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 땅으로 내려오다 - 철학을 내 것으로 만드는 "생각 교과서"!
김민철 지음 / 그린비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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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아무래도 철학에 대한 입문서를 위한 입문서라 할 수 있겠다.  철학사라 하기에는 망라하고 있는 철학자와 사상이 너무 좁고,  '철학이란 이런것이다'라고 하기에도 부적절한 것 같고... 

 저자는 이 책을 고등학생, 대학생, 일반인 등 철학 비전공자를 주요 대상으로 하여 집필한 것으로 보인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철학을 너무 어렵고 딱딱한 것으로 알고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철학이란 그런 것이 아니라는 것을 주장한다.  일상에서 왜? 라는 생각을 갖고 질문하고 현상의 이면에 있는 원인에 대하여 따져묻기를 계속한다면 이미 당신은 철학을 하고 있다고(최소한 철학적 사유를 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다 보니 교칙에 대한 학생들의 생각,  양심적 병역거부 등 우리 주변의 사례들을 소개하면서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다.  이런 점은 복잡한 생각을 싫어하고 보다 자극적인 것을 추구하며 글 보다는 화면에 익숙한 세대를 대상으로 한 저자의 고민을 보여준다.  이러한 고민은 철학자 뿐만이 아리라 대부분의 인문학자들의 고민이리라.  사실 평균신장은 10cm 이상 커졌지만 정신연령은 3년이상 어려진(순전히 내 생각이다) 요즘 대학생들을 보면 저자의 이런 고민이 십분 이해된다. 

 '형이상학으로 부터 사회주의 까지' 이것이 내가 보기에 이책의 전체적인 맥락인 것 같다.  그리고 어느정도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독재시대의 '반공 이데올로기' 또는 'red complex'의 극복을 위한 touch도 보인다.   

 나는 이 책을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 소속 국회의원에게 읽히고 싶다. 어쩌면 그들이 이 책을 악용할 가능성이 더 높지만... 

 이미 기성세대가 되어버린 지금 이 땅의 젊은이들에게 저자가 강조하는 '따져묻기'를, 조금 고상한 표현을 쓰자면 '사유하기'를 권하고 싶다.  그들은 항변하겠지 '이태백', '88만원세대'로 대변되는 현실에 무슨 팔자 늘어진 현실감 없는 얘기를 하냐고...  하지만 그런 현실에 매몰되어 '생각'이라는 것을 못하게 하는 것이 누군가 바라는 것이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  우선 먹고살 수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그렇다면 당신들(지금의 젊은 세대)은 지금 '생각'이라는 것 조차 할  수 없을 정도의 절대적 빈곤에 허덕이는가?  단언하건데 그렇지 않다. 70, 80년대의 젊은이들은 훨씬 어려운 환경에서도 민주주의를 위해 온몸을 던졌다.  그런데 그들이 지금 그들의 자식들을  '무뇌아'로 만들고 있다.  가슴아픈 현실이다. 

 얘기가 옆길로 갔다.  아무튼 저자의 집필의도는 공감하는 바가 크다.  다만 조금 아쉬운 것이 책의 후반부로 가면서 '인식론' 이야기 부분에서는 어쩔 수 없이 얘기가 만만치 않다.  그렇다고 다른 철학개론서처럼 딱딱하거나 그렇지는 않다.  철학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전공 출신인 내가 읽어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은 없으니까... 

 앞서 리뷰를 남겨주신 분들의 글이 이 책을 선택하는데 도움이 되었음을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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