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나요? 세상을 방랑하는 철학 1
파스칼 세이스 지음, 이슬아.송설아 옮김 / 레모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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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교단에 섰던 해였을 것이다. 한 교시를 꽉 채워 떠든 후 힘이 빠져 왜 이래야 하지? 이렇게 고생해서 전달할 지식의 양이 아니었는데. 칠판에 판서해주고 "외우세요!"라고 한 마디면 될 수업을 50분을 끌었어. 뭐가 문제야!!!...라고.. 엄청 위험한 생각을 할 때가 있었다. 지금 생각하면 정말 내 수업을 듣는 아이들에 대한 배려나 이해가 단 1도 없는 생각이었던 것 같다.


이 책은 교사 지침서도 수업 지도안도 아니다. 특히 내 전공과는 상관없는 철학, 굳이 과목을 대입해보면 윤리? 사회문제 탐구? 정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가의 머릿속에 있는 지식과 경험을 그대로 옮겨와 내 수업 속에 반영시켜내고 싶다.라는 욕심이 생긴다.

아이들의 선택에 계열 구분은 이제 의미가 없는 것이라고들 하지만 여전히 자연계열, 옛날 이과 쪽으로의 쏠림현상은 계속되고 있다. 이때 지금 너희들이 살아가는 세상은 이렇고, 이렇게 저렇게 나아갈 길은 갈라져 있으며 그 끝은 어떨까 생각해보자. 그런 생각을 가능케 하는 옛 철학자들의 말과 경험을 통해 우리 사유하고 선택한 후 실천하는 용기를 내볼까?라는 수업을 하고 싶다. 신화와 과학을 넘나들고 환경과 개발과 같은 양 극단의 것에 대해 모두 살펴주며, 독자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이해를 못 할 만한 상황 속에서 간결한 문장을 앞세워 재미난 옛날이야기를 들려주는 이 책의 매력에 깊게 빠진 듯하다.


내가 아끼는 좋은 사람에게 양해를 구해야겠다. 한번 더 보고 나와 나를 둘러싼 세상에 대한 사유를 좀 더 할 수 있게 이 책을 잠시 내 곁에 더 두겠다고... 내 사유가 자라고 깊어진 후 선물하여 함께 읽은 후 우리에게 벌어진 일 앞에서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날카롭고 위트있게 이야기해보자고 말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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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반짝이던 순간 - 진심이 열리는 열두 번의 만남
이진순 지음 / 문학동네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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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반짝이던 순간 / 이진순 지음 / 


규정과 효율 속에서 균형을 유지하면서 사는 것은 꽤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균형을 유지하는 것은 늘 어렵고, 양쪽 끝단에 있는 결정 중 하나... 꼭 하나를 선택해야 할 때가 더 많은 듯했다.

어떤 신문 1면에선 시위대가 피를 흘리는 사진이 실려있고, 또 다른 신문 1면에선 전투경찰이 부축을 받으며 병원으로 호송되는 사진이 대문짝만하게 실린 신문을 읽은 후에 어지러운 마음처럼 말이다. 

꼭 그런 선택의 상황은 아직 준비가 덜 되었다고 느껴질 때 훅 다가온다.


책에는 이렇게 어려운 선택의 상황 속에서 쉽지 않은 힘든 결정을 내린 후 속마음 즉 진심을 말해주는 사람들이 12명의 인터뷰가 실려있다.

책은 그들의 선택을 따라오라고 강요하기보다는 천천히.. 잔잔히.. 이렇게 다양한 생각들이 이 사회 속 사람들 진심 속에 담겨 있다고 말해주고 있다.


이익보다 사람을

사람과 함께 동물을

이성으로 편 가르기보다는 양성성을 갖추기를

세대를 나누기보다는 희망을 품은 세대와 노하우를 갖춘 세대를 이어 주자는 사람들의 진심을 엿볼 수 있고 배울 수 있는 책이다.

사회 속 소수의 생각일 수 있지만, 지하 깊은 곳 감춰져 있다가 캐어진 다이아몬드같이 단단하고 반짝이는 생각을 우리의 청소년들.. 내 제자들에게 소개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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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의 일 (양장)
이현 지음 / 창비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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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장

내 마음은 얼어붙은 호수와 같아 나는 몹시 안전했다.


마지막 장

내 마음은 얼어붙은 호수와 같아 나는 몹시 안전했지만 봄이 오는 일은 내가 어쩔 수 있는 게 아니었다. 마음은 호수와 같아.


마음은 숲

마음은 바다가 아니라.. 왜 마음은 호수일까?

책 제목이 호수의 일이고 내 마음은 호수라고 했으니 마음의 일이라고 읽어도 될까?

얼어붙은 마음의 일로 시작해서 봄이 와 녹아버릴 즈음의 일로 책이 마무리되는 것인가?

책을 자꾸 분석하고 해석하려 드는 건 아니지만.. ^^

계절이 어떻든 평소에는 모두 받아 주다가도 한 번씩 너무 공포스럽게 변하는 바다가 아니라... 늘 푸른 숲이 아니라 호수인 건가?

얼어붙은 호수는 바다 같고 숲 같아서.. 말이다.


그래서..

은기는 은기대로

진주는 진주대로

나래와 지후는 또 그렇게

선생님은 선생님대로...

호수의 달처럼, 나무처럼 나무에서 떨어지는 낙엽처럼, 새처럼 물고기처럼, 구름처럼


나무처럼 나무에서 떨어지는 낙엽처럼

호수 옆 그늘을 드리우는 나무처럼

그 나무에서 떨어지는 낙엽처럼

잔잔한 호수에 비치는 커다란 달처럼

흘러가는 구름처럼

호수 속으로 머리를 박고 물속을 구경하는 철새처럼

호수 속에서 새처럼 유영하다 어느 순간 호수 밖으로 힘차게 뛰어오르는 물고기처럼...


그래 그냥 호수가 제일 어울리는구나..

얼고 녹고 담고 띄우고 호수 밖과 속은 이어지고, 다시 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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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엄 게이트 - 인디언의 눈물, 흑인 노예의 노래, 천재 건축가의 그림자 미술관 기행
조새미 지음 / 아트북프레스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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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EUM GATE


얼마 전 제주를 다녀왔다.

차를 렌트하고 가족과 함께 일주도로, 해안도로를 달리는 내내 수많은 박물관과 미술관 이정표에 시선이 꽂혔다.


딱 한 곳 찾아간 곳은... 


김영갑 갤러리...

작가의 이력과 삶을...

작가의 사진 속에 담긴 제주를 이해하려 사진을 보고 아래 글을 읽어 내려간다. 공감이 되어 눈과 마음에 담고 사진 속 그곳을 찾아가려는... 노력까지...


이만하면 의미가 있는가?


작가의 질문이 하나의 단원? 챕터? 가 끝날 때마다 스스로 묻게 된다.


"당신은 언제, 어디서, 누구에 의해, 어떻게 여기까지 오게 되었습니까?"


탐정과 같은 심정을 갖은 작가가 바로 옆에 내 귀에 대고 묻는 듯하다.


기왕 와서 보는 거라면...

큰 바구니를 그리며 새와 개를 그려내는 작가의 마음을 읽어내라고...


농구 골대 규격을 모르는 작가였을까?

왜 저리 높게 높게 그린 거야? 알겠어? 궁금하긴 한 거야?


체로키 인디언은 이런 모습이었어!

이런 모습의 사람들은 애팔래치아 산맥의 동쪽 숲에서 아무것도 없는 끝없는 사막이 펼쳐지려는 그 경계까지 그냥 쫓겨나야 했지...


모든 것을 알 필요는 없고

알려한들 알 수도 없다.

그러나 어느 뮤지엄이라도 가려는 마음이 딱 1 만큼 생겨 그곳에 갔다면 작가와 설립자가 건네는 이야기를 열린 마음으로 듣고 와야 할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작성했습니다.


#뮤지엄게이트 #museumgate #조새미 #artbookpress #아트북출판 #서평 #인디언의눈물 #흑인노예의노래 #천재건축가의그림자미술관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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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데나의 세계
뫼비우스 지음, 장한라 옮김 / 교양인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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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는 문구를 맨 마지막 줄에 적는 서평을 쓸 때에는.. 

두 가지 마음이 밑바탕에 깔려있다.

고맙게도 출판사에서 좋은 책을 추천과 선물 받은 서평단으로써 갖는 의무로 책을 소개하기 위한 요약과 인용을 적고, 개인적인 나의 독서 경험에 대한 기록으로 느낌.. 개인적인 후기를 적는다.


이 책을 소개하는 건 참으로 어렵다고 생각이 들었다. 크고 두껍다. 한 장 한 장을 다 액자에 넣어 벽에 걸어두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 높은 수준의 그림이며 종이질까지...


책 소개는 앞과 뒤에서 골랐다.

책 표지 바로 다음장에는 이렇게 적혀있다.


.... 기이한 구조의 건물, 지구에서 볼 수 없는 동식물, 독특한 디자인의 옷과 비행체를 보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 또한 뫼비우스는 시간과 공간의 차원을 넘나드는 모험,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계에서 우주의 운명을 두고 펼쳐지는 선과 악의 대결 같은 흥미진진한 이야기 속에 파괴와 재생, 정신의 죽음과 부활, 인간의 자기의식과 정체성 탐구, 전체주의 사회 비판 같은 묵직한 내용을 담았다....


그리고 맨 뒤 장에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소개가 적혀있다.


"나는 뫼비우스의 영향을 받아 [바람계곡의 나우시카}를 창작했다."


턱없이 부족한 소개이지만 이런 생소하고 낯선 그림과 스토리를 바탕으로 읽는 자의 창의성을 발휘해서 작가와 공감하면 될 듯하다. 이 이야기를 풀어가는데 작가는 절대 열쇠를 주지 않을 것을 처음부터 말하고 있다.


 "의도적으로 돕지 않을 테니, 난 내일을 다 했으니 여러분들의 몫이 남은 겁니다." 그리고는 혹시라도? 서운해 할 독자들을 달래주고 있습니다.

 "우리 예술가들은 사람들이 우리를 따라올 수 있을 만큼만 멀리 갈 수 있습니다. 우리는 혼자가 아니라 시스템의 일부입니다..."


머리말의 마지막 문장도 이와 일맥상통한다.


"연구실에서 과학자 혼자 해낸 '발견'을 10년 후 모두의 거실에서 찾아볼 수 있는 것처럼 말이죠."


읽고 나서 이게 뭐지? 무슨 내용이지?라고 생각되어도 괜찮다고 작가는 다독이는 듯하다. 그래도 그 느낌을 누군가에게 말해보라고 권하는 것 같기도 하고 시간이 흘러 반복해서 혹시 읽는다면 당신의 비전에 영향을 줄 수도 있고 그런 후에 다시 이 책 이야기를 누군가와 나눈다면 그때는 처음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당신을 이해하기 시작했음을 알게 될 거라고도 이야기해준다.


책 소개만 이렇게... 길게...^^;


개인적인 내 느낌은.. 이렇다.

지구의 기후, 환경 등 다양한 곳에서 크고 작은 위기감을 느끼지만 무덤덤히 살아가는 지금.. 더 늦지 않았을 때...

좋았던 그때로... '복원'할 수 있다면...

특히 이런 세상을 만든 세대의 한 명으로서 누군가의 장난감을 고쳐 아픈 마음을 보듬고, 물질, 비물질을 떠나 예전 더 좋았던 상태로 '복원'하려고 노력하는 마음을 갖춘 사람으로 살아야겠다.라는.. 각오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교양인출판사 #장'뫼비우스'지로 #장한라 #교양인 #에데나의세계 #서평 #책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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