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따위를 삶의 보람으로 삼지 마라 - 나답게 살기 위해 일과 거리두기
이즈미야 간지 지음, 김윤경 옮김 / 북라이프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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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따위를 삶의 보람으로 삼지 마라>.
제목을 보는 순간 뒷통수를 한대 맞은 얼얼한 느낌이 들었다. 일을 해야 돈을 벌지, 일을 해야 보람을 얻지, 일을 해야 자아를 찾지. 다 쓸데없는 핑계일 뿐인 건가.

저자인 이즈마야 간지는 일본 정신과 의사이자 음악가, 음악평론가로, 정신과 치료를 약물 처방만 하는 것이 아니라 환자의 개성과 잠재력을 최대한 이끌어내는 독자적인 상담을 한다고 한다. 과연, 글에서도 마치 상담을 받는 것처럼 막힘 없이 써내려간 처방전 같은 느낌이 들었다.

저자는 혼자만의 주장을 펼치지 않는다. 나쓰메 소세키, 버트런드 러셀, 니체, 빅터 프랭클 등 시대의 지성들의 글을 인용하며, 자신의 생각을 뒷받침하고 있다.

버트런드 러셀의 <게으름에 대한 찬양>을 읽은 적이 있는데, 내용이 좀 어렵기도 하고 지루한 느낌이 들어 반쯤 보고 덮은 적이 있었다. 그런데 이즈마야 간지의 해석과 설명이 뒷따르니 책 내용이 궁금해졌다. 책장에서 다시 꺼내들어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살아가는 의미'에 대한 고민을 풀어내기 위해 이 책을 쓰기 시작했다는 저자의 말처럼, 왜 일하는가에 대한 고민보다 '왜 사는가'에 대한 의미 정립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생각에 동의한다. 일벌레, 일 중독자, 워커홀릭...수많은 사람들이 일이라는 테두리 안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며 살아가고 있다. 일이 좋아서 하는 건가, 돈을 벌어야 해서 어쩔 수 없이 하는 건가.

양의 관점이 아니라 '질'의 관점으로, '노동'이 아니라 그야말로 '일'의 관점으로 보라는 의견. 그리고 그가 내린 처방전은 '즉흥'과 '번거로움'이다. 계획하지 않고 즉흥적인 생각에 나를 온전히 맡기고 쭉쭉 해나가보라는 것. 그리고 번거로워도 다르게 접근해보라는 것. 항상 컴퓨터로 쓰는 것에 익숙한 사람이 손글씨를 쓰다보면 글자의 구조부터 의미까지 새롭게 와닿을 것이라는 것이다. 일상의 지루함은 결국 우울증으로 이어지고, 자괴감에 빠지게 되니까.

개미와 베짱이에서 항상 개미가 되어야 한다는 사회의 통념에 끌려다니지 말라고 저자는 충고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개미와 베짱이'에서는 여름에 놀고먹은 베짱이를 겨울에 개미가 따뜻하게 받아준다는 이야기이지만 이것은 디즈니에서 만든 아름다운 결말일 뿐이다. 원작에서는 개미가 놀고먹은 베짱이의 부탁을 거절하고 심지어 조롱까지 한다는, 장 자크 루소의 <에밀>의 내용을 인용하며, 개미보다 베짱이가 되라고 조언한다.

놀고 먹으라는 게 아니다. '의미'와 '의의'를 생각하며 일하라는 것이다. 일이라는 틀에 갇히면 그 밖의 세상에 대해서는 문외한이 되는 것을 경계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무엇을 위해 사는지, 어떻게 사는 게 바람직한 것인지, 한 해를 일벌레로 살아온 내게 화두를 던져주는 책이다. 내년부터는 베짱이답게 삶을 즐기면서 살아야겠다.

우리도 어느새 '노동이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라는
거짓된 표어에 휘돌려 속고 있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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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곤했던 여름이 지나고
태재 지음 / 빌리버튼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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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피라이터라는 공통 분모에 끌렸다. 시인 태재는 광고를 전공하고 잠시 카피라이터로 근무했지만 이내 글 쓰는 직업으로 업을 바꿨다. 이미 4권의 시집을 낸 시인의 첫 산문집이라 <빈곤했던 여름이 지나고>에 대한 기대가 컸다.

읽고난 지금, 기대를 꽉 채워준 느낌이다. 책은 손바닥보다 조금 큰 크기로 가방에 넣고 다니기에 아주 편한 사이즈였다. 그리고 글도 보통의 산문처럼 빡빡한 것이 아니라 여백이 많았다. 하지만 이 여백이 공허함을 주는 게 아니라 사유의 시간을 주는 역할을 했다. 행간에 많은 의미가 숨어 있어서 천천히 읽었다.

매일 새벽 2~3시에 퇴근하는 광고회사 생활. 채 100일도 넘기지 못하고 퇴사한 그에게 사람들은 '포기'라는 단어를 써서 깔아뭉개지만 그는 광고회사에 '도전'한 게 아니라 '선택'을 한 것이기 떄문에 단지 '취소'를 했을 뿐이라고 했다. 공감한다. 그런데 그 시절엔 직장이 인생의 전부로 보인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게 이 세상에 많음을 놓치고 있을 때가 많다. 나도 그걸 깨닫는 데 10년이 넘게 걸렸으니. 태재 시인은 그걸 사회생활 초반에 알았으니, 부럽기도 하다.

책의 초반에 나온 '행복론'도 기억에 남는다. 보통 불행의 반대는 '행복'이라 생각하는데, 불행의 반대는 '다행'이라고 한다. 그러고보니 그게 맞구나. 불행하지 않다고 해서 꼭 행복한 건 아니니. 이렇듯 문장마다 시인의 깊은 생각이 담겨 있어 많은 공감을 했다.

꿈과 잠꼬대를 사이에 두고 두 사람이 서로 몸부림친다.

자기 전 건투를 빌어주는 나와
일어나서 또 하루를 살아보자는 내가.

중요하고도 소중한 나와
소중하고도 중요한 내가.


누구나 사직서를 가슴에 품고 산다. 때론 그런 생각을 한다. 직장뿐만 아니라 내가 하기 싫은 일에는 '사직서'를 내고 끊어버리고 싶다는 것. 그리고 사직서를 내고 난 후에는 뒤도 보지 말고 잊는 것. 그래서 끌려가지 말고, 주도적으로 살아가는 것. 빈곤했던 여름이 지나도, 다시 채워질 가을을 기대하기 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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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삶을 사랑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 죽음을 앞둔 서른여덟 작가가 전하는 인생의 의미
니나 리그스 지음, 신솔잎 옮김 / 북라이프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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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할까. 이 감정, 이 기분을.
슬플 거라는 예상은 했다.

죽음을 앞둔 서른여덟 작가가 전하는 인생의 의미. 부제만으로도 벌써 가슴이 먹먹해져서 이 책을 열어보지도 못한 게 벌써 일주일. 나와 비슷한 나이의, 나와 비슷한 환경의, 나와 비슷한 가족력을 지녀 이 책을 읽는 순간 도저히 그 감정을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았다.

그리고 얼마간의 시간을 보낸 후 책장을 열었을 땐, 도저히 내려놓을 수 없을 정도로 글에 집중했다. 올해 2월, 그녀가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을 미리 알고 읽으니 더욱 슬퍼지는 건 어쩔 수가 없다. 결과를 알고보니 그녀의 생각과 행동들이 더 안스러웠다.

<이 삶을 사랑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아직 채 열 살이 되지 않은 두 아들과 남편과 함께 지내던 한 여자가 유방암이라는 진단을 받고, 이후의 삶과 심경들을 담담하게 적어내려간 책이다. 인생의 반도 오지 않은 서른여덟의 나이에 깨닫은 인생의 의미란 원망이 아니었다. 불평과 불만이 아니었다. 온전하게 받아들이기까지 쉽지 않은 과정이었겠지만, 남편인 존과 항상 이야기를 나누고 논의를 하면서 자신의 마음을 다잡게 되었다.

작가인 니나 리그스는 미국의 유명 철학자이자 시인인 랄프 왈도 에머슨의 5대손이자 영문학을 전공한 선생님이기도 했다. 평온한 일상에 암이라는 갑작스런 폭풍이 닥치고 생활이 180도 달라지게 되었다. 집안에 암 걸린 사람이 많았던 터라(심지어 할아버지가 유방암) 어느 정도 예상은 하고 있었다지만 이렇게 이른 나이에 닥치게 될 줄은 아무도 몰랐을 것이다. 처음엔 믿고 싶지 않았지만, 이내 평정심을 찾고 차근차근 자신의 삶을 정리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작가의 엄마는 작가가 세상을 떠나기 1년 전쯤 세상을 떠났는데 병명이 다발성 골수종이었다. 우리 아버지도 같은 병으로 작년에 돌아가셨기에 내 감정은 더 격해질 수밖에 없었다. 그녀의 주변에는 좋은 사람이 많다. 늘 병원에 같이 가서 그녀를 돌봐주던 티타와 함께 암을 앓았던 지니, 그리고 엄마와 아빠, 남편, 아이들까지. 아이들에게도 현명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앞으로 사라질 엄마의 빈자리에 대해 담담하게 말하는 걸 보고 내 마음이 그렇게 슬플 수가 없었다.

그리고 생각해본다. 내가 만일 작가와 똑같은 상황에서 두 아이와 남편을 남기고 떠나야 한다면, 나는 어떤 이야기를 해줄 수 있을까. 과연 담담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불평과 불만으로 가득하다가 결국 후회하며 가슴을 칠까. 잘 모르겠다. 하지만 한번쯤은 깊게 생각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책 전체에 걸쳐 나오는 몽테뉴의 <수상록>을 찾아봐야겠다. 니나 리그스가 죽음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데 몽테뉴의 영향이 꽤 컸나보다. 몽테뉴는 교과서로만 만났지, 실제로 수상록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는데 책 중간중간에 나오는 <수상록>의 글귀가 정말 공감되고 좋았다. 그리고 그 책의 배경을 작가가 상세하게 설명해주니 더 읽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얼마 전 읽었던 <숨결이 바람 될 때>의 폴 칼라니티와는 또 다른 느낌의 인생서. 마지막 부분의 글귀가 마음에 남는다.

죽음을 기억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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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팔리는 한 줄 카피 - 길거리 POP부터 TV광고까지 실전 카피 쓰기의 모든 것
가와카미 데쓰야 지음, 이자영 옮김 / 흐름출판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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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내 책장을 가득 채우던 광고책, 카피책은 빛바랜 고전이 되어 버렸고 더 이상 감흥을 주지 않는
애물단지가 되었다. 이론은 이론일 뿐, 실무 경력이 중요하다는 근자감이 하늘을 찌르던 나날을 보냈다. 광고책은 거기서 거기라는 생각이 많아 더 이상 집어들지도 않았다.

그런데 이 책, <잘 팔리는 한 줄 카피>는 받아들자마자 바로 읽어보고 싶었다. 17년이나 카피라이터로 지내오면서도 아직 그 '한 줄'이 어려워서 눈뜬밤을 보내기도 하고, 머리를 쥐어짜기도 하기 때문이다. 당장 어제도 그 '한 줄' 때문에  잠도 못 자고 5잔의 커피와 핫식스로 밤을 지새우며, 백만 톤급의 스트레스를 받기도 했다. 그놈의 '한 줄' 때문에. 

이 책에서는 <잘 팔리는 한 줄 카피>를 위한 법칙이나 원칙을 말하지는 않는다. 사실 그런 건 없기 때문이다. 수학공식처럼 딱딱 떨어지는 법칙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 적도 한 두 번이 아니다. 그런 원칙이나 법칙을 세우는 사람이 있다면 광고인 노벨평화상이나 노벨수명연장상 정도 받지 않을까 싶다.

저자인 가와카피 데쓰야는 일본 카피라이터이자 브랜딩 연구소의 대표이다. 꽤 많은 수상경력과 함께 '스토리 브랜딩'이라는 말을 가장 처음 만들어낸 사람이라고 한다. 흥미로웠다. 지금은 제품 자체를 파는 게 아니라 제품에 스토리를 담아 공감하게 만들어 파는 게 광고라는 생각이 점점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일본의 광고사례와 전설의 카피라이터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주어 읽기가 편했다. 카피라이팅을 전혀 모르는 사람도 쉽게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걸 보면, 과연 카피라이터가 쓴 글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는 물건을 파는 '한 줄 카피'를 위해 5W 10H를 기억하라고 한다.

뉴스가 되고, 나에게 이익이 될 만한 것을 제시하고, 욕망을 자그가고, 공포와 불안으로 부드럽게 위협하고, 신뢰를 판매와 연결하는 5가지 가이드라인, 한 줄로 불티나게 팔기 위한 10가지 가이드라인을 제시함으로써, 물건을 어떻게 팔까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해결책을 제시한다.

'다르게', '다르게'는 카피라이터가 가장 많이 듣는 단어이자, 가장 몸서리치는 단어이다. 남들과 달라야 소비자가 한번이라도 더 보게 되기 때문이다. 그런 '다름'을 보여줘야 하니 광고인은 늘 긴장하고 스트레스 받고 또 수명도 자꾸 줄어드는 느낌을 받는다. 그런데 10가지 구체적 방법을 제시해주는 만큼, 생각이 막힐 때 한번씩 활용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이다.

 

                                                                   

이 책을 보면서 뭔가 원칙이나 법칙을 얻는 대신 '초심으로 돌아가는' 가장 중요한 에너지를 얻게 되었다. 그리고 실무로 말랑말랑해졌다고 믿었던, 실은 굳을대로 굳었던 내 생각의 녹을 닦아내고 있다.

문득, 광고를 시작하던 시절이 떠올랐다. 대학교 3학년을 마치고, 부모님의 반대를 뿌리치고 휴학을 하고, 광고공모전에 미쳐서 여럿이 모여 밤새 아이디어 짜고, 상도 받고, 졸업 전에 운 좋게 취직이 되었고, 이후 야근을 밥먹듯이 하며 치열하게 살았던 지난 시간이 스쳐 지나갔다. 참, 뜨겁게 살았구나 스스로 칭찬해주며.

같은 바닥(?)에서 일하는 남편과 나는 늘 이야기한다. 이제는 딴일 하자, 제 명에 못 살겠다, 마음이 더 편해지는 일을 하자. 하지만 둘 다 안다. 쉬이 떠나지 못하리란 걸. 수백 가지의 이유와 불평이 있으면서도 섣불리 이 바닥을 떠날 수 없는 이유는 생각의 고통만큼 만족도가 그만큼 큰 매력적인 분야이기 때문이다. 지금도 '잘 팔리는 한 줄 카피'를 위해 밤을 꼬박 새우고 있는 카피라이터에게 박카스 한 병 내밀고 싶은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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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정섭의 대한민국 학군지도 - 자녀교육 + 노후대비 최고해결사! 집값하락 걱정없는 아파트 찾기!
심정섭 지음 / 진서원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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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큰 아이의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읽게 된 <심정섭의 대한민국 학군지도>.
20여 년 경력의 강남 대치동 명강사인 저자가 학군에 맞춰 내집 마련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상세하게 알려주고 있다. 서울은 물론, 전국 단위의 명문학군에 대해 자세하게 파악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실제로 나와 동생의 대입을 거치고 난 이후 지금까지 대입에 대한 정보와 관심이 별로 없었다. 뉴스나 인터넷에서 이슈가 될 때마다 "아~그렇구나!"라는 생각만 하고 그냥 지나치기 일쑤였다. 당연했다. 당장 입시를 눈앞에 둔 사람이 주위에 아무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제 '학부모'란 타이틀이 생긴 이상, 그 바닥(?)을 알아야 했다. 설령 아이들의 자유로운 교육을 위해 서울에서 수도권으로 일부러 내려온 우리 부부의 철학이 있더라도, 교육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는 알고 있어야 했다. 그래서 펼쳐본 <심정섭의 대한민국 학군지도>엔 내가 모르는 어마어마한 세상이 있었다.

예전에도 그랬지만 지금도 명문학교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은 '서울대에 몇 명 갔나'이다. 학교별로 객관적 기준이 마련되어 있지 않은 상황이기도 하거니와, 서울대에 몇 명 갔는지에 따라 명문학교인지 아닌지에 대한 사회적 기준을 반영한 이유였다. 뭐, 꼭 서울대에 갈 필요가 있는가, 왜 꼭 서울대만 기준인가, 반발하는 마음이 들었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면, 그래도 서울대 보내고 싶은 게 모든 엄마의 마음이지 라는 생각에 충분히 공감이 되었다.

뻔한 이야기지만, 학군이 좋을수록 집값도 비싸지는 게 현실이니 한번에 강남으로의 입성이 힘들다면, 한 두 번 다른 곳을 거쳐 가는 것도 방법이라고 제안하고 있다. 단지에 따른 배정학교와 학교의 학업성취도, 고교진학률, 대입진학률까지 일목요연하게 볼 수 있어서 매우 유용했다. 이 책은 현재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상위 학교로 진학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책이라 생각된다.

남편은 이른바 '8학군' 출신이고(이 책에도 그 학교 이름이 엄청 자주 거론된다), 나는 이 책에 언급되지 않은 변방(?)에서 학창시절을 보냈다. 학구열이 뜨거운 곳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남편은 아이에게만큼은 스트레스를 주지 말자는 주의였고, 나는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터라 아이도 자유로웠으면 하는 마음이 더해져서 도시를 떠나게 되었다. 사실 둘 다 꿈꾸던 곳은 시골의 학교(한 학년에 한 학급인)였지만 현실과 반쯤 타협해서 수도권의 전원주택에 자리잡게 된 것이다.

주변에서 말리는 사람이 대부분이었다. 실제로 가보면 엄청 불편할 것이다, 가서 공부 안하면 어떡하냐, 초딩때 놀기만 하면 중학교 가서 고생한다, 아직 니가 현실을 몰라서 그래...등등. 부모의 신념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에 동의하고, 그렇게 키우자고 남편과 자주 대화를 한다. 그런 때일수록 이런 현실적인 책은 내 신념을 세우고 지키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특히 중간에 저자의 목소리가 나에게 탁 와닿았다.

제발 노후를 팽개치고
자녀교육에 올인하지 말자!

 

 

공부가 아니어도 삶은 다양한 분야도 뻗어나갈 수 있다. 아이가 가장 잘 하는 게 공부라면 그 길로, 그게 아니라면 그 어느 길로도 삶은 나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부디 그런 아이로 자라나길, 그리고 그런 아이가 잘 자랄 수 있게 신념을 지키는 부모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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