은 영화보다는 원작에 더 좋은 점수를 주고 싶은 생각이다. 수많은 전장에서 훌륭한 자기 몫을 해왔던 천재 스나이퍼가 퇴역 후 왜 거대한 음모에 휘말리게 되었는지 그리고 죽음의 문턱에 이르는 극한적인 고통을 감수하며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무언의 자기 소명을 결정하기까지 한 인간의 슬픈 고뇌에 찬 회한의 모습과 이에 따른 작가의 섬세한 심리적 묘사 그리고 다양한 캐릭터들을 통한 여러 인간 군상들의 실체가 이 한권의 책에 잘 드러나 있기에 그렇다. 도저히 빠져 나올 수없는 깊은 올가미를 만들어 언론과 공권력을 이용해 한 인간을 잔인하게 파멸시켜 자기의 이익과 이상을 실현 시키고자 하는 타락한 무리들에 대해 죽음의 위협을 느끼면서도 자신에게 씌워진 누명을 같은 방법으로 철저하게 되갚아 버리려 하는 한 연약한 인간의 대결로 압축되는 이야기는 나에게 있어서 실로 오랜만에 느껴보는 짜릿하고 흥미진진한 작품이 아니었나 싶은 생각이 든다.

아버지에게서 이어 받은 천재적 저격 기술이 애초 몸에 배었는지 몰라도 주인공 밥 리 스왜거는 저격수로 베트남전에서 혁혁한 공을 세우지만 군대라는 특수한 조직에 묶여 자신의 개인적 이해와는 상관없이 명령에 따른 작전 수행을 통해 무고한 인명을 살상하는데 대한 회의와 특히 저격수 시절 자신의 믿음직한 관측병이었던 동료 도니가 상대편 저격수에 의해 죽음을 맞이하자 이를 지켜주지 못한 책임감에 퇴역 후 사회와의 거의 모든 인연을 접고 은거하며 산속에서의 은둔 생활을 즐긴다. 그의 유일한 취미는 자신의 충실한 사냥개인 마이크와 산책을 하거나 애지중지 다루는 자신의 분신과도 같은 총을 최적의 상태로 만들어 가끔 즐기는 사냥이었는데, 어느 날 슈렉이라는 인물로부터 자신이 새로 만든 정교한 탄환에 대한 테스트를 제의 받기에 이른다. 평상시 총과 탄환에 대한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던 밥은 이를 흔쾌히 수락 하고 이에 응하지만, 탄환 테스트 과정에서 베트남전에서 사랑하는 동료 도니를 죽이고 자신마저도 죽음 직전까지 몰아갔던 러시아 저격수와 관련이 있음을 알고 이에 대한 응분의 대가를 돌려주기 위해 그들에게 적극 협력하게 된다. 그러나 여기에는 밥이 모르는 미국 CIA와 같은 첩보기관이 연결된 거대한 음모가 숨겨져 있었으며 게다가 그는 그들의 교묘한 모함에 걸려 대통령 저격범이라는 누명을 쓰고 부상을 당한 채 고독한 도망자의 신세가 된다. 가까스로 목숨을 구한 밥은 저격수로 다시는 인간을 향해 총을 잡지 않겠다는 자신과의 약속을 깨트리고 이를 응징하기 위한 비장의 계획을 세우게 된다.

이 작품은 전체적으로 마초적 기질이 다분한 남성들의 이야기의 분위기가 물씬 풍기고 있어 이에 관심이 없는 독자들에게는 다소 거리감이 있을 것이라 생각 되지만, 스릴과 액션 그리고 땀을 쥐게 하는 고감도의 긴장감을 원하는 독자들에게는 매우 적절하고 충분한 만족을 주는 좋은 작품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줄거리를 간단하게 요약 하자면 누명과 복수의 이야기로 으레 누구나 흔히 생각해 볼 수 있는 소재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하여 코만도나 람보와 같은 작품으로 묶어 임의대로 평가 절하 할 수 없는 작가의 치밀한 구성과 전개 과정에 나타나는 반전 그리고 그에 따른 배경과 인물에 대한 섬세한 묘사 등이 무척 흥미롭고 사실적으로 잘 그려진 소설이 아닐까 싶다. 또한 내용 중에는 구태의연하고 부조리가 가득한 조직사회에 대한 적나라한 고발, 권력 앞에 본성이 시시 때때로 변하는 인간의 나약함이 간간히 드러나 있어 단순한 재미를 떠나 많은 것을 생각 하게 해주는 책이라는 느낌이다. 좀 의아한 것은 이 책이 출간 당시 많은 독자들에게 호평을 받고 베스트셀러가 되었음에도 이상하게 국내에서 그리 큰 주목을 받지 못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것이다. 줄거리의 내용이 다소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는 것에는 동의 하지만, 작품을 통해서 나름대로 충분한 카다르시스를 느낄 수 있다는 것에 이를 상쇄하고도 남음이 있지 않나 싶어 많은 독자들에게 한번 읽어 보기를 권한다. 가끔 우리 사회에서 생기는 많은 일들 중 더러 어떤 일은 법의 자비로운 심판에 맡기기보다 이에 똑바로 되갚아주는 무력의 힘이 작용 되었으면 어떨까 하는 공상 아닌 공상을 해볼 때가 있는데, 이 책은 이에 맞는 좋은 예가 되는 것 같기도 하고, 개인적으로는 상당한 재미와 함께 그렇지 않아도 그 동안 쌓였던 스트레스가 이 한권의 책을 통해 한꺼번에 해소한 것 같아 좋은 독서의 시간을 즐긴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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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모가와 호루모
마키메 마나부 지음, 윤성원 옮김 / 북폴리오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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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표지를 보고 이 소설은 마치 만화 같은 요지경의 상황을 두고 일종의 코믹을 그린 소설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얼핏 들었었는데, 책을 다 읽어 보니 처음에 가졌던 그 예감이 그리 크게 빗나가진 않은, 젊은 청춘들의 좌충우돌 하는 재미있는 연애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책이 출간 되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읽기 전에 먼저 포탈에서 검색을 해보았는데, 이 소설을 바탕으로 이미 영화가 개봉 되었다는 걸 알게 새로 알게 되어 언제 시간 나면 영화에서는 과연 이 작품을 어떻게 그려 나가고 있는지 한번 봐야 할듯하다. 그러나 원본을 읽은 지금에서 생각해보면 영화보다는 소설의 내용이 조금 더 재미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왜냐하면 소설 속 내용이 우리가 흔히 상상 혹은 이해하기 힘든 도깨비들의 이야기와 함께 복잡 미묘하게 벌어지는 남녀 간의 미묘한 연애 심리가 다소 복잡하게 그려져 있기 때문이다. 처음 제목에 대한 호루모에 관한 의미를 책의 내용을 통해 알게 되었을 때 이것이 대학 동아리 내의 오랜 전통이었음과 동시에 일본의 전통 무속과 연관 관계가 있어 일본의 문화를 잘 이해하지 못하는데서 오는 혼란을 느꼈기에, 호기심과 더불어 연상되는 다소 이색적으로 느낌을 어떻게 소화해야 할지에 대한 부담감이 있었지만, 쉴 새 없이 전개되는 작가의 재미난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이 책을 읽는 어느 독자든 아마 그러한 생각은 어느새 사라져 버리고 책에 몰입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만큼 큰 흥미를 느낄 수 있으리라 본다.

이 책의 제목에서 보듯 이야기의 중심이 되는 호루모라는 경기는 줄거리의 전제를 이끌어 가는 매우 중요한 매개체가 되고 있는데, 이 경기는 일본 교토시 주위의 4개 대학의 동아리에서 매년 펼쳐지는 독특한 경기 이름을 말한다. 각 대학에서 10명의 구성원이 일반 사람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귀신에게로의 명령을 통해 조종하여 상대방의 귀신들을 제압하면 이기는 게임인데, 이 책의 주인공인 교토대학 신입생인 아베는 우연한 기회에 동아리 가입 권유를 받고 별 생각 없이 환영회에 참석했다가, 함께 동석한 사와라 교코라는 동기생 여자에게 첫눈에 반하게 되면서 그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시작 된다. 애초 처음부터 동아리에 관심이 없었던 아베는 동아리 취지와는 상관없이 오로지 그녀의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그리고 그녀와 좀 더 가깝게 지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적극 참여 하지만 소극적인 성격 탓에 쉽게 그녀에게 다가가지 못한다. 그러던 어느 날 친구에게서 충격적인 말을 들은 아베는 그 동안 마음에 품고 있던 연정을 모두 잊고 더불어 동아리 탈퇴를 결심 하게 되는데 이미 귀신들과 암묵적인 계약 관계로 인해 그는 생각지 않은 또 다른 심각한 난관에 부딪치게 된다.

책의 전체적인 내용이 모두 호루모라는 경기를 중심으로 전개되지만 이 경기 속에는 남녀 간의 미묘한 로맨스와 더불어 각 대학에 명예를 위한 치열한 경쟁이 매우 흥미롭게 그려져 있어 로맨스 소설 치고는 색다른 느낌을 갖게 하는 이 작품은, 현대라는 바탕위에 오랜 전통 속에 흘러온 무속적인 색채가 가미되어 있고, 말 그대로 신비하고도 묘한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짙게 깔려 있기에 읽는 이로 하여금 환상 적인 공상의 세계를 맛보게 하면서도 현실적인 틀을 전혀 벗어나게 하지 않는 작가의 재미난 구성이 돋보이는 책이 아닌가 싶다. 다만 판타지의 내용이 일본의 전통 무속적인 것에 의존한 나머지 화려함이나 모험적 스릴감을 좀처럼 느낄 수 없는데다가 남녀의 연애 내용 부분도 호루모라는 경기에 묻혀 있어서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청춘남녀의 애틋하고 낭만적인 로맨스 부분이 상대적으로 적게 그려져 있어 그 점에 있어서는 조금은 거리가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그럼에도 이 책이 재미있게 느껴지는 건 중간 중간 터지는 웃음을 참지 못하게 하는 여러 가지 해프닝과 남녀 간에 묘한 삼각관계를 통한 풋풋한 사랑의 감정들이 이야기 전개와 잘 어울려 우리에게 부담 없는 즐거운 오락의 시간을 충분히 제공해 준다는 것이다. 판타지 소설 같으면서도 판타지 같지 않고 연애 소설 같으면서도 연애 소설 같지 않다고 해야 할까 싶은, 즉 한권의 책안에 다양한 장르를 담고 있어서 딱히 무어라고 지정 할 순 없지만 이것이 바로 이 책의 장점이자 단점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다소 황당하면서도 유쾌한 소설로 여겨지는 이 책은 때로 누군가 따분한 오후를 보내고 있다거나 어떤 흥미도 느껴지지 않는 건조한 우리의 일상생활이 있을 때 가벼운 마음으로 한번 읽어 보는 것은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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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가 닮고 싶은 조선의 고집쟁이들 - 열정과 도전으로 성공한 조선 최고의 전문가들
아해와 이야기꾼 (김단아, 김명옥, 심재은, 최서현, 최정이) 지음, 한창수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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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들이 보통 자신의 정신적 멘토를 설정 할 때 주로 역사의 유명한 인물에서 찾는 경우가 더러 있음을 본다. 그도 그럴 것이 명성이나 위대한 업적이란 어느 하루아침에 쌓아지는 것이 아니며 수없는 실패와 좌절에도 역경을 딛고 일어선 그들의 인생과정에서 아이들이 느끼고 배우는 가르침의 교훈적인 점들이 아마 많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기에 아이들의 시기에 있어 보통 위인전과 같은 책을 통해 현재 자신에게 무엇이 부족 하며 무엇을 노력 할 것인지에 대해 생각하며, 조금씩 자신을 깨우쳐 가는 일에 결코 소홀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다. 아동 교육 전문가들의 말에 의하면 위인전과 같은 역사 인물에 대한 도서는 저학년에 일찍 시작하기보다는 3-4학년 때부터 서서히 많이 읽게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말한다. 왜냐하면 이 시기에 아이들의 사고는 이전 어렸을 때의 환상의 시기를 넘어서서 당당히 현실에 뿌리를 내리려는 경향이 있는데다가, 자기 자신에게 머물러 있던 관심이 주위로, 혹은 타인에게로 옮겨갈 때이기에 내가 아닌 다른 부류의 인간에게 관심을 갖게 되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문제는 아이들에게 필요한 위인전의 이야기들이 그리 다양하지 않다는데 있다. 그렇다 보니 위인들에 대한 아이들의 생각의 틀이 고정화되기 마련이고 더 이상의 확장되지 못하는 협소한 측면이 있어서 좀 더 폭넓게 그 범위를 늘려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이 책은 기존의 식상한 위인전과는 달리 우리나라 조선시대에 다양한 분야에서 최고의 경지에 이르기 위해 노력했던 우리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여러 인물들의 모습을 통해 아이들에게 큰 교훈적 배움을 담고 있는 책이다. 조선시대의 시기는 알다시피 정치, 문화, 사회의 모든 것이 양반위주로 진행되었던 시기다. 따라서 이 시대에는 불행 하게도 실용적인 학문들이 크게 각광받지 못하고 부각되지도 않았기에 현대적인 시각에서 볼 때 매우 우울한 시기는 아닌가 싶기도 한데, 이런 어려운 상황에서도 자신의 재능을 살려 커다란 업적을 쌓은 인물들에 대한 집요한 노력을 통한 산물의 과정은 우리 아이들에게 분명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책에서 다루어진 인물들을 보면 이옥, 최북, 유상 등은 조선 시대에 문학, 예술, 과학, 의학과 같은 그 당시에는 불모지나 다름없었던 분야에서 첫발을 내디뎌 길을 개척했던 조선의 천민과 중인들의 관한 많은 이야기가 실려 있다. 양반들의 위세에 눌리고 나라에서 지원도 받을 수 없었던 시절, 모진 멸시와 탄압을 받는 상황에서도 결코 그들은 굴하지 않고 자신의 꿈을 이룬 아마도 우리들의 진정한 위인들은 아니었을까 싶다. 따라서 이러한 역사 동화는 아이들의 꿈을 실현 시키는데 있어 좋은 동기가 되는 것은 물론 노력 하면 언젠가는 좋은 결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긍정적인 마인드를 키워주는데도 유익한 책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물질적으로 풍요로워지고 어려운 일들은 많이 겪지 않은 이 시대의 많은 아이들은 정신적으로 많이 나약해져 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모든 아이들이 다 그렇지는 않겠지만 어떤 일이든 조금 힘들거나 어려워지면 쉽게 포기해버리거나 편안하고 쉬운 길 만을 선택해서 가려하는, 그야말로 약간의 고통도 참지 못하고 정신적으로 심약한 아이로 성장 하는 것은 아닌지 자녀를 둔 부모의 입장에서는 한번 생각해 볼 일이다. 이 책의 주인공들은 모두 하나 같이 어려운 난관과 고통 속에서 자신의 열정을 믿고 오로지 홀로 외길을 걸어가면서도 하나 같이 위대한 업적과 자신의 재능을 살려나간 처절한 인생 역정을 살아간 사람들이다. 이러한 인물들에게서 우리의 어린이들을 위한 불굴의 의지, 변하지 않는 신념들 그리고 피땀 어린 노력들의 과정은 큰 가르침이 될 수 있으며 도전의 정신을 키워주는데 충분한 힘과 용기를 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하루가 멀다 하고 모든 것이 급속도로 변해 가는 시기에 요즈음 우리의 아이들이 익히고 배워야 하는 지식의 양은 점점 늘어만 가고 있다. 이럴 때 일수록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시련과 고통을 이겨낸 위인들의 모습에서 커다란 용기와 열정을 습득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싶다. 다양한 분야에서 조선 최고의 경지에 올라선 이 책의 위인들에게서 우리의 많은 아이들이 그들의 놀라운 정신력과 끊임없는 도전의 발자취에서 많은 것을 느끼고 실천을 위한 노력이 뒤따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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