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곡류(別曲類)

                              -아그네스 발차*를 위하여

 

 

 

 

 

                          그대가 CD속에 들어가 부르는 노래는

                          고려적 <청산별곡>과도 같이

                          제가 맘속 깊이 사랑의 고통을 느끼게 합니다

                          그래요, 그러나 또 한편으로는

                          '기다리고 희망하는 영혼의 큰 갈망'을

                          지금 그 노래를 듣는 저로 하여금 알게도 해줍니다

                          "기차는 왜 여덟 시에 떠났나요?"

                          지금도 그 노래를 듣고 있는 내 눈가에

                          그대의 옛모습이 꿈 그림자처럼 보일 듯 합니다

                          내가 떠나온 뒤 그대의 삶의 애처로움이

                          이젠, 죽어도 애처로움이 아니기를 빕니다

                          슬픔을 이기고, 그대여 울지 않기를 빕니다

                          그대 '기다리는 사랑'을 끝내 완수하고 완성하기를

                          나는 기원하고 기도합니다   (P.79 )

 

 

                            * <기차는 여덟시에 떠나네>를 부른 아이리쉬계 가수 

 

 

                    

                                                            -이정우 詩集, <마음의 길>-에서

 

 

 

 

 

 

 

 

 

 

 

    다시 월요일이다.

    그렇지만, 왠지 마음이 차분한 편안함으로 가만히

    앉아 이정우시인의 시집,을 읽는 그런 월요일 아침.

    아침에 문득, 여러 권의 책들을 마음에 두고 펼쳐보다가

    이 책들을 드리고 싶은 분의 얼굴을 생각하고 이 책을

    읽으시며 어떤 마음의 웃음이나, 혹은 저 마음 안쪽에서

    저절로 피어나는 기쁨이나 즐거움을 느끼실 수 있을까,

    조금 걱정도 해보며 이리 저리, 자꾸만 책들의 얼굴만 빤히

    들여다 보았다.

    오늘은 비님이 오신다 하니, 왠지 안심이 된다.

    그런데 왜 오늘은 아침부터 이리도 고운 사람들의 얼굴

    에 선한가, 말이다.

멀리 있는 아름다운 사람도 그립고, 가까이 있는 친구도 그립고

지난 주, 사소한 틈새로 서먹해져 버린 너도 그립고, 신학교의 신부님도 그립고, 주말에

이사를 한 고운 벗도 그립고...요즘 건강이 안 좋아서 잘 안 보이시는 그 분들도 그립구나. 어제

녁미사때 할아버지 신부님의 강론중, '겸손'이란 말의 한자는 '흙'에서 왔다는

겸손이란, 흙처럼 모든 것을 가만히 다 끌어안는 것이란 말씀이 떠오르는 시간, 마음의 길로

 아그네스 발차의 '기차는 여덟 시에 떠나네'를 찾아 들어야 겠다. 비록 아침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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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이 2013-06-17 12:09   좋아요 0 | URL
기다리는 사랑은 슬퍼서 음......

appletreeje 2013-06-17 19:47   좋아요 0 | URL
저도 앤님을 그렇게 슬푸게 기다렸어요... :)

2013-06-17 12: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6-17 19: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6-18 09: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6-18 10: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숲노래 2013-06-17 13:50   좋아요 0 | URL
한자말 '겸손'은 한국말로 풀면 '다소곳하다'나 '얌전하다'가 되어요.
저는 언제나 '다소곳하다'와 '얌전하다'를 즐겨써요.

생각해 보면, 이런 낱말들 모두 먼 옛날
시골에서 흙 만지던 분들이
즐겁게 빚은 낱말이리라 느껴요

appletreeje 2013-06-17 19:43   좋아요 0 | URL
함께살기님 댓글을 보고 '겸손'의 한자를 찾아보니 아무래도 그랬습니다.
어제 신부님께서 '용서'란 한자의 깊은 계곡을 덮어주는 뜻도 말씀해주셨는데
땡땡이 신자가 뭔가 듣기는 들었는데...제 맘대로 함부로 페이퍼를 썼나 봅니다. ^^::;

그래도 흙에서 나온 낱말이란 말씀에...안도와 감사함을 드립니다. *^^*

노이에자이트 2013-06-17 16:38   좋아요 0 | URL
아그네스 발차는 그리스 가수로 알고 있습니다만....

appletreeje 2013-06-17 19:51   좋아요 0 | URL
...
저도 아그네스 발차가 그리스 가수라는 것은 얼핏, 알고는 있었는데
그냥 시인의 각주를 그대로 옮기다 보니 미처 생각을 못했습니다. ^^;;;

노이에자이트님의 방문에 다시금 감사드리며,
서늘하고 좋은 밤 되십시요. 감사합니다. ^^
그리고, 다시 아그네스 발차의 '기차는 여덟 시에 떠나네'를
듣고 있으니..새삼 참 좋습니다..

보슬비 2013-06-17 19:12   좋아요 0 | URL
제 생일 전후로 장마철인지라 대부분 생일날 비가 많이 내렸었어요. ㅎㅎ
그래서 센티해지기도 하고 그랬었는데...^^

신랑과 가까워지게 된 계기도 생일날 비가 내렸기 때문이었답니다. 생일 턱으로 제가 좀 과하게 마셨었는데, 신랑이 끝까지 저를 에스코트해주고, 그날 비가 왔었는데 굽까지 부러져 난감한 저에게 구두를 내주고 자신은 양말 신고 다녔거든요. (그때 다들 눈치 챘다고 하더라고요. 신랑이 저를 좋아한다는것을...^^;; ) 그 때문에 고마워서 영화도 보고 저녁도 먹고.. 그러다 결혼까지...ㅋㅋ

그때도 지금도 비가 좋아요.^^

appletreeje 2013-06-19 04:46   좋아요 0 | URL
역쉬~비처럼 보슬보슬하고 아름다운신 보슬비님!
신랑님의 사랑에 크게 공감 드리며(ㅎㅎ..저에게도 비슷한, 에피소드가 있었거든요.)
다시금, 두 분의 아름다우신 사랑에 공감과 더불어, 감탄을 하고 있습니다. ^^

오늘 밤에는 비님이 오신다니..더욱 좋은 밤 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