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 선물이 왔다.
<장승욱 시>와 <사랑하는 나그네 당신> 두 권의 詩集과, 변종모의 <그래도 나는 당신이 달다>.
마음이 축축하게 처져 있던 날.
누가 불러서 나갔는데, 고등어 구이와 막걸리를 그렇게 맛있게는 못 먹고 돌아온 날,
집에 오니 다정한 사람의 책 선물이 와 있었다.
마음이 갑자기 點燈,이 된 시간,
따뜻한 시간이다. 비가 오고 날이 저물어도. 마음 속에 환한 등불, 하나 밝히는 저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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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종모, <나는 당신이 달다>, 허밍버드 刊
<여행도 병이고 사랑도 병이다>, <아무도 그립지 않다는 거짓말>의 작가 변종모 에세이. 모든 길 위에는 항상 사람이 있었고, 그래서 언젠가 한 번은 반드시 꺼내고 싶었던 이야기. 지난 10여 년간 그는 인도, 파키스탄, 아르헨티나, 그루지야 등 이 지구에 존재하는 수많은 길을 걸었다. 그리고 이제, 낯선 곳에서 낯선 이들과 함께한 그날의 기억 속으로 걸음을 옮긴다.
자주 그는 낯선 곳에서 허기를 채워야 했고 그런 만큼 길 위에서 숱한 음식을 만났다. 때로는 식사라 표현하기도 무색했던 그것. 잠시 스쳐갈 뿐인 인연들과 나눈 음식에는 그럴싸하게 이름 붙여줄 메뉴도, 이렇다 할 레시피도, 근사하게 차려낼 식탁도 없었다. 하지만 낯선 이와 머리 맞대고 나눈 그 한 끼는 배고픔만을 달래준 것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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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승욱 시>, 장승욱 시집. 지식을 만드는 지식 刊.
장승욱 유고시집. 장승욱(1961~2012)의 황망한 죽음을 맞아 그를 그리워하던 지인들이, 생전에 시인이 준비하던 두 번째 시집을 그의 유고시집으로 대신 펴냈다. 그의 학창 시절 동기들은 백방으로 수소문해 그가 남긴 시들을 고등학교 때부터 찾아 모으고, 친구 최병현이 그를 대신해 편집했으며, 생전에 그가 근무했던 출판사가 흔쾌히 시집 발간을 떠맡았다.
시집의 판형이 아주 얇고 독특하다. 마치 단촐하고 가까운 손같이.
그리고 나는 오늘이고, 내일이고..지상에서 시인이 노래했던 詩들을 손을 잡고 함께 정답게
걸어가며 웃음 짓듯 그렇게 읽으리라.
<사랑하는 나그네 당신>, 한승원 시집. 서정시학 刊.
시인의 말
바다는 죽음 없는 신의 얼굴, 영원한 시간의 몸짓이다. 죽음 있는 내가 죽음 없는 바다를 보듬고 살면서 쓴 다섯 번째의 시집이다. 『열애일기』 『사랑은 늘 혼자 깨어 있게 하고』 『노을 아래 파도를 줍다』 『달 긷는 집』 이후에 쓴 시들이다. 무한한 시간의 모래 위에 유한한 시간인 내가 만다라를 그리는 것은 무엇일까. 밀물이 밀려오면 지워질 그 만다라는 시간에 먹히지 않고 시간을 먹고 싶은 나의 탐욕일지도 모른다.
한승원 시인의 글로, < 신기한 목탁소리>라는 아름다운 그림책도 읽었는데..
이 시집들이 또 나에게 어떤 기쁨을 줄까, 그냥 책장들을 펼쳐만 봐도 좋다.
감사하고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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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들을 보내준 그대의 마음에 감사하며
나도 다정한 나의 마음을, 그대에게 보낸다.
늘 고맙다. 그대,
잘 읽을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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