켄타우로스 시대가 온다 - 인간과 AI의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리더십
박종성 지음 / 세종(세종서적)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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켄타우로스 시대가 온다 

_인간과 AI의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리더십 

"AI가 일하는 시대, 리더는 무엇으로 살아남을 것인가?" 

_인간의 통찰과 실행력을 결합하는 새로운 리더십 전략 

_인간과 AI가 최고의 성과를 내는 팀은 어떻게 탄생하는가? 

'인간의 지혜'와 '말의 실행력을 갖춘 AI'의 협업, 반인반마 켄타우로스 리더에서 답을 찾다! 


#세종 #켄타우로스시대가온다 #박종성 #리더십 #자기계발 


평소 책을 읽고 서평을 적을 때보다 위에 부제목과 한줄평을 많이 적어보았다. 

책이 무엇을 말하는지, 책이 쓰인 의도와 효용 가치, 읽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의 첫인상을 결정지을 단서를 최대한 주고 싶었다. 

이제부터 적는 내용은 책의 요약보다 내가 읽으면서 마음에 쏙 들었던 문장들을 적을 분량을 확보하기 위해서 말이다. 

곧 동료들이 한 자리에 모여 올해의 업무 과정, 성과를 두고 대토론회를 연다. 이미 의견 수렴에 들어갔고 누군가 사회를 보면서 크고 작은 제시된 의견을 갖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게 될 시간을 앞두고 꼭 AI를 끼어 넣지 않아도 리더의 마음, 팀원의 마음을 공감하며 참고할 만한 문장이 너무 많아서 모두 기억하고 싶은 마음이 커졌다. 


일단 켄타우로스를 자꾸 켄타로우스라고 떠올리는 오류부터 수정하고 왜 켄타로우, 아니 켄타우로스 리더십이라고 부르는지에 대해서도 이번 기회에 잘 알게 되어서 이후 잘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켄타우로스의 케이론이 걸어온 삶의 여정과 그 마지막 죽음까지 의미가 담겨 있는 신화 속에서 리더십의 이름이 출발하는 것이 좋았다. 리더십에 관한 어찌 보면 자기 계발서라는 것을 알고 있는 상황에서 그 처음이 딱딱하지 않아서 말이다. 


처음만 흥미진진한 것은 아니다. 

그 긴장감과 이야기의 오르락내리락하는 정도가 끝까지 이어진다. 그저 지식과 정보를 주는 것 이상인 이유는 결정적으로 이 책이 '소설로 읽는 AI리더십'으로 소개된 것처럼 장편 소설, '미생' 같은 드라마 정주행 한 느낌이 든다.


이제 문장을 좀 옮겨보려 한다. 


실행력은 말의 하체_동물의 뜨거운 본능, 전략적 통찰, 공감, 가치판단은 인간의 상체_인간의 냉철한 이성 

이것이 켄타우로스 리더가 갖춘 역량이다. AI가 똑똑해질수록 리더는 더욱 인간적일 것을 요구받을 것이기에 신의 고귀함과 짐승의 외형을 갖춘 케이론으로 지금 현시대에 필요한 리더의 모습을 설명하고 있다. 특히 부모로부터 버려지고 상처받은 어린 시절이 공감 역량을 성장하는데 토대가 되며 구조적 무력감, 번아웃 같은 고민의 팀원의 고충을 공감하는 것에 대한 필요성, 효과에 대해 자세히 사례와 함께 이야기해 준다. 


복잡한 행정절차를 처리하며, 조직이라는 기계가 멈추지 않도록 마모된 부품을 갈아 끼우며 간신히 버티는 일이 아니니 팀원 육성과 개발의 가치를 떠올리게 하는 내용도 인상 깊었다. 워크슬롭(검증되지 않은 무의미한 결과물_AI할루시에이션), 지루하고 반복적인 육체노동 등으로 표현되는 이전과 AI의 도움을 받아 '인지적 부담'에서 해방된 인간만이 던질 수 있는 더 높은 차원의 질문을 던질 수 있는 시대를 설명하는 내용이 기억에 남는다. 이 부분에서 모두 유니콘이 되자는 것이 아니라 켄타우로스로 진화하자는 말이 참 인상적이다. 나 역시 유니콘이 될 자신이 없거나 이야기 속 최차장의 모습, 박사원의 모습에서 내 모습이 겹쳐 보이기 때문인 듯하다. 

겹쳐 보인다! 여기에서도 읽으면서 소설 속에 인물들에 푹 감정 이입이 되어있구나. 싶다. 


요즘 시대 창의적인 의견이 없다는 것은 아니지만 '평균으로의 회귀' 부분에서 역시 고개가 끄덕여진다. 내가 당했고, 지금 내가 하고 있는 만행이기도 하다. 다가오는 시대에 필요한 핵심역량 즉 공감 능력, 창의적인 문제 제기, 인간적 유대감이며 이를 위해 적극적 경청과 중재 능력은 AI가 수행하기에 어려운 부분이다. 우리는 AI를 비서가 아닌 창의적인 파트너로 즉 AI로부터 영감을 받되 인간은 그 결과를 철저하게 인간의 지성으로 검증하는 역량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사람을 대체하는 AI가 아닌 증강에 활용되는 AI이며, 이를 위해 사람들은 물론 이를 위해 '생산적 갈등' 상황 속에서 평균으로의 회귀를 막아내야 한다는 말에 공감을 하게 된다. 


책을 읽고 서평을 쓰고 난 후 대학별 고사(면접)를 준비하는 학생과 AI 활용에 따른 미래사회의 모습에 대해 이야기하던 중 업스킬링 코치와 리스킬링 코치에 대해 말하고 있는 내 모습을 알아차리고서는 좋은 책 추천받아서 잘 읽었구나. 싶다. 


행복하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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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로 읽는 최치원 풍류길 - 고운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생태 인문 기행
김재웅 지음 / 책과나무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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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로 읽는 최치원 풍류길 


#나무로읽는최치원풍류길 #책과나무 #최치원 #나무 #김재웅 


세이암_흐르는 물에 귀를 씻는다. 

바위에 새긴 석각을 찾으러 이 바위 저 바위를 뛰어다니는 작가님의 모습이 그려진다. 

찾고 나서 찍은 듯한 사진을 모변 괜히 내 귀에 흥분된 그 기분이 전해지는 듯하다. 


그저 최치원의 흔적을 찾고 그 흔적 주변에 나무를 말한다. 

단순해 보이는가? 

읽다 보면 엄청난 내공이 느껴진다. 

최치원의 글과 삶의 여정, 그리고 그 안에서 알 수 있는 나무 이야기를 현재 자라고 있거나 새로운 생명이 자라는 경관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어지지 않을 듯한데 이어지고 관련이 없어 보이는데 그의 글과 행적에 나무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배경이 된다. 


나무 이야기 

흥미로운 것은 이 나무는 이래서 이런 이름이야~라는 생경한 정보의 제공에서부터이다. 

하지만 그런 것은 이 책이 아니더라도 어디 숲에 가서 오래 근무하신 숲 해설가님에게서도 얻을 수 있는 정보가 아니던가? 혼자 생각했다. 

그러다가 아래 문장을 찾았다. 

옮겨 적어본다. 

난 이 책에서 작가님이 계속하고 싶은 말이 이런 것 아닌가 싶었다. 


'나뭇잎이 아닐 비(非)를 닮은 비자나무는 모두가 그렇다고 해도 반대할 수 있는 젊은 날 최치원의 도전과 용기를 보여 주는 듯하다. 이렇게 동백나무와 비자나무는 절집 창건과 관련된 최치원 이야기를 운거산 구름과 끊임없이 소통하고 있다.' 


잇고 또 이어간다. 

지팡이를 꽂았더니 나무가 되었다는 그 허무맹랑하다 싶은 싱겁고 흔한 이야기가 달리 읽힌다. 

그때 지팡이의 굵기가 떠오르고 사진에서 보이는 아름드리나무의 품이 상상이 된다. 그때 그 지팡이가 아니면 어떠하고 굳이 그 나무가 지금 나무가 아니어도 괜찮다. 읽다 보면 말이다. 그냥 이어지고 연결되는 느낌 속에 빠져있다. 


나도밤나무, 너도밤나무 이야기는 꼭 아재 개그 같다. 

느티나무는 '늦게 티가 난다'라고 해서 이름이 붙여졌다. 우람하게 자라는 학사루의 느티나무를 보면 이름의 유래가 단박에 이해가 된다고 한다. 

처음 듣고 이제라도 알게 되어 좋았던 지식이다.


임금님의 수라상에 올라 상수리나무 

모과나무는 '나무에 달린 참외'라는 뜻의 목과(木果)가 변한 것으로 아주 오래된 과일이라는.. 

배롱나무 꽃이 백일홍, 백일 동안 피어있어서 그렇다는 것은 알고 있었으나 꽃이 피고 지기를 반복하기 때문에 오랫동안 피어있는 것처럼 보일 뿐이라는 말에 장탄식을 내뱉기도 했다. 


산 나무 이야기만 있는 것도 아니다. 

고사목이 누워 있는 곳에 김성기의 시 '휴(休)'가 일품이다. "서 있느라 수고했네 / 이제 편히 누우시게나"와 같은 인용문에서는 눈길이 한참 머문다. 


나무 이야기만으로는 이 책의 매력을 절반만 표현할 수 있다. 

최치원이 쓴 시, 글에서 당나라에서까지 필력을 떨친 이유를 조금은 알 수 있다. 


'~몸은 영화 티끌에 더럽기 쉽고, 마음 때는 물로도 씻기 어렵네. 

누구랑 담담한 맛 의논하리오. 세상 사람들은 달고 취함 즐기는 것을~' 

그 당시의 시로 지금의 삶을 성찰하게 한다.' 


'첩첩이 쌓인 바위 계곡을 굽이치는 물소리에 지척에서도 사람들의 말을 분간하기 어렵네. 

항상 시비 소리가 귀에 들릴까 염려하여 흐르는 물소리로 온 산을 둘렀네' 


그렇게 물과 나무가 있는 곳에서 신선이 된 사람의 이야기이다. 

동료가 주변 아파트 숲을 산책하다가 계수나무 향을 맡았다고 한다. 

다음 산책에 끼어 그가 보았던 계수나무가 어디 있는지 이 책을 옆에 끼고 따라가 보리라 마음먹어 본다. 


사람과 나무를 더불어 생각하며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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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없는 여름 ㅣ 상상 동시집 41
문신 지음, 도원 그림 / 상상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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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없는 여름 


#여름이없는여름 #상상 #문신 #도원 #상상동시집 


여름이 없는 여름이라 

나와 시인을 비교해 본다. 

감히.. 


아는 단어는 그냥저냥 비슷할 것 같은데... 

동시를 읽고 나면 "어쩜 이리도..", "어떻게 이런 표현이..." 

그러니까 

시인이지! 

참 부러운 능력이다. 


어느 상황은 간결하고 명확하게 군더더기 하나 없이 

때론 물레를 잡고 연을 연줄로 이어 살살 풀고 당기듯 이야기를 맛깔나고 구성지게 당기고 밀어내고... 


사람 이름과 계절명을 갖고 장꾸같이 있다 없다 장난치듯 하다가 

서쪽 하늘 노을의 붉은색은 어느새 열 번도 더 울었을 하느님의 눈시울 색이 되어버린다. 

그럼 나도 아까 치던 장난으로 신이 나서 하늘 높이 나는 연 같았다가 노을 지고 곧 어두워지는 하늘을 보고 물레를 감는 자의 마음처럼 고도를 낮추는 연처럼 차분히 가라앉는다. 


이런 시어로 시를 쓴다는 것이 갑자기 툭 하고 시상이 떠올라 후다닥 적어놓는 것일까? 

쓰고 고치고 읽다가 또 쓰고 고치고 읽으면서 수십 번, 수백 번 고치고 고쳐서 이렇게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웃다가 울다가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시를 쓰는 것일까? 


"야 너희 나라로 가버려" 

아슬아슬 잘 버티던 젠가 게임 

"베트남으로 가버려"라는 주문에 마지막 조각이 빠지면서 무너져 내리는 순간... 

슬픔으로 쌓아 올렸던 열두 살이란다. 

이런 지금 젠가 게임에서 확 슬픈 것도 안쓰러워지는데 열두 살... 슬픔을 차곡차곡 쌓아 올린... 젠가 게임 하려고 막대를 쓰러지지 않게 조심조심 쌓는 그 마음이 게임을 한다는 들뜸이 아니라 슬픔으로 쌓아 올려놓고 이제 좀 재밌게 친구들과 놀아보려 했더니 열두 살 인생이 산산이 부서져 버렸단다. 

다시 게임을 시작하기 위해 또 쌓았을까? 슬픔으로.. 하나하나? 

다시는 두 번 다시 막대를 쌓아 올리지 않았을까? 

억지로 죽을힘을 다해 쌓아 올렸건만 언제 또 그 주문이 들릴지 몰라 손을 벌벌 떨며 나무 조각을 빼고 있는 것인지... 


여름이 이야기에 주먹에 힘이 들어간다. 

손바닥이 아프다. 

파고드는 손톱 때문에...


씁쓸하다는 말 

나도 그렇다. 

나도 씁쓸하다는 말을 열두 살에 알았을까? 

언제 알았을까? 


부럽다. 

글을 쓰고 누군가 그 글을 읽고 씁쓸한 기분이 들게 하는 것이...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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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하나, 양 둘 ㅣ 알맹이 그림책 82
곽수진 지음 / 바람의아이들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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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하나, 양둘 


#바람의아이들 #양하나_양둘 #곽수진 #그림책 #책추천 


왜 아이들은, 아니 몇몇 어른들도 잠이 안 오면 양을 셀까? 

무심히 외롭거나 무섭거나 복잡한 마음을 내려놓고 그저 반복적으로 수를 세다 보면 잠이 온다고 믿는 건가? 


뜬금없이... 

양치기 소년 이야기가 생각난다. 


높은 산 홀로 양을 지키다가 거짓말로 "늑대가 나타났다!"라고 소리친 후 헐레벌떡 양을 지키러 뛰어 올라오는 마을 사람들 모습을 보고 즐거워했다는 거짓말쟁이에 장난 꾸러니 소년 이야기 말이다. 


나중에 위 이야기 주인공은 실제로는 산에 홀로 양을 지키는 소년은 고아이거나 마을에 신세를 진 아이가 차출되어 산으로 올라가는 것이라고 들었다. 

생각해 보라. 

부모가 있다면 왜 어린아이를 산 위 늑대가 있는 위험한 산꼭대기로 두어 달 넘도록 방치하겠는가? 

그렇게 매일 밤 무섭고 외로웠던 아이는 그래도 양을 지키기 위해 양을 세고 또 세고 그랬을 듯하다. 

하지만 그 무서움과 외로움이 극에 달하면 "늑대가 나타났다"며 거짓말을 해서라도 사람들을 만나고 싶지 않았을까? 거짓말했다고 뺨 몇 대 맞더라도 그 순간은 안심이 되고 외롭지 않았을 테니... 자신도 마을 사람 중 한 명이라는 소속감을 느끼면서... 


양을 세는 행위는 이렇게 시작되지 않았을까? 

외로움을 느낀 아이가.. 

무서움을 느낀 아이가.. 

지켜야 하고 무언가 해야 하고 해내야 하는 그 무언가... 

그렇게 외로움과 쓸쓸함, 두려움을 이겨내야 한다는 것을 삶에서 배우게 되는... 양치기 소년, 그리고 책 속의 아이 ^^ 


아이는 참 착하다. 

노아도 아니면서 

자신의 방이 방주도 아닌 데도 

밤 빗방울을 피해 온 동물 친구들에게 결국 자신의 자리까지 내어주고 ^^ 


동물들도 기가 막힌 촉을 지니지 않았나? 

서로서로 다들 잘 자~푹 자~좋은 꿈 꿔라고 인사해주는 꼬마를 한 방에 찾아서 부탁을 하고 있으니 말이다. 


아빠 엄마가 이번에 거짓말은 완돼!라고 말씀하셔도 뭐 어떤가~ 

모두 무사하니까~ ^^ 



아이의 생각으로 많은 사람들의 가슴이 따스해지는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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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과 내가 대화할 수 있을까 - 소통 불가능성의 인문학
정희진 지음 / 창비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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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과 내가 대화할 수 있을까? 


#정희진 #당신과내가대화할수있을까? #소통법 #책추천 #창비 


버릇처럼 뒤표지에 소개된 문장을 옮겨본다. 

"몇 번이나 얘기했는데 그 인간은 절대 내 말을 안 들어요!" 

옮겨 적으면서도 깜짝 놀란다. 

음.. 사실 오늘도 마음속으로 했던 말이다. 

할 할수록 억울하고 외로워지는 당신을 위한.... 

"왜 나만 소통하려고 애쓰나?" 

"내가 너무 예민한 걸까요?"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읽으면 좋을 소통에 관한 책... 이란 소개이다. 


책 이해를 돕기 위해 하나 더 편집자님의 이야기를 보태본다. 

편집자님이 수많은 문장을 공유하고 싶지만 가장 기억나는 문장 중 하나를 옮기면 다음과 같다. 


"저는 완벽한 소통에 대한 지나친 기대와 욕망, 환상을 걷어내고 소통 불가능성을 이해하는 말이 일종의 위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소통을 너무 잘 해내고 싶지만 소통이 되지 않아서 자책하고, 자기 비하에 피로와 우울감이 드는 나에게도 이 책은 위안을 줄 것인지... 

책을 다 읽고 나서 난 어떤 한 문장을 기억하고 손글씨로 천천히 꾹꾹 눌러가며 필사를 할지... 


내가 추천할 한 문장을 고르기 위해 후보 문장들을 골라 보자. 


앗 처음 접어 놓은 페이지 마지막 문장이 바로 편집자님이 추천한 문장이었구나. 

보물을 찾은 느낌이고 나 역시 작가님, 편집자님과 무언가를 공유하고 공감한다는 생각, 책을 내가 잘 읽어가고 있구나..라는 생각에 안심한다. 

자 그다음 어디 페이지를 접어 놓았더라. 


'결국 기존의 인식에서 우리가 평화라고 믿는 상태는 압도적인 힘의 차이를 가진 집단이 상대방을 지우고 굴복시키는 전쟁을 동반하는 평화인 것입니다.' 

즉 평화는 전쟁의 부재가 아니라 전쟁 그 자체라는 것, '평정'이란 단어의 뜻도 살펴보면 한 세력을 진압했다~라는 무서운 의미가 내포된... 이런... 

이건 관계에서 소통은 있을 수 있다는 것인가? 

완벽한 소통은 절대자에게 하는 고백이란 사례 단 하나! 아니면 힘과 폭력으로 상대를 굴복시켜 평정한 상황 속에서의 소통? 이란 것으로 나름의 정리를... 


무섭다.


'표현의 자유'라는 이름의 혐오~라는 소제목 때문에 접어두었던 페이지 

요즘 영화 한 편으로 표현의 자유인가? 아닌가?로 한창 시끄럽기에... 말의 대담성에 대한 이야기이다. 

자신의 편견을 보편적 사실인 양 당당하게 표현하는 것이 혐오 발화이다. 아까 언급한 힘과 폭력을 병풍 삼아 자신의 편견이 보편적 사실인 양 말을 대담하게 하는 상황에서의 소통은... 소통이 아닐 것이다. 


외우고 싶은 표현이어서 접어두었던... 

'광물을 캐면 돈을 벌지만 사람을 캐면 돈이 들어간다. 끝내 시신을 수습하지 않는다.~마이너는 캐는 사람이건만 그들은 묻힌다.' 

계급, 장애, 젠더, 나이, 경험, 처지 등에 따라 불편할 수 있는 말들..."잊지 않겠습니다."라는 말이 주는 것... 


'각자도생의 시대에서 동병상련은 없다.' 

바로 전에 읽은 돌봄에 관한 책에서도 비슷한 문장을 읽었다. 

왜 우리는, 언제부터 우리는 이렇게 '우리'가 불편하고 각자, 홀로 경쟁하고 외로워하는 것인지... 

그러면서 파생되는 피해의식을 경쟁하는 문화가 만연하고 서로 밀치고 짓밟는 시대가 되었다. 악인들은 정신 승리로 세상을 망치고 있다. 


교통의 요지 '대전' 그런데 공항이 없다? 제주도를 가려면 대전이 교통의 요지? 

지리를 가르치는 나도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던 의문이다. 이런... 


'보편의 상대어는 특수가 아니라 차이이고 예술과 사회운동은 기존의 차이를 문제 삼으면서 보편을 해체하고 경계를 제구획하는 행위입니다.' 

계속 느끼지만 어떤 단어를 사용하고 선택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는다. 


나혜석 님은 수원 사람이다. 인용문이 나온 페이지 접어야지!라고 생각했다가... 난 또 이게 무슨 지역에 얽매인... 

"우리 모두에게 칼이 있습니다. 그러나 남자는 칼자루를 여자는 칼날을 쥐고 있습니다." 이 상태에서 대화를 시도할수록 여성을 피를 흘릴 뿐... 


이제 소통 불가능성에 대한 근거와 사례를 충분히 접한 후 

몸의 개별성, 사회적 위치, 권력관계, 말의 미끄러짐, 듣기의 정치로 인한 소통 불가능성을 알게 되고, 


그렇다면


소통을 어디까지 포기? 설득을 시도하지 않아도 되는지? 대화를 끝낼 자유가 있는가? 어떤 순간 말을 다시 건네야 하나? 즉 나를 위한 침묵과 '언어도단' 말이 끊겨버린 자리에서 다시 어떻게 소통을 시작할지 소통할 수 없다고 용기를 내어 정직하게 고백을 할지... 다시 어떻게 시작할지 머리를 맞대는 것, 침묵이 무능이 아니라 그럴 수밖에 없음을 사회적 이유에서 찾는 노력... 

이러한 노력이 켜켜이 쌓일 때... 

다시 우리는 소통을 시작할 수 있다는 위안을... 


이 책은 충분한 근거와 사례, 단오한 힘을 담아 건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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