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친에게 선물받기를 즐겨하는, 여친과 같다. 등급의 수치가 올라갈 때마다 뜨겁게 달아올랐다가
수치가 내려갈때 서서히 식어가다, 수치가 제로일 때 싸늘히 차가워진다.
전기장판,이란 물건에 대해 굉장히 부정적인 반응을 가졌었는데 올해 어찌하다 내가 그의 몸을 깔게 되니 의외로, 그의 쿨함에 매번 양가감정을 가지며 웃는다.
어느날, 화분에서 나온 어디서 왔는지 모르는 민달팽이 '민달'이와 그의 새끼 달팽이 1과 2가 아침에
거실 벽을 오르더니 지금은 다시 마리안느 화분 속으로 쏙 들어갔다. 식구들은 매번 창밖으로 버리라고 아우성을 치나 안될 말이다. 생명이 있는 그들을 어찌 차가운 밖으로 내던질 것인가. 봄이 오면 마당의 부드러운 흙으로 이사를 시킬 때까지 오늘도 나는 얇게 저민 푸른 오이 두 조각을, 화분 흙 위에 조용히 얹어 놓는다. 아...그들의 잠은, 지금...얼마나 고요할 것인가.
아침에 네이버를 보다, '자식 위해 빵과 사프심 훔친 '현대판 장발장'이란 기사에 눈이 머문다.
-공사판을 돌며 근근히 생계를 유지하는 A씨는 이날도 새벽 5시에 인천 간석동 인력소를 찾았지만
일거리가 없어 허탈하게 집으로 돌아왔다.
중학생 아들은 아침밥을 거르고 학교에 가면서 사프심과 30cm 자가 필요하다는 말을 했다.
A씨는 심한 자책감을 느껴 집 근처 마트에서 빵 2개와 과자 2개, 사프심 1개, 30cm자 1개, 깐밤
1개, 치킨 1개를 훔치다 보안요원에 의해 적발됐다.
훔친 물품 가격은 5만7860원 어치, 하지만 A씨의 주머니에는 합의할 돈이 없어 마트 측은 증거
물을 압수하고 A씨를 경찰에 넘겼다. -
문득, A씨가 훔친 물품의 내역을 보다가 갑자기 내 자신이 몹시 부끄러워졌다.
'이렇게 살아도 되는 것인가, 나는.'
지난 밤을 열심히 달렸으니 이제 잠을 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