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의 힘 - 중졸 아들을 서울대에 합격시킨
노태권 지음 / 21세기북스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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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에 누구나 한두 번쯤은 어떻게 하면 공부를 잘할 수 있을까 하는 문제로 고민을 해봤을 것이다. 그리고 지금 이 시간에도 많은 학생들 가운데 일부는 원하는 만큼의 성적을 얻기 위해 공부에 대한 걱정 아닌 걱정을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또한 지금처럼 우리의 사회가 공정한 경쟁을 펼쳐야하는 구조적인 환경을 피할 수 없다면, 누가 얼마나 많이 배우고 알고 있는가에 대해 시험을 통한 평가의 과정은 앞으로도 꾸준히 지속될 것이다. 물론 단 한 번의 시험의 결과로 점수를 매기고 그 사람의 개인적인 모든 능력을 가늠하는 식의 판단을 하자는 말은 아니다. 다만 공정한 과정에 의해 시험을 치르고, 그 과정에서 향후 발전 가능성이 있는 인재를 가려내는 일은 우리 사회에 필수 불가결한 일이기 때문에 그렇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어떻게 하면 공부를 잘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되는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 아닐까 싶다. 단도직입적으로 학습과 관련한 그동안의 여러 연구들이 있어왔고, 더불어 시험에서 높은 성적을 얻었던 수많은 경험자들의 말에 따르면, 하나 같이 공부에 왕도는 없다고 단언한다. 공부를 해본 사람들 이라면 아마 이 말이 지닌 의미를 어렵지 않게 이해할 것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공부를 잘할 수 있는 나름대로의 효과적인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대부분은 자신의 공부방법에 문제점이 있다는 것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거나, 혹은 비효율적으로 공부를 한 탓에 더 나은 결과를 얻지 못하게 되는 실천적인 것에 있을 것으로 본다. 그런 관점에서 이 책은 이런저런 이유로 공부를 잘하고 싶은 개인적인 욕망에도 불구하고 그 해결책을 찾지 못한 사람들에게 그 핵심적인 내용을 전달해주고자 했다. 따라서 자녀를 둔 학부모들이나 공부를 해야 하는 당사자들의 입장에서는 더 없이 좋은 책이 될 것으로 보여 한 번 참고해보았으면 하는 생각을 해본다.


이 책의 저자는 한때 글 자체가 지닌 그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는 난독증상 때문에 마음 한편에 배우지 못한 것에 대한 아픔이 있었음을 토로하면서, 책의 내용을 통해 그동안 노력의 결과로 기대 이상의 성과를 얻을 수 있었던 그 여정을 독자들과 함께 공유하고자 했다. 그는 난독증을 극복하고자 하는 마음에서 공부를 시작하는 계기를 마련했는데, 그로부터 5년이라는 시간 동안 투자하여 대입수능을 공부한 끝에 전 과목 만점을 받아냈으며 행정고시 문제의 경우에도 수석에 해당하는 성적을 얻어내는 등의 놀라운 결과를 이끌어낸 장본인이다. 아울러서 배움의 즐거움을 깨닫기까지 자신의 경험을 살려, 컴퓨터 게임 중독과 아토피성 피부염으로 학교를 중단해야만 했던 아이들을 지도하기 시작해, 마침내는 모두 서울의 명문대에 입학시키는 쾌거를 이루어내기도 했다. 많은 사람들은 공부에 대한 저자의 적극적이고 열성적인 신념으로 얻어낸 결과물을 놓고 공부의 신, 공부의 달인이라며 추켜세웠지만, 정작 자신은 공부에 타고난 사람도 아니며, 자신의 문제점을 사전에 인식하고 할 수 있다는 긍정적이고 실천적인 마음가짐을 굳건히 한다면, 누구나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음을 이 책에서 새삼 강조하고 있어 독자의 눈길을 이끈다. 이 책은 구성적인 내용을 보면 앞부분에는 자신이 어떻게 공부를 해왔는지에 대한 상세한 이야기를 담고 있고, 그 다음으로는 부모들의 입장이 되어 자녀들을 어떤 방식으로 이끌어 내어 목표에 도달할 수 있었는지에 관한 공부법과, 부모와 함께 성공적인 홈스쿨링을 위한 몇 가지의 유용한 팁을 소개하고 있다. 이 책에서 독자들이 눈여겨 볼만한 것은, 다른 무엇보다 실현가능성이 거의 없어 보이는 상황에서도 이에 굴하거나 포기하지 말고 성공할 수 있다는 도전의 정신과, 이미 저자의 경험으로 확인된 학습과정을 통해 나도 할 수 있다는 용기와 신념의 정신을 배울 수 있다는 점이다.


이 책 저자의 경험으로 미루어 볼 때 학습활동에 지장을 주는 특별한 문제가 없는 한, 누구나 노력한다면 얼마든지 좋은 성적을 얻을 수 있다는 그 예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지 않나 싶다. 이들은 열악한 환경에서도 학업에 도전했고 결과적으로 보란 듯이 그에 대한 결실을 맺음으로써 독자들에게 많은 것을 시사하고 있다. 이 책 저자의 이야기를 종합해보면 공부를 함에 있어 다른 무엇보다 선행되어야 할 것은, 남의 시선에 좌우되거나 일비일희 하지 않고 스스로 한계를 정하지 않는 자신의 능력과 의지를 신뢰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책에서 보는바와 같이 이것이 비단 공부에만 적용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무엇을 하든 간에 좌절하지 않고 해낼 수 있다는 신념과 실천을 겸비한다면 그 성공의 가능성은 언제나 열려 있다는 것을 이 책은 말하고 있기도 하다. 부모의 입장에서 아이를 바라보는 관점도 마찬가지다. 책의 내용을 보면 저자가 공부에 전혀 관심을 두지 않았던 아이를 가르치기 위해 먼저 솔선수범해서 실천적인 모습을 보여 왔음을 볼 수 있다. 물론 아이들도 아버지의 이런 제의에 처음에는 무척이나 거부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결국에는 얼마 지나지 않아 스스로 공부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고 자신감을 점차 생겨났던 것처럼, 무작정 아이를 다그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며 무관심은 자칫 아이의 장래를 그르칠 수 있다는 점을, 자녀를 둔 부모라면 가슴에 깊이 새겨야 할 부분이다. 아마 모르긴 몰라도 수능을 앞둔 많은 수험생들은 성적이 오르지 않는 것에 대해 적잖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그렇게 된 이유에는 분명 어떤 근본적인 문제점이 있을 것이다. 이 책은 그런 그들에게 무엇이 문제인지를 지적해줄 것이고, 행여 자신감을 잃고 방황하는 친구들에게 용기와 실패를 딛고 일어서게 하는 하나의 자극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따라서 공부에 고민을 안고 있는 이들에게 이 책의 내용이 공부에 대한 의지를 일깨우며, 자신이 목표했던 꿈을 향해 나가는데 지렛대로써의 역할과 동기부여의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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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드 키스 매드 픽션 클럽
존 렉터 지음, 최필원 옮김 / 은행나무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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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흔히 말하기를 인생이란 딱히 이렇다 할 정답이 없는 끊임없는 선택의 과정이라고 한다. 그래서 합리론을 비판하며 실존주의 철학의 창시자로 일컬어지는 덴마크의 종교철학자 키에르케고르는 인생을 살아가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이것이냐 혹은 저것이냐 하는 선택의 문제에 있다고 했다. 누구나 대개는 합리적인 선택을 우선으로 하고 있지만, 때에 따라서는 감당하지 못할 부담을 안게 될 것이라는 것을 사전에 충분히 인지했으면서도 이런 저런 이유로 엉뚱한 선택을 하게 되는 경우가 있게 마련이다. 이 작품은 그러한 관점의 시각에서 만약에 당신이라면 그 상황에서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하는 문제에 직면하게 만드는 흥미로운 이야기를 담은 느와르 스릴러라고 할 수 있을 듯하다. 작가의 이력을 살펴보면 국내에는 처음 소개되는 관계로 독자들에게는 조금 생소하게 받아들여지지 않을까 싶기는 하다. 그러나 발표하는 작품마다 베스트셀러에 오를 만큼 자국 내에서는 이미 상당히 주목받는 작가로 알려져 있다고 한다. 그래서 이 소설을 통해 어떤 면에서 그런 호의적인 평가를 받게 되었는지에 대해, 독자들이 충분한 이유와 근거를 찾아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작품을 읽은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전반적으로 아쉬운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강렬한 인상을 남길 만큼 스릴러로써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감상의 포인트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에서 다소 긍정적인 평가를 주고 싶은 생각이다. 아울러서 이번 작품의 국내 출간을 계기로 작가의 후속 작품들이 조만간 소개되었으면 하는 기대를 해본다. 따라서 스릴적인 장르의 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들이 있다면, 이 작품에 한 번 관심을 가지고 읽어보기를 조심스럽게 권해본다.


작품 속 이야기는 결혼을 눈앞에 두고 있는 두 남녀가 과거의 고통스럽고 쓰라린 기억을 뒤로하고, 새로운 삶을 위해 자동차로 먼 여정의 길을 떠나면서 시작한다. 이들은 목적지를 향하던 중에 휴게실에 잠시 머물게 되는데, 그곳에서 우연하게 만난 한 남자로부터 일정한 장소까지 차를 태워주면 충분한 사례를 하겠다는 뜻하지 않은 부탁을 받게 된다. 이들은 낮선 히치하이커의 제의가 그리 탐탁하지는 않았지만 적잖은 돈을 선불을 받을 수 있다는 것과, 그의 몸이 어딘가 모르게 조금 불편해 보인다는 동정심에 의해 흔쾌히 수락하고 함께 길을 나서게 된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기후이변으로 폭설이 쏟아지면서 더 이상의 운행이 불가능했고, 설상가상으로 그들의 차에 타고 있던 동승자가 거의 의식이 없는 상태로 악화되면서, 도로 근처에 있는 모텔을 찾아 잠시 머물기로 결정한다. 그리고 짐을 모텔로 옮기던 과정에서 히치하이커의 배낭에 200만 달러라는 엄청난 거액이 담겨져 있는 것을 확인하고, 고민 끝에 이 거액의 돈을 몰래 빼내어 도주하기 위한 은밀한 계획을 세운다. 그리고 폭설이 빨리 그치기를 노심초사하며 기다리게 된다. 그러나 거의 죽은 것으로 확인 되었던 동승자는 아직까지 숨이 붙어 있었고, 한편 이미 모텔에 머물러 있었던 몇몇의 사람들은 두 남녀와 동승자의 관계에 무언가 의심스러운 점이 있음을 알게 되면서, 이후 이들의 상황은 걷잡을 수 없는 방향으로 빠르게 흘러간다.


이 소설은 거액을 손쉽게 손에 넣게 된 두 남녀가 폭설에 의해 퇴로가 막힌 상황에서 겪게 되는 흥미로운 이야기를 담아냈다. 우선 작품의 발단이 되는 배경설정에서 오는 긴장감의 분위기는, 추리물을 접해본 독자들이라면 여타의 작품에서 한 번쯤 보아왔던 작가의 다소 의도적인 면이 느껴지기는 한다. 그러나 막상 책의 줄거리를 따라 가다보면 그런 익숙함보다는 흡인력 있는 이야기의 흐름과 제한적인 공간에서 펼쳐지는 숨 막히는 긴장감의 여운, 그리고 중간 이후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등의 스릴러물이 주는 재미를 한껏 만끽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독자의 입장에서 중반 이후부터 결말에 이르기까지의 전개의 과정은 쉽게 이해되지 않을 만큼 이도저도 아닌 허무한 대단원으로 끝나고 있어서 이에 대한 아쉬움이 많은 작품이기도 하다. 물론 그 부분에서 인간의 탐욕에 따른 도덕적 가치관과 연관하여 독자들로 하여금 양심의 선택에 대한 고민을 하게 만드는 나름대로의 의미를 둘 수는 있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그런 점을 감안한다하더라도 이미 고조된 긴장감의 분위기가 한 순간에 급격하게 식어버리는 것과 동시에 스릴러로써의 흥미를 반감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것은 의아함을 넘어 불편해 보이기까지 하다. 세상을 살아가다보면 우리는 수많은 선택의 상황에 놓여 있을 수밖에 없다. 그리고 한 순간의 섣부른 판단은 그 자체로 단순하게 끝나는 것이 아닐 수도 있다는 점이다 작품 속의 주인공은 독자를 대신하여 선택의 문제를 두고 하나의 가능성 있는 상황을 독자들에게 보여주면서, 당신이라면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를 진지하게 묻고 있다. 따라서 이 작품을 통해 스릴의 묘미는 물론이고, 간접적으로나마 탐욕을 향한 인간의 그릇된 행동에 대한 일깨움과 같은 부분을 곰곰이 생각해보는 시간을 잠시 동안만이라도 가져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싶은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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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이야기꾼들
전건우 지음 / 네오픽션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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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타의 독자들은 어떤지 모르겠으나 개인적으로 생각할 때, 장르소설을 선호하는 편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장르의 모든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 이를테면 미래와 관련한 디스토피아적인 내용을 다룬 공상과학의 이야기나, 소름이 돋을 만큼 오싹한 공포를 자아내게 하는 호러물의 경우는 어지간해서는 손이 가는 편이 아니어서, 정말 손에 꼽을 만큼 어쩌다가 한번 정도 접하는 것이 고작이다. 물론 그러한 독서의 자세가 편협적인 것이라는 것을 인식하고 있음에도 습관이 되어서 일까 이상하게 그와 같은 장르는 선택하기를 주저하게 된다. 그런 개인적 연유 때문에 의외로 좋은 작품임에도 애매모호한 선입관에 의해 읽지 못하고 놓쳐버린 작품들이 꽤 되지 않을까 싶다. 이 작품도 아마 평소와 같았으면 그냥 흘려버릴 가능성이 많았던 편에 속했을 것이다. 하지만 우연한 기회에 이 작품을 읽어보는 기회를 얻었고, 애초 작품에 대한 기대감이 그리 크지 않았음에도, 잠깐 동안이나마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흥미로운 시간을 보내지 않았나 싶은 생각을 해본다. 이 소설은 어떻게 보면 공포적인 요소가 짙은 괴기적인 이야기를 담았음에도, 부차적으로 미스터리나 스릴적인 분위기를 복합적으로 느끼게 하는 다양한 감상의 포인트를 제공해 주고 있지 않나 싶다. 특히 작품 속의 이야기를 읽어 내려가다 보면, 사실 같으면서도 사실이 아니며 믿고 싶지 않지만 믿겨지게 할 만큼의 혼란스러움 속에서도 은근히 줄거리 속으로 집중하게 만드는 묘한 매력이 있는 작품으로 보인다. 따라서 다양한 흥미의 요소를 갖춘 이 작품에 독자들이 한번 관심을 가져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싶은 생각을 해본다.


작품의 내용은 계곡으로 가족 여행을 하는 과정에서 뜻하지 않은 사고로 부모를 잃게 된 한 남자아이가, 어느새 성인으로 자라 조금은 특별한 분위기를 풍기는 모 출판사에 취직을 하면서 첫 취재를 떠나게 되는 이야기에서부터 시작한다. 작품 속 주인공이 도착한 첫 취재의 장소는 일반인들이 접근을 꺼리는 어느 낡은 폐허였고, 그곳은 밤의 이야기꾼들이라는 일종의 친목모임 회원들이 1년에 한번 비밀스러운 모임을 갖는 날이기도 했다. 이들 단체가 특이하게 여겨지는 것은, 참가자들 스스로가 경험한 불가사의하면서도 괴기스러운 일들을 서로가 함께 이야기하면서 이러한 사실을 공유하고 바깥에 널리 알리는 것이며, 작품 속 주인공은 그런 일환으로 참가하게 된다. 이윽고 모든 회원들이 모이면서 곧바로 사회자의 주도하에 각 회원들은 순서대로 괴담 같은 신기한 경험담들을 쏟아내기 시작한다. 작품 속 첫 번째 회원의 이야기는 아무런 흔적도 없이 결혼한 남편들이 갑자기 실종되어 버림에 따라 졸지에 과부가 되는 기이한 현상을 소개하고 있어 흥미롭다. 두 번째로 등장하는 이야기는 자신과 똑같이 생긴 도플갱어가 있다는 착각에 빠져 이를 회피하기 위해 마침내는 성형중독에 빠져버리는 한 여인의 기구한 사연을 담았으며, 이어지는 단편에서는 사업에 실패하여 어렵게 마련한 자신의 집을 타인에게 넘겨줘야만 했던 한 남자가, 자신의 집에 대한 과도한 집착으로 급기야는 광기적인 행동을 일삼게 되는 애틋하면서도 쇼킹한 사건을 다루고 있다. 이외에도 주목되는 단편은 웃는 여자라는 타이틀을 가진 내용인데, 가정에서 사랑을 받지 못하고 학교에서 마저 왕따 취급을 당하게 되는 여학생이, 동물을 학대하는 이상한 취미에 몰두하게 되면서 벌이는 학교괴담에 가까운 내용을 담아 독자의 눈길을 이끈다.


이 소설은 전체적으로 보면 하나의 이야기에서 시작되지만, 구체적인 이야기의 흐름을 살펴보면 옴니버스 구성으로 이루어진 다섯 편의 각기 다른 내용을 담은 일종의 공포문학 단편집이라고 봐야 할 듯싶다. 그리고 작품의 공통적인 부분에는 두려움이나 오싹함 같은 긴장감과 스릴을 느끼게 하는 공포적인 이야기가 펼쳐져 있는데, 각각의 짧게 전개되어 있는 단편의 내용에는 저마다 신비스러우면서도 괴기하고 또한 흥미로우면서도 이채로운 느낌을 갖게 한다. 더불어서 하나의 이야기에서 전이된 공포의 정도가 또 다른 단편에서 오는 그것에 자연스럽게 추가되는 경향을 보임에 따라, 독자의 입장에서 느껴지는 긴장감이 점차 확대되는 특징을 나타낸다. 또 한 가지 주목되는 점은 각 내용에서 펼쳐지는 개인의 사연이나 경험담이 생동감 있게 다가오는데다가 책 속으로 빠져들게 하는 강한 흡인력이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일부의 이야기에서는 몰입에 방해가 될 만큼의 괴리감이 느껴지기도 해서, 행여 허무맹랑한 이야기로 치부될 수 있다는 우려스러움이 있는데, 문제는 그에 따른 영향으로 재미를 반감시키는 역효과를 불러올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개인적으로는 실로 오랜만에 접해보는 공포소설이었지만, 이야기의 흐름에서 느껴지는 적당한 긴장감의 여운과 함께 마치 사실적인 이야기인 것처럼 착각을 하게 할 만큼 재미있고 인상에 남는 작품으로 기억된다. 인간은 통상 무지의 대상에 대해 공포를 느낀다고 한다. 현실적으로는 존재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마치 실제 하는 것처럼 상상함으로서 말이다. 과잉된 공포의 조성은 우리에게 그다지 바람직한 일은 아니지만, 즐길 수 있는 정도의 공포는 따분하고 건조한 우리의 일상을 전환시키는 하나의 촉매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많은 독자들이 이 책을 통해 흥미로운 이야기 속에 내재된 공포의 기운을 잠시나마 체감해보는 시간을 한 번 가져보면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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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시대 - 역사상 가장 혁신적인 지혜와 만나다
김용규 지음 / 살림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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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와 인터넷이 우리생활의 일부로 자리하면서 누구나 할 것 없이 자신이 원하는 정보를 언제 어디서나 손쉽게 얻을 수 있는 편리한 시대 속에 우리는 살고 있다. 그와 같은 정보혁명은 오래전 인류역사로부터 누적되어 왔던 폭넓은 지식의 보고를 시간과 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습득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그 혜택에 대한 보편적 형평성은 물론이고 이를 바탕으로 사회로의 적응에 보다 빠르게 만드는 기회의 장을 제공하는 계기가 되었다. 더불어 인터넷을 통한 SNS의 활성화로 인해 정보와 지식의 증가가 날로 확대되어가는 경향을 보인다. 하지만 우리가 깊이 생각해야할 문제는 정보혁명이 언제나 순기능적인 이유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를테면 지식의 폭증이 우리의 지적수준을 향상시키고 세계관을 확대시킨 것은 분명 하지만, 그러한 지식에 기대어 사고의 능력을 정체시키는 현상을 야기할 수도 있으며, 한편 지식의 수명이 급속하게 단축되어버리는 부정적인 요인들이 최근 부쩍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고려해본다면, 마냥 환영할 만한 일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과거에 대학이란 곳은 생각이라는 도구를 이용해 무언가를 탐구하고 창조하는 학문의 장으로 인식되어왔다. 그러나 지금의 그곳은 단지 좋은 직업을 갖기 위한 하나의 방편으로 취급된 지 오래다. 이러한 사실은 오늘날 지식의 일방적인 공유가 가져온 문제점을 극명하게 대변하는 하나의 예가 아닐까 싶다. 그런 측면에서 이 책은 정보혁명으로 불거진 여러 가지의 문제점을 극복하고, 시시때때로 변해가는 시대의 흐름에 맞춰 획기적인 지식의 내용을 창조하며, 마침내는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기 위한 사고능력을 고취하는데 그 방법적인 해법을 모색하고자 했다. 따라서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인문학적 지식의 함양은 물론이고, 자기계발 향상이라는 두 가지의 핵심적인 사안에 대해 적잖은 도움을 얻을 것으로 생각된다.


책 속에는 정보혁명이 가져온 우리 사회의 긍정적인 요인을 수용하되, 반면에 그것으로 촉발된 정보지식의 문제점을 심도 있게 짚어보고, 어떻게 하면 새로운 지식을 향한 사고능력을 확보할 수 있는지에 대해 그 근본적인 방향이 상세히 제시되어 있어 주목된다. 저자는 먼저 학습을 통해 그동안 축적된 지식을 어렵지 않게 습득하고 그것에 의존하여 판단하고 결정하는데 익숙해진 오늘의 시기를 지식의 시대라고 규정한다. 그리고 이러한 시대적 방향의 전개는 머지않아 곧 한계에 봉착할 수밖에 없으며, 설사 이러한 체계가 유지된다 하더라도 종국에는 인류역사가 퇴보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예측을 하고 있다. 그러면서 지금 우리가 준비해야 하고 필요로 하는 것은, 지식위주의 고착화 된 시각에서 벗어나 사고에 중점을 두는 생각의 시대가 열려야 함을 강조한다. 이를 위해 저자는 고대 그리스인들이 보편적이고 거시적이며 합리적인 사유능력을 제공해주었던 생각의 도구를 구축하게 되면서, 무려 2,500년에 이르는 기간 동안 누적된 지식을 만들어 왔다는 구체적인 사실을 언급한다. 그리고 그들이 그래왔던 것처럼 이를 기반으로 오늘의 형편에 맞게 새로운 생각의 시대를 열어 가는데 그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고 말한다. 저자는 말하기를 인류가 탄생시킨 모든 문명의 내용에는 하나 같이 은유, 원리, 문장, , 수사와 같은 생각의 도구에 의해 만들어 졌다는 공통점이 있다면서 이에 대한 세부적인 설명을 통해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자 했다. 그리고 결론적으로 이러한 생각의 도구들은 이미 쌓아놓은 정보와 지식을 바탕으로 해서 미래에 대한 새로운 전망과 판단을 하는데 그 기반이 되어 줄 것이며, 향후 인류문명의 진보를 위한 합당한 지식을 생성해 내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정보혁명을 전후로 우리 사회의 실질적인 모습은 한 눈에 봐도 두드러질 만큼 판이한 차이를 보인다. 저자가 서두에서 지적한대로 그동안 우리는 과학기술발전에 따른 정보와 지식의 확산이라는 혜택으로 말미암아, 이에 안주하면서 희망적인 미래를 꿈꾸며 지내왔는지 모른다. 하지만 그 과정에 심각한 문제점이 존재한다면 이대로 무관심하게 지내는 것은 우리 사회뿐만 아니라 스스로를 위해서도 결코 받아들여서는 안 될 것이다. 사실 우리는 어쩌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창의적인 사고능력을 서서히 잃어가면서, 마치 기계가 움직이는 것처럼 정해진 테두리 안에서 반복되는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싶기도 하다. 저자는 책의 말미에서 엄지손가락으로 스마트 폰을 작동하여 인터넷에서 정보를 찾아 그것에 의존해 사는 세대를 엄지세대라고 비유했던 프랑스 철학자 미셰 세르의 이야기를 빌어, 이러한 경향이 새로운 인류로의 진화를 가능케 하는 긍정적인 측면의 이면에는, 스스로 생각하거나 판단하지 않고 기존의 정보와 지식에 철저히 의존하는 행태가 지속될 수 있다면서, 이는 언젠가 우리를 퇴보하게 만드는 하나의 징후가 될 수 있음은 지적하고 있는데, 독자의 입장에서 충분히 유의해볼만한 내용으로 여겨진다. 물론 일부 독자들은 이런 저자의 주장에 대해 세상을 너무 비관적으로만 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을 가질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하루에도 수없이 많은 정보들이 난무하는 오늘 우리의 현실을 감안할 때, 유연하고 구조적인 사유능력을 해내고 있다고 우리 중에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싶은 생각을 해본다. 그런 관점에서 이 책은 시대적 경향에 따라 점차 단순해져가는 우리의 사고적인 능력을 어떻게 하면 합리주의적인 방향으로 극대화 하여 이끌어 낼 것인가 하는 그 근본적인 해결책을 독자들에게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있지 않나 싶다. 따라서 많은 독자들이 이 책을 계기로 잠재되어 있는 자신의 창의적 사고의 기틀을 보다 견고하게 만들고 더 나아가서는 지혜의 산물이 되는 유용한 기회로 삼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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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비지테이션 거리에서
아이비 포코다 지음, 엄일녀 옮김 / 책세상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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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문학을 자주 접하는 독자들이라면 경험을 해봤을 테지만 분명 현실 속의 내용이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간혹 흡입력 있는 사실적인 이야기가 전개된 픽션을 접하다 보면 그것이 마치 실제의 사실인양, 그 상황으로 흠뻑 빠져들 때가 있게 마련이다. 그래서 주인공이 처한 상황에 자기 자신을 대입시켜 때로 안타까움을 드러내거나 혹은 독자가 아닌 작가의 입장이 되어 이야기 흐름을 주도해가려는 그 나름대로의 욕심을 부려보게 되기도 한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렇게 해당되는 대개의 작품들은 독자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게 되는 스테디셀러인 경우가 많다. 그런 측면에서 먼저 개인적인 바람이긴 하지만 이 책의 내용을 읽으면서 이 작품 역시도, 독자들에게 주목을 이끌 만큼 여러 가지의 충분한 이유가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이 소설은 그 내용을 근거로 고려했을 때, 그 분류를 어디에 두어야 마땅할까 싶을 정도로 다양한 색채를 지녔다고 할 수 있을듯하다. 그리하여 성장소설로 이라고 해도 맞는 것 같고, 한편 미스터리소설로 봐도 무방할듯하며 도시의 낭만적 느와르가 느껴지는 문학적 풍미를 담은 장르소설이 될 수도 있어서, 보는 이의 관점에 따라 체감되는 느낌이 각기 달라지는 묘한 매력이 있는 작품으로 여겨진다. 물론 이러한 점을 반대로 생각하면 이 작품이 지닌 성격자체가 모호해질 수 있기에, 상대적으로 중구난방식의 이야기로 인해 독자로 하여금 혼란을 일으키는 요인이 되기 쉽다. 하지만 작품의 내용을 읽어보면 금방 느낄 수 있을 것이지만, 그런 오해의 소지를 전혀 찾아볼 수 없는 매혹적인 이야기에 따른 만족할 만한 감상의 포인트를 발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런 이유에서 많은 독자들이 이 작품에 관심을 가지고 한번 읽어보기를 적극 권해본다.


작품 속 이야기는 도시개발에 밀려 이제는 아무런 관심을 가지지 않는 지역이 되어버린 뉴욕의 슬럼가 레드훅을 배경으로 한다. 한때 이곳은 마약과 매춘은 물론이고 각종 범죄가 저질러지는 끔찍한 구역이 되었지만, 한때의 총기사건으로 이후로 지금은 예전에 비해 다소 나아진 편 속한다. 비록 대도시에 비해 열악한 시설과 미관상으로 불편해 보이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그래도 낭만을 즐기기에 적당한 고즈넉한 풍경의 자취는 여전하다. 후텁지근한 늦여름의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어느 늦은 저녁, 이 지역에 살던 사춘기 소녀 밸러리와 준은 매일 반복되는 따분한 일상에서 잠깐이나마 벗어나기 위해, 뉴욕의 해안으로 흘러드는 이스트 강에서 고무보트를 타기 위해 길을 나서게 된다. 뚜렷한 목적지도 없이 이 두 소녀는 강줄기를 따라 노를 저어가던 중에 급하게 흐르는 물살을 만나면서 보트가 뒤집히는 일을 겪게 되고, 급기야는 깊은 강물에 빠지는 뜻하지 않은 사고를 당하게 된다. 그 결과 밸러리는 그곳에 산책을 나왔던 학교 음악선생에게 발견되어 가까스로 구조되지만, 준의 모습은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는 행방불명의 상태가 되고 만다. 이윽고 경찰이 출동하면서 당시 사건에 대한 조사가 이루어지면서, 이 소동은 결국 철없는 소녀들의 단순한 해프닝으로 끝나는 듯해 보였다. 그러나 보트가 뒤집히는 사고가 있었던 그 장소에 흑인소년 크리를 보았다는 목격자의 증언이 나오고, 한편 익사의 위기에서 목숨을 건진 밸러리는 친구의 행방불명 소식을 듣고 전에 없던 이상한 행동을 보이면서 무언가 석연치 않은 일이 있음을 짐작케 한다. 이후 그동안 특별한 일이 거의 없었던 마을은 이 사건 하나로 돌연 어수선한 기운에 휘말리게 되고, 주변 사람들은 이 사건을 두고 근거 없는 이런 저런 입소문을 내기에 바쁘다. 하지만 사건의 본질적인 문제는 오래 전에 있었던 우연한 일과 연관이 있었다.


이 소설은 건조하고 메마른 일상이 지속되는 한가로운 대도시 슬럼가에, 생각지 못했던 두 소녀의 일탈적인 행동이 걷잡을 수 없는 파장을 일으키면서 새로운 국면을 야기하게 되는 흥미로운 줄거리를 담고 있다. 굳이 분류하자면 이 작품은 장르소설로서의 대중적인 측면이 흡족하게 보이는 부분도 있지만 그보다는 작품이 담고 있는 여러 요소를 감안해 볼 때, 작품성에 더 좋은 평가를 주고 싶을 정도로 순수문학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그래서 어떻게 보면 장르소설과 순수문학을 보기 좋게 버무려 놓은 복합적인 이미지가 문득 떠오르지 않나 싶기도 하다. 그러한 관점에서 이 소설에는 작품성과 대중성이라는 두 가지 요소가 균형 있게 형성되어 있음이 쉽게 감지된다. 우선 눈에 확연하게 들어오는 것은, 현장감이 느껴질 만큼의 사실적이고 수려함이 돋보이는 문장의 묘사와, 매혹적인 줄거리의 그 밑바탕에 미스터리적인 요소를 적절하게 배합함으로써 독자의 눈을 즐겁게 하는 대중적 장르의 요인이 비교적 잘 갖추어져 있다는 점이다. 또 하나 빠트릴 수 없는 부분은 풍부한 서사와 치밀한 구성, 그리고 작품의 내용을 통해서 자연스럽게 독자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호소력 있는 이야기 전개과정에서 작품의 완성도를 엿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이 작품은 특이하게도 누가 주인공이라고 말하기 힘들 만큼 실로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것은 그만큼 작품 속 이야기가 생동감 있게 전개되어 있음을 의미하며, 아울러서 이들의 모습에서 독자들은 권태로움, 분노, 고독, 사랑, 애잔함과 같은 다양한 감정의 표상을 체감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 작품은 여러 유명작가들로부터 상당한 호평을 받았음은 물론이고 출간되자마자 베스트셀러로 선정되어 독자들에게 폭넓은 사랑을 받았다고 한다. 그래서 이 작품이 국내 독자들에게도 그에 상응하는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으면 싶고, 개인적으로는 이를 계기로 조만간 작가의 또 다른 작품이 출간되기를 조심스럽게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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