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보다 내 사업 - 사업을 시작하기 전에 반드시 봐야 할 책
윤태성 지음 / 해의시간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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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직장에 다니지만 '언젠가는' 내 사업을 할 거야.

이런 생각으로 오늘도 버티는 직장인들이 많다. 나 역시 그 중의 한 명이었고.

주변에 사업을 하는 사람이 많지만 한결같이 어렵다는 말을 많이 들었고, 스스로 용기가 나지 않아 실천을 못하고 있을 뿐, 그 '언젠가는' 나 역시 사업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늘 품고 있다.

<월급보다 내 사업>(윤태성 지음 / 해의시간 / 2018)은 '사업을 시작하기 전에 반드시 봐야 할 책'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만큼 예비창업자에게 필요한 내용들로 구성되어 있다. 저자인 윤태성 교수는 대학 졸업 후 대기업에서 근무를 하던 중 '이렇게 하나의 부품으로 일하다가 직장을 그만두고 나면 나는 어떻게 될까'라는 고민 끝에 일본으로 유학을 떠났다. 도쿄대학에서 공학박사학위를 취득하고, 도쿄대학 교수로 근무했다.

그러나 몇 년 후 이를 그만 두고 데이터 가시화 소프트웨어 벤처인 '오픈놀리지'를 창업했고, 지금은 다시 대학으로 돌아와 카이스트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로 재직 중이다. 그야말로 학교와 사업을 넘나드는 멀티플레이어이다. 경험이 다채로운 만큼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조언들이 많았다.

저자는 사업을 준비할 때 5W2H로 나누어 준비하라고 조언한다.

언제 When

어디서 Where

누가 Who

무엇을 What

왜 Why

어떻게 How

얼마에 How much 

 

 

보통 5W1H는 알고 있었는데,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가 '자본, 돈'인 만큼 마지막에 '얼마에 How much'를 더한 것이 눈에 띄었다. 이 책은 이 7가지 카테고리에 대한 구체적인 개념 소개와 다양한 사례들을 보여주는 데 집중했다. 우선, 책이 어렵지 않고 쉽게 술술 읽혀서 좋았다. 보통 사업, 경영, 창업 관련 책이라고 하면 본인의 성공 사례를 강조하는 데에만 치중하거나 어려운 용어를 써서 못 알아듣게 하거나 지식을 자랑하는 책들도 많았는데, 이 책은 쉬운 글과 재미있는 사례가 나와서 지루하지 않았다.

 

 

 

유명하거나 남들의 사례도 좋았지만 저자의 실제 이야기가 가장 궁금했다. 도쿄대학 교수라는 '꿈의 직장'을 버리고 사업을 하러 사직서를 제출했던 마음이 어떤 것이었을까.

'나는 내가 가진 지식을 현금으로 바꾸고 싶었다. 연구 성과를 이용해 상품을 개발하고 이를 판매하는 과정은 곧 지식을 현금으로 바꾸는 일이다. 돈도 벌고 싶었다. 월급쟁이가 내 사업을 하려는 이유 가운데 으뜸은 돈이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돈'을 이유로 사업을 꿈꾸는 것이겠지.

 

 

 

 

다른 나라의 사례를 찾거나 자료를 읽는 것 외에 더 중요한 작업이 있다.

관찰이다.

내 사업 아이템을 찾으려면 관찰이 중요하다.

지금 내가 알고 있는 지식이나 경험은 일종의 편견이 되어 내 사업 아이템을 찾는 데

오히려 방해가 될 수 있다.

내가 지금 알고 있는 사실이 전부이고, 직접 해본 경험만이 진리라고 확신하면

새로운 내용을 보지 못한다. 과거의 지식과 경험을 완전히 없앨 수는 없다.

효과가 가장 좋은 유일한 방법은 덮어쓰기다. 관찰에서 얻은 새로운 지식과 경험으로

과거의 지식과 경험을 덮어쓴다.

 

 

 

 

 

 

 

저자는 사업을 준비하면서 '관찰'을 많이 하라고 권한다. 그 중 권하는 방법이 '도시 산책'. 이건 나도 좋아하는 건데, 주말마다 도시를 산택하며 '정점 관찰(같은 대상을 주기적으로 관찰하는 행동}'을 하라는 것. 도시를 산책하면 눈에 들어오는 게 많고, 그것을 유심히 관찰하다보면 사업 아이템을 얻을 수 있다.

이 대목에서 문득, 어제 TV에서 본 <백종원의 골목식당>의 철없는 창업자가 떠오른다. 가게를 얻고 인테리어를 하면서, 어떤 사업 아이템을 할까 그제서야 골랐단다. 25살 철부지의 생각이라고 하기엔 너무 안타까웠다. 사업은 곧 비용, 돈이 들어가는 것이니까.

 

또한 흥미로웠던 거 하나. '나의 인생 산맥'이라고 불리는 위 모형이다. 보통 '인생 곡선'이라는 건 한두번 그려봤을 텐데 '인생 산맥'은 생소하다. 자신이 걸어온 길을 그래프로 표현하고, 어디에 '사업'을 둘지 자리를 잡게 함으로써 미래 계획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되는 모형이다. 막연하게 '언젠가는' 사업을 하는 게 아니라 이런저런 준비를 해서 이 시점에 명확하게 사업을 하리라는 결심을 세워주는 데 도움을 준다.

 

 

뒷부분엔 구체적으로 사업 계획서에 들어가야 할 내용과 파트너와 함께할 경우 이익 배분과 업무 비중에 대해서도 조언을 잊지 않았다. 동업을 하게 되면 보통 50:50, 즉 반반의 지분을 떠올리기 마련이다. 그러나 이렇게 되면 의견 충돌이 일어났을 때 결론이 나지 않고, 결국 팽팽한 다툼 속에서 멀어지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런 때를 대비해 51:49, 혹은 49:51일이라는 상징적인 배분을 하는 게 이상적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직장인으로만 살기에 100년 인생은 너무 길다. 나이 오십만 넘어도 직장에 있는 것이 불편한 만큼 '사업'이나 '창업'은 누구나 준비해야 할 인생 2막이다. 그렇다고 모두 치킨집을 차릴 순 없지 않은가. 준비가 철저할수록 실패 확률이 적어진다는 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기에,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사업 준비가 필요하다. <월급보다 내 사업>은 그런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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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아이 부자습관 - 우리 아이 '경제지능' 종합교육서
더리치 아카데미 지음 / 스마트북스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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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큰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가면서 가장 달라졌던 것 중 하나가 '용돈'이다. 일주일에 2천원을 주면, 보통 수업을 마치고 태권도장으로 가는 길에 친구들과 간식을 사먹거나 학용품, 장난감 등을 사는 데 소비했다. 가끔 일주일치를 모두 모아서 토스트를 사먹는 경우도 있고. 하지만 주로 모으기보다는 그 주에 다 소진해버리는 경우가 많았던 터라 계획적으로 소비하는 습관을 길러주고 싶었다.

 

<우리아이 부자습관>(더리치 아카데미 지음 / 스마트북스 / 2018)은 이런 나의 마음을 아는지 궁금한 점을 속속들이 답변해주었다. 단순히 '경제습관'이 아니라 '부자습관'이라니 어느 부모가 마음이 동하지 않을까. 기대감에 부풀어 책을 어서 펼쳐 보았다.

 

우선, 저자가 누군지 궁금했다.

 

더리치 아카데미는 글로벌 대표 부자습관 교육기관을 목표로 재테크, 부동산, 자녀교육, 습관, 마케팅 분야의 전문가 8인으로 구성되어 있다.

부자습관을 위한 교육, 코칭, 컨설팅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며 기업체, 관공서, 학교 등에서 활발한 강의 활동을 펼치고 있다.

 

 

 

아하~재테크뿐만 아니라 자녀교육, 습관, 마케팅까지 아우른다니 이들의 모든 전문분야를 합한 결과가 <우리아이 부자습관>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그리고 아래 이어지는 8인의 프로필을 보니, 과연 전문가답다는 생각이 바로 들었다. 내 아이의 부자습관을 바로 잡을 수 있겠구나, 기대감 한껏 상승!

 

책을 펼치면 '우리아이 경제교육을 위한 부모 10계명'이 나오는데, 이 내용이 참 좋다. 그래서 별도로 찍어두고 나중에 따로 출력을 해놔야겠다. 아이의 경제교육을 시키기 전에, 부모가 솔선수범을 보이는 게 당연하지만 어떻게 실천해야 할지,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 잘 몰랐는데 이렇게 구체적으로 알려주니 당장이라도 실천할 수 있겠구나.

 

 

 

 

 

 

 

부모가 반드시 가르쳐야 할 4가지 부자습관

1. 올바르게 돈 쓰는 습관

2. 절제하며 돈을 아끼고 모으는 습관

3. 돈과 관련하여 결정적인 순간에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는 경제공부 및 돈 공부

4. 기부습관

 

 

 

 

 

부자가 되기 위해서는 끈기와 돈에 대한 확고한 마인드, 그리고 부모의 관심과 부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그리고 끈기를 기르는 부자습관 팁으로 '일기 쓰기'를 추천한다. 매일 쓰면서 깨닫고 반성과 다짐을 하게 되는 게 일기만한 게 없다는 것. 이것은 전적으로 동의한다. 어릴 적에는 억지로 썼던 일기가, 이젠 생각을 정리하고 계획을 세우는 데 가장 좋은 방법이 되고 있으니까.

 

 

 

 

 

그리고 궁금했던 부분. 언제부터 '돈'에 대해 가르치는가? 세계를 움직이는 큰 손 중에 유대인이 많다는 건 많이 알려진 사실이다. 그래서 유대인의 교육방법에 관한 책도 꽤 많이 읽었다. 어릴 적부터 철처한 경제교육을 시킨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그런데 유대인의 경우 늦어도 3세 때부터 아이에게 규칙을 가르친다고 하는 건 처음 알았다.

 

우리가 생각하기에 3세면 너무 어린 아이인데, 벌써부터 규칙을 가르친다는 건가? 처음엔 의문이 들었다. 하지만 어려운 개념의 규칙이 아닌 '약속 지키기, 정리정돈하기, 감사하기' 등 평생 몸이 배어 있어야 할 중요한 인생 습관을 벌써 3세부터 시작하는 것이다.

 

 

 

 

그리고 연령대별로 구체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홈 아르바이트 관해 설명을 해준다. 아주 작은 심부름이나 옷 개기, 안마, 신발 정리 등 어린 아이들이 할 수 있는 것부터 밥상 차리기, 설거지하기, 화장실 청소 등 청소년들이 하기 좋은 홈 아르바이트의 예시도 도움이 되었다.

 

실제로 우리 여덟 살 아이에게도 이 페이지를 작성하도록 자리를 마련해주었다. 용돈을 그냥 준 게 아니라 신발정리 500원, 문제집 풀이 300원 등으로 이미 주고 있었던 터라 반가웠다. 그리고 책 내용을 참고하여 더 다양하고 구체적인 홈 아르바이트 단가표(?)를 작성했다.

 

 

 

 

 

실제로 여덟 살 아이가 작성한 홈 아르바이트 체크리스트. 신발정돈은 그 전에 500원이었는데, 본인 스스로 100원으로 낮췄으며, 인형 정리 100원, 책 읽기 200원, 목욕 스스로 하기 300원 등이 추가되었다. 그런데 마지막 줄에 있는 놀기 100원은 아무리 봐도 이해가 가질 않는다. 니가 노는데 왜 엄마가 돈을 줘야 한다니? 다시 협상해야 할 목록 1호. ^^

 

 

 

 

 

아이의 용돈을 막무가내로 모으는 것이 아니라 나름대로 분산투자(?)를 해야 한다는 것도 인상깊었다. 일명 3:3:3:1의 법칙인데, 전체 용돈의 30%는 투자, 30%는 저축, 30%는 소비, 10%는 기부를 하는 것이다. 무조건 모으는 게 정답이 아니라 '투자'를 통한 가치의 재창출이 눈에 띄었고, 10%의 기부도 꼭 필요한 항목이라는 것에 동의한다.

 

 

 

 

 

<우리아이 부자습관>을 보면서 밑줄을 친 부분이 무척 많았는데, 그만큼 내용이 알찬 것도 있고, 포스트잇 형태로 꼭 알아야 팁을 다양하게 소개해서 매우 유용한 부분이 많았다. 처음엔 이 책이 아이의 올바른 경제습관을 길러주어 부자로 만들어 주는 책이겠구나 싶었는데, 막상 다 읽고 나니 자녀의 경제교육은 물론, 미래먹거리에 관한 전망을 알려주어 여러모로 도움이 되는 책이다.

 

특히 미래의 유망 분야와 직종을 전망하고, 어릴 때부터 미리 공부해두면 좋겠다는 조언이 눈에 띄었다. 몇 년 전부터 인문학 붐이 일어나면서 아이도 어른도 인문학적 소양을 갖춰야 한다는 분위기가 만연했는데, 이 책에서는 이에 못지 않게 이과적 소양을 기르는 데도 무게를 두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앞으로 발전할 분야가 기술과 바이오, AI 등 이과적 소양이 바탕이 되어야 가능한 분야가 많기 때문이다. 새롭게 깨닫게 된 사실이라 무척 흥미롭고, 관련 분야를 더 찾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최근 들어 이렇게 많은 사진과 밑줄을 그은 책이 있을까 싶을 만큼 책 한 권 전체가 유용했다. 마지막에는 추천도서까지 이렇게 친절하게 들어 있었다. 책 본문에 <부의 추월차선>이란 책에 관해 자주 인용된다. 나 역시 투자 관련 추천도서로 이 책을 구매했지만, 아직 책장을 열어보진 않았다. 이 외에도 이 책에 소개되거나 추천한 책들을 찾아서 읽어봐야겠다. 금수저로 태어나지 않은 이상, 누구나 부를 추월하고 싶은 마음이 클 테니.

 

<우리아이 부자습관>은 자녀의 경제교육뿐만 아니라 전반적으로 자녀교육을 하는 데 도움이 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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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없이 홀가분한 죽음 - 고통도 두려움도 없이 집에서 죽음을 준비하는 법
오가사와라 분유 지음, 최말숙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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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죽음'을 생각하면 병원에서의 마지막 모습이 떠오르기 마련인데, 이 책은 '집에서 죽음을 준비하는 법'을 알려준단다. 사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 집에서 죽음을 맞이하는 건 지금처럼 병원에 많지 않았던 옛날에나 가능했던 일이라고 생각했다.

 

<더 없이 홀가분한 죽음>(오가사와라 분유 지음, 최말숙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8)은 '고통도 두려움도 없이 집에서 죽음을 준비하는 법'이란 부제로 '재택 호스피스 완화 케어에 관해 다양한 사례를 보여주고 있다. 호스피스는 으레 생명이 얼마 남지 않은 사람들이 가는 병원의 한 종류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재택 호스피스'라는 건 생소한 분야였다.

 

저자인 오가사와라 분유는 내과 의사이자 일본 재택호스피스협회 회장이다. 대학병원에서 응급진료를 담당하며 연명치료로 고통스럽게 삶을 마감하는 사람들을 목격하고나서 한 말기암 환자의 마지막 생애를 보고 인식을 완전히 바꿨다고 한다. 병원에서 죽어가는 것이 아니라 집에서 생활하며 낚시를 즐기고 부인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며 자신의 마지막 순간을 스스로 준비하는 모습이었다.

 

책에는 수많은 환자들의 마지막 모습이 소개되며, 꼭 병원이 아니어도 행복한 죽음을 맞이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었다. 오히려 병원이 아니라서 더욱 행복한 죽음을 맞이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앞으로 얼마 동안 살 수 있다는 '여명'을 들었을 때 수술과 항암 등 병원 치료를 하는 대신, 집에 와서 하고 싶은 걸 하고, 만나고 싶은 사람을 만나다가 자연스럽게 죽음을 맞이하게 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감동적이었다. 물론 통증은 저자인 오가사와라 원장이 모르핀 등으로 잡아주니, 평소와 다름없는 생활이 가능했다.

 

 

 

 좋아하는 소주를 마실 수 있다는 충족감이 눈에 보이지 않는 신비한 효과를 불러일으킨 것입니다. 우에마쓰 씨는 그 후에도 좋아하는 술을 마시며 행복하게 살다가 평온한 임종을 맞이했습니다.

 

 

 

어떻게 죽음을 앞둔 말기암 환자가 술을 마실 수 있지? 처음엔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생각을 바꿔본다. 그렇게 먹고 싶고 마시고 싶은 걸 참으며 각종 치료를 해도 얼마 남지 않은 인생이라면, 이왕이면 먹고 싶은 거 다 먹고, 하고 싶은 걸 다 해보고 가는 삶이 덜 후회되지 않겠구나. 온갖 호스를 주렁주렁 매달고 결국 숨이 멎어야 떼는 삶이라면 얼마나 답답할까.

 

이 책을 읽으면서, 생각을 전환하면 죽음도 그리 슬픈 것만은 아님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눈에 띄는 건 이렇게 평온한 죽음을 맞이할 때 가는 사람의 마음도 가볍지만, 남은 가족의 마음 역시 보통 때보다는 가벼워진다는 것이다. 대부분 가족이 세상을 떠나게 되면, 못해 준 것에 대한 후회와 아쉬움이 많고, 환자가 사경을 헤맬 때 비로소 반성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집에서 보통 생활을 하게 되면, 환자도 가족도 아름다운 마무리를 함께 준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죽음을 맞이하는 것이 누구에게나 어려운 일이지만, 그 어려움의 정도를 낮추는 방법으로 '재택 호스피스 완화 케어'를 떠올려보는 것도 하나의 선택지가 될 것이다. 병원만이 정답은 아니라는 걸 알 수 있게 되었다.

 

 

 

 

 

 

자신이 태어난 곳의 '곳'이란 무슨 동 몇 번지 몇 호와 같은 주소로 표기됩니다.

 

죽는 곳의 '곳'이란 마지막 임종을 맞이하는 곳을 말합니다.

 

'머물 곳이 정해지면 마음을 정할 수 있다'의 '머물 곳'이란

 

마치 천국이나 극락에 있는 것처럼 마음이 맑아지는 곳을 뜻합니다.

 

천국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우리의 삶 속에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바로 자신의 삶 속에 행복한 죽음 또한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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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페포포 리멤버 - 우리가 잃어버린 것들
심승현 지음 / 허밍버드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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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초반을 강타했던 감성툰 시리즈.

아직도 내 책장엔 <파페포포>, <포엠툰> 등

그 당시에 잔잔한 감동을 주던 감성에세이가 여러 권 꽂혀 있다.

당시 풋풋하던 내 20대의 감성을 간직한 채.

그런데 이번에 그 파페포포가 다시 돌아왔다. <파페포포 리멤버>로.

(심승현 글 그림 / 백도씨 / 2018)

일단 우선 반가웠다.

그리고 책장에 고이 꽂아둔 그때 그 파페포포를 꺼내보았다.

(원래 같은 게 두 권이었다.

그때 남편과 연애할 때 내가 읽고 좋아서 똑같은 책을 선물한 거.

그런데 결혼하고나서 같은 책이 두 권이라

우리집에 놀러온 누군가에게 선물을 했다.)

 

 

 

16년 만에 만난 파페포포는

외모도 감성도 그때 그 모습을 간직하고 있었다.

(변한 건 나일 뿐;;;)

파페포포는 빵 터지는 유머가 있거나 아주 잘 그린 그림이거나

장황한 스토리가 있지는 않다.

잔잔한 이야기, 심플한 필체, 단순한 그림이 오히려

현실감 있는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팔을 천천히 저어 보자.

모든 것들은 손을 뻗으면 닿을 수 있는 곳에 있으니까.

하지만 손을 뻗어도 찾지 못한다면,

그것은

잃어버린 것이 아니라

떠나가 버린 것이다.

 

 

 

 

 

엄마는 드라마를

너무너무 좋아하니까...맞지?

너도 크면 알게 돼.

엄마도 참 많이...

외로웠구나.

심승현 글 그림 <파페포포 리멤버>

 

 

먼 길을 단번에 갈 생각을 하면 안 돼.

어떻게 하냐고?

그럼 한 걸음씩 차근차근 간다고 생각해 봐.

천천히 숨을 쉬며,

자신의 걸음걸이를 즐기는 거야.

그게 중요해.

그게 먼 길을 가는 가장 쉬운 방법이야.

 

 

 

이 책을 읽다보면 파페와 포포가 여러 상황 속의 다양한 역할로 나오는데

특히 비중을 많이 차지하는 게 엄마 아빠로서의 파페포포이다.

16년 전의 나와 지금의 내가 다르듯

파페포포도 세월이 흘러 부모가 되었구나, 생각하니

신기하기도 하고 공감도 더 많이 된다.

처음엔 파페포포는 20대 감성 그대로인데

나만 나이든 것 같은 서글픔에 잠시 마음이 아팠다.

하지만 페이지를 넘겨가면서

연륜이 담긴 이야기들을 보면서 내심 기뻤다.

이렇게 같이 나이들어가고 그 나이대에 걸맞는

공감 에세이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참 힐링이 된다.

예나 지금이나

선물로도 아주 좋은 책

<파페포포 리멤버>.

남편에게도 읽어보라고 건네주었다.

아마 우리의 20대 시절을 함께 추억할 수 있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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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사랑이 남았으니까 - 처음과 끝의 계절이 모두 지나도
동그라미(김동현)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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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쓸한 계절이 지나는 길목에서 마음이 촉촉해지는 감성 에세이 한 권을 만났다.

인스타그램에서 유명한 동그라미 작가의 에세이 <아직 사랑이 남았으니까>(동그라미(김동현)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 / 2018)이다. 평소 인스타그램에서 유명한 작가 몇몇을 팔로잉하고 있어 메마른 마음에 감성을 충전하곤 한다. 동그라미 작가도 그 중 한 명이라 책이 나온 걸 보고 무척 반가웠다.

사람을 만나 사랑에 빠지고 이별해서 힘든 과정들이 페이지마다 꾹꾹 눌러 써져 있다. 화려한 미사여구나 지나친 은유, 비유가 아니어서 더 와닿는다. 진심으로 느껴진다. 사랑의 기쁨도 매우 진지하게 느껴졌고, 헤어짐의 슬픔도 한층 승화된 느낌으로 다가왔다. '어른의 사랑'처럼 느껴진 이유이다.

가장 눈에 띄는 건 마침표가 맨 마지막에만 찍혀 있고, 수많은 문장이 마침표 없이 쭉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었다. 숨쉴 틈 없는 작가의 혼란스런 마음을 반영한 걸까. 처음엔 어색했지만 계속 읽다보니 독자인 나의 호흡대로 알아서 끊어서 읽게 되는 효과가 있었다.

 

 

 

 

 

 

 

조금 많이 울었다

네 손을 잡고 걸을 수 있다는 사실에

네가 내 사람이라는 사실에

                   

우리 헤어져도 결혼은 하자

 

 

'우리 헤어져도 결혼은 하자'니, 모순 속에 감춰진 동그라미 작가의 섬세함이 보인다. 혹시나 헤어지게 되더라도 평생 함께하고 싶은 사람의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사랑에 빠져서 황홀한 것보단 이별을 먼저 생각하는 걸 보니 마음 한켠이 먹먹해진다.

 

 

 

 

 

 

 

 

사랑에도 준비가 필요하듯

이별에도 준비가 필요하다

이렇게 힘들 줄 알았다면 구질구질하게 붙잡아볼걸

헤어질 때 헤어지더라도 조금만 기다려달라고 할걸

나는 사랑한다는 말밖에 할 수 없는데

너는 사랑했다고 말할 수 있게 됐을 때

나는 사랑을 물었고

너는 이별을 답했다

 

 

 

중간에 이런 느낌의 일러스트가 함께 나와서 글에 몰입하는 데 도움을 준다. 특히 이 장면, 어디선가 많이 본 듯한 느낌이었는데, 바로 내가 딱 이 장면처럼 이별을 했던 기억이 난다. 스틸사진처럼 각인된 그 장면을 그림으로 보게 되니 옛 감정이 꿈틀꿈틀 살아난다. 감성 제로였던 내 마음밭에 비가 내린다.

청춘들이 겪는 사랑과 이별, 환희와 슬픔을 함께 공감하며, 감성은 물리적 나이와 관계가 없음을 다시 한번 깨닫는다. 쓸쓸한 마음을 달래줄 감성 에세이를 보고 싶다면 <아직 사랑이 남았으니까>를 한번 펼쳐보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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