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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페포포 리멤버 - 우리가 잃어버린 것들
심승현 지음 / 허밍버드 / 2018년 12월
평점 :
품절

2000년대 초반을 강타했던 감성툰 시리즈.
아직도 내 책장엔 <파페포포>, <포엠툰> 등
그 당시에 잔잔한 감동을 주던 감성에세이가 여러 권 꽂혀 있다.
당시 풋풋하던 내 20대의 감성을 간직한 채.
그런데 이번에 그 파페포포가 다시 돌아왔다. <파페포포 리멤버>로.
(심승현 글 그림 / 백도씨 / 2018)
일단 우선 반가웠다.
그리고 책장에 고이 꽂아둔 그때 그 파페포포를 꺼내보았다.
(원래 같은 게 두 권이었다.
그때 남편과 연애할 때 내가 읽고 좋아서 똑같은 책을 선물한 거.
그런데 결혼하고나서 같은 책이 두 권이라
우리집에 놀러온 누군가에게 선물을 했다.)

16년 만에 만난 파페포포는
외모도 감성도 그때 그 모습을 간직하고 있었다.
(변한 건 나일 뿐;;;)
파페포포는 빵 터지는 유머가 있거나 아주 잘 그린 그림이거나
장황한 스토리가 있지는 않다.
잔잔한 이야기, 심플한 필체, 단순한 그림이 오히려
현실감 있는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팔을 천천히 저어 보자.
모든 것들은 손을 뻗으면 닿을 수 있는 곳에 있으니까.
하지만 손을 뻗어도 찾지 못한다면,
그것은
잃어버린 것이 아니라
떠나가 버린 것이다.

엄마는 드라마를
너무너무 좋아하니까...맞지?
너도 크면 알게 돼.
엄마도 참 많이...
외로웠구나.

먼 길을 단번에 갈 생각을 하면 안 돼.
어떻게 하냐고?
그럼 한 걸음씩 차근차근 간다고 생각해 봐.
천천히 숨을 쉬며,
자신의 걸음걸이를 즐기는 거야.
그게 중요해.
그게 먼 길을 가는 가장 쉬운 방법이야.

이 책을 읽다보면 파페와 포포가 여러 상황 속의 다양한 역할로 나오는데
특히 비중을 많이 차지하는 게 엄마 아빠로서의 파페포포이다.
16년 전의 나와 지금의 내가 다르듯
파페포포도 세월이 흘러 부모가 되었구나, 생각하니
신기하기도 하고 공감도 더 많이 된다.
처음엔 파페포포는 20대 감성 그대로인데
나만 나이든 것 같은 서글픔에 잠시 마음이 아팠다.
하지만 페이지를 넘겨가면서
연륜이 담긴 이야기들을 보면서 내심 기뻤다.
이렇게 같이 나이들어가고 그 나이대에 걸맞는
공감 에세이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참 힐링이 된다.
예나 지금이나
선물로도 아주 좋은 책
<파페포포 리멤버>.
남편에게도 읽어보라고 건네주었다.
아마 우리의 20대 시절을 함께 추억할 수 있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