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하루가 이별의 날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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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고개를 젓는다.
우리에게는 영원이 남아 있어요. 아이들, 손자들."
‘눈 한번 깜빡하니까 당신과 함께한 시간이 전부 지나가버린 느낌이야."
그가 말한다.
그녀는 웃음을 터뜨린다.
"나랑 평생을 함께했잖아요. 내 평생을 가져갔으면서."
"그래도 부족했어." - P27

할아버지는 실패에 대해서 뭐라고 얘기햏는지 기억하니?
"한 번 더 시도해보지 않는 게 유일한 실패라고요.
"그렇지, 노아노아야, 그렇지. 위대한 사상은 이 세상에머무를 수 없는 법이란다."
노아는 눈을 감고 흐르려는 눈물을 눈꺼풀 안에 가둔다. 광장에 눈이 내리기 시작하는데 갓난아이가 울 때처럼 처음에는 보일락 말락 하다가 이내 멈추지 않을 기세로 퍼붓는다. 묵직하고 하얀 눈송이가 할아버지의 생각을모두 덮는다. - P69

그리고 저를 잊어버릴까봐 걱정하실 필요는 없어요
아이는 잠깐 생각을 하다가 이렇게 말한다.
"그래?"
아이의 입이 귀에 걸린다.
"네. 저를 잊어버리면 저하고 다시 친해질 기회가 생기는 거잖아요. 그리고 그건 꽤 재미있을 거예요. 제가 친하게 지내기에 제법 괜찮은 사람이거든요."
할아버지가 웃음을 터뜨리자 광장이 흔들린다. 할아버지에게 이보다 더 큰 축복은 없다. - P124

 할아버지는 따라서 콧노래를 부른다. 화를 내기에는너무 넓은 세상이지만, 함께하기에는 긴 인생이다. 노아는 딸아이의 머리칼을 어루만진다. 아이는 침낭 안에서아빠 쪽으로 몸을 돌리지만 깨지는 않는다. 아이는 수학을 좋아하지 않고 제 할아버지처럼 언어와 악기를 좋아한다. 조금만 있으면 발이 땅에 닿을 것이다.
그들은 일렬로 잠을 청하고 텐트에서는 히아신스 향기가 나고 무서워할 일은 아무것도 없다. - P1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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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생일대의 거래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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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굴 죽이는 건 워낙 간단해서 나 같은 사람은 자동차와 몇초의 시간만 있으면 된다. 왜냐하면 너 같은 사람들은 나를 믿기 때문에, 가장 사랑하는 사람을 잠든 채로 뒷자리에 태우고 어둠을 뚫고 시속 백 몇십 킬로미터로 쇳덩어리를 몰 때 나 같은 사람이 맞은편에서 차를 몰고 오더라도 브레이크가 고장 났을 거라곤 생각하지 않는다.
내가 좌석 사이로 떨어진 휴대전화를 찾거나 과속을 하거나 눈물이 고인 눈을 깜빡이느라 차선을 넘나들 거라곤 생각하지 않는다. 전조등을 꺼놓고 111번 고속도로 진입로에 앉아서 대형 트럭을 기다릴 거라곤 생각하지 않는다. 너는 나를 믿는다. 내가 술에 취하지 않았을 거라고. - P30

마음을 얻고 싶은 여자아이에게 주려고 귀걸이를 산 게아니라는 걸 알아차렸다. 네 엄마에게 주려고 산 거였지.
너는 두 번 다시 포커를 치지 않았다.
나는 자식 농사에 실패했다. 너를 강하게 키우려고 했는데 너는 다정한 아이로 자랐으니. - P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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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할머니 - 그래, 사는 게 지겨워질 리가 없어 아무튼 시리즈 50
신승은 지음 / 제철소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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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젊어서부터 관리를 잘해야 한다. 관리가 별게 아니다. 여자는 이기적으로 살아야 해.
누군가가 했던 말이 스친다. 사는 게 재밌는, 삶이지겹지 않은 할머니가 되려면 이기적인 아가씨가되어야 한다. 사실 이기적인 것도 아니지. 헌신적이지 않을 뿐. 사실 아가씨도 아니지. 나는 서른두 살이니 아줌마인가.

아무튼, 할머니라고 해서 새로운 것이 싫고 귀찮을 리 있다. 남편 밥, 아들 밥, 가족 밥을 차리는인생이 지겹고 싫을 수는 있어도 삶 자체가 지겹지는 않을 것이다. 살 만큼 살았다는 말은 거짓말 같다. 배 터지게 밥을 먹어도 몇 시간 지나면 꼬르륵대는 뱃가죽처럼, 삶은 채워도 채워도 끝이 없을 것이다. 나는 재밌게 살고 싶다.  - P120

"내가 젊었을 때는 ‘이거 한번 해볼까?‘ 그러면 남들이 그걸 못 하게 하는 거야. ‘너는 하면 안돼. 그러는 수가 있어. 그러는데... 그 박자에 맞추지 말어. 내가 하고 싶은 게 있으면 그걸 해. 내 인생 철학은요. 내가 하고 싶은 거 하는 거예요. 남의박자는 좆같은 박자다, 내 박자가 맞는 박자다." - P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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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들리와 그레이스
수잔 레드펀 지음, 이진 옮김 / 밝은세상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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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이 캔디드라는 남자인데 완전 웃겨요. 뭘 모르는 사람이라 인생이 거지처럼 꼬이죠. 어딜 가서 무얼 하든 죄다 실패하지만황당할 정도로 낙천적이라 계속 그렇게 살아요. 세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은 반드시 이유가 있다고 믿으면서요. 사실은 그 사람 인생이거지 같아 그런 일이 벌어지는 건데도 너무 바보 같아서 좋아하게 되었어요. 세상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라서."
매티가 카트에 들어있는 물건들을 계산대에 올려놓았다. 그레이스는 재미로 책을 읽어본 적이 없었지만 앞으로는 읽어 봐야겠다는생각이 들었다.
- P221

그레이스의 할머니는 말했다.
한 발짝씩 꾸준히 앞으로 내딛는 거야. 그렇게 계속 앞으로 나아가는거야.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목적지에 도착해 있지.
이론적으로는 옳은 말이었지만 삶은 그리 단순하지 않았다. 한발짝씩 내딛다가 빠져나오기 힘든 곤경에 처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 P337

어떤 고통은 사람을 영원히 바꾸고, 영혼에 문신을 새긴다. 할머나는 그런 경우를 ‘영원한 고통‘이라고 불렀지만, 놀랍게도 사람들은 그런 고통을 이겨내며 삶을 이어간다. 영원한 고통도 결국 희미해지고 무뎌진다. 그러다가 어느 날 아침에 눈을 뜨면 더는 그 고통이 마음 구석구석을 채우고 있지 않다는 걸 깨닫게 된다. 여전히 고통은 존재하고, 저 깊은 곳에 도사리고 있지만 예전처럼 선명하게나 두드러지지 않고, 주의를 집중해야만 느껴진다. - P3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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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의 말들 - 일상이 즐거워지는 마법의 주문 문장 시리즈
마녀체력(이영미) 지음 / 유유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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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 있게 시작해 보라고 권할 수 있는 운동은 ‘걷기‘다. 왜?
첫째, 바로 시작할 수 있다. 맘만 먹으면 지금부터 운동화 신고 나가서 당장. 둘째, 시간과 장소에 얽매이지 않는다. 새벽이든 한밤중이든, 아파트 단지 안이든 논두렁이든. 셋째, 별 가윗돈이 들지 않는다. 오히려 차비를 절약할 수 있다. 넷째, 운동 신경이나 민첩성, 순발력이 필요치 않다. 장삼이사, 남녀노소 누구나가능하다. 다섯째, 매일 걸어도 질리지 않는다. 평생 동안 지속할수 있다. 여섯째, 뭣보다 걷기조차 시작하기 어렵다면, 대체 무슨운동을 할 수 있다는 말인가.
- P19

아들한테 문제가 생겼는데,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었다. 아들 곁에 가 있지도 못했다. 마침 시아버지 사십구재 기간이어서, 어머니를 모시고 절에 가야 했다. 평소에는 남들 따라 몇 번절이나 하고 불경도 대충 읽었다. 그런데 그날은 나도 모르게 무릎이 닳도록 절을 하면서, 한없이 부처님을 찾았다. 목이 메고 눈물이 바닥으로 뚝뚝 떨어졌다. 태어나서 누군가에게 그토록 간절히 빌어 본 적이 있던가. 종교가 없는 사람은, 어쩌면 신을 찾을만큼 절박한 상황에 빠져 보지 않은 게 아닐까.
그때 이후로, 산책을 할 때면 종종 기도를 한다. 내 한 몸 잘살게 해 달라고 빌어 본 적은 없다. 남편과 아들이 많이 웃고 살기를, 두 어머니가 마지막 순간까지 건강하시길 기도한다. 외국에 이민 가서 외롭게 사는 동생네 부부 생각을 한다. 시동생네 말성쟁이 큰조카 녀석을 떠올리기도 한다.  - P27

내게도 철인3종은 거창하고 도저히 도달하지 못할 종착지였다. 처음부터 그걸 염두에 두고 훈련했더라면 보나마나 일찌감치나자빠졌을 거다. 그저 출근하기 전에 ‘운동 삼아 수영을 한 시간씩 했다. 일주일에 두 번, 동호회 사람들과 만나 ‘즐겁게 달리는연습을 했다. 주말에는 제법 멀리까지 사이클을 타고 ‘놀러‘ 나갔다. 몇 년 동안 그런 시간과 경험이 계속해서 쌓였다. 그러다 보니 순리대로 어느 날 선수가 되고 만 거다.
하나하나 점이 모여 선이 되는 법이다. 그러니 허투루 점을찍으면 되겠는가. 한 걸음씩 꾸준히 걷다 보면, 언제고 원하는 목적지에 다다를 것이다. 가는 길이 맞는지, 가끔 고개 들어 표지판을 살피면 된다. 삶도 마찬가지 아닐까. 멀리 있는 미래를 막연히 쫓기보다는, 오늘 하루를 충실히 사는 게 우선이다. - P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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