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과 내가 대화할 수 있을까 - 소통 불가능성의 인문학
정희진 지음 / 창비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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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과 내가 대화할 수 있을까? 


#정희진 #당신과내가대화할수있을까? #소통법 #책추천 #창비 


버릇처럼 뒤표지에 소개된 문장을 옮겨본다. 

"몇 번이나 얘기했는데 그 인간은 절대 내 말을 안 들어요!" 

옮겨 적으면서도 깜짝 놀란다. 

음.. 사실 오늘도 마음속으로 했던 말이다. 

할 할수록 억울하고 외로워지는 당신을 위한.... 

"왜 나만 소통하려고 애쓰나?" 

"내가 너무 예민한 걸까요?"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읽으면 좋을 소통에 관한 책... 이란 소개이다. 


책 이해를 돕기 위해 하나 더 편집자님의 이야기를 보태본다. 

편집자님이 수많은 문장을 공유하고 싶지만 가장 기억나는 문장 중 하나를 옮기면 다음과 같다. 


"저는 완벽한 소통에 대한 지나친 기대와 욕망, 환상을 걷어내고 소통 불가능성을 이해하는 말이 일종의 위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소통을 너무 잘 해내고 싶지만 소통이 되지 않아서 자책하고, 자기 비하에 피로와 우울감이 드는 나에게도 이 책은 위안을 줄 것인지... 

책을 다 읽고 나서 난 어떤 한 문장을 기억하고 손글씨로 천천히 꾹꾹 눌러가며 필사를 할지... 


내가 추천할 한 문장을 고르기 위해 후보 문장들을 골라 보자. 


앗 처음 접어 놓은 페이지 마지막 문장이 바로 편집자님이 추천한 문장이었구나. 

보물을 찾은 느낌이고 나 역시 작가님, 편집자님과 무언가를 공유하고 공감한다는 생각, 책을 내가 잘 읽어가고 있구나..라는 생각에 안심한다. 

자 그다음 어디 페이지를 접어 놓았더라. 


'결국 기존의 인식에서 우리가 평화라고 믿는 상태는 압도적인 힘의 차이를 가진 집단이 상대방을 지우고 굴복시키는 전쟁을 동반하는 평화인 것입니다.' 

즉 평화는 전쟁의 부재가 아니라 전쟁 그 자체라는 것, '평정'이란 단어의 뜻도 살펴보면 한 세력을 진압했다~라는 무서운 의미가 내포된... 이런... 

이건 관계에서 소통은 있을 수 있다는 것인가? 

완벽한 소통은 절대자에게 하는 고백이란 사례 단 하나! 아니면 힘과 폭력으로 상대를 굴복시켜 평정한 상황 속에서의 소통? 이란 것으로 나름의 정리를... 


무섭다.


'표현의 자유'라는 이름의 혐오~라는 소제목 때문에 접어두었던 페이지 

요즘 영화 한 편으로 표현의 자유인가? 아닌가?로 한창 시끄럽기에... 말의 대담성에 대한 이야기이다. 

자신의 편견을 보편적 사실인 양 당당하게 표현하는 것이 혐오 발화이다. 아까 언급한 힘과 폭력을 병풍 삼아 자신의 편견이 보편적 사실인 양 말을 대담하게 하는 상황에서의 소통은... 소통이 아닐 것이다. 


외우고 싶은 표현이어서 접어두었던... 

'광물을 캐면 돈을 벌지만 사람을 캐면 돈이 들어간다. 끝내 시신을 수습하지 않는다.~마이너는 캐는 사람이건만 그들은 묻힌다.' 

계급, 장애, 젠더, 나이, 경험, 처지 등에 따라 불편할 수 있는 말들..."잊지 않겠습니다."라는 말이 주는 것... 


'각자도생의 시대에서 동병상련은 없다.' 

바로 전에 읽은 돌봄에 관한 책에서도 비슷한 문장을 읽었다. 

왜 우리는, 언제부터 우리는 이렇게 '우리'가 불편하고 각자, 홀로 경쟁하고 외로워하는 것인지... 

그러면서 파생되는 피해의식을 경쟁하는 문화가 만연하고 서로 밀치고 짓밟는 시대가 되었다. 악인들은 정신 승리로 세상을 망치고 있다. 


교통의 요지 '대전' 그런데 공항이 없다? 제주도를 가려면 대전이 교통의 요지? 

지리를 가르치는 나도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던 의문이다. 이런... 


'보편의 상대어는 특수가 아니라 차이이고 예술과 사회운동은 기존의 차이를 문제 삼으면서 보편을 해체하고 경계를 제구획하는 행위입니다.' 

계속 느끼지만 어떤 단어를 사용하고 선택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는다. 


나혜석 님은 수원 사람이다. 인용문이 나온 페이지 접어야지!라고 생각했다가... 난 또 이게 무슨 지역에 얽매인... 

"우리 모두에게 칼이 있습니다. 그러나 남자는 칼자루를 여자는 칼날을 쥐고 있습니다." 이 상태에서 대화를 시도할수록 여성을 피를 흘릴 뿐... 


이제 소통 불가능성에 대한 근거와 사례를 충분히 접한 후 

몸의 개별성, 사회적 위치, 권력관계, 말의 미끄러짐, 듣기의 정치로 인한 소통 불가능성을 알게 되고, 


그렇다면


소통을 어디까지 포기? 설득을 시도하지 않아도 되는지? 대화를 끝낼 자유가 있는가? 어떤 순간 말을 다시 건네야 하나? 즉 나를 위한 침묵과 '언어도단' 말이 끊겨버린 자리에서 다시 어떻게 소통을 시작할지 소통할 수 없다고 용기를 내어 정직하게 고백을 할지... 다시 어떻게 시작할지 머리를 맞대는 것, 침묵이 무능이 아니라 그럴 수밖에 없음을 사회적 이유에서 찾는 노력... 

이러한 노력이 켜켜이 쌓일 때... 

다시 우리는 소통을 시작할 수 있다는 위안을... 


이 책은 충분한 근거와 사례, 단오한 힘을 담아 건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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