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있는 내가 나여서 기쁘고
살아 있는 내가 나여서 기쁘고
하늘이 새파라니 즐거워라.
시골의 오솔길들이 반갑고
이슬 내리니 좋아라.
해가 난 다음에 비가 내리고
비가 내린 후에 해가 나니,
할 일이 끝날 때까지
사람 사는 것이 이런 식이니,
우리가 할 것은 고작
우리 지체가 낮든 높든
하늘로 더욱 가까이
마음 자라게 애쓰는 일이니. (P.20 )
# 리젯 우드워즈 리즈
타인의 아름다움
타인에게서 가장 좋은 점을 찾아내
그에게 이야기해 줄래?
우리들은 누구에게나 그것이 필요해
우리는 타인의 칭찬 속에 자라 왔어.
그리고 그것이 우리를 더욱 겸손하게 만들었어.
사람은 누구나 타고나길 위대하고 훌륭해.
아무리 누구를 칭찬해도 지나침은 없어.
타인 속에 있는 위대함과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눈을 길러 볼래?
그걸 찾는 대로
그에게 칭찬해 줄 마음을 함께 가져 보자. (P.35 )
# 메리 헤스켈
인생 거울
당신이 갖고 있는 최상의 것을 세상에 내놓으세요.
그러면 최상의 것이 당신에게 돌아올 겁니다.
사랑을 주세요, 그러면 당신 삶에 사랑이 넘쳐흐르고
당신이 심히 가난할 때 힘이 될 거예요.
믿음을 가지세요, 그러면 수많은 사람들이
당신의 말과 행동에 믿음을 보일 겁니다.
왜냐하면 인생은 왕과 노예의 거울이고,
우리의 모습과 행동을 그대로 보여 주는 법.
그러니 당신이 세상에 최상의 것을 내놓으면
최상의 것이 당신에게 돌아올 겁니다. (P.114 )
# 메를린 브리지스
청춘
맞아 죽고 싶습니다
푸른 사과 더미에
깔려 죽고 싶습니다
붉은 사과들이 한두 개씩
떨어집니다
가을날의 중심으로
누군가 너무 일찍 나무를 흔들어놓은 것입니다 (P.115 )
# 진은영
따뜻한 비닐
나는 나로부터 멀리 왔다는 생각
편의점의 불빛이 따뜻하게 빛날 때
새벽이 밀려왔다 이 거리는 얼굴을 바꾸고
아주 천천히 사라질 것이지만
나는 역시 나로부터 멀리 왔다는 생각
두 다리를 쭉 뻗고 자고 있겠지만
먼저 깨어난 사람들은 위험천만하게
나를 위협할 것이다 나는 모르는 척
몽롱하게 걸어 다닐 것이다
나는 나로부터 비롯되어 배가 고프고
편의점에 가서 우유를 사고 깡통을 사고
따뜻한 비닐에 먹을 것들을 담아
나와 가장 가까운 곳으로 가서
하나씩 까먹기 시작한다
나는 지는 꽃에 대해서는 묵묵부답하고
단 것부터 먹기 시작하겠지만
나는 종종 더 예뻐졌다는 생각
아주 몰라보게 예뻐졌다는 생각
이 거리는 아주 천천히 얼굴을 바꾸고 (P.142 )
# 이근화
기도
나무는 종교가 없는데도 늘 기도를 드리고 있는 것 같다
나는 여러 종교를 믿어보았지만
단 한 번도 기도다운 기도를 드린 적이 없다
풀잎은 풀잎인 채로, 구름은 구름인 채로,
바람은 바람인 채로 이미 자신이 되어 있는데
기도도 없이 기도가 되어 있는데
사람인 나는 내가 아득하다
가도가도 닿을 수 없는 타향살이다
제자리 걸음으로 천만 리를 가는 별이여
떠난 적도 없이 끝없이 떠나 자신에게로 돌아가는 바위여
누가 세상에서 가장 먼 여행지를 자기 자신이라고 했던가
명소란 명소는 다 돌아다녀 봤지만
흔들리는 꽃 한 송이 앞에도 당도한 적이 없는 여행자
하여, 나는 다시 기도를 드리는 것이다
이 부끄러움이나마 잊지 않고 살게 해달라고
이 생에 철들긴 일찌감치 글러 먹었으니
애써 철들지 않는 자의 아픔이나마 잊지 않게 해 달라고 (P.146 )
# 손택수
-신현림 엮음 <시가 너처럼 좋아졌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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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은 베스트셀러 《딸아, 외로울 때는 시를 읽으렴》의 저자 신현림 시인이 여전히 방황하는 세상의 모든 어른아이에게 들려주고 싶은 시 90편을 모았다. 이제는 좀 더 여유로운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게 된 ‘왕언니’ 신현림 시인. 그녀는 자신 역시 어른이 되어서도 여전히 아프고 상처받고, 휘청거렸다고 고백한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마음을 어루만지며 그녀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어 준 것이 있었다. 그건 바로 ‘한 편의 시’. 때로는 짧고 강렬한 통찰을, 때로는 눈물을 뚝 그치게 만드는 따스하고 묵직한 위로를 건네준 시였다. 이 책에는 삽포, 도연명, 바이런, 로제티에서 백석, 남진우, 황병승, 오은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교감할 수 있는 시와 현대인의 마음을 투영한 시가 고루 어우러져 있어 시대를 초월한 공감을 느낄 수 있다. 책 속에 담긴 시들은 인생의 무게에 지친 어른아이들에게, 길을 안내해 주며 듬직한 어른으로서의 모습과 원래 맑은 마음을 지녔던 아이로서의 순수함 역시 되찾게 만들어 줄 것이다.
수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은 베스트셀러 《딸아, 외로울 때는 시를 읽으렴》의 저자 신현림 시인이 여전히 방황하는 세상의 모든 어른아이에게 들려주고 싶은 시 90편을 모았다. 이제는 좀 더 여유로운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게 된 ‘왕언니’ 신현림 시인. 그녀는 자신 역시 어른이 되어서도 여전히 아프고 상처받고, 휘청거렸다고 고백한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마음을 어루만지며 그녀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어 준 것이 있었다. 그건 바로 ‘한 편의 시’. 때로는 짧고 강렬한 통찰을, 때로는 눈물을 뚝 그치게 만드는 따스하고 묵직한 위로를 건네준 시였다. 이 책에는 삽포, 도연명, 바이런, 로제티에서 백석, 남진우, 황병승, 오은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교감할 수 있는 시와 현대인의 마음을 투영한 시가 고루 어우러져 있어 시대를 초월한 공감을 느낄 수 있다. 책 속에 담긴 시들은 인생의 무게에 지친 어른아이들에게, 길을 안내해 주며 듬직한 어른으로서의 모습과 원래 맑은 마음을 지녔던 아이로서의 순수함 역시 되찾게 만들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