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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갖춘마디 ㅣ 사계절 1318 문고 150
채기성 지음 / 사계절 / 2025년 10월
평점 :
못갖춘마디
#채기성 #장편소설 #사계절
소설은 소설이다.
현실에서는 좀처럼 실현되기 힘들 것 같은 만남이 전개된다.
우연과 우연이 겹치고 겹쳐 운명의 끈이 이어져 있던 등장인물들이 만나고 모여 이야기를 이룬다.
'실제로는 이럴 수 없을 거야'라는 투덜거림은 적어도 소설을 읽는 내내 끼어들 틈이 없다.
촘촘하고 빼곡하게 그들의 결속은 더욱 조여지고 다져지면서 시간의 흐름 속에서 더욱더 그물망처럼 이어지고 엮이는 것이 꽤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불교에서 말하는 '인드라망'이 생각난다.
제대로 기억하는 것인지 자신이 없지만 그물이 엮이고 묶이는 결절에 동그랗고 거울같이 투명한 구슬이 있어 다른 사람과의 인연이 그물처럼 엮어 있는 것과 별개로 내 모습이 구슬에 비쳐 이 모든 인연이 나를 빼놓고 생각할 수 없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는 것이 생각난다. 서로가 서로를 비춰 상호 의존적이면서도 무한한 인연의 운명을...
사람들 속에서 빠져나오고 싶지만
나만 오롯이 생각하면서 살고 싶지만
이 모두가 만만치 않다.
이 만만치 않은 싸움 중에 생겨나는 답답함을 다른 사람에게로 화살을 돌리고, 그것으로 내 상처가 더 벌어지는 것을 막아내기에 급급한...
이렇게 불완전한 상황이 언젠가는 완벽하게 해결될 것이라는 너무나 막연한 기대 속에서 그저 대책 없이 지내고 보내버리는 시간들...
하지만 서로가 서로를 만나 서로를 비춰가며 드디어 나를 보고 남을 제대로 볼 수 있는 눈을 뜨면서 입을 벌려 내 노래를 부를 수 있게 되는 이야기라고 적어볼 수 있겠다.
불완전마디가 아니라 못갖춘마디
못갖춘마디는 불완전한 것이 아니기에 멋진 음악의 시작이 될 수 있다는 조언을 주기 위해 차곡차곡 이야기를 쌓아가는 전개는 어느 순간 벌써?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 웃을 수 있는 마무리에 도달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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