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촘스키, 사상의 향연 - 언어와 교육 그리고 미디어와 민주주의를 말하다
노암 촘스키 지음, C. P. 오테로 엮음, 이종인 옮김 / 시대의창 / 2007년 12월
평점 :
품절
노엄 촘스키라. 누구나 한번쯤을 들어본 이름이리라. 나 역시 그랬는데 사실 그의 책을 읽어보지는 못했다. 그러던 중 이 책을 만나니 그에 대해 알아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싶어 덥석 장바구니에 담았고 책이 배송되자 마음이 급해 읽고 있던 책을 조금 무리해서 마무리 했다.
침대에 놓여있던 이 책표지를 보고 아들녀석이 하는 말이 "이 사람 아빠랑 너무 닮았네" 였다. 어라? 그러고 보니 나랑 많이 닮았다. 분명히 이 사람이 아시아 사람이 아닌데. 아무튼 반가운 마음에 책을 펼쳤다. 그런데 초반부가 좀 생소하다. 그 '생성문법'이라는게 아무래도 친숙하지 않다. 아, 그랬었지. 그는 언어학자였던 거다. 초반부를 지나니 자유주의, 민주주의에 대한 촘스키의 생각을 엿볼 수 있다. 그런데 각 꼭지를 읽을 때마다 약간씩 충격을 받는다. 요즘 이야기 같은데 이미 30년 전에 발표한 것이다. 촘스키가 그런 말을 할 당시의 우리 사회의 실상이 자꾸만 겹쳐져서 마음이 편치가 않다. 부럽기도 하고.
촘스키는 특히 베트남전과 중미 국가들에 대한 미국의 공작에 대해 여러차례 강하게 반대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가 규정하는 베트남전은 미국과 베트남의 전쟁이 아니라 미국의 베트남 침공이며, 니콰라과, 엘살바도르, 온두라스 등에 대한 미국의 행위는 자국의 이익만을 위한 행위에 지나지 않고 이들 나라들에 대한 미국의 학살에 눈감고 귀막고 입닫은 미국의 언론은 단죄 받아 마땅하다. 그는 또한 미국사회의 지식인들에 대한 따끔한 비판도 빼놓지 않는다. 그런데도 그의 이런 태도가 전혀 거부감이 없다. 잘난척한다는 생각도 들지 않는다. 오히려 거장을 만나는 느낌이랄까 뭐 그런 기분이 든다. 촘스키는 또한 자연과학자들에 대하여 인문학을 공부할 것은 요구한다. 이런 모습을 보면 미국이 우리보다 앞서가긴 간 모양이다른 생각도 든다. 그가 우리 보다 30년 앞서 선진 이론을 정립, 설파해서가 아니라 이미 30년 전에 공공연하게 이런 주장을 공공연하게 하고도 무사할 수 있었다는 - 아니, 오히려 저명한 학자의 반열에 오를 수 있었다는 점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