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네, 유채, Garden at Sainte-Adresse, 1867]      

 

 

오늘도 모네의 정원에는 햇살이 부서지고 있다. 미술관은 애송이 화가에게 '오픈 북' 같은 장소다.선대의 화가는 무덤 속에서도 말을 하고 눈짓을 보내고 경청한다. 그것은 언어가 없는 언어, 전언 이전의 전언, 그리고 깨달음이다.

 

늙은 경비원은 오래된 석고상처럼 움직일 줄을 모른다. 관람객들은 전시실 통로를 따라 공기처럼 부유한다. 존재하나 존재하지 않는 것들이 간격을 좁히며 지나간다. 이 방에서 저 방으로, 저기 전시실에서 이곳 전시실로. 그리고

 

바라본다. 여기 앉아 팔걸이의자에 앉아 있는 남자를 바라보고, 팔걸이이자의 남자는 파라솔 여자와 신사복 남자를 바라보고, 허공에 걸린 두 개의 깃발은 파리 인상파의 빛과 색채를 바라보고, 출렁대는 바다는 하늘을 바라보고, 하늘은 더 높은 곳을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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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니 2012-11-19 1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잘 지내다 오길~

김미진 2012-11-20 1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격려의 말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