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보대로 새벽부터 비가 좍좍 시원하게 내리는 아침.

 어젯밤의 숙취를 설렁탕 국물에, 후르륵칼국수를 넣고 끓여 부추김치와 먹고 나니 이제야

정신이 맑아졌다. 아까부터 빗속에서 어떤 새가 장난감새,의 소리같이 삐이삐이, 울고 .

 문제는, 어젯밤 우리가 다정하고 좋은 시간을 지낸 술집옆에 책방이 있다는 것.

 그리고 꼭 후렴처럼 그 책방에 들어가 책들의 아릿따운 몸들을 쓰다듬고 정다운 눈빛으로 넘겨

보고 흥겨운 마음으로 여기저기를 읽어보고...음..음...집에 읽을 책들이 나란히나란히 줄을 서고

있는데..도 또 사고 싶은 탐욕의 마음~, 그리고 결론은 어제도 또 선한 웃음으로 선선히 지갑을 열어 주신 선배 덕분에 신나게 고이고이 모셔온 몇 권의 책들. 나를 비 오는 날 더욱 즐겁게 바라보고

있는 이 책들..^^

 

 

 

 

 

 

 

 

  <잘 표현된 불행>을 쓰신 문학평론가이자 불문학자인 황현산 님의 산문집. 지난번 윤성학의 詩集 <쌍칼이라 불러다오>의 해설 '도시의 토템'도 아껴 읽은지라 더욱 반갑고 좋은 책이다.

  문학에 관한 논문이나 문학비평이 아닌 글로서는 처음 엮는 선생의  첫 산문집이다. 1980년대부터 2013년 오늘에 이르기까지 삼십 여 년의 세월 속에 발표했던 여러 매체 속 글 가운데 추려 1부와 3부에 나눠 담았고, 그 가운데 2부로는 강운구 구본창 선생의 사진 가운데 이 책의 기저에 전체적인 비유가 될 수 있는 몇 컷을 골라 글과 함께 실었다.

 

 

 

 

 

 

   <밤의 인문학>.

 

 

 

  일러스트레이터, 작가. 연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한 후 평범한

  회사원으로 생활하다가 어느 날 그림에 빠졌다. 이제는 자판을

  두드리던 손으로 펜을 잡고, 그래픽 아티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도 먹고살 수 있다는 걸 온몸으로 보여주며,

  그림으로 세상과 소통하려 한다.

  "나는 보이는 걸 그리지 않고 생각하는 걸 그린다."라는 피카소의

  말을 가슴에 담고 작업하며, 마티스의 색감과 인생을 좋아한다.

 

 

 

 

<밤의 인문학>은 일러스트레이터 밥장이 맥주에 취해 읽은 책과, 나눈 삶의 기록이다. 언뜻 독서일기처럼 보이지만 책 자체보다 중요한 것은 밥장이 책을 통해 찾은 삶의 태도다. 범박하게 말해 인문학이 통념에 대한 의문을 통해 우리가 삶의 주인이 되도록 돕는 학문이라면, 책을 매개로 삶을 고민한 <밤의 인문학> 또한 '밥장 식 인문학'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

 

    

 

 

2012년 지리산닷컴(www.jirisan.com)에서 진행한 ‘맨땅에 펀드’ 프로젝트의 기록이자 결산이다. 지리산닷컴은 도시 사람들(지리산닷컴 회원들)에게 매일 아침 물음표 없는 ‘행복하십니까’라는 제목으로 지리산 자락의 사진과 이야기를 보내 염장을 지르는 것으로 유명한 사이트다. 이곳에서 2012년 3월 ‘땅, 농부, 이야기에 투자한다.’는 뜬구름 잡는 명목으로 1계좌당 30만원씩 100명의 투자자를 모집했는데, 놀랍게도 이 고가의, 고위험 펀드는 출시 즉시 완판되었다.

이후 지리산닷컴에서는 1년간 그 돈으로 임대한 땅에 “약을 치지 않고 농사짓는 것은 상상도 해보지 않은” 마을 엄니들을 설득해 가능한 한 친환경적으로 농사를 지으려 애썼고, 또 주변의 어려운 농부들, 위대한 농부들이 가꾼 작물들을 ‘제값’에 구매해 배당했다. 투자자들은 총 5번의 배당을 받았고 배당품으로는 직접 농사를 지은 밀과 감자, 감, 땅콩, 고구마, 배추, 무, 직접 농사를 지어 가공한 김치, 청국장, 그리고 인근의 ‘착한’ 농부들에게서 구입한 산마늘(명이나물), 두릅, 오이, 건표고, 꿀, 매실효소, 허브차, 조청 등이 포함되었다.

이 보고서를 일반 독자들 용으로 보완해 만든 책에서는 ‘맨땅에 펀드’라는 기이하고 위험한 펀드가 1년간 겪은 희노애락, 가령 인선 파동과 마을 엄니들 간의 계파 경쟁, 그리고 아찔한 교통사고까지 수많은 이야기들이 한 편의 드라마처럼 펼쳐진다. 그리고 책에는 그 드라마를 만드는 사람과 보는 사람들이 어떻게 함께 행복할 수 있었는지에 대한 비책도 담겨 있다.

 

                           

 

 

 

 

 

 

 

    '고양이와 냉장고의 연애'를 통해

    알게 된 홍일표 시인의 詩集,

    <매혹의 지도>. 오필민님의 표지 디

    자인처럼, 시인의 말처럼

    '명왕성에 라일락이 피는, 혹은 457년  

    만의 두 행성의 충돌이라고 명명하고

    싶은 그런 순간들과 그 흔적의 기록'.

    홍일표 시인의 얼굴,같은 그런

    고즈넉하고 아름다운 시집이다.

 

 

 

  

 

 

 

 

    쏟아지던 비가 잠시 소강상태이다.

    나도 잠시 이렇게 즐겁게 페이퍼를 쓰며 논.다.

    고맙습니다~! 다음달에는 어지간하면 책 안 사달랄께요..라고 말씀은

    드리고 싶지만,

    그 술집 옆에 그 서점이 있는 한, 장담은 못 하겠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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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슬비 2013-07-02 11:50   좋아요 0 | URL
술집옆 책방... 낭만적이예요.
인터넷서점이 아닌 책방에서 책을 직접 산지가 언제인지 까마득하네요... -.-;;

은근 나무늘보님 술자리 좋아하시는 듯해요.
식사말고 술한잔 하자고 하시면 나오실듯.. ㅎㅎ

appletreeje 2013-07-02 11:53   좋아요 0 | URL
앗, 우리 실시간!!
보슬비님! 비 그친 사이에 우리 데이트~^^ ㅋㅋ

근데,,나무늘보는 부끄러움도 잘 탄다능,,,뭐..ㅎㅎ

보슬비 2013-07-04 19:45   좋아요 0 | URL
^^ 저도 부끄럼 많이 타요.
저와 나무늘보 사이에 술을 놓으면 될것 같아요. ㅎㅎ

파란놀 2013-07-02 12:18   좋아요 0 | URL
맨땅펀드 책표지를 보면서...
'일본 제국주의 깃발' 떠올리게 한다고 할 사람이 있을까 모르겠네요...
요새 하도 이런 말만 떠도니까요...

즐겁게 밤마실 하면서 '밤' 책을 얻으셨군요!

appletreeje 2013-07-02 12:59   좋아요 0 | URL
ㅎㅎ ^;;;;
저 책표지 중앙의 할머니가 수석펀드매니저,라고 작은 글씨로 써있네요.
펀드운영위원, 개, 감, 감자..또 펀드매니저 할머니들 !
김낙훈님이 책 디자인을 하셨는데 뭐, 저는 사방으로 퍼지는 길처럼 재밌어용~

드림모노로그 2013-07-02 16:13   좋아요 0 | URL
ㅎㅎㅎ 나무늘보님의 유쾌한 책 산 이야기네요 ㅎㅎㅎ
제가 방금 책을 또... 샀는데 ㅎㅎㅎ 그 전에 나무늘보님의 페이퍼를 먼저 보았어야 했어요.
<밤이 선생이다> 를 같이 주문하였을 것을 하는 생각이 마구 마구 ...하네요 ㅎㅎ
며칠 전 숙취로 워낙 고생을 해서... 저도 칼국수가 땡기네요 ㅎ!!!
매혹의 지도도 담아갈게요 ^^
술집 옆 그 서점, 왜 이렇게 운치있게 들리는 거죠 !!
저도 나무늘보님과 술 잔을 밤새 기울고 싶습니다 ! ~~

appletreeje 2013-07-02 16:34   좋아요 0 | URL
ㅎㅎㅎ 책을 삥뜯고 넘 부끄런 줄도 모르고
뻬이뻐를 쓴 ㅃㅃ한 나무늘보,,^^;;;

<밤이 선생이다>. 정말 좋아요~
매혹의 지도도 좋은데, 시집이란 또 개개인의 취향일런지 몰라서요..^^

ㅎㅎㅎ 저도 드림님과 밤새 술 잔을 기울이고 싶어용~~ㅎㅎ

안녕미미앤 2013-07-03 16:53   좋아요 0 | URL
하하하 어딘가 귀여운 나무늘보님, 술 몸에 안 좋아요~~^^*
많이 드시진 마세요^^

appletreeje 2013-07-03 23:39   좋아요 0 | URL
ㅋㅋㅋ~
네~많이는 안 마실께요. ^^;;;
병아리 눈꼽만큼만 마실께요. ^^
안녕미미앤님! 좋은 밤 되세요~! :)

안녕미미앤 2013-07-04 00:38   좋아요 0 | URL
약속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