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보다 내 사업 - 사업을 시작하기 전에 반드시 봐야 할 책
윤태성 지음 / 해의시간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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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직장에 다니지만 '언젠가는' 내 사업을 할 거야.

이런 생각으로 오늘도 버티는 직장인들이 많다. 나 역시 그 중의 한 명이었고.

주변에 사업을 하는 사람이 많지만 한결같이 어렵다는 말을 많이 들었고, 스스로 용기가 나지 않아 실천을 못하고 있을 뿐, 그 '언젠가는' 나 역시 사업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늘 품고 있다.

<월급보다 내 사업>(윤태성 지음 / 해의시간 / 2018)은 '사업을 시작하기 전에 반드시 봐야 할 책'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만큼 예비창업자에게 필요한 내용들로 구성되어 있다. 저자인 윤태성 교수는 대학 졸업 후 대기업에서 근무를 하던 중 '이렇게 하나의 부품으로 일하다가 직장을 그만두고 나면 나는 어떻게 될까'라는 고민 끝에 일본으로 유학을 떠났다. 도쿄대학에서 공학박사학위를 취득하고, 도쿄대학 교수로 근무했다.

그러나 몇 년 후 이를 그만 두고 데이터 가시화 소프트웨어 벤처인 '오픈놀리지'를 창업했고, 지금은 다시 대학으로 돌아와 카이스트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로 재직 중이다. 그야말로 학교와 사업을 넘나드는 멀티플레이어이다. 경험이 다채로운 만큼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조언들이 많았다.

저자는 사업을 준비할 때 5W2H로 나누어 준비하라고 조언한다.

언제 When

어디서 Where

누가 Who

무엇을 What

왜 Why

어떻게 How

얼마에 How much 

 

 

보통 5W1H는 알고 있었는데,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가 '자본, 돈'인 만큼 마지막에 '얼마에 How much'를 더한 것이 눈에 띄었다. 이 책은 이 7가지 카테고리에 대한 구체적인 개념 소개와 다양한 사례들을 보여주는 데 집중했다. 우선, 책이 어렵지 않고 쉽게 술술 읽혀서 좋았다. 보통 사업, 경영, 창업 관련 책이라고 하면 본인의 성공 사례를 강조하는 데에만 치중하거나 어려운 용어를 써서 못 알아듣게 하거나 지식을 자랑하는 책들도 많았는데, 이 책은 쉬운 글과 재미있는 사례가 나와서 지루하지 않았다.

 

 

 

유명하거나 남들의 사례도 좋았지만 저자의 실제 이야기가 가장 궁금했다. 도쿄대학 교수라는 '꿈의 직장'을 버리고 사업을 하러 사직서를 제출했던 마음이 어떤 것이었을까.

'나는 내가 가진 지식을 현금으로 바꾸고 싶었다. 연구 성과를 이용해 상품을 개발하고 이를 판매하는 과정은 곧 지식을 현금으로 바꾸는 일이다. 돈도 벌고 싶었다. 월급쟁이가 내 사업을 하려는 이유 가운데 으뜸은 돈이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돈'을 이유로 사업을 꿈꾸는 것이겠지.

 

 

 

 

다른 나라의 사례를 찾거나 자료를 읽는 것 외에 더 중요한 작업이 있다.

관찰이다.

내 사업 아이템을 찾으려면 관찰이 중요하다.

지금 내가 알고 있는 지식이나 경험은 일종의 편견이 되어 내 사업 아이템을 찾는 데

오히려 방해가 될 수 있다.

내가 지금 알고 있는 사실이 전부이고, 직접 해본 경험만이 진리라고 확신하면

새로운 내용을 보지 못한다. 과거의 지식과 경험을 완전히 없앨 수는 없다.

효과가 가장 좋은 유일한 방법은 덮어쓰기다. 관찰에서 얻은 새로운 지식과 경험으로

과거의 지식과 경험을 덮어쓴다.

 

 

 

 

 

 

 

저자는 사업을 준비하면서 '관찰'을 많이 하라고 권한다. 그 중 권하는 방법이 '도시 산책'. 이건 나도 좋아하는 건데, 주말마다 도시를 산택하며 '정점 관찰(같은 대상을 주기적으로 관찰하는 행동}'을 하라는 것. 도시를 산책하면 눈에 들어오는 게 많고, 그것을 유심히 관찰하다보면 사업 아이템을 얻을 수 있다.

이 대목에서 문득, 어제 TV에서 본 <백종원의 골목식당>의 철없는 창업자가 떠오른다. 가게를 얻고 인테리어를 하면서, 어떤 사업 아이템을 할까 그제서야 골랐단다. 25살 철부지의 생각이라고 하기엔 너무 안타까웠다. 사업은 곧 비용, 돈이 들어가는 것이니까.

 

또한 흥미로웠던 거 하나. '나의 인생 산맥'이라고 불리는 위 모형이다. 보통 '인생 곡선'이라는 건 한두번 그려봤을 텐데 '인생 산맥'은 생소하다. 자신이 걸어온 길을 그래프로 표현하고, 어디에 '사업'을 둘지 자리를 잡게 함으로써 미래 계획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되는 모형이다. 막연하게 '언젠가는' 사업을 하는 게 아니라 이런저런 준비를 해서 이 시점에 명확하게 사업을 하리라는 결심을 세워주는 데 도움을 준다.

 

 

뒷부분엔 구체적으로 사업 계획서에 들어가야 할 내용과 파트너와 함께할 경우 이익 배분과 업무 비중에 대해서도 조언을 잊지 않았다. 동업을 하게 되면 보통 50:50, 즉 반반의 지분을 떠올리기 마련이다. 그러나 이렇게 되면 의견 충돌이 일어났을 때 결론이 나지 않고, 결국 팽팽한 다툼 속에서 멀어지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런 때를 대비해 51:49, 혹은 49:51일이라는 상징적인 배분을 하는 게 이상적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직장인으로만 살기에 100년 인생은 너무 길다. 나이 오십만 넘어도 직장에 있는 것이 불편한 만큼 '사업'이나 '창업'은 누구나 준비해야 할 인생 2막이다. 그렇다고 모두 치킨집을 차릴 순 없지 않은가. 준비가 철저할수록 실패 확률이 적어진다는 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기에,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사업 준비가 필요하다. <월급보다 내 사업>은 그런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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