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이 가르쳐준 거짓말 -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은 미국사의 진실, 개정판
제임스 W. 로웬 지음, 남경태 옮김 / 휴머니스트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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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어떤 민족 어느 나라이건 자신들의 역사를 미화하고 긍정적으로 서술하여 다음세대에게 전해가는 것은 오늘날 극히 상식화 된 일일 것이다. 그러나 이것이 과연 심히 왜곡되어 역사의 사실에서 크게 벗어나거나 그릇된 인식으로 점철되어 역사를 바라보는 후대의 세대들에게 그 본질을 바르게 볼 수 없게 만들고, 가치관의 정립을 혼란스럽게 하는 경우라면 이는 분명 고려되어야 하는 것은 아닌지 한번 깊이 생각해 볼일이다. 많은 나라의 역사서에서 보듯 대체적으로 자국의 부끄러운 역사적 진실들은 그것이 의도적이든 의도적이지 않던 여러 부분에서 감추어지거나 잘못 서술된 경우가 보통 있게 마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지적하거나 바로 잡으려는 역사가들은 그리 많지 않은듯하다. 과거 우리나라에서 행해진 일제의 강압적인 한일합방의 예를 보면 일본이 우리 고유문화와 언어의 말살은 물론이고 수많은 인명의 살상과 우리 국토를 무자비하게 유린한 사실에 대해, 만약 그들이 단순히 시대적 흐름에 의한 어쩔 수없는 불미한 사고라고 주장하며 오히려 근대화로 가는 길에 큰 도움을 주었다는 말도 안 되는 역설을 늘어놓으며 역사의 진실을 호도한다면 우리의 입장에서 결코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넘어 갈수만은 없는 심각하게 생각해야 하는 일은 아닐까 싶다. 오늘날의 세계는 이미 글로벌화 되어 있고 각국은 정치, 경제, 문화적으로 다소 복잡하게 얽혀져 있다. 그러나 자국의 이익에만 근거한 서로의 이해관계가 설사 다르다하더라도 역사의 사실을 거짓으로 일삼거나 마치 사실이 아닌 양 다루고 있다면 이를 지적하고 올바르게 잡아야 함은 오늘 우리들이 해야 할 마땅한 일임에 틀림없는 사실처럼 보인다. 그럼에도 이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깊이 알려고 하지 않는다면 역사의 진실은 어느새 우리 곁에서 사라져 버릴 것이며, 그릇된 역사가 우리의 후대에 전해져 이와 같은 똑같은 일을 번복하게 만드는 계기가 될 것이기에 이는 필시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시대적 사명감으로 머릿속에 깊이 각인 되어야 할 것으로 본다.

이 책은 미국 교과서에 실린 미국의 건국 역사에서부터 최근의 현대사에 이르는 많은 역사의 내용 중 그들의 부끄럽고 치욕적인 지난 과거사를 감추거나 미화하고 왜곡되어 있는 부분을 실제 역사적 사실을 토대로 이를 끄집어내어 바로잡고 현재 역사를 배우고 있는 학생들에게 어떻게 역사를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하는지 그리고 앞으로 사회를 짊어지고 나갈 그들에게 있어서 근시안적인 시각을 버리고 장기적인 안목에서 올바른 역사관을 심어주어 훌륭한 사회인으로 거듭나게 하기 위한 매우 유익한 역사 교육 지침서라고 하겠다. 자국의 역사를 배우는 학생들의 교과서가 근본적으로 잘못 서술되어 있고 많은 부분이 미화 혹은 왜곡되어 있다는 지적과 함께 역사의 진실을 보다 상세하게 밝힌 이 책에는 우리가 알고 있는 신대륙의 발견자 콜럼버스와 박애주의자로 알려진 헬렌 켈러의 생애를 통해 미국의 우울한 영웅 만들기가 얼마나 잘못 되어 있는지, 그리고 지금도 완전하게 해결되지 않아 보이는 인종차별의 문제나 오래전 노예제에 관한 잘못 서술된 역사의 내용과 더불어 현대사에 있어서 베트남과 이라크와의 전쟁에서처럼 미국이 과연 국제 사회에서 우호적이며 올바른 역할만 해왔는지에 대한 맹목적이고 강요된 역사 교과서 서술에 따끔한 일침을 가하는 한편 지금까지 우리에게 알려진 미국 역사의 많은 부분에 상당한 오류와 문제가 있음을 실제 자료를 근거로 알기 쉽게 나타내어 우리의 무지를 일깨워 주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생각해 볼 것은 저자가 이런 자국의 왜곡되고 그릇된 역사를 비판함으로서 미국 이외의 다른 여러 나라의 역사서에 대한 내용을 어떻게 인식하고 받아들여야 할지 그리고 우리나라의 역사교과서 역시도 분명 이러한 비판적 사고에 결코 자유롭지 않다는 것이고, 참된 역사 서술을 위해서라도 언젠가는 누군가에 의해 이런 부분이 올바르게 지적되어져 바로잡아져야 한다는 것이다.

부끄럽게도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이미 내가 알고 있는 미국 역사의 상당 부분이 잘못 알고 받아 들여왔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이러한 사실에 구체적으로 알려고 하지 않았던 무엇보다 우선하여 나의 무지하고 게으른 자세를 탓해야겠지만, 역사의 사실에 대해 일방적이고 강요된 주입 교육만을 일관되게 유지하려 했던 근시안적인 우리 교육제도의 문제점과 실용적인 학문에만 너무 치중한 나머지 중요하게 다루어져야 할 역사교육이 안일하게 여겨져 버리고 마는 우리의 보수적인 사회시각과 인식에도 이제는 조금 진보적으로 고쳐져야 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다. 현재 우리의 일부 세대들은 아직도 미국이라는 나라가 우리의 영원한 우방국으로만 생각한 나머지 미국의 실제 역사를 제대로 알지 못하고 모든 것을 비판 없이 그대로 수용하려는 잘못된 습관에 젖어 있는 듯해 보인다. 역사를 주도하고 있는 권력의 힘에 의해 교묘하게 가려져 그 동안 숨겨져 있던 많은 새로운 역사의 사실들이 오늘날 속속들이 새로이 밝혀지고 있고 아직도 그늘에 가려 빛을 보지 못하는 진실들이 얼마나 많을지 쉽게 가늠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하여 이제껏 잘못되고 왜곡된 역사서술을 언제까지나 이대로 방치할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조지 오웰은 현재를 통제하는 자가 과거도 통제한다고 말했듯 우리가 지금까지 알아 왔던 모든 역사가 진실일 것이라고 함부로 단정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가급적 진실을 보려 하는 눈을 애써 감으려 하기보다 더욱더 크게 뜨고 무엇이 옳고 그른지에 대한 명확한 판단의 근거를 스스로 깨우칠 필요가 있다. 그래야만 우리는 편협하고 경직된 사고에서 벗어나 논리적이며 유연하고 이성적인 자기 자신을 만들어 갈 수가 있을 것이다. 역사의 진실을 호도하고 왜곡한다고 해서 그것이 언제까지나 유지된다고 착각하거나 거짓을 진실이라고 가르치는 것은 분명 잘못된 일이다. 부끄럽고 치욕스런 역사일지라도 그것이 왜 발생되었으며 그것이 우리에게 끼친 영향이 진정 무엇인지를 제대로 알려하지 않는다면 역사는 반복된다고 하는 말에 의하듯 언제 그와 똑같은 일에 우리가 다시 직면하게 될 수 있을지를 이제 각자 곰곰이 냉정하게 판단하여 따져 봐야 할 것으로 본다. 그리고 영국의 대문호 셰익스피어가 “과거는 머리말이다.” 라고 말했던 것처럼 지나온 과거 역사를 과거사대로 그냥 무심코 덮고 넘어 갈 것이 아닌, 그 인과관계를 정확하게 인식하고 판단하여 이를 바탕으로 미래를 예측하는 좋은 본보기의 교훈으로 삼아야 할 것을 우리는 다시 한 번 가슴깊이 새기며 오늘의 현실에 임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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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알렉산더 광장 1 세계문학의 숲 1
알프레트 되블린 지음, 안인희 옮김 / 시공사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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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회 구성원의 한사람이 되어 그 존재의 가치를 부여 받으려면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여러 동등한 유기체들과 적절한 조화를 이룰 수 있어야 한다. 만약 이런 조화가 자의에서든 타의에서든 어떤 불균형을 이루게 된다면, 그것은 어느새 서서히 인간성 상실이라는 근본적 문제에 부딪쳐 결국 몰락의 길을 걷게 되는 가장 큰 이유가 되는 것은 아닌지, 이 책을 다 읽고 난후 주인공 프란츠 비버코프의 허무하고 초라한 인생을 보고 느끼게 된 나의 감회랄까 문득 그의 안타까운 인생을 생각하니 나의 마음 한구석에 동정과 같은 어쭙잖은 감정이 불시에 떠오르는 듯하다. 사실 이 책은 고전문학에 처음 접근하려는 이에게는 조금은 적응하기 힘든, 글의 내용은 물론 작가가 이 책을 통해 무엇을 말하려 하는지에 대한 그 의도를 잡아내기가 쉽지 않은 어찌 보면 상당히 난해하고 복잡한 소설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그러나 고전이라는 것이 늘 그렇듯 단 한 번의 독서로 모든 걸 해결되는 것이 아닌 만큼 시간을 두고 천천히 음미 하다보면 이 책이 왜 그토록 많은 사람들에게 읽혀지며 명성을 얻고 있는지 조금은 가늠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이 책은 영화로도 이미 만들어져 있으며, 1920년대 독일 베를린이라는 대도시의 황량함을 배경으로 선량하지만 인간 내면의 다양성을 인식하지 못해 철저하게 파괴되어 가는, 한 인간의 고지식한 나약함을 적나라하게 잘 표현한 작품이어서 독서를 통해 다양한 경험을 얻고 싶은 독자가 있다면 시간을 내어 한번 읽어보면 어떨까 싶은 생각이다.

자신의 연인을 폭행하여 살인을 저지른 죄로 4년간의 세월을 교도소에 보낸 주인공 프란츠 비버코프는 이제 막 출소를 하여 앞으로 착실하고 바르게 살아가겠다는 소망으로 베를린 한복판으로 향해 간다. 하지만 비정하고 냉정한 현실은 그를 그냥 내버려 두지 않는다. 그는 베를린 알렉산더의 광장주변에서 한때 신문팔이와 행상을 하다가 그의 동업자인 뤼더스로부터 배신을 당하고, 이후 진실한 친구로 생각한 라인홀트의 꼬임에 빠져 자신도 모르게 범죄의 길에 접어들었다가 그것이 결코 옳은 일이 아님을 알고 협조를 거부해 자신의 오른쪽 팔을 잃게 되는 사고를 당한다. 하지만 그는 친구의 잘못을 탓하기보다는 바르게 살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님을 체감 하며 한동안 실의에 빠져 있다가 자신을 도와주려고 하는 옛 여자 친구였던 에바의 도움으로 창녀인 미체라는 여자를 새로이 만나게 된다. 그녀의 순수하고 헌신적인 사랑을 받으며 그는 생활의 안정을 찾게 되지만, 또다시 라인홀트를 찾아가게 되면서 그와 의도하지 않았던 심한 감정적인 대립을 겪게 되고 결국 그의 연인 미체는 라인홀트의 손에 죽임을 그리고 자신은 연인을 죽인 누명까지 쓴 채로 정신병원 신세를 지는 초라한 인간으로 전락하고 만다. 사랑하는 연인을 잃은 그는 더 이상의 삶은 무의미하다는 생각에 죽을 것을 결심하지만, 죽음 앞에 맞닥트린 그는 자신의 내면세계에서 그 동안 잘 알지 못했던 삶의 의미를 새롭게 깨닫게 되면서 조그만 공장의 수위로 재직하며 다시 새로운 생활을 영위하게 된다. 



누구의 삶이든 우리는 세상 속에 던져진 순간부터 자신과 타인의 관계를 일정한 간격을 유지한 채 살아가기 마련이다. 그리고 자신에게 부여하는 스스로의 약속과는 별개로 여러 다양한 삶이 내 주위에 존재 하고 있음을 인식하고 필요에 따라서는 이를 인정하고 받아들이고 살아야 한다. 내가 남이 될 수없는 것처럼 남이 나를 인정치 않는다고 해서 오로지 자의식에만 갇혀 산다면 이는 결코 불행한 삶을 초래 하는 단초를 제공하여 우울한 인생으로 점철된 고단한 삶을 살아가야 하는 것은 아닐까 싶다. 이 책 주인공 프란츠의 내면적인 삶, 즉 바르게 살아야 하고 남에게 해를 주지 않으려는 모습만을 생각해 본다면 이처럼 비극적인 인생을 살아야 할 정도의 비참한 삶이 계속 진행되진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세상의 다양한 면과 여러 형태의 삶이 자신과 공존하고 있음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함에 따라 불행한 현실을 맞이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어찌 보면 그에게 있어 당연한 현상은 아닐까 싶다. 정직하고 소시민적인 삶의 자세를 견지한다고 해서 세상이 이를 있는 그대로 보아주는 것도 아니며 우리 이웃과 동료들 모두에게 똑같이 통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결국 자신의 내부에만 눈을 돌릴 것이 아닌 타인의 여러 모습에서 무엇인 보고 인식할 것인지를 스스로 깨닫지 않는다면 냉정한 현실에서 고립되고 괴리된 삶을 살아 갈 수밖에 없다는 것을 우리는 이 책을 통해서 한번 깊이 생각해 볼 수 있지 않나 싶다. 

언젠가부터 고전 문학을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후 많은 시간을 흘려보내다가 조심스럽게 첫 선택의 책으로 접하게 된 것이 바로 알프레드 되블린의 베를린 알렉산더 광장이다. 사실 고전문학에 친근하게 다가가기란 그리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안 해본 것은 아니지만 솔직히 이 책을 읽으면서 처음 시작부터 그 내용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기에는 그리고 전개되는 줄거리의 연결고리를 의외로 찾기가 힘들어 몇 번이고 멈칫 했던 기억이 많았던 듯싶다. 이 책은 화자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문득 화자는 사라지고 낮이 설고 새로운 텍스트가 불쑥 끼어들고 있어서 이 책을 접하는 독자의 입장에서는 당혹스럽게 느껴질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다. 따라서 이러한 표현에 조금 서툴다면 이 책의 내용을 다룬 영화나 작품해석에 관한 전문가의 이야기를 먼저 둘러보고 난후 이 책을 읽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 아닐까 싶다. 고전문학은 누구에게나 있어 삶의 보편적인 통찰을 일깨워주는 것이어서 독서에 관심을 가지고 있거나 책을 통해 다양한 경험을 하고 독자들이 있다면, 고전문학으로의 입문은 필수 불가결한 중요한 요소처럼 여겨지기에 언제라도 조금씩 친근하게 다가가기를 권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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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란
공선옥 지음 / 뿔(웅진)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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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살아가면서 바쁘다는 이런 저런 이유로 우리는 때로 인간에게서 가장 기본적으로 느껴지는 애틋한 그리움이나 따뜻함이 솜털처럼 간직된 사랑과 같은 진한 감정의 손길을 애써 외면하거나 등한시 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 있는 것은 아닐까 싶다. 쉽게 끊어지지 않을 것 같은 질긴 우리의 인연은 어제도 내 곁에 있었고 오늘도 말없이 그 자리에 그렇게 있었기에 내일도 눈을 뜨면 마치 손을 뻗어 언제라도 만져질 수 있을 것 같지만 세상의 일이란 것은 생각해보면 언제나 우리의 마음과 뜻대로 되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우리는 왜 가끔씩 잊어버리고 사는 것인지 때때로 그리고 곰곰이 스스로를 돌아 볼 일이다. 세상은 혼자 살아갈 수 없는 거대한 밀림과 같은 것이고 우리는 그 안에 자리한 소소한 나무와 같은 인생인지도 모른다. 자신의 생을 돌이켜 지그시 눈을 감고 돌아보면 누구나 한두 번 쯤은 짊어진 삶의 무게에 짓눌려 버둥거리고 있는 자신의 초라한 모습을 보게 되거나, 아무도 나를 돌아봐주지 않는 어둠과 같은 적막감에 홀로 갇혀 있는 자신의 발견할 때가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아마도 우리의 그러한 고독하고 초라할 것만 같은 슬픈 모습에서 점점 더 알 수없는 깊은 곳으로 자신을 침잠시켜 가기보다,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극복해 갈지에 대한 나 자신을 포함한 바로 우리 가족 그리고 우리 친구나 이웃들의 소박한 삶의 이야기를 통해서 새로운 세상을 향해 다시금 눈을 떠보게 하는 그리하여 얼어붙은 우리의 마음을 훈훈하게 만드는 작품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사랑하는 아이와 남편을 우연한 사고로 잃어버리게 된 후, 삶에 대해 더 이상 살아갈 의욕과 의미를 느끼지 못하고 하루하루 덧없는 시간만을 흘려보내고 있는 주인공인 나는, 남편이 조그마한 출판사를 운영하다 미처 정산하지 못한 인세의 빚을 계기로 불륜의 덧에 걸려 이혼을 하고 홀로 살고 있는 소설가 이정섭과 뜻하지 않은 목포로의 동행을 하게 되지만 곧 어떤 특별한 이유도 없이 짧은 만남으로 끝나고 만다. 마땅히 거처 할 곳이 없어져 버린 나는 그곳 목포에서 영란이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힘겨운 삶을 다시 시작하게 되고, 잠시나마 나에게 관심을 가졌던 소설가 정섭은 상경하였다가 새로운 책을 낸다는 핑계로 영란을 찾기 위해 목포로 내려오게 된다. 영란은 새로 정착한 목포라는 생소한 곳에서 자신과 비슷한 처지에 있는 슬픔과 고독의 삶을 영위하는 많은 이들을 만나면서 그들을 통해 그 동안 자신을 지배했던 슬픈 상처의 기억을 벗어나 또 다른 삶을 살기위한 눈을 뜨게 계기를 얻게 된다. 한편 목포로 다시 내려온 소설가 이정섭 역시도 그의 친구와 후배를 통해 자신의 뼈아픈 과거에 함몰되어 자책하며 살아가는, 겉보기와는 달리 이면에 숨겨진 애틋한 삶을 가슴에 품고 오늘의 현실을 보내고 있는 그들의 모습을 통해 세상사에 잠시 비껴서있는 자신을 조금씩 바로 잡아가게 된다.

이 책에는 항구도시 목포 특유의 구수한 사투리와 모진 세파에도 끈질긴 생명력을 유지하고 살아가는 일반 서민들의 애환이 정겹고도 애틋하게 잘 그려져 있어 책을 읽는 독자의 마음을 자연스럽게 책 속으로 녹아내게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특히 책을 읽으면서 중간 중간 나타나는 평소에는 아무런 느낌 없이 넘겨 버렸던 유행가 가사의 내용이나 목포 유달산을 배경 삼아 가진 것이 비록 풍족하지 않아도 도란도란 정을 느끼면서 살아가는 등장인물들의 투박한 인생 여정의 이야기들은, 결국 우리가 때로 슬프고 힘든 삶을 살아가게 되는 때, 그것을 지렛대로 삼아 우리를 다시 일어서게 하는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되는 것은 아닐까 싶기도 하다. 조금 깊게 생각해보면 세상 그 누구의 삶도 우리가 의도적으로 가치 없는 삶으로 매도하거나 폄하 하려는 인식이 존재할 뿐, 하찮거나 쓸모없이 여겨질 정도의 그야말로 가치 없는 인생이란 없는 듯하다. 도저히 헤어 날수 없을 것만 같은 슬픔이 오거나 더 이상 일어설 용기가 나지 않은 끔찍한 좌절의 순간이 온다 해도, 스스로 아픔에 떨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진정 볼 수만 있다면 아마 우리는 또 다시 살아갈 새로운 마음의 눈을 뜰 수 있을지 모른다. 슬픔에 크게 노여워하지 말고 상실의 아픔에 긴 시간을 고독해 하지말자. 그럴수록 우리 영혼은 메말라져 고통스럽고 더욱 비참해질 테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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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자 초등 수학 기본서 6-1 - 2011
비유와상징 편집부 엮음 / 비상교육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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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 아이를 둔 부모의 경우 아이의 학기말이 끝날 즈음에 새로운 학년에 대한 선행 학습에 대한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있을 것으로 본다. 일부 학부모의 경우 학교 교과 학습으로 충분하지 않을까 혹은 학원에서 어느 정도 해결해 주리라는 기대감으로 안일하게 대처하여 결과적으로 다음 해당 학년에 들어서 아이의 성적이 예전과는 상당히 미치지 못하는 결과를 받고서 그때서야 부랴부랴 후속적인 조치를 취하는 일종의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식의 뒤늦은 후회를 하게 되는 경우가 있음을 더러 보게 된다. 물론 떨어진 아이의 학습량이나 뒤처진 아이의 점수는 언제든 나중에라도 학교의 학습이나 그리고 학원에서의 보조적인 교습 등과 같은 반 강제식의 방법으로 어느 정도 만회할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아이 스스로가 학습에 대한 의욕은 이미 떨어져 버리고 부모에 대한 큰 기대감에 부응하지 못한다는 압박감은 커져서 향후 아이가 학습에 대한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해 예전에는 볼 수 없었던 짜증이나 불만 같은 의외의 문제에 부딪칠 수 있기에, 초등 자녀를 둔 부모의 경우 학년이 올라가기 전 미리 조금 신경을 써서 아이의 선행 학습에 대비를 해준다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요즈음 시중 서점이나 인터넷 서점을 둘러보면 아이들을 위한 많은 학습 참고서적들이 나와 있음을 볼 수 있다. 그런데 정작 자신의 아이에게 맞는 적당한 책을 찾는 것은 그리 쉬워 보이지만은 않다는 것이다. 나의 경우 아이가 저학년을 벗어나면서부터 수십 종의 참고서와 문제집을 일일이 검토하며 학원 혹은 부모의 도움 없이도 학교 학습과 연계하여 아이 스스로 학습을 주도하고 실력을 쌓아가데 도움을 줄만한 보다 효과적인 교재 선정에 적잖은 시간을 보내곤 한다. 물론 각 출판사에서 출간된 신규서적들을 보면 교재마다 나름대로의 특징이 있고 예전과는 달리 학습교재 내용도 저마다 상당히 심혈을 기울여 만들어졌다는 생각을 해보지만, 학교에서 흔히 시험을 보게 되는 중간 기말고사나 또는 성취도 평가, 경시대회와 같은 각종 시험을 대비하면서도 스스로 아이가 책과 함께 쉽게 친해질 수 있는 책을 추천 하라고 한다면 개인적으로 비상에서 출간된 완자 학습서를 권하고 싶다. 보통 학습 실력이 떨어지는 아이들의 가장 커다란 문제점 중 하나는 어느 학습 과목이든 상관없이 개념에 대한 이해가 충분하지 않는데서 출발하기에 참고서적을 위한 선택에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것은 교재 내용 중에 아이가 완벽하게 습득 가능한 각 파트별 개념설명이 쉽게 잘 나와 있는 지를 먼저 살펴보는 것이다. 그 다음 생각해봐야 할 것은 그러한 개념 숙지를 바탕으로 다양하고도 난이도가 적절하게 잘 조화된 문제가 여러 시험에 대비할 수 있을 만큼의 신규 유형의 문제나 서술형의 문제들이 충분하게 실려 있는지 그리하여 아이의 실력 향상에 얼마만큼 도움을 줄 수 있을까에 대한 것이다. 끝으로 간과하고 넘기지 말아야 할 것은 아이들이 간혹 자주 틀리는 문제에 대한 자세한 해설에 관한 사항이다. 다시 말해서 완벽하고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설명이 반드시 상세하게 교재에 실려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나의 주관적인 관점에서 위와 같은 여러 중요사항을 고려해 볼 때 시중에 나와 있는 여러 학습서 중 완자 학습서가 그중 무난하고 가장 잘 적용되어 있는 책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최근 고등학생들의 수능 시험이 있었다. 시험문제가 어려웠건 쉬웠건 간에 수능 시험의 문제 중 눈에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건 단순한 하나의 질문으로 해답을 찾는 것이 아닌 하나의 문제 안에서도 여러 개념이 복합적으로 섞인 문제들이 자주 출제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요즈음은 초등학교 교과서의 내용 중 일부 주관식이나 서술형 문제는 어려운 응용의 과정을 요구하는 고난도의 문제들이 많이 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결국 주어진 문제의 질문 요지가 무엇이며 어느 각도에서 어떻게 인식하고 풀어야 할지에 대한 충분한 연습이 되어 있지 않다면 고득점의 길은 어렵다고 봐야 한다. 좋은 성적을 유지하기 위해서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공부하려는 아이 스스로의 의지와 실천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이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아이가 친숙하게 다가가 공부의 재미와 실력을 배가 시켜줄 수 있는 좋은 학습서의 선택과 아이들을 위한 부모의 격려와 칭찬 습관은 아닐까 싶다. 혹 지금에라도 자신의 아이에게 맞는 적절한 참고 서적의 선택에 어려움을 느끼는 부모가 있다면 비상에서 출간된 ‘내 옆의 선생님 완자 학습서’를 주의 깊게 관찰 해보는 것은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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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림무정 1
김탁환 지음 / 다산책방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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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우리가 사는 이 사회의 내부를 잘 들여다보면 약육강식이라는 큰 틀에 크게 벗어나지는 않는 듯하다. 그것은 다른 어떤 나라도 예외 없이 적용되는 듯하고 국제 사회의 흐름 역시도 그러한 보이지 않는 룰에 의거하여 이제껏 작동되어 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진행 될 것으로 본다. 결국 경쟁을 통해 누구나 자신의 생존을 모색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면 우리 스스로 강해져야 하고 강해지기 위한 필사의 노력을 경주 해야만 한다. 승리와 패배가 극명하게 엇갈리는 승부의 세계에는 단 한순간의 방심도 허용되지 않고 그 어떠한 아량도 베풀어지지 않는 것이며, 강한 자만이 중심에 서고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약한 자는 결코 제외될 수밖에 없는 냉혹한 현실 그 자체만 존재하는 것이다. 물론 그것이 권모와 술수가 동원된 정당하고 진정한 승부였는지 아니었는지에 대해서는 깊이 생각해 따져 볼 일이지만 이미 결정나버린 결과에 대해 이를 정정해 다시 거꾸로 시간을 되돌려 원상태로 만들 수 는 없는 것이어서 결국 운명적으로 받아들 수밖에는 없는 노릇이다. 누구에게나 무엇이 되었든 언젠가는 승부를 결정지어야만 하는 일은 생기게 마련이고, 그 도전 앞에 섰을 때는 자신의 모든 것을 걸 만큼 치열하게 승부를 펼쳐야 한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한치 앞도 내다 볼 수 없는 때로 비정하고 고통스럽게 느껴지는 현실을 두고 우리는 진정한 승부를 펼치기보다 이를 부인하거나 회피하려 했던 적은 없었는지, 혹은 어떠한 응전에도 이를 이겨 낼 수 있는 충분한 자신을 만들어 가고 있기는 한 것인지 스스로를 한번 돌이켜 보는 것은 어떨까 싶다. 우리와 마주하고 있는 승부의 대상은 우리 내부의 보이지 않는 자신일 수도 있고 승부를 걸만 한 충분한 가치 있는 다른 어떤 것일 수도 있다. 다만 승부가 결정 나는 시간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는 다는 것이고 패배로 인한 모든 책임은 오로지 자신 스스로가 짊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밀림무정’ 이 책은 한 남자의 절대 절명한 고독한 승부의 세계를 다룬 책으로 마초적 성격이 짙게 풍기는 작품으로 여겨지기는 하지만, 일종의 서사적 다큐멘터리를 보는듯한 착각이 들만큼 스릴과 긴장감이 적절하게 잘 배합된 그러면서도 뚜렷한 하나의 목표를 두고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쫓고 쫓기는 처절하고 혹독한 사투의 과정을 통해 치열한 경쟁 속에 오늘을 살아야 하는 우리에게 그 시사하는 바가 큰 책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1930년대 일제치하 속의 암울한 시대를 배경으로 주인공 산은 평생을 백두산 포수로 살아온 아버지 웅의 뒤를 이어 개마고원 최고의 포수가 된다. 그는 아버지의 목숨과 동생 수의 두 팔을 앗아간 흰머리 호랑이 왕대를 잡기위한 복수의 칼날을 갈지만, 왕대 역시 그들에 의해 자신의 새끼를 잃어버린 후 산을 포함해 자신의 목숨을 노리는 인간들을 무참히 응징하기에 이른다. 그러나 이 둘의 숙명적인 7년간의 대결에 어느 날 야생 맹수를 포획을 목적으로 한 해수격멸대라는 일본군이 개입 하면서 새로운 인물인 일본 군관 히데오와 동물학자 주홍이 등장하게 되는데, 왕대를 추적 하는 과정에서 이들의 묘한 삼각관계의 분위기가 형성 되고 마침내 산에 의해 백두산에서 포획된 왕대를 경성으로 이송하면서 진정한 승부를 벌이려는 산과, 왕대를 죽여 자신의 미래를 보장 받으려는 히데오, 그리고 냉정 하지만 순박한 인간미를 지닌 산을 가슴깊이 사랑하게 되면서 산을 현실적인 세계로 이끌어 가려는 주홍 등, 이들 등장인물들이 펼쳐가는 흥미진진한 이야기는 아마도 독자들의 호기심은 물론 독서의 재미를 주는데 있어 충분하고도 남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다.

작가의 호쾌하고도 활기 넘치는 필력이 유감없이 드러나는 이 책은 우리민족의 명산이 백두산의 장엄 하고도 광활한 무대를 배경으로 박진감과 스릴 넘치는 긴장 그리고 주인공 산과 주홍과의 애절한 로맨스는 물론 인간과 야생 짐승의 냉혹하고도 진정한 승부의 세계가 사실적이고도 서사적으로 잘 그려져 있어 오랜만에 멋진 작품을 읽었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사사로운 감정은 철저히 배제하고 오로지 목표를 향하여 자신의 목숨을 걸 정도로 자신의 신념을 버리지 않고 정정당당하게 주어진 자신의 운명에 맞설 수 있다면 그것 자체로 우리에게는 무척 의미 있는 일이 될 것이다. 다가오는 위기를 위기라 인식하지 못하고 조금의 어려움에도 쉽게 무너지고 마는 우리의 나약하고 심성이 있음을 생각해 볼 때, 이 책은 우리에게 오늘을 살아가는데 무엇을 취하고 무엇을 버릴 것인가에 대한 인간 본연의 철학적 물음을 되새겨 보게 하는 것 같기도 하다. 자신의 운명은 능동적으로 스스로 개척해 나가야 하는 것이지 수동적으로 숙명처럼 언제까지나 받아들여져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어쩔 수 없이 받아야만 하는 숙명과 같은 것이 존재 한다면 이를 회피하기보다는 담대하게 맞서 비겁하거나 굴욕적인 삶에 예속되어 살아가지는 말아야 할 것이다. 이 책 주인공 산의 삶에서 보듯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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