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동막골 이층집-2> 수채 2013 

 

 

새삼 느끼는 거지만 수채화 재료들이 전에 비해 많이 좋아진 듯 합니다.  최근 지인의 권유로 남대문 미술상가에서 구입한 팔레트는 수채 물감이 며칠 지나도 굳지 않는 정말로 ‘괴이한’ 물건이었습니다. 화구를 싸들고 밖에 나가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는 나름 마음의 준비가 필요합니다. 시시때때로 몰아치는 바람에 이젤은 퍽퍽 나자빠지고, 날씨는 갑자기 더웠다 추웠다 숨 돌릴 틈도 없고, 돌풍에 휘말리며 이리저리 굴러다니는 그림 도구들, 그걸 쫓아다느라 때론 요상한 포즈도 취해야 하고...

 

어디 그뿐이겠습니까. 수분 증발은 어찌나 빠른지... 수채화 용지는 물론이요 팔레트 물감 또한 물은 잔뜩 뿌려 놓았는데도 삽시간에 말라버려서 더 이상 붓을 댈 수 없을 지경입니다. 그런데 세상에나...이렇게 물감이 잘 굳지 않는 팔레트가 존재한다니...도대체 이런 걸 누가 만들었을까요.

 

어찌보면 좀 난감하다 할 수 있는 생김새 입니다. 직사각형의 넓적한 플라스틱판에 물감 짜는 데가 사방으로 44개쯤 있긴 하지만... 붓의 물 조절을 하는 홈조차 없는... 정말이지 이렇게 생긴 플라스틱 팔레트를 사용한다는 건 꿈에도 생각 못한 일입니다. 그간 주위에서 이런 팔레트를 보면 미술 초보자들이 쓰는 건가 보다 단순히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헐,,,이게 숨겨진 병기였다니! 살다보면 새로운 병기가 인생의 새로운 햇살처럼 다가올 때가 있습니다. ‘내 인생 어딘가에 숨어 있는 비밀 병기를 찾아라!’ 제가 낚아 올리고 싶은 오늘의 키워드입니다.

 

 그림<동막골 이층집-3>유채 20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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