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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은 조금만 - 자부심과 번민의 언어로 쓰인 11인의 이야기
이충걸 지음 / 한겨레출판 / 2023년 2월
평점 :
질문은 조금만
질문은 조금만...
책을 꾸준히 읽은 지 얼마 안 된 이력이라.. 그런가... 이렇게... 이런 소재로 쓰인 책은 처음이다.
간단한 책 소개를 남겨보고자 한다.
동시대를 헤엄치는 이들을 기록한 이 책은 인터뷰어의 사유와 말의 비중이 높다.
예의는 갖추되 호기심을 단단히 부여잡고 찰나의 인상과 낙심, 옅은 환호와 의심까지 모든 것을 인터뷰의 구성 분자로 끌어들인다. 인터뷰가 단 한 번의 만남이 촉발하는 고유한 사건인 것처럼...
인스타그램 글자 제한 수에 걸리기 전에 책날개단 이 글도 옮겨놓고 싶다.
최백호_여든이 되면 여든의 호흡으로 노래하면 된다고 생각해요.
강백호_체 성격이 현실을 직시하는 편이에요. 오늘은 오늘의 경기, 내일은 내일의 경기
법륜_인간은 본래 흔들리는 존재다 다만 좀 덜 흔들리는 쪽으로 나아간다.
강유미_항상 염세적인 생각을 해요. 근데 그 생각이 저한테 반대로 힘을 주는 거예요.
정현채_풀에 햇살이 비쳐서 너무 아름다웠어요. 곧바로 잠옷 바람으로 나갔어요. 어물거리면 빛이 금방 지나가니까요.
강경화_나태하면 나태한 대로, 어려우면 어려운 대로 다 나의 인생에 남는다고 생각합니다.
진태옥_외롭죠. 눈물이 나도록 외롭죠. 그런데 나는 그 외로움을 사랑해요.
김대진_그 소리는 절대로 다른 사람이 만들 수 없고 나만 낼 수 있는 나만의 감정이거든요.
장석주_나의 쾌락은 사과 한 알에서 찾는 티 스푼 두 개쯤의 분량, 나의 행복은 소유가 아닌 경험
차준환_뭔가 자신이 없을 때 소심해지지만 그래도 결국 대범해져요. 소심한 게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에
박정자_세상은 무엇이든 다 그림자일 뿐이에요. 어떤 사실, 어떤 사람에 대해서도 영원히 미스터리예요.
질문을 던지고 자극에 응전하는 동안... 귀 기울이고 싶은 압축된 지혜의 언어... 를 듣고 싶어 했고 그렇게 들었던 문장들을 작가님이 추려놓은 것이리라..
물론 이런 둘의 인터뷰를 또 바라보는 제삼자의 입장에서 도드라지게 보이고 귀에 남는 문장이 따로 있기도 하다. 아니면 실제로 작가님이 인터뷰 도중 위로하고자 격려하고자 했던 말일까? 혼잣말? 혼자의 생각? 아니면 책을 쓰며 보태진 글? 무엇이든 간에 내게 압축되어 남은 문장들을 적어보려 한다.
하긴 침묵만큼 시끄러운 게 있을까?
평화는 아주 작은 조각으로 오고 순간순간 꿰매야 할 것이다.
지구적으로는 환경, 인류적으로는 절대 빈곤 퇴치, 한반도에는 평화정착, 개인적으로는 행복한 삶...
자기 자신을 통한 반란과 다수의 공리 속에 거하는...
봄의 양감
모든 소유물은 불필요한 무게를 지닌다는 듯이
쾌락을 밀어버린 자의 처소를 나오는 길
저는 제가 못났다는 게 팩트라고 생각해요.... 그러나 나는 잘난 사람 인터뷰하러 간 거였다.
그는 끌어모을 수 있는 모든 집중력으로 대답을 찾았다. 질문을 두 번 할 필요가 없었다. 지연된 침묵이나 무심한 누락 같은 건 있지도 않았다.
결혼은 결핍을 끌어들여 나의 시점으로 재조립하는 과정이 필요한 제도일 뿐...
이 세상에는 네가 찾는 것이 하나도 없다.
사람들은 우정은 변치 않으며 사랑과 다르게 순애보라고 여기지만... 잠깐 방심하면 금방 달아나니까. 우정이든 사랑이든 제일 중요한 가치는 지구력이니까.
음악은 피곤해지지, 진짜 싫어지진 않아요.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해서 365일 사랑하나요? 그렇지만 사랑이 변하는 건 아니죠.
'시마'라는 것이 있어요. 시의 신과 접신하는 거죠. 그러나 나는 시마가 찾아온다고 해도 거절할 거라고 했어요.... 내 걸 쓰겠다.
대추 한 알/저게 저절로 붉어질 리는 없다/저 안에 태풍 몇 개/저 안에 천둥 몇 개/저 안에 벼락 몇 개...
이 즈음 쓰고 옮기고 보니... 뭐든 해보고 싶다.
문득 근데 내가 하고 싶은 건 인터뷰를 하고 싶은 것일까? 인터뷰를 받는다? 그런 사람이 되고 싶은 것일까?
자기 반란과 다수의 공리 앞에 서려 노력하고... 찰나에 깃든 신호를 낚아채는 재능을 키워보고 싶다... 진심...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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