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시 장암동의 가을 풍경> Watercolor on paper 34X 25cm 2012

    

지난 주말에는 의정부시 장암동으로 야외스케치를 다녀왔다. 숲 언저리에 터를 내린 오래된 마을이었는데 함께 간 분들이 일 년 사이에 확 바꿔버린 마을 모습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마저 완성하려고 가져왔는데, 내가 그리던 집이랑 돌담이랑 다 없어져 버렸네.”

 

일행 중 한 분이 휑한 집터 앞에서 작년에 그리다 만 그림을 꺼내 보이며 몹시 허탈한 표정이었다. 들리는 말에 의하면 누군가 이 마을 땅을 몽땅 사 버리는 바람에 여기 사는 주민들에게 법원으로부터 철거명령이 떨어졌다고 한다.

 

자세한 내막이야 알 수 없었지만 성냥갑처럼 부서진 가옥들이 여기저기 눈에 띄었다. 현실 감각이 둔한 나는 이것도 그냥 하나의 풍경이겠거니 했는데, 전셋돈도 못 받고 강제로 이삿짐이 실려나간 마을 사람이 있다는 이야기를 나중에 이웃 주민에게 전해 들었다. 언제 집달리가 들이닥칠지 몰라 노심초사 하는 분들의 심정도 모른 채 나는 그저 한가롭게 앉아 화구통을 펼치고 마을 모습이나 그리고 있었으니...이거야 원, 가을 햇살이 참 무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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