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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아이 부자습관 - 우리 아이 '경제지능' 종합교육서
더리치 아카데미 지음 / 스마트북스 / 2018년 12월
평점 :
절판

올해 큰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가면서 가장 달라졌던 것 중 하나가 '용돈'이다. 일주일에 2천원을 주면, 보통 수업을 마치고 태권도장으로 가는 길에 친구들과 간식을 사먹거나 학용품, 장난감 등을 사는 데 소비했다. 가끔 일주일치를 모두 모아서 토스트를 사먹는 경우도 있고. 하지만 주로 모으기보다는 그 주에 다 소진해버리는 경우가 많았던 터라 계획적으로 소비하는 습관을 길러주고 싶었다.
<우리아이 부자습관>(더리치 아카데미 지음 / 스마트북스 / 2018)은 이런 나의 마음을 아는지 궁금한 점을 속속들이 답변해주었다. 단순히 '경제습관'이 아니라 '부자습관'이라니 어느 부모가 마음이 동하지 않을까. 기대감에 부풀어 책을 어서 펼쳐 보았다.
우선, 저자가 누군지 궁금했다.
더리치 아카데미는 글로벌 대표 부자습관 교육기관을 목표로 재테크, 부동산, 자녀교육, 습관, 마케팅 분야의 전문가 8인으로 구성되어 있다.
부자습관을 위한 교육, 코칭, 컨설팅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며 기업체, 관공서, 학교 등에서 활발한 강의 활동을 펼치고 있다.
아하~재테크뿐만 아니라 자녀교육, 습관, 마케팅까지 아우른다니 이들의 모든 전문분야를 합한 결과가 <우리아이 부자습관>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그리고 아래 이어지는 8인의 프로필을 보니, 과연 전문가답다는 생각이 바로 들었다. 내 아이의 부자습관을 바로 잡을 수 있겠구나, 기대감 한껏 상승!
책을 펼치면 '우리아이 경제교육을 위한 부모 10계명'이 나오는데, 이 내용이 참 좋다. 그래서 별도로 찍어두고 나중에 따로 출력을 해놔야겠다. 아이의 경제교육을 시키기 전에, 부모가 솔선수범을 보이는 게 당연하지만 어떻게 실천해야 할지,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 잘 몰랐는데 이렇게 구체적으로 알려주니 당장이라도 실천할 수 있겠구나.


부모가 반드시 가르쳐야 할 4가지 부자습관
1. 올바르게 돈 쓰는 습관
2. 절제하며 돈을 아끼고 모으는 습관
3. 돈과 관련하여 결정적인 순간에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는 경제공부 및 돈 공부
4. 기부습관
부자가 되기 위해서는 끈기와 돈에 대한 확고한 마인드, 그리고 부모의 관심과 부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그리고 끈기를 기르는 부자습관 팁으로 '일기 쓰기'를 추천한다. 매일 쓰면서 깨닫고 반성과 다짐을 하게 되는 게 일기만한 게 없다는 것. 이것은 전적으로 동의한다. 어릴 적에는 억지로 썼던 일기가, 이젠 생각을 정리하고 계획을 세우는 데 가장 좋은 방법이 되고 있으니까.

그리고 궁금했던 부분. 언제부터 '돈'에 대해 가르치는가? 세계를 움직이는 큰 손 중에 유대인이 많다는 건 많이 알려진 사실이다. 그래서 유대인의 교육방법에 관한 책도 꽤 많이 읽었다. 어릴 적부터 철처한 경제교육을 시킨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그런데 유대인의 경우 늦어도 3세 때부터 아이에게 규칙을 가르친다고 하는 건 처음 알았다.
우리가 생각하기에 3세면 너무 어린 아이인데, 벌써부터 규칙을 가르친다는 건가? 처음엔 의문이 들었다. 하지만 어려운 개념의 규칙이 아닌 '약속 지키기, 정리정돈하기, 감사하기' 등 평생 몸이 배어 있어야 할 중요한 인생 습관을 벌써 3세부터 시작하는 것이다.

그리고 연령대별로 구체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홈 아르바이트 관해 설명을 해준다. 아주 작은 심부름이나 옷 개기, 안마, 신발 정리 등 어린 아이들이 할 수 있는 것부터 밥상 차리기, 설거지하기, 화장실 청소 등 청소년들이 하기 좋은 홈 아르바이트의 예시도 도움이 되었다.
실제로 우리 여덟 살 아이에게도 이 페이지를 작성하도록 자리를 마련해주었다. 용돈을 그냥 준 게 아니라 신발정리 500원, 문제집 풀이 300원 등으로 이미 주고 있었던 터라 반가웠다. 그리고 책 내용을 참고하여 더 다양하고 구체적인 홈 아르바이트 단가표(?)를 작성했다.


실제로 여덟 살 아이가 작성한 홈 아르바이트 체크리스트. 신발정돈은 그 전에 500원이었는데, 본인 스스로 100원으로 낮췄으며, 인형 정리 100원, 책 읽기 200원, 목욕 스스로 하기 300원 등이 추가되었다. 그런데 마지막 줄에 있는 놀기 100원은 아무리 봐도 이해가 가질 않는다. 니가 노는데 왜 엄마가 돈을 줘야 한다니? 다시 협상해야 할 목록 1호. ^^

아이의 용돈을 막무가내로 모으는 것이 아니라 나름대로 분산투자(?)를 해야 한다는 것도 인상깊었다. 일명 3:3:3:1의 법칙인데, 전체 용돈의 30%는 투자, 30%는 저축, 30%는 소비, 10%는 기부를 하는 것이다. 무조건 모으는 게 정답이 아니라 '투자'를 통한 가치의 재창출이 눈에 띄었고, 10%의 기부도 꼭 필요한 항목이라는 것에 동의한다.

<우리아이 부자습관>을 보면서 밑줄을 친 부분이 무척 많았는데, 그만큼 내용이 알찬 것도 있고, 포스트잇 형태로 꼭 알아야 팁을 다양하게 소개해서 매우 유용한 부분이 많았다. 처음엔 이 책이 아이의 올바른 경제습관을 길러주어 부자로 만들어 주는 책이겠구나 싶었는데, 막상 다 읽고 나니 자녀의 경제교육은 물론, 미래먹거리에 관한 전망을 알려주어 여러모로 도움이 되는 책이다.
특히 미래의 유망 분야와 직종을 전망하고, 어릴 때부터 미리 공부해두면 좋겠다는 조언이 눈에 띄었다. 몇 년 전부터 인문학 붐이 일어나면서 아이도 어른도 인문학적 소양을 갖춰야 한다는 분위기가 만연했는데, 이 책에서는 이에 못지 않게 이과적 소양을 기르는 데도 무게를 두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앞으로 발전할 분야가 기술과 바이오, AI 등 이과적 소양이 바탕이 되어야 가능한 분야가 많기 때문이다. 새롭게 깨닫게 된 사실이라 무척 흥미롭고, 관련 분야를 더 찾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최근 들어 이렇게 많은 사진과 밑줄을 그은 책이 있을까 싶을 만큼 책 한 권 전체가 유용했다. 마지막에는 추천도서까지 이렇게 친절하게 들어 있었다. 책 본문에 <부의 추월차선>이란 책에 관해 자주 인용된다. 나 역시 투자 관련 추천도서로 이 책을 구매했지만, 아직 책장을 열어보진 않았다. 이 외에도 이 책에 소개되거나 추천한 책들을 찾아서 읽어봐야겠다. 금수저로 태어나지 않은 이상, 누구나 부를 추월하고 싶은 마음이 클 테니.
<우리아이 부자습관>은 자녀의 경제교육뿐만 아니라 전반적으로 자녀교육을 하는 데 도움이 되는 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